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또 127차례 아동학대, 유치원 교사 2명 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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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또 127차례 아동학대, 유치원 교사 2명 검거

피해아동만 19명, 송도어린이집 학부모들 CCTV 설치 부결 비판 성명도

아동학대 동영상 중 일부 (서부서 제공)
 

인천서부경찰서(서장 안정균, 이하 '서부서')는 한달 여간 무려 127 차례 유치원 아동들을 학대한 것으로 의심되는 인천 유치원 원장과 교사 2명을 검거했다고 3월 5일 밝혔다.
 
특히 이번 사건은 지난 1월 8일 송도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건이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상습적으로 19명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아동학대를 지속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서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서부서에 따르면, 구속된 교사 2인은 유치원 교사로서 누구든지 아동의 신체에 손상을 주는 학대행위, 아동의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행위를 해서는 아니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피해아동들이 자신의 지시를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발로 걷어차고, 손으로 잡아 바닥에 넘어뜨려 일으켜 세운 후 뺨을 수회 때렸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식판으로 아동들의 머리를 때리면서 배식을 하지 않고 다른 원생들이 보는 앞에서 혼자 서 있게 하는 등 교사로서 있을 수 없는 상습적 학대행위를 해왔다고 전했다.
 
경찰은 1월 19일 피해 아동들의 학부모 10여명이 유치원을 방문 CCTV 확인을 요구했으나 원장이 거부해 112신고하였고, 이에 피해 아동들의 부모진술 청취 및 CCTV 영상을 통해 일부 학대 혐의로 보이는 영상자료를 확인, 동 영상을 임의제출받아 압수했다.
 
이후 경찰은 1월 19일부터 2월 14일까지 한달 여간의 CCTV 영상을 정밀분석한 결과 학대의심 영상 총127건 확보, 수사팀 수사관을 총 동원하여 전,현직 유치원 교사 및 피해아동 학부모들을 상대로 피해자 특정에 주력, 피해아동 19명의 인적사항을 특정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을 믿고 아동들을 맡긴 일부 학부모들 중에는 CCTV 영상을 보면서 “배신을 당했다며” 눈물을 멈추지 않아 조사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피해아동들을 상대로 관계기관과 연계 심리상담과 치료를 병행하면서 3월 2일을 끝으로 피해아동에 대한 진술를 끝마쳤으며 3월 3일 유치원 원장과 교사 2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해왔다. 경찰은 유치원 원장에 대해서는 관리감독 소홀에 대한 집중 추궁을 진행했으며, 교사 2명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범행일체를 자백하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유치원 원장에 대해서는 불구속 수사, 교사 2명에 대하여는 구속수사할 예정이다.
 
한편, 아동학대 사건이 시작된 인천 송도 어린이집의 피해 부모들은 5일 성명서를 내고 어린이집 폐쇄회로TV(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을 지탄한다고 밝혔다.
 
이들 부모들은 "온 국민이 경악한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의 피해 당사자로서, 우리는 이번 개정안 부결 소식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면서 "일부에서 CCTV가 아동학대의 근본 해결책이 아니라는 의견이 있지만, CCTV가 없었다면 이번 사건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아동학대 피해자들이 CCTV 증거자료를 확보하지 못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못하고 억울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부모들은 또 "영유아는 자기표현을 제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사건 발생시 영상자료 확인이 필수적"이라며 "CCTV는 모든 부작용 우려에 앞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오는 4월 국회에서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추가 대책과 사후 조치 매뉴얼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