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청명한 가을 하늘만 보면 왜 ‘천고마비’ 라는 말이 나왔는지 알 법하다. 이렇게 좋은 날씨에 사무실에서 하늘만 쳐다보고 있자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 도심을 벗어나 산이나 바다, 강으로 가는 것도 좋지만 멀리 갈 여유가 없다면 서울 도심 곳곳을 다시 바라보는 건 어떨까? ‘등잔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가깝고 친근한 곳일수록 소홀해 지는 법이다. 창간 5주년을 맞아 서울에 살고 있다면 한번 쯤 가봤을 법한 출사지들을 필자 마음대로 뽑아 소개해 본다. |
1. 인사동 쌈지길, 인사동길 재발견
우리나라의 전통을 찾을 수 있고 외국 관광객들도 가장 많이 찾는 인사동. 골동품상이 늘어서 있는 모습이 옛 인사동의 모습이라면 이제는 아니다. 바로 쌈지길이 들어서고 나서부터이다. 인사동의 작은 골목길을 나선형으로 연결해 놓아 올린 층 개념이 아닌, 길과 길이 이어진 수직적 골목길의 개성 있는 건물이다. 자연스러운 순환동선을 통해 가장 인사동적인 길을 만든 흔적이 역력하다. 건물이라기보다는 길이라는 의미가 강하다. 형형색색의 이색적인 가게와 오밀조밀 배치된 가게들은 인사동을 찾는 이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인사동은 이제 골동품을 파는 곳이 아니라 전통을 창출하는 곳이다.
|
|
2. 청계천 청계광장, 문화행사의 메카
곧 개장 1주년을 앞두고 3천만 명이 다녀갔을 정도로 이젠, 서울 시민들뿐만 아니라, 도심 속 휴식, 문화공간으로 서울을 찾는 관광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곳. 청계천 5.84km 구간 중 방문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구역은 청계광장에서부터 세운교까지의 코스. 청계천이 시작되는 세종로에 조성된 청계광장에는 삼색 조명이 어우러진 캔들 분수와 4m 아래로 떨어지는 2단 폭포가 장관을 연출한다. 폭포 양 옆에는 전국에서 돌을 가져온 8도석으로 제작된 ‘팔석담’을 깔았다. 밤이면 빛과 물이 어우러지는 환상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또, 청계천 전 구간을 1/100로 축소한 미니어처(miniature) 역시 멋진 볼거리를 제공한다.
3. 남산N타워, 다시 태어난 서울의 랜드 마크
낙후된 시설을 리모델링 해 산뜻하고 화려한 모습으로 탈바꿈한 N 서울타워. 새롭다(new)는 이름에 걸맞게 외관의 색상과 패턴이 변화하는 조명시스템을 구축하여 매일 밤 7시부터 12시까지 6개의 서치라이트가 다양한 각도로 하늘에 발사되어 꽃이 활짝 핀 모양으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서울의 중심이자 상징이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이곳에서 북악과 북한산은 물론 한강과 남한산성, 관악산까지 서울의 아름다운 광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기 때문에 서울 전체를 파노라마 촬영하거나 저녁노을 진 서울의 모습을 실루엣으로 잡으면 멋진 풍경을 찍을 수 있다.
4. 경복궁, 우리 문화를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곳
경복궁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 사적지이자 연간 200만 명이 넘는 내?외국인 관람객들이 찾는 국내 최대의 관광명소. 경복궁 최고의 볼거리는 바로 전문가의 고증을 통해 15세기 조선전기의 국왕과 왕실을 호위했던 수문장을 그대로 재현하는 수문장 교대의식이다.
교대식이 끝나고 이들과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관람객을 위한 수문군 복식체험, 인형 채색, 탁본 체험 등도 마련되어 시민들의 흥미를 돋우고 있다. 또 수문장 교대의식보다 더 재미있는 부대행사가 마련되어 있는데 그것이 바로 ‘국왕 행차의식’. 국왕을 모시고 행렬을 진행하는 진지한 모습의 신하들, 이들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외국 관광객들과 아이들의 코믹한 모습을 대비해서 담아보면 더욱 더 큰 재미가 있다.
5. 홍대 피카소 거리, 인물사진을 위한 최고의 오픈 세트
홍대하면 ‘수많은 클럽들과 카페들‘, 그리고 ‘인디문화의 메카‘가 떠오른다. 그렇기 때문에 홍대 앞을 가면 왠지 담아볼 것이 많을 것 같은 생각에 발걸음을 옮겨보지만, 막상 눈에 보이는 이것저것들을 사진에 담아보려고 생각하면 쉽지만은 않다. 대신에 하나의 주제를 선택하면 의외로 쉽게 풀리는 곳이 홍대 앞이다. 예를 들어 홍대 앞 어느 골목을 들어서건 간에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벽화들을 주제로 담아본다거나, 주말이면 항상 열리는 Club day에 음악과 춤도 즐기고 거기에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모습들을 담을 수 있다.
벽화들은 홍대 미대학생들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작업을 마친 결과 지금은 골목 곳곳에서 쉽게 만나 볼 수 있게 되었다. 주로 오래된 건물의 담벼락에 주로 그려져 있으며, 사람들이 잘 다니지 않는 골목에 그려져 있어서 촬영에 방해를 받을 일도 거의 없다. 따라서 단순한 벽화를 주제로 한 사진뿐만 아니라 모델 촬영 같은 인물 촬영을 하기에도 그만이다.
