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대선 직후, 공무원노조 위원장·사무처장 ‘해임’ 결정
행정안전부와 강원도청은 대선 직후인 12월 27일, 김중남 공무원노조 위원장에 대해 중징계에 해당하는 ‘해임’을 결정했다. 이들은 대선 하루 뒤인 12월 20일, 김 위원장에게 징계통지서를 전달하고 일주일 만에 인사위원회를 통해 해임을 의결했다.
곽규운 공무원노조 사무처장 역시 7일 해임됐다. 공무원노조는 이날 새벽 5시부터, 대구광역시청 인사위 개최를 막아섰지만, 시청은 오전 9시 30분부터 인사위를 강행해 해임을 의결했다.
해임된 노조 간부들은 지난해 3월부터 임기를 시작했으며, 각 사업장에 휴직계를 제출한 상태였다. 하지만 행정안전부와 강원도청 등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단 결근을 이유로 징계 절차를 밟았다.
정용천 공무원노조 대변인은 “지난해 7월에도 강원도청은 인사위를 개최했지만 연기한 바 있다”며 “이후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마자 바로 징계를 강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무원노조 해직자는 총 136명으로, 민주노총 산하 조직 중 최대 규모다. 때문에 노조는 야당 의원들과 함께 ‘노동조합관련 해직 및 징계처분을 받은 공무원의 복권에 관한 특별법안’을 상정하며 해직자 문제 해결에 힘을 쏟아왔다. 하지만 대선 직후, 또 다시 노조 간부들에 대한 해직이 이어지면서 ‘해직자 문제’와 관련한 노정관계가 경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중남 위원장은 7일 오전, 인수위 앞에서 열린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 참석해 “3,650일이 넘게 싸우고 있는 136명의 해직자들이 이제 현장으로 돌아가야 하지만, 또 다시 징계와 해직이 이어지고 있다”며 “박근혜 당선자와 18대 대통령 인수위는 새로운 노사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57개 사업장, ‘비정규직, 정리해고, 노조탄압’ 투쟁 중
박근혜와 인수위 해결의지 없어...노정관계 경색 조짐
대선 전, 새누리당이 공약으로 제시한 ‘쌍용차 국정조사’ 조차 개최 여부가 뚜렷하지 않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국정조사가) 기업경영 의욕을 떨어뜨리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는데 방해가 된다”며 지속적으로 국정조사에 관한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적 의제로 떠오른 쌍용차 문제조차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국 수십 개의 투쟁사업장 문제 해결은 더욱 낙관적일 수 없다. 현재 민주노총 소속 투쟁사업장은 57곳에 달한다. 대부분 정리해고, 비정규직, 노조탄압 문제로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 중 정리해고 사업장은 쌍용자동차를 비롯해 풍산마이크로텍, 콜트콜텍, 대우자판, 코오롱, 흥국생명, 대림자동차, 동서공업, 포레시아, 파카한일유압, 보워터코리아 등 11곳이다.
이들은 정부와 국회에 정리해고법, 제도 개선과 정리해고 피해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은 대선 전, 정리해고 문제와 관련해 “법과 원칙에 따른 해결”을 강조하며 사실상 법, 제도 개선 의지가 없음을 내비쳤다.
비정규직 사업장은 현대차비정규직과 재능교육지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직지부 등 세 곳이다. 또한 노조파괴 사업장은 보쉬전장, 콘티넨탈, 유성기업, 만도, 상신브레이크, 발레오만도, 진방스틸, 발전노조, 영남대의료원, 남원의료원, 이화의료원, 골든브릿지투자증권, KEC등 13곳에 달한다. 하지만 박근혜 당선인은 대선 전, 후로 ‘노조파괴’와 관련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18대 대통령 인수위 인선에서도 노동 분야 전문가는 배제됐다. 노동계는 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됐다며 박 당선인 측에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인수위 인선 후 논평을 통해 “인수위원에는 노동문제 전문가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인수위원 명단은 경악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 역시 논평을 발표하고 “박 당선자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노동현안에 귀를 기울이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정작 인수위 구성에서 노동 전문가들은 배제됐다”며 “노동과제들을 해결해 나가기 위해 인수위에 노동 전문가들의 보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은 7일 오전,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총력투쟁을 선포했다. 이들은 오는 18일 전 조합원 상경 투쟁과 19일 범국민시국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금속노조 역시 1월말 총파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