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와 꿈 그리고 그에 걸맞은 나이. 우리의 지상과제 돈!!
밑에 글에 리플을 달까 했는데 글이 길어지면 또 밉상이 될듯 싶어 이렇게 한장을 엽니다.
제가 오늘 우연찮게 우리학교 성악과에 다니시는 목사님과 점심을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그 분은 올해 나이 44세로 대학4학년, 교회에서 찬양사역하시는 분인데 저랑은 교양수업 때 만나 친분이 좀 생겼지요.
독어 불어 이태리어로 된 아리아를 열심히 외우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늦깍이로서 무척 힘에 부친다고.
그래서 저도 넌지시 PD를 준비하고 있는데 나이도 많고 배경도 부족한것 같아 자신이 없어진다라고 상투적인 멘트를 날렸지요.
그 분이 말씀하시기를
"우리 장모님이 계신데 내가 결혼 할때 초등학교 졸업이셨어. 근데 그게 살아오시면서 너무 한이 되신거야. 그래서 난 살짝 중학교 검정고시를 권해 드렸지. 그런데 정말 몇 개월 안있어 6개월 만에 검정고시를 따셨지. 그리곤 고등학교에 진학하겠다고 하시더라고. 그래서 내가 또 가만 살펴보니까 주부나 기타 노인분을 대상으로 한 2년코스가 있더라고. 방학없이 1년 3학기하는 거라 일반 고등학교랑 똑같은 자격이 주어진데. 고등학교 검정고시는 조금 어려우니까 그 곳에 보내 드렸지. 근데 졸업을 수석으로 하시고 자격증도 엄청많이 따셨어. 그 다음에 어떻게 나오시겠어? 이제 대학이지.
노인특채에다 내신도 빵빵하고 해서 웬만한 좋은데는 다 가실수 있는 실력이 되셨는데 사회복지과로 진학하시고 지금 다니고 계시지. 작년에는 사회복지 국회의원 표창까지 받았어. 입학당시 나이 60세. 나보고 내가 덜도 말고 자네 나이만큼만 젋었어도
온갖 일 다 할 수있겠다 하시더군. 40살인 날보고....."
제가 물었습니다.
"우와 대단하시다. 60살에.ㅋㅋ 진짜 한이 되셨나 봐요 못배운게."
"한이 되셨다기 보다는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걸 찾으신 거지. 사회복지가 천성이셨던거야. 60년 인생을 살아도 자기가 하고 싶은걸 하지 못하면 그게 한이 되고 후회가 되지. 나도 원래 전공은 미술인데 성악이 너무 하고 싶어 나이 마흔에 대학왔잖아.
덕분이 전공이 3개나 되네. 신학, 서양화, 성악. 근데 우리 음악학부 교수들도 보면 전공이 몇 개씩은 있더라. 독일에서 온 교수는 전공이 9개나 돼. 아리아를 더 잘하기 위해서 그냥 이태리어 독어를 전공으로 배워 버린 거지. 그런 사람은 얼마나 나이가 많았겠어. 9개나 되는데. 진짜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배우고 나를 더욱 발전시키는데....내가 처음에 성악배운다고 레슨을 받는데 주변에서 얼마나 구박하던지, 대학 가야 겠다니까 완전 사람들이 까무러 치더군. 입학은 흐지부지 한 대로 했는데 또 편입했잖아. 편입할때도 사람들이 많이 비웃었어. 근데 진짜 신기한건 올해도 저저번 해에도 편입생을 뽑지 않고 내가 지원한 해에만 많이 뽑았다는거야. 난 할 수있다고 보는데 주변이 항상 안된데. 안된다고 하던 친구들은 내가 편입했을때 잘만 부러워 하더라.
PD하고 싶다고? 그럼 하면 되는거야. 능력이 부족하면 쌓으면 되고 학벌이 부족하면 편입하거나 대학을 다시 다녀도 되고.
그림을 비유로 보자면 처음에 그냥 연필로 원을 그렸어. 사람들이 이게 무슨 그림이냐고 하겠지, 또 갈길이 한참 멀어서 막막하지. 하지만 계속해서 터치 터치하다보면 그게 그림이 된다니까. 그렇지 않겠어?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계속 다듬어 지는 거야 . 결국엔 무슨 과정이 되었든 내가 그리고자 하는 그림이 되는거야. 내가 그린 그림이나 딴 사람이 그린 그림이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같은 내용을 담는거지. PD라는 그림이 완성 되는거라구."
"................근데 그럴려면 돈!!이 있어야죠. ㅜ.ㅜ 목사님이나 그 교수님이나 돈이 있으셨으니 공부하고 먹고살 걱정 않하죠."