6. 삼청동, 가을에 데이트하기 가장 좋은 곳
경복궁의 동십자각 건너편이 삼청동의 시작이다. 경복궁 돌담길 맞은 편 쪽에는 적어도 한 두 번은 들어봤을 유명 갤러리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그 길을 따라 삼청터널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서울에서 둘째라고 하면 서러울 유명한 맛집들이 자리 잡고 있고 또, 독특하고 개성 있는 인테리어와 외관을 자랑하는 건물들이 모여 있어 데이트하기에 가장 완벽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조선시대에는 경복궁 동쪽 일대가 주로 양반들이 주로 살고 있던 곳이라 삼청동과 골목 하나 둘 사이로 붙어 있는 청운동, 명륜동, 가회동, 계동 등은 1990년대까지 한옥보존지구로 지정되어 있어서 아직까지도 전통적인 한옥의 모습들을 찾아볼 수 있으며, 간혹 일제 강점기 때 지어진 일본풍의 건물들도 발견할 수 있다.
7. 선유도 공원, 서울의 떠오르는 추천출사지 1번지
양화대교 남단에 위치해 있는 선유도 공원은 선유 정수장이 있던 곳을 재활용(?)하는 차원에서 재설계하여 2000년부터 서울시가 시공하여 만들어 2002년에 개방된 공원으로 벌써 서울에서 가장 유명한 출사 지역이 되었다.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연인, 가족, 동호회 할 것 없이 많은 사람들이 모델촬영을 하러 이곳에 모인다. 선유도의 출사지역은 크게 공원 내와 공원 밖으로 나눌 수 있는데, 공원 내에는 여타 공원들과는 달리 계획적인 문화시설이 잘 비치되어 있다. 현대적인 감각의 카페테리아 “나루”를 비롯해 항상 물이 흐르는 작은 운하(?)들. 그리고 수많은 종류의 나무와 꽃들, 인공 폭포와 벤치 등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재설계하기 전의 정수장 시설들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어 마치 판타지 소설 속에 들어온 것은 아닌가 착각마저 들게 한다. 선유도는 낮과 밤이 다르다. 낮에는 식물이나 꽃의 접사나 풍경 사진, 그리고 이채로운 배경을 이용한 인물 사진이 가능하고, 밤에는 무지개 빛깔의 선유교의 야경이 볼 만하다. 또한 선유도 내에서 촬영하는 한강 야경도 촬영할 만한데 특히 공원 안쪽에 위치한 정수 처리 시설물에 다채로운 빛깔의 등을 비춰놓아 만든 다채로운 색의 바위들은 또 하나의 촬영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다만, 선유도는 주말을 이용한다면 이용객이 많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고, 평일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8. 낙산공원, 서울의 야경을 한 눈에 내려다보자.
낙산공원은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통 모르고 있는 출사지. 젊음의 거리 대학로 그 안의 마로니에 공원 뒤편 길로 5분정도 걸어 올라가다 보면 도심 속의 자연공원인 낙산공원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의 정상은 전망과 야경이 빼어나 각종 드라마에 단골로 등장해왔다. 동대문에서 혜화문까지 연결되는 2.1 km의 옛 성곽 길은 산책코스로도 그만이다. 중앙 계단을 올라 오른 편을 살펴보면 육각 정자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곳이 바로 서울 시내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중요 촬영 포인트이다.
특히 야경이나 노을을 촬영하기 위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부근의 창신동 골목길은 골목 굽이마다 삶의 정겨운 기운이 넘쳐흐르므로 서울의 삭막함을 떠나 색다른 멋을 담고 싶다면 한번쯤 들려볼만한 곳이다.
9. 하늘공원, 이국적인 바람개비와 가을 억새가 있는 초원
가을 하면 떠오르는 국내 출사지 중에서도 대표명소로 자리 잡은 곳.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를 개간하여 만든 하늘공원이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이유는 친환경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풍력 발전기와 억새와 띠밭이 황금물결을 일으키며 춤을 추는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억새밭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없다. 또 해질 무렵에는 떨어지는 해를 바람개비와 함께 담으면 가장 아름다운 나만의 가을 엽서를 만들 수 있다.
10. 올림픽 공원, 피크닉과 건강을 위한 최고의 출사지
올림픽 공원 안쪽에 위치한 몽촌토성을 한 바퀴 도는 조깅 코스만 해도 수km는 족히 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넓은 곳이다. 주로 몽촌토성을 중심으로 한 잔디밭과, 호수,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 경기를 치러낸 실내경기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특별시가 당시로서는 거금인 1,823억 원이나 들여서 만든 곳인 만큼 하루정도 피크닉을 떠나기에는 만점인 곳이다. 한 바퀴를 돌려면 적어도 한 시간 이상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절로 운동이 된다.
이곳을 찾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피크닉과 운동을 위해서다. 평화의 문 방면에서는 대부분 인라인 스케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경기장이 몰려 있는 건강 올림픽 공원 주변에는 인라인 스케이트, 스케이트보드 등의 엑스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도 꾸며져 있어 박진감 넘치는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한강 시민공원이나 중랑천 주변과 더불어 가장 안전하게 인라인 스케이트를 마음껏 탈수 있는 서울서 몇 안 되는 공간이다. 체육 시설이 중심이지만, 예전에 초라하게 자리 잡고 있던 서울 올림픽 미술관이 이제는 미술관다운 모습으로 새로 완공되어 문화 체육 공간으로서의 자리를 더욱더 굳히고 있다.
[7080 당신의 추억이머무는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