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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ne 23rd, 2007
결국 이디에게 전화를 해보기로 결심한 나.
파리에서의 일정을 마쳐가며 떠나기 전 고맙다는 인사는 전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요며칠간 공중전화만 봐도 하루에도 몇번씩 고민하던걸 이제야 행동으로 옮기다니
감정보다 이성을 앞세우는 나답다, 나다워.
떠나갈 날을 앞두고라면 아쉬움도, 미련도 남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추진력을 얻었는지도 모르겠다.
첫번째 슈퍼마켓, 카드가 없다. 에엣? 전화하지 말라는 오멘인가?
두번째 슈퍼마켓, 한국용만 없다. 뭐야, 정말 전화하지 말라는건가?
그래도 삼세번이다, 마지막으로 찾은 슈퍼마켓에서 드디어 성공!
따르르릉, 따르르릉..
분주한 레스토랑 비슷한 배경음이 들리더니 툭-
다시 건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뚜뚜뚜뚜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간다. -ㅠ -;
일하는 중인가보다, 결국 고맙다는 인사도 못하게 됐군.
꿩 대신 닭이라고 집으로 전화를 했다.
딸 키워놔봐야 아무 소용없다더니 내가 그 산 증인쯤 되는 셈.
"집에 전화할려고 비싼 카드까지 샀잖수~ 딸 기특하지않으우~?" -_ -;;
체코 이후로 간만에 듣는 딸 목소리에 처음은 반가워하는 것 같더니
이내 10분도 안지나 지루해하는 우리 엄마도 모진 건 매한가지, 모전녀전 쌤쌤이로다.
간단한 점심거리를 싸들고 에펠탑이 마주 보이는 상드마르스 공원으로!
엊그제 에펠탑을 찾았을 때, 이 공원에서 여유롭게 노니는 사람들이 뭇 부러웠다, 이 말.
나 또한 즐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 오늘은 혼자만의 피크닉이닷!
기가막힌 대놓고 설정샷 -_ -;; 자자, 패스패스~
여행 내내 나의 진솔한 벗이 되주었던 책, "연금술사"
나를 찾아 떠나온 유럽여행에
자신의 꿈을 따라 끝까지 찾아간 양치기 청년, 산티아고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제격이었다.
꿈을 쫓는 그의 과정을 함께 따라 쫓으며 용기를 얻기도 했고,
여행의 무수한 의지를 다질 수도 있었던 것 같다.
정오에 도착해 오후 4시 반까지, 파리 도착 이후 최고로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더랬다.
점심도 먹고, 책도 읽고, 파리 라디오방송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에 기분을 녹이며
맘 편히 대자로 뻗어 잠을 자기도 하고,
푹신한 잔디밭에 누워 고개를 들 때마다 "까꿍, 까궁~" 모습을 드러내 보이는 에펠탑이란!
정말이지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no better than now, really.
그런데, 찐드기같은 필립씨의 등장으로 나의 향기로웠던 오후가 망쳐버려질 줄이야-_ -
한창 에펠탑의 모습에 흠뻑 빠져있었더랬는데 나의 사정거리에 그가 포착됐다.
역시나,, 휴대폰을 들고 여행자인 척 에펠탑을 배경으로 사진 좀 찍어주겠느냔다.
딱 보니 여기 사람인데, 에펠탑을 배경으로 나도 안찍는 사진을 다 찍고;; 그래, 뭐, 그러려니 했다.
그래, 좋아요, 저~어기 가서 서보세요, 찰칵"
나는 휴대폰을 돌려주고, 그 사람은 돌려받고 자기 갈 길 가면 깔끔하게 마무리 됐을 상황에
이 남자가 내 옆에 풀썩 앉아버리면서 다소 퐝당한 시츄에이숀이 꼬물딱꼬물딱 펼쳐지려하고 있었다.
김양, 워낙에 사글사글하고 사람들 말을 잘 받아쳐주는 성격인지라 초면엔 상냥히 나갔더니
"아가씨, 혼자 왔나보네요? 여기 이러고 있는거 재밌어요?
나도 여기 산책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산책은 무슨 산책, 여자 물색하러 나오셨겠지요-_ -+)
내가 저쪽에 좋은 까페 아는데 커피나 한 잔 할래요? 얘기도 하면서~"
"관심없어요, 혼자 즐기고 있는 시간 방해말고 저리가세요" 둘러 말했더니
"그럼 에펠탑에나 올라갈래요? 전망이 죽여주거든요~ 네? 같이 가죠~"
그러고는 억지로 일으켜 세우려는 이 남자, 완전 막무가내다-ㅠ -
왼쪽 팔을 매몰차게 빼며 "됐다고요, 혼자 있고 싶으네요, 하시던 산책이나 하세요" 했더니
바지 주머니에서 꼼지락꼼지락 지갑을 꺼내더니 그 지갑을 확 펴서 신분증을 하나 꺼내 보인다.
