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릉 숲에서
박방희
너와 나 여기 와선 소나무로 설 일이다
나무가 나무끼리 더불어 뻗어가는
직립의 여러 이치에 비로소 눈이 뜨이리
저마다 일가를 이뤄 서 있는 자리에서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당겨 안아 들이며
하늘을 주거니 받거니 교감하는 나무들
한 세월 한 자리에 숲이 되어 서 있자면
비틀로 뒤틀리고 휘어지고 구부러져
서로가 더 큰 하나로 얽히고설킬 수밖에
나무가 서 숲이 서고 숲이 서 나무가 서는
상승과 하강이 출렁이는 이 언저리
우리도 어깨를 겯고 소나무로 설 일이다
제16회 유심작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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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릉 숲에서 - 박방희
s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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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26 16:37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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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나무들도 사람들처럼 비틀고 뒤틀리고, 산전 수전 공중전을 치르면서 사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