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에서 발행되는 신징바오(新京报)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일 음주운전자 처벌이 강화된 도로교통안전법 개정안이 실시되면서 베이징 내 대리운전업이 이례적인 호황을 누리고 있다.
베이징 대리운전업체 창인우유(畅饮无忧) 류징(柳静) 총경리는 "도로교통안전법 실시 이후 매월 20% 이상 매출이 증가했으며, 수입도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창인우유의 한 운전사는 "일을 시작한지 불과 4개월도 채 안 됐지만 매일 평균 1백회 이상 대리운전 신청이 들어온다"며 "이 중 85% 이상이 벤츠, BMW 등 고급차량이며, 거리에 따라 가격이 책정되기 때문에 수입도 짭짤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호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음주운전자들이 경찰 단속을 피하기 위해 대리운전을 선택하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실례로 공안부 교통관리국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도로교통안전법 개정안을 실시한 이후 베이징에서 총 505건의 음주운전이 적발돼 음주운전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82.2% 줄어들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다만 문제는 '불법 대리운전'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최대 대리운전 업체인 '번아오안다(奔奥安达)' 허진셴(何进显) 총경리는 "공식적으로 통계를 내긴 어렵지만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불법 대리운전을 하는 사례가 많이 목격되는 데다가 일부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는 자사 종업원들을 대상으로 대리운전 겸업까지 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허 총경리는 또한 "현재 불법 대리운전사들이 술에 취한 고객을 상대로 바가지 요금을 씌우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그들은 운전자 보험이 없기 때문에 사고가 나도 도주해 버리면 차량 소유주에게 모든 책임이 돌아갈 수 밖에 없어 합법적인 대리운전업체를 이용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대리운전업에 대한 법률 규제가 갖춰져 있지 않아 관리 체계의 허술함을 이용해 불법 대리운전 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며 "관련 당국은 대리운전업의 발전을 위해 하루라도 빨리 '대리운전' 표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