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영옥의 말과 글] [392] 사과와 용서
출처 조선일보 : https://www.chosun.com/opinion/specialist_column/2025/02/07/LJWLCQJ7R5FPZL27BQMJUS5ZAE/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Midjourney
여행을 갈 때 먼저 외우는 말이 있다. ‘스미마셍’과 ‘익스큐즈 미’ 같은 단어이다. 내가 그 나라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자라 실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의도치 않게 사과할 일이 생기고 사과받을 일도 생긴다. 좋은 사과는 큰일을 작은 일로 만들지만 나쁜 사과는 작은 일도 크게 만든다. 좋은 사과의 예로 보통 3A를 강조한다. 우선 상대의 감정에 동의(Agree)하고, 진심 어린 사과(Apologize) 후 해결책을 제시하는 행동(Action)을 뜻한다. 심리학자 게리 채프먼은 사과에 대해 “우선 무엇을 잘못했는지 구체적으로 말하고, 미안하다는 말 뒤에 ‘하지만’ 같은 단어를 절대 붙이지 말라”고 충고한다.
“도모꼬는 아홉 살 나는 여덟 살/ 이 학년인 도모꼬가 일 학년인 나한테/ 숙제를 해달라고 자주 찾아왔다./ 어느 날, 윗집 할머니가 웃으시면서/ 도모꼬는 나중에 정생이한테/ 시집가면 되겠네 했다./ 앞집 옆집 이웃 아주머니들이 모두 쳐다보는 데서/ 도모꼬가 말했다./ 정생이는 얼굴이 못생겨서 싫어요!/ 오십 년이 지난 지금도/ 도모꼬 생각만 나면/ 이가 갈린다.”
동화 작가 권정생의 ‘인간성에 대한 반성문2’이다. 평생 시골 교회의 종지기로 가난하게 살았지만 동화를 써서 모은 자산 10억원을 어린이들에게 남긴 선생도 끝내 사과받지 못한 어린 날의 상처는 가슴에 남았다.
사과가 어려운 이들에겐 시인 박준의 글을 전한다. 그는 “아무리 짧은 분량이라도 사과와 용서와 화해의 글이라면 내게는 모두 편지처럼 느껴진다”고 고백하며 “편지는 분노나 미움보다 애정과 배려에 더 가까운 것”이라고 말한다. 모두 편지라는 형식이 건네는 특유의 온도 때문이다. 이처럼 사과에도 다양한 표정이 있다. 사과 다음에 놓여야 할 말은 용서다. 용서는 진심 어린 사과를 전제하지만, 꼭 사과를 받아야 내가 용서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용서는 상대보다 궁극적으로는 나를 위한 것이다. 설혹 상처가 잊히더라도 흉터는 남기 때문이다.
백영옥 소설가
빛명상
사랑의 바보
추기경님이 손수
편지를 보내왔다
사랑하며 기도로써 보답하겠다는
그의 다짐은 진심이었다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는데
70년이 걸렸다고 했다
자기 심장보다
타인을 더 아꼈던 그였다
5월의 미소를 띄우며
내 손을 잡고 세상의 평화, 화합을 청하시던
사랑의 바보가...
그분의 미소가
오늘따라 벚꽃 위에 피어 오르며
그리워진다
출처 : 甲辰年 그림찻방3
빛향기와 차명상이 있는 그림찻방 3
2024년 6월 22일 초판 1쇄 P. 62-63
상처를 준 상대와
상처받은 자신을
모두 용서하라
당신은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라는 책을 아는가?
한 노파가 자신의 딸을 죽였다는 누명을 쓴 사형수를 면회하고자 수녀를 찾아온다. 하지만 수녀는 곤란하다는 표정이다. 그러자 노파가 말한다.
“수녀님 내가 나쁜 짓 하려구 그러는 거 아니에요. 시간이 더 지나 나라에서 그놈을 덜컥 죽여 버리기 전에 만나고 싶다구요. 이 늙은이가 배운 것도 없고, 아는 게 하나도 없는데 … 가서 내가, 이놈아 네가 죽인 그 여자 에미다! 하고 … 그렇게 말하고는, 그놈을 용서해 주고 싶어요 ….”
노파는 자신처럼 사형수가 고아라는 사실에 연민을 느낀 것이다. 사형수가 죽는 것은 당연하다 싶으면서도 그렇게 한다고 딸이 살아 돌아 올수가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그를 용서하기로 했다.
당신은 이처럼 용서할 수 있겠는가? 세상의 모든 종교 경전마다 한결같이 강조하는 것이 ‘용서’이지만 쉽게 행동에 옮기지 못하는 게 ‘용서’이다. 하지만 용서를 하지 않고서는 빛(VIIT)명상에서 중요시하는 마음가짐인 ‘순수’로 돌아갈 수 없다.
당신은 순수한 마음을 가지기 위해 용서해야 한다. 용서는 남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바로 자기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기위해서 해야 한다. 용서의 문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남에 대한 배려도 자기 치유도 요원하다.
학회장님은 용서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가슴에 와 닿는 김수환 추기경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용서에 인색한 근본적인 원인은 나 자신이 얼마나 용서 받아야 할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남을 용서하고 사랑도 할 수 있습니다.’ 용서 앞에 나 자신이 먼저 겸허해져야 합니다.”
비폭력, 무소유의 공동체 ‘브루더호프’를 이끄는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는 『치유를 위한 위대한 선택』에서 이렇게 말한다.