"돈? 내가 돈이 많아 보이냐? 우리 아버지는 선생님이셨는데 자린고비로 꼬박꼬박 돈 모으시다가 한번도 써보질 못하고 3억짜리 아파트 한채 사놓고 입주하기 전에 돌아 가셨어. 난 너무 많은 걸 느꼈지 그때. 결국 그렇게 치열하게 모아 놓고는 정작 가실때는 두고 가시는 거야. 자식도 7남매인데 그거 나눠 바야 허공으로 날리고 말지 머 큰 힘이 되겠어. 그래서 그냥 어머니만 그 집에 계속 살고 계셔. 3억은 구경도 못한채로. 그럼 내가 돈이 어딨어서 공부를 했냐하면 지금 돌이켜 보면 그렇게 힘들고 가난한 시절에도 밥 굶지는 않았다는 걸 알수 있지. 미술 가르치는 돈 조금 목회하면서 받는 사례비 조금 아내 놀이방 월급 조금 우리 엄청 돈 잘버는 처형이 빌려주고 머 그런식으로 다 메워져. 과수원에 사과가 있잖아? 우리 아버지는 그걸 열심히 따셨어. 그리곤 창고에 재 놓고는 다 썩혀 없애버리 신거야. 사과를 다 먹지도 못할꺼면서 왜 그걸 계속딸려고 노력하는 거냔 말이야. 나 같은 사람은 그냥 필요할 때 하나씩 하나씩 따는 거야. 남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고. 조금 부족하면 무슨 수가 나든지 메워지게 되있어. 돈 때문에 걱정하지 마라 젊으면 무슨 수로 도와주시던지 도와 주실꺼야. 그게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네 경력만 잃는 것이야. 돈이 불거나 하지 않는다는 거지.
내 처형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나보다 2살 어린 42살이거든. 이 사람은 사과나무의 사과를 다 따. 그리고 그걸 다 팔아서 다시 더 많은 사과 나무를 심어. 그리곤 또 더 많이 수확하고 팔 생각만하지. 사과를 맛보거나 인생을 즐길 틈이 없어. 코카콜라 한국 지점 전무이사인데 연봉이 입사할때 1억5천이라고 들었어. 지금은 어마어마 하겠지. 매일 보면 차 바꿀 생각 보석살 생각
그런 생각 밖에 없어. 사과가 넘치거든. 애도 안낳고 일만 하다가 내가 너무 보기 안쓰러워서 몇일 밤 충고를 해댔더니 하나 놓고 너무 좋아 지금 둘째를 낳았어. 세상에는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조금씩 알아 가는 거지.
내가 보기엔 넌 딱 PD랑 어울린다. 포기하지 않으면 넌 이미 PD야. 그게 하나님의 법칙이거든."
"아..그렇구나. 진짜 다시 한번 제 꿈을 확인했네요. 저 할 수 있을것 같아요 이제. 이런 식으로 또 나를 북돋아 주시나 우리 주님."(그때 제 속에서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를 다시 가는건 크게 소용이 없고 무조건 PD를 바라고 노력해야겠다. 포기하지 않으면 반드시 될 수 밖에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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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렇게 길어 질지는 몰랐네용 ㅡ,,ㅡ 읽으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으나 전 그냥 혹시나 도움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에..
힘이 되어 주고 픈 마음에.^^;;;;
연애부분도 있는데 반응 지켜보고 다음에 쓸께요. 그 부분은 제가 바늘로 허벅지 쑤셔가며 느낀점이라
어떻게 다가갈지는 모르겠네요.
첫댓글 좋은데요? 메시지도, 형식도. 이대로만 '바늘'을 꾸준히 벼린다면 머지않아 PD로서 시청자들의 허벅지(!?)를 쑤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연애 편 기대할게요.^-^
저도 잘 읽었어요.. 고맙습니다^^
와~감동입니다..공감되는 부분도 많구요~제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부분이 참 많네요.힘을 얻어갑니다^^*
잘 읽었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넌 이미 pd야 잘 읽었어요 고맙습니다 ^^ 연애편도 어서어서!! 저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도 한 표 보탭니다. 연애편 기대 하고 있겠습니다! ^^
와..좋다..
잘 읽었어요,, 와,,
잘 읽었어요 고맙습니다:) 연애편 기대하고 있을게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말 저에게는 요몇주 힘든시기였는데 힘이들때마다 읽어보고 싶은만큼 힘이 되는글 고맙습니다.
잘 읽었어요~ 연애편 기대하고 있을게요^^
꼭 멋진 피디 되시길 바랍니다. ^^ 전 요즘... 꿈을 기억하는 사람이 그렇게 부럽답니다.. 자꾸 잊고 사는 요즘이라...
오왕.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네요. ㅎㅎ 연애편(?)이라고 하시니 꼭 연재소설을 쓰는 작가가 된 느낌.
정말 중요한 단어들이, 제목에 다 담겨있네요 ..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제 홈피로 살짝 퍼가도 될까요?^^; 문제 된다면 바로 삭제하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제가 현재 가려워하는 부분을 잘 긁어주셨네요...."포기하지 않으면 넌 이미 PD야" 이말 명심하겠어요^^
연륜이 있으신 목사님의 인생의 진리군요. 정말 감명깊습니다. 요즘 자꾸 다른데로 눈이가고 있는데 한눈팔지 말고 힘내야겠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잘 읽었습니다.. 참 힘이되네요..
와..왜 읽는데 눈물이 나는 걸까요.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_____________^
힘이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