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258. 병원 이야기 (10)
의사의 방으로 찾아가 돈보스코가 의사와 많은 얘길 나눈다.
이 상황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내가 끼어든다.
3년 전 죠셉이 초기 위암 수술을 했다는 것과 수술 후, 혈소판이 극도로 떨어져서 혈액 주사를 맞았다는 것, 그리고 매 6개월마다 검진을 하는데 의사가 항상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점차 좋아지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설명한다.
하링은 가능하면 한국에서 6개월 간격으로 혈액검사 한 내용을 보고 싶다고 한다.
그러나 그건 아무래도 어렵다.
한국에선 이 곳 병원처럼 13개 항목별로 숫자가 적힌 결과지를 내게 매 번 주는 게 아니다.
6개월마다 예약된 날에 검사를 하고, 그 결과가 나오는 일주일 후에 혈액 내과 담당 의사를 만나면
"혈소판이 전보다 좀 좋아졌네요. 만족할 수준은 아니지만 꾸준히 좋아지고 있으니까 좀 두고 봅시다. 자, 다음 6개월 후에 오세요."
단지 이런 대답만 들었다.
혈액검사 내용에 PLT 숫자가 얼마인지, 정상수치는 얼마인지, 몇 개 항목이 검사되는지 그런 것도 상식적으로 모른 채 조금 좋아졌다는 의사의 단순한 말에 "고맙습니다" 고개 숙여 인사만 했다. 마치 그가 좋게 해 준 것처럼. 지금 생각하니 한심하다.
다음에 가서는 반드시 수치를 확인해야 할 것 같다. 이래저래 이번 경험으로 내가 많이 똑똑해 지긴 할 것 같다.
의사는 내게 했던 세 가지 경우를 다시 설명하고, 혈액 정밀 검사를 하겠다고 재차 확인한다. 전문 병원에 의뢰하여 일주일 걸린다는 것이다.
만약에 혈소판 수치가 처음 이 병원에 왔을 당시보다 높아지기만 하면 퇴원을 고려해 보겠다고 덧붙인다.
그리고 이번 두 개의 링거가 끝나면 더 이상 링거를 주사하지 않겠다는 말도 한다.
좋아졌다는 건지, 아니면 방향을 달리 보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열쇠는 혈소판이다.
링거액이 떨어지자 간호사가 주사기를 모두 빼고 죠셉은 두 손이 다 자유롭게 되었다.
모두가 숨죽이며 가슴 떨며 저녁 혈액 수치에 초미의 관심을 기울이는데 여전히 58 이란다.
돈보스코 역시 실망한 표정이지만 좋아질거라며 내 어깨를 다독여 준다.
그의 부인도 잘 드시고 힘 내시라며 무엇이 먹고 싶은지 무엇이 불편한지 세심하게 환자를 살펴본 후 집으로 돌아간다.
첫댓글 알아도 몰라도 답한 혈액 검사
그냥 의사 말만 따를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