뭐야, 이 사람~@.@??
"보세요, 제가 파리 메트로 1,2호선 운전하고 있거든요, 혹 의심되면 걱정말라구요"
-_ -;;아이고, 파리 왜 이런대니,, 루브르 관리직원부터 메트로 운전사까지;;
"메트로 운전한다면서 오늘은 왜 이러고 있어요?" 톡 쏘아붙인 말에 휴일이란 말이 되돌아왔다;;
안물어봄만 못했다, 젝일.
"당신이 누구든 간에 지금은 이게 좋아요, 그냥 가주시면 좋겠어요."
이 여자 어지간히 튕기네, 증말! 하는 표정으로 일어난 필립. 이걸로 끝이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고 샐러드를 아삭아삭 기분좋게 먹고 있는데 아까 그 필립, 또 다시 나타났다!
"한바퀴 삥~ 돌고 왔는데 아직도 있네요? 이젠 좀 지루하지 않아요? 커피나 한 잔하죠~"
입 안에선 샐러드가 오물오물, 말은 못하고 고개만 양쪽으로 사정없이 저어주는 걸로도 모자라
포크 든 손 그대로 "어이~저리가, 워이~워이~" 제스쳐를 취해보였다.
체념한 듯 다시 일어나 어디론가 사라지는 필립.
이젠 오지마셔요, 제발. 플리즈~
배는 부르고, 햇살은 따닷하고, 책을 읽고 있으려니 잠이 솔솔~몰려온다.
생리적 반응에 충실한 미쓰 킴.
폭신한 잔디를 침대삼아 가방을 배게 겸 뒤로 받치고 거기다 눈 부심은 선글라스로 가려주니
캬아! 이거야 말로 야외침실이 따로 없고나, 나는 곧 스르르 잠에 빠져들었다. 음냐음냐 쿨쿨ZzzZz..
얼마나 잤을까,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다시 책을 집어 들었는데 어디선가 들려오는 낯익은 목소리.
"잘 잤어요? 아주 푹 잘 자던데요?" 얼굴을 들어 뒤를 보니 필립이 서있다. 아이, 씨양. -_ -+
어이~ 형씨, 나요, 욕 좀 하게 만들지마소.
메트로 운전대 안잡고 있으니까 몸이 근질근질이라도 한거요?
오늘은 대체 내 스토커 하기로 맘이라도 먹은거요, 에? 대체 그런거요?? 아니, 왜 하필 나냐고-
그럼 나 자는동안 당신은 쭈욱 지켜보았다는 뭐 그런 씨알도 안박히는 말이 되는거요?
한껏 퍼부어주고 싶었지만 무관심이 최고겠거니, 그를 향했던 시선을 다시 책으로 돌렸다.
"지금 듣는 노래 한국꺼에요? 나도 좀 들려줘요, 한국노랜 어떤 건지 들어보고 싶어요"
철저히 무관심한 나를 향해 관심을 끌어보겠다고 무진 노력해대는 필립.
다른 사람이라면 뭐 당연히 "그럼요, 그럼요, 안될게 없죠, 자요, 들어봐요~" 했을테지만,,,
필립의 귓구멍에 나의 사랑스런 길버트(mp3)의 이어폰을 끼워줄 순 없었다.
차마 그렇게 끔찍하고 잔혹스러운 일을 길버트에게 강요할 순 없었다. 안돼!!
나의 묵묵부답에 갑자기 필립이 내 뒤에 딱 달라붙어 앉더니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한다.
아이, 씨양, 이 놈의 변태새끼가! 한층 수위를 높여
"get away from me! don't touch me!" 톡 쏘아말하니 깨갱깽깽, 자리를 뜨는 필립.
아후~ 대체 오늘 왜 이런다냐. 오랜만의 행복이 산산조각나 자리를 뜰까도 싶었지만
고놈의 필립때문에 그럴 수는 없었다. 왠지 지는 게임같아 자존심이 허락치 않았다.
