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넓고 깊은 동심의 스펙트럼과 청정한 시심의 눈
김 시인의 동심적인 스펙트럼은 매우 다양하다. 풀과 나무를 주로 한 자연과, 역사적인 사실, 가족과 문명의 뒤안길까지 그의 시안詩眼은 넓고 깊은 데까지 닿아 있다. 표현 면에서도 요즘의 입말 동시가 아닌 보수적인 동시의 형태를 보여주고 있으며, 시의 에센스인 서정에 충실하다. 그리고 시어의 선택과 구조 에서도 그가 선박을 설계하면서 볼트와 너트 하나에도 주의를 기울이듯 세심 함이 작품 전편에 드러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김 시인의 첫 작품집은 동심 의 넓은 스펙트럼과 깊은 시적 안목으로 문학적 성과를 거두었다. 하청호 (시인, 대구문학관장)
저자 소개
김종헌
조선말, 구국 운동에 앞장섰다가 순국하신 정환직, 정용기 의병장의 생가인 경북 영천의 외가에서 태어나, 1977년 소년중앙문학상(동시), 1980년 대구매일신춘문예(동시), 1982년 부산 MBC 신인문학상(소설) 수상 등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어요.
HD현대중공업에서 선박설계를 36년간 하다가 정년 퇴직했어요. 지금은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재미있는 동시를 쓰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어요. 동시집 『태화강 연어』, 『맛있는 숟가락』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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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하여
김종헌
추운 겨울날
동백나무는 조롱조롱
불덩이를 달았다
꽃봉오리마다 불이 붙어
동백나무를 빨갛게 태운다
오소소 떨고 있는
동박새를
위하여
동박새는
불더미에 드나들며
동백꽃 속에 든 꿀을 찾는다
부리에 노랗게 묻어나는 꽃가루
이 꽃 저 꽃 날아다니며
꽃가루받이한다
동백꽃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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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숟가락
김좋헌
좋아하는 급식 시간 되면
달려가는 급식실
급식실 수정통엔
숟가락, 젓가락이 빼곡하게 꽂혀있디
언젠가
내 입에도 들어갔고
우리 선생님 입에도 들어갔고
좋아하는 그 애 입에도 들어갔고
나를 '호빵맨'이라 놀리던
철민이 입에도 들어갔던 숟가락
오늘도 그 숟가락으로 밥을 먹는다
우리 학교의 모두는
숟가락으로 맺어지나 보다
그 애 입에도 들어갔던 숟가락이라
생각하니.....
숟가락이 맛있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