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시계는 돌아 가고 있었다, 멈춤이 없다. 세월은 흐르고 계절도
그 흐름에 따라 순환하는가 보다. 계속되는 폭염에~, 폭우까지 겹치며
언제 여름이 갈까? 생각도 했었는데~~, 절기인 입추가 지나며
폭염도 조금은 수그러들기 시작했다. 새벽 공기 흐름이 변하고 있었다.
그 무덥고 짜증나던 열대야도 이젠 많이 사라졌고
새벽바람은 이제 청량감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길 가의 잡초들도 열매의 결실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나보다.
기생초도 예쁘고 화려한 꽃을 접고, 검게 변하며
꽃봉우리를 감싸며 마지막 푸르름을 유지하고 있다.
그 잡초, 풀섶속에서 그동안 조용했는데, 새벽이면 풀벌레들의
합창(?)소리가 우렁차게 들려 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여치 소리가 제일 많이 들려온다, 여치도 종류가 많다고 한다,
어리여치, 여치베짱이등..
맑은 바람, 시원한 공기 마시며 걷는 새벽 산책길,
풀섶에 잠시 귀대여 그들의 소리를 들어 보았다.
걷는 발소리 이어질땐 잠시 멈추기를 반복하던 풀벌레 소리.
내가 잠시 멈추니 그들은 다시 애절한 구애의 소리로 연결된다.
각자 자기 짝을 찾는 애절한 풀벌레들의 합창, 우리 귀
에 들리는 소리는 자연이 주는 멋진 화음이된다.
그 소리도 여러가지다. "찌르르~~찍" 날개를
비비는 소리부터 여치의 울음소리~~. 풀섶은 곤충부터
동,식물들이 차린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지나 보다.
어둠과 풀섶속이라 우는 벌레들의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지만~.
인간은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으로 구성된
오감(五感)으로 세상과 사물을 판단한다.
이중 청각은 오감중 가장 일찍 발달하는 감각이고,
청각은 시각,촉각,후각보다 사람간 전달이나
전파가 쉽다는 장점은 소리로 연결되는 매력덕분이란다.
이 새벽 소리로 듣는 풀벌레들의 울음
소리는 정말 정겹고 맑고 깨끗한 소리뿐이다.
어릴적 시골에서는 언제나 들었던 풀벌레 소리라
지금처럼 그 소리는 감동적이지 못했다.
지금 도심은 삭막하다,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인 아파트가 가득한 도심, 그 주위 도로 위를 달리
는 자동차 행렬, 여름이면 아파트및 상가, 업무용 빌딩,
냉방기 실외기에서 뿜어내는 열기, 자동차 매연, 산업공단과
주변 공장에서의 기계음, 배출설비 돌아가는 소리,
모두가 소음과 공해물질이다.
도심에서는 풀벌레 소리가 멈춘지 오래되었다. 단지 천변 고수부지 잡초에서나 들을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 여겨진다, 그 많았던 잠자리, 가을이면 늘 보아왔던 빨간 고추잠자리, 메
뚜기. 방아개비도 참 보기 힘든 곤충으로 교과서 곤충보감과 내 머릿속에만 그 모습이 남았다.
그래도 아직 가을은 멀었나 보다, 그 많은 곤충,
벌레소리속에 귀뚜라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귀뚜라미는 어떻게 울까?
"귀뚤, 귀뚤" 운다고 책에는 쓰여 있지만 실제 소리는 그렇게 들리
지 않는다, 어떻게 내 표현으론 글씨로 적을 수가 없었다,
표현력 부족일까?
누군가 내게 알려 주었으면 좋겠다.
흐르는 갑천변의 물소리는 조용, 조용 적은 소리내며 아래로 아래로 흘러간다.
저 물도 흘러가며 그들이 지난 길엔 흔적을 남길까?
이 갑천변의 물은 신탄진 두물머리에서 금강을 만나 이
름을 바뀌고 공주, 부여을 거쳐 군산에서 바다로 흘러든다.
모든 것을 받아준다 해서 바다라했다던가? ,
바다는 얼마나 넓은지(?) 아무리
큰 홍수 물을 흘러 보내도 변함이 없다.
흔적이 없다. 불평없이 받아주는 바다.
그 모습에서 너그러움을 배운다. ♧
♬ - 블랙홀, 하늘로 흐르는 길 (1991年)
첫댓글
그러니요
그렇게 찌던 폭염은 이젠 뒤로 합니다
여기도 이른시간 공원길에
풀벌레 소린가 찌르릇 찌르릇 우는 벌레소리가
가을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