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회말 롯데가 1점을 낸 뒤 계속된 1사 1·2루. 5번타자 김응국의 땅볼타구를 잡은 3루수 김한수가 더블플레이를 노리며 2루로 송구한 뒤 사단이 났다.
2루수 박정환이 2루를 밟고 송구를 받아 1루주자 보이 로드리게스가 포스아웃됐다. 그런데 박정환이 다시 1루로 공을 던지려는 순간 정면으로 슬라이딩하며 돌진하는 보이에게 걸려 넘어지면서 송구를 하지 못했다.
이때 문승훈 2루심은 보이의 수비방해로 판정해 더블플레이를 인정했다. 정상적인 수비였으면 타이밍상 타자도 1루에서 아웃됐을 것이라는 판단이었다. 롯데 벤치가 항의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와 국내 프로야구의 차이가 나타나는 대목이다.
보이는 스리피트 라인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정상적인 주루플레이를 했다. 물론 발을 약간 높이 쳐들고 저돌적으로 돌진했지만 발등을 보이고 들어갔다. 스파이크의 징이 야수를 노리지도 않았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극히 정상적이고 일반적인 주루플레이다. 베이스를 앞에 두고 피해 가는 주자는 야구선수도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야수가 피하면서 송구를 해야 당연하다. 주자가 정상적인 주루선상인 스리피트 라인에서 벗어나지 않고 슬라이딩하면 야수는 보통 점프를 하거나 1~2m를 비껴나면서 송구한다.
미국에서 야구를 배운 보이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판정이었다.
야구는 몸싸움이 거의 없는 스포츠다. 유일하게 몸싸움이 일어나는 때가 베이스를 점유하려는 주자와 이를 막으려는 야수의 충돌이다. 이마저 막는다면 야구는 너무나 정적인 스포츠가 돼버린다.
메이저리그면 무조건 좋다는 식으로 바라보는 것도 문제지만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악의적으로 병살을 막기 위한 주루플레이가 아니라면 그 정도는 심판이 경기의 박진감을 위해 유연성 있게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팬들이 야구장에서 열광하고 수비수의 수비력도 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