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양준혁(32)이 타격왕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6일 현재 1위 심재학(두산)에 겨우 0.00005차 뒤진 2위. 98년 이후 3년 만에 타격지존에 도전.
양준혁이 타격왕에 오를 가능성은 경쟁자(두산 심재학,롯데 호세 등)들에 비해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 우선 타율관리 노하우에서 단연 앞선다. 타격왕이 되려면 많은 안타를 치는 것 못지않게 타율 관리도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해까지 데뷔 8년동안 내리 3할 타율을 기록하며 무려 3차례나 타격왕에 오른 경험은 소중한 재산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양준혁은 동계훈련을 전혀 하지 못한 채 맞은 2000 시즌에서도 3할이상의 타율(.313)을 기록하는 등 빼어난 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컨디션도 매우 좋다. 꾸준하게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야금야금 선두권을 추격하더니 어느 새 추월할 태세다. 최근 6경기 타율이 무려 6할대(.611)에 이른다. 이 기간동안 2타점을 뽑아 내는데 그친 것이 조금 아쉽지만 왕성한 안타 생산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몸쪽 공 공략도 곧잘 해내고 있다.
동계훈련은 물론 시즌 내내 꾸준한 훈련으로 누구보다도 뒤지지 않는 체력을 비축해둔 것도 막판 레이스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는 유리한 조건. 또 LG가 4강 레이스에서 조기 탈락할 경우엔 타이틀에만 전력을 기울일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 양준혁은 타격왕 도전에 별다른 욕심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 양준혁은 “팀 성적이 최악인 상황에서 개인 타이틀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우선 팀 성적을 끌어 올리는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지금은 다른 것을 생각할 때가 아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