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켜고 자는 습관은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어둠이 무서워서, 너무 피곤한 탓에 깜박해서…. 밤에 불을 켠 채 잠을 자는 다양한 경우들이 있다. 하지만 불을 켜고 자는 일이 반복되면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비만, 당뇨병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조명이나 켜고 자면 살찔 위험 커 밝은 수면 환경은 비만을 유발한다. 밤에 빛을 받으면 생체리듬이 깨지면서 신진대사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밤에 분비되는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고 아침에 많이 나와야 하는 코르티솔 분비가 증가해, 코르티솔의 영향을 받는 렙틴이 잘 나오지 않는다. 렙틴은 식욕 억제 호르몬으로 제때 분비되지 않으면 살이 찌기 쉽다. 실제로 런던 암연구센터에 따르면 밝은 곳에서 자는 사람일수록 체질량지수(BMI)와 허리 및 엉덩이둘레 수치가 컸다. 조명뿐 아니라 TV를 비롯한 각종 전자기기에 의한 빛도 유사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립환경보건과학연구소 연구팀은 건강한 35~74세 여성 4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잘 때 TV나 조명을 켜고 잔 여성은 5년 동안 체중이 5kg 이상 증가할 확률이 17%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슐린 저항성 커져 당뇨병 유발 당뇨병 발병 위험도 커진다. 불을 켜놓은 상태로 자는 사람은 불을 모두 끄고 자는 사람에 비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수치가 50% 이상 떨어져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생체리듬이 깨진다. 이때 인슐린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인슐린 저항성도 커지는 게 원인이다. 인슐린은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저항성이 커지면 혈당이 잘 내려가지 않아 당뇨병으로 이어진다. 미국수면의학회의 연구 결과, 수면 중 희미한 빛에만 노출돼도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면서 제2형 당뇨병의 발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질 떨어져 우울증 위험까지 밝은 불빛으로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정신 건강도 영향을 받는다. 일본 나라현립 의대 연구팀 연구 결과, 침실 조명이 밝은 사람은 조명이 어두운 사람보다 우울증 증상을 보일 확률이 1.9배 높았다. 뇌 기능이 떨어질 수도 있다. 고려대 정신건강의학과 연구팀은 성인 남성 20명을 대상으로 자는 동안 10lux 정도의 빛에 노출시켰더니, 뇌 하부 전두엽에 악영향을 미쳐 작업기억능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0lux는 물체를 겨우 인식할 정도의 약한 빛이다.
◇눈 건조해지고 침침해져 불을 켜고 자는 행위는 눈 건강에도 좋지 않다. 눈을 뜨고 있지 않아도 빛을 쐬면 눈의 조절 근육이 활동해 눈에 무리를 준다. 이로 인해 잠을 자도 피로한 느낌이 들고, 눈이 쉽게 건조해지거나 침침해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