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문) [기고] 부산항 북항재개발사업의 첫 단추를 끼우며 /임기택
새 국제여객터미널 마침내 26일 기공식, 2014년 12월 완공 땐 부산의 새 명물될 것
부산항 개항 이래 최대 프로젝트이자 한국형 뉴딜 10대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로 선정된 북항재개발사업. 1876년 '부산포'로 개항한 부산항은 1905년 부관연락선이 취항했고 1910년부터 1부두가 건설됐다. 또 일제강점기와 광복, 한국전쟁 등을 거치며 민족의 애환이 담긴 곳으로 신항이 건설되면서 북항 일반부두는 시민친수공간이자 해양관광 거점으로 재개발되고 있다. 부산항의 또 다른 100년을 준비하는 북항재개발에는 사업비만 해도 8조5000여억 원이 소요된다. GS건설 컨소시엄을 유치시설용지개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외국 투자자들도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 있으며 1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이 지역의 역사문화 자원 발굴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12만 명의 고용 효과와 31조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된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이 북항재개발사업의 첫 단추를 끼우는 일이 바로 오는 26일 열리는 국제여객터미널 건립 기공식이다. 이 국제여객터미널은 북항재개발사업 지역에서 공사가 시작되는 첫 지상 건축물이라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부산 중구 중앙동에 있는 현 국제여객터미널은 1978년 연간 이용객 30만 명 기준으로 건립됐기 때문에 연간 120만 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는 현재로선 불편한 데다 시설이 낡아 새로운 터미널 건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계속 받아왔다. 더욱이 최근 부산항은 국제 해양관광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부산과 일본을 잇는 여객선뿐만 아니라 전 세계 크루즈선들의 기항이 줄을 잇고 있다.
올해 부산항에 기항하는 크루즈선만 해도 아시아 최대 크루즈선인 '보이저'호(14만 t급)를 비롯해 모두 130여 척으로 승객은 17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보다 선박과 승객 모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한국과 중국, 일본을 잇는 동북아시아가 글로벌 크루즈선사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는 결과다. 물론 그 중심에는 부산항이 있다. 현재 부산 영도구 동삼동에 부산항 국제크루즈터미널이 있긴 하지만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크루즈 수요를 감안할 때 새로 짓는 국제여객터미널도 이들을 일부 수용, 보완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야 함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북항재개발사업 지역에 들어서는 신축 국제여객터미널은 총사업비 2363억 원을 들여 연면적 9만2945㎡에 지상 5층 규모로, 크루즈 10만 t급 1선석, 카페리 2만 t급 5선석 등 14개 선석과 건물 5개동이 지어진다. 아시아지역에선 손꼽히는 위용과 규모다. 입·출국장과 대합실, 세관, 검역기관 등 주요 시설과 면세점, 다목적 콘퍼런스홀 등 편의시설, 갱웨이, 화물창고, 근로자 휴게소 등으로 꾸며지며, 연간 280만 명이 이용할 수 있다. 국제여객터미널 외관은 세계를 향해 물살을 가르는 고래를 역동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동북아의 관문이자 해양수도 부산의 명실상부한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오는 2014년 12월 이 국제여객터미널이 완공되면 부산항 북항재개발사업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게 되고 민간투자 역시 활발해져 부산의 자랑거리는 물론, 우리나라의 명품 브랜드로 재탄생할 것이다.
부산항은 그동안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왔다. 한국전쟁 이후 우리나라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부산항 북항에선 이렇게 항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북항재개발사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으며, 다른 한편인 신항에선 첨단 시설과 자동화 장비로 무장한 세계적 명품 항만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항만 배후단지와 더불어 나래를 펴고 있다. 세계 5위의 컨테이너항만 부산항에서 화물과 사람, 자연이 공존하는 21세기형 명품 항만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숨쉬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 전 세계 손님들을 편하게 맞을 수 있는 사랑방으로 부산항이 또 한 번 화려한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항 북항재개발사업이 완공될 오는 2020년의 그날을 그려보며, 26일 선도사업으로 첫삽을 뜨는 국제여객터미널 기공식이 많은 분들의 가슴에 벅찬 감동으로 남길 기대한다.
부산항만공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