“용서는 인간이 가진 최고의 능력이다. 용서는 아픈 과거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며 모든 악을 이겨내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또한 용서하는 사람과 용서받는 사람 둘 다 회복시켜준다. 사실 인간들이 막지만 않으면 용서를 통해 얼마든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그동안 우리는 용서를 지나치게 막아왔다. 용서의 길로 가는 열쇠는 우리 손에 있다. 그 열쇠를 삶에서 사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는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문제이다.”
세계적인 영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도 용서를 강조하고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는 중국에 빼앗긴 조국 티베트 해방을 위해 헌신하는 한편, 티베트인을 짓밟는 중국인을 용서했다. 그는 적을 용서하는 것이야말로 한 사람의 영적 성장에 커다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용서의 의미를 이렇게 말한다.
“용서는 우리로 하여금 세상의 모든 존재를 향해 나갈 수 있게 한다. 우리를 힘들게 하고 상처를 준 사람들, 우리가 ‘적’이라고 부르는 모든 사람을 포함해, 용서는 그들과 하나가 될 수 있게 해준다. 그들이 우리에게 무슨 짓을 했는가와는 상관없이, 세상 모든 존재는 우리 자신이 그렇듯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을 떠올려보라. 그러면 그들에 대한 자비심을 키우기가 훨씬 쉬울 것이다.”
과연, 어떻게 해야 용서의 문을 들어 갈 수 있을까? 『KBS 특별기획 다큐멘터리 마음』에서는 용서의 다섯 단게를 이렇게 소개한다. 다섯 단계는 미국 버지니아대 에버레트 워딩턴 교수가 만든 ‘REACH’로 다음과 같다.
Ⓡ 상처를 다시 기억해낸다 (recall the hurt)
상처는 부인하지 말고 기억해내야 한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기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 당신에게 상처를 입힌 사람에게 감정이입(empathize)을 하는 것이다
감정이입이란 입장을 바꿔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다. 동정심을 느끼고, 연민이 생기고 심지어 사랑이 생기는 것까지 포함한다. 사랑하는 것은 말하기는 쉬워도 정말 힘든 일이다. 그래서 이 단계의 사람들은 자신이 용서해야 하는 사람의 관점으로 보기까지 적게는 4~5시간, 많게는 20시간 걸리기도 한다.
Ⓐ 용서는 애타적(altruistic)선물이다
애타심의 장점은 용서를 함으로써 자신을 자유롭게 하고, 정신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비록 상처를 입었지만 타인을 축복할 수도 있는 것이 용서가 주는 선물이다.
Ⓒ 당신이 경험한 용서의 결정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commit)
사람들이 전념하는 것은 많다. 용서하려고 전념하고, 용서하려는 결정을 내리려고 전념한다. 그리고 감정적 용서를 경험하면 “이만큼의 감정적 용서를 했어요.” 라고 말하면서 결심을 바꾸지 않으려고 전념한다.
Ⓗ 용서를 했는지 의심이 들 때마다 용서를 붙잡고 있는(hold on) 것이다
누군가가 내 기분을 상하게 했는데도 그를 용서하려고 많이 노력했기에 다음날 그를 보면 “당신을 용서 했어요.”라고 쉽게 말할 수 있다.
이상, 용서의 다섯 단계는 상처를 회상하고(R), 당신에게 상처를 입힌 사람에게 감정이입을 하고(E), 용서라는 애타적 선물을 주고(A), 당신이 경험하는 용서에 전념하고(C), 붙잡고 있는 것이다(H). REACH를 통해 당신의 진정한 용서를 기대해 본다.
미국의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그녀는 사생아로 태어났고 아홉 살 때 사촌에게 성폭행을 당했지만 그 상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짐으로써 당당히 성공인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녀는 상처에 사로잡힌 당신에게 다음과 같은 말로 용서를 권한다.
용서란 상대방을 위해 면죄부를 주는 것도 아니고 결코 상대방이 한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도 아닌 내 자신이 과거를 버리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것입니다. 용서란 말은 그리스어로 ‘놓아버리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죠. 상대방에 대한 분노로 자신을 어찌하지 못하고 과거에만 머물러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건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니에요.
여러분 놓아버리세요. 그리고 용서하세요. 나 자신을 위해….
출처 : 해독제 2012년 7월 7일 초판 1쇄 P. 162~166
첫댓글 사과와 용서,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사과와 용서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글, 감사합니다.
사람상대 일이라 늘 ^^~*
용서
놓아버리다~~~~~
(* ̄▽ ̄)ノ~~ ♪
귀한말씀 감사합니다🌈
귀한문장 차분하게 살펴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운영진님 빛과함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권정생님의 글을 좋아합니다.
박준님의 용서는 나를 위해 하는것.
감사합니다.
<상처를 준 상대와 상처받은 자신을 모두 용서하라>
깨우침의 귀한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귀한 글 감사합니다.
인생을 바르게 살지 못한 나를 용서할 날이 오기를...
깨우침을 주는 귀한 빛글 감사합니다.
자신이 얼마나 용서받아야 할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남을 용서하고 사랑할 수 있습니다.
귀한 말씀 마음에 잘 새기고 늘 저를 관조하고 반성하며 남을 용서하고 사랑하며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나자신을 위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의 바보ㆍ
추기경님의 큰 사랑
마음에 새깁니다 ㆍ
감사합니다 ㆍ
감사합니다.
귀한 글 마음에 새겨봅니다
감사합니다.*
놓아버리는 지혜를 발휘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귀한 빛 의 글 볼수 있게 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귀한 빛의 글 담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