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분주하다. 머리 감고 목욕하고, 편하면서 예쁜 옷으로 갈아입는다. 비가 오고 있지만 그런 것은 괘의치 않다. 모처럼 읍내에 나가는 길이니 마음까지 설레는지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함께 가지 못하는 홍씨 아줌마, 장로님, 권사님은 우리끼리 부침개나 해 먹자며 분위기를 바꾼다. 오늘이 무슨 날이냐 하면 우리 자오쉼터 가족들 중 몇 분이 병원에 가는 날이다. 병원 가는데도 읍내에 나간다고 좋아한다.
티눈 때문에 발바닥이 아프다고 하소연하는 정자 아줌마 왼쪽 발바닥에 있는 티눈 제거 수술도 하고 오른쪽 발바닥 티눈은 평소대로 약을 바르면 된다. 장씨 아저씨는 당뇨가 약간 있다기에 그런 줄만 알았더니 인슐린 주사까지 맞고 있단다. 인슐린을 가까운 병원에서 처방을 받으려 했더니, 과거 처방전은 필요 없다며 환자를 모시고 와서 새로 검사를 해야 한단다. 그래서 장씨 아저씨도 병원에 가야 한다. 날구지가 심한 나도 덕분에 병원에 함께 갔다. 아내는 서류 접수하고 나는 정자 아줌마랑 장씨 아저씨를 모시고 읍내에 있는 의원으로 들어간다.
반갑게 맞이해 주는 간호사들과 원장님, 남양의원 원장님은 장로님이시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분들에게는 무료로 진찰도 하시고, 처방도 해 주신다. 한의사 자격증까지 있으니까 노인들 진맥도 하시고 침도 놔 주시며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무료로 해 주시는 분이다. 이렇게 어려운 이웃을 섬기는 삶을 살아 오신지도 50년이 지났단다. 내게 있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것으로 날마다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웃 섬김을 해 오신 장로님을 뵐 때마다 새로운 도전을 받기도 한다. 우리 자오쉼터 가족들을 참 많이 챙겨주시려는 마음을 느낄 때마다 얼마나 감사하든지……. 오늘도 변함없이 노인들이 많이 밀려 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건강상태까지 모두 알고 있는 듯 한 대화들이 오고간다. 노인 환자들은 거의가 침을 맞으러 오셨다. 우리 장인도 부천서 화성까지 침 맞으러 다니실 정도로 실력이 있다.
아무튼, 우리 차례가 되었다. 장씨 아저씨 당을 검사하고 약을 처방 받고, 인슐린 주사를 체질에 맞는 약을 선택하여 처방해 주신다. 인슐린 주사는 환자 개인이 쉽게 맞을 수 있도록 되어 있는가 보다. 당뇨는 합병증이 무섭다며 운동을 꾸준하게 하시라는 말씀까지 해 주신다. 내 순서가 되었는데 내 처지를 다 아시는 분이라 하시는 말씀, “이제는 그 몸으로 해외 선교는 가지 말고 국내에서만 열심히 하시오.”라고 하시며 웃으신다. 덩달아 웃음꽃을 피웠다. 주사를 맞고 나니 통증이 가신다. 그거 참 신기하네……. 정자 아줌마 차례다. 양말을 벗고 간이 수술대 위에 엎드린다. 발바닥을 알코올로 닦는데 겁이 많은 아줌마 비명이다. 내가 들어가 “원장님이 곁에 있을 테니 걱정 말고 조금만 참아요. 내 손 꼭 잡고 있으면 괜찮을 거야. 원장님이 기도해 줄게요.”라고 했더니 조용하다. 발바닥에 부분마취하고 티눈을 제거하고 후속조치까지 해 주신다. 많이 아팠냐니까 괜찮단다. 새살이 돋아나고 발바닥 자리를 잡는 며칠 동안은 뒤꿈치로 걸어 다녀야 할 것 같다.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우리 자오쉼터 가족들에게 건강 지켜 주심을 감사드린다. 몸이 다소 불편하지만 먹을 수 있는 것 가리지 않고 먹을 수 있는 복을 주심을 감사드리고, 서툴고 어눌하지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 하시니 감사하다. 잃어버리고, 없어져버린 아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한 개가 더 중요하다. 한 개를 잘 활용하면 나머지 아홉의 역할도 할 수 있게 된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축복이다. 우리 자오쉼터에 기뻐서 웃는 날이 날마다 이어지기를 기도드린다.
첫댓글 살다보면 감사할게 참 많습니다.
그렇구말구요, 그 중 주님을 믿는 믿음을 가지고, 건강하게 살아 가고 있음이 가장 감사할 일이겠지요. 통증이 좀 덜하시다니 다행입니다.그 장로님 말씀마따나 앞으론 국내 선교에만 신경쓰시고 미얀마 같은 곳엔 가시지 않으심 좋을듯 해요.ㅎㅎ
그래도 가보고 싶은 건 어쩔 수 없지요. 항상 감사드립니다.
자오쉼터 가족들의 아름다운 삶의 모습이 좋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주님의 축복이 자오쉼터에 늘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축복된 삶을 사시는,자오 쉼터 가족들에게 주님의 사랑이 늘 함께하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편안하소서...좋은일만 있으시길....
감동 글 감사합니다.
감동과 교훈 글 감사합니다.
감동 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교훈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