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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與는 '국민 눈높이', 언론은 중립의 늪에 빠졌는데...
정치색 없는 커뮤니티 '블라인드' 탄핵 찬성·반대 조사,
계엄령 직후 찬성 8:반대 2 였는데...최근엔 2:8로 역전
최근 각종 설문조사 尹대통령·국민의힘 지지 빠르게 상승
자유주의 철학자 민경국 "기성 언론들 민심으로부터 고립
국민 눈높이만 강조해온 국민의힘도 현실·현장 직시해야"
국민 눈높이. 국민의힘이 지지율 하락으로 위기를 맞을 때마다 쇄신을 주문하며 나오는 말이다. 그런데 ‘국민 눈높이’의 구체적인 내용은 정확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정작 국민의힘은 늘 철학과 신념이 있는 우파 정당으로서의 자리매김을 하기보다는 좌파의 눈치나 보아 온 게 저간의 사정이다. 그 중심에 이른바 주류 언론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민심의 변화는 이들 주류 언론이 틀렸음을 말해주고 있다.
자유주의 철학자이자 경제학자 민경국 강원대 명예교수는 이날 "‘국민 눈높이’라는 건 없다"며 "그게 이재명을 지지하는 국민인지 자유 시민인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어떤 눈높이를 말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민 명예교수는 "경제 전문지 하나를 빼고는 기존 신문을 다 끊고 자유일보를 구독하기로 했다"며 "기존 언론 권력의 오만이 민심으로부터 스스로 고립되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 눈높이’의 대표적 사례. 동아일보 9일 자 1면 머리기사 제목은 "한남동 벙커 속 尹, 2차 영장도 거부"였다. 누가 봐도 윤석열 대통령이 관저에 숨어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에 응하지 않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기사 본문에서는 윤 대통령 측과 공수처 측의 입장을 다 보도하고 있지만 독자는 제목을 읽는 순간부터 선입관을 가질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 측 변호인은 물론 많은 법조인들이 공수처 수사와 영장 청구는 물론 영장 발부까지 모두 법적 근거가 없음을 지적하고 있음에도 이른바 주류 언론 대부분 ‘기계적 중립’의 입장을 취한다.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조동근 명지대 명예교수는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건 공정 보도가 아니라 악의적 편파보도"라고 지적했다.
기존 언론의 눈으로는 국민 눈높이에 맞아 보이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무섭게 치솟으며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율도 따라 오르고 있다. 인터넷 매체 ‘데일리안’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 6~7일 이틀간 100% 무선 ARS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답변은 42.4%로 조사됐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5.8%였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높긴 하지만 비상계엄 선포 후 10% 대까지 떨어졌던 걸 감안하면 놀라운 반전이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국민의힘이 41.0%로 38.9%를 기록한 민주당을 앞섰다. 이 기관의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국민의힘은 10.7%p 올랐고, 민주당은 5.2%p 떨어졌다. 여당 지지율이 40%를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다섯째 주 조사 이후 처음이며, 여당이 지지율에서 야당을 앞선 것은 지난해 11월 첫째 주 조사 이후 최초라는 게 ‘데일리안’의 보도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는 지난 5일 아시아투데이가 한국여론평판연구소(KOPRA)에 의뢰해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40%를 나타낸 데 이어진 것이어서 하나의 흐름으로 이해된다. 당시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36%, 민주당 39%였다.
민주당은 "일부 여론조사가 민심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여론조사 결과 추이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이고 있지만 달라진 민심을 보여주는 여론조사는 한둘이 아니다. 8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 37.0%, 국민의힘 36.3%로 초접전 양상을 나타낸 게 대표적이다.
더 놀라운 조사 결과도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비상계엄 직후 윤 대통령을 탄핵 여부를 놓고 조사를 벌였을 때 참여자의 84.2%가 "탄핵해야 한다"고 답했는데, 최근 조사에서는 ‘탄핵 반대’가 82.2%로 나타났다. 탄핵 찬반 여론이 8대 2에서 2대 8로 뒤집힌 것이다. 이 인터넷 사이트는 채용, 자녀 교육, 나들이 명소, 면접 팁 등 일상에서의 정보 교환이 이루어지는 커뮤니티로서 정치색이 전혀 없기에 민심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고 평가받는다.
최근 급격한 민심의 변화는 뉴미디어의 성장으로 자신들이 정의를 독점하고 있다는 좌파적 독선에 사로잡힌 기존 주류 언론이 더 이상 대중에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진단에 힘을 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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