여전히 어디선가 날 보고 있을 그를 의식하며 당신이 아무리 귀찮게 한들
난 즐길 건 즐긴다는 모습을 코가 납작하도록 보여주고 싶었더랬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쭈욱- 지켜보던 또 다른 1인이 있었으니 이름모를 stranger.
퇴짜맞고 나가 떨어지는 필립을 가여운 듯 응시하더니 나에게 슬슬 다가오는 이 남자.
이 남자 대체 생각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이런 상황에 자기가 나선들 성공률이 있겠느냐고-_ -;
하여간 머리도 못굴려, 다가오더니만 "에펠탑 배경으로 사진 좀 찍어줄래요, 아가씨?"
에펠탑 앞 상드마르스공원의 작업 법칙 넘버 원,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한다." -_ -
나도 완전 체념이다, 사진까지 못 찍어줄 거 있냐 싶어 찍어주고 사진기를 돌려줄래니까
이번엔 사진기를 들이밀며 옆으로 다가와 앉는 이 남자. "사진 같이 찍죠~"
이 사람이 점점. "야! 가!" 소리를 빽 질렀다.
오늘 신수가 드럽게도 사납다, 정말ㅠ
그래도 머리 위로 타오르는 불꽃을 잘 억누르고 다시 기분전환에 집중, 오후 4시를 넘기고 있었다.
읽던 책을 손에 든채로 앞에 엉겨붙어 누워 끊임없이 키스를 쪽쪽해대는 커플을
질척하게 감상하고 있는데 또 다시 등장한 암울한 어둠의 그림자, 필립.
나를 향해 걸어오는 필립이 내 사정거리 안에 도착하기도 전에 삿대질을 해대며
이번엔 평소 잘 쓰지도 않는 욕을 신경질적으로 마구마구 해댔다.
뉘앙스를 알아들은 걸까, 이 남자 처음에는 능구렁이 같은 미소를 띄우고 다가오더니만
내 말을 듣자마자 자기도 내가 알아먹지도 못하는 불어로 샬롸샬롸 짓거리며 그냥 스쳐지나간다.
뭐 이런 기지배가 다있어, 혼자 있어 같이 놀아줄랬더니, 쳇 오늘 재수 옴 붙었네! 이정도쯤 되려나..?
아이고, 간다 가, 내가 자리를 떠야지 원.
에펠탑에 오르기 위해 모인 인파들+_+
에펠탑을 찾은 며칠간 한번쯤 올라가 봄직도 한데 매번 이 인파에 기가 눌려 시도조차 못하고.
역시 에펠탑 전경은 샤이요궁이 최고!
하지만 개인적으론 상드마르스공원에 누워서 올려다보는 풍경이 더 사랑스러웠던 것 같다.
금방이라도 사랑에 빠져버릴 것 같은
파란 하늘에 흰 구름, 푸른 숲에 에펠탑,,의 지극히 파리다운 풍경.
맑은 날의 사크레쾨르성당을 다시 찾았다.
비 오는 날엔 회색빛으로 왠지 장중한 위엄미는 느낄 수 있었어도
역시 백옥같이 순수한 하얀빛 성당이 훨씬 더 잘 어울리는 듯.
몽마르트 언덕을 둘러보기 위해 성당으로 오르는 계단을 걸어 올랐다.
계단을 다 올라 지난 날 먹구름에 짙게 가려 잘 보지 못했던 파리 시내의 시원한 전경을 보고자
주변을 둘러봤으나 자리가 없다. -_ -;;
잔디밭에나 앉아야겠고나, 다시 두리번두리번.
앗! 벤치에 자리가 하나 생겼다!
총총총,, 아저씨 옆에 앉아 하아~ 온 가슴으로 파리를 감싸안고 있는데 옆에 아저씨,
또 가만히 계시질 못하고 말을 거시길, "혼자 왔나 보지요? 우리 사진이나 같이 찍을래요?"
또또또 사진을 같이 찍자고;;; 파리야, 왜 이러니;;ㅠ
뭔가 수상해, 파리에서 분명 아시아 여자들 사진을 누가누가 더 많이 찍나, 같은 게임이 성행 중인가봐;;
게슴츠레한 눈빛으로 그만 좀 쳐다보세요;;;
뭐라하든 무시하고 풍경 좀 감상할랬더니 안되겠다, 다리품도 제대로 풀지도 못했는데
끝내 추근덕대는 아저씨를 피해 자리를 뜨고야 말았다.
억울하고 속상하다, 왜 이렇게 피해다녀야 하는건데??
그래~ 어디 똥이 무서워 피하냐, 더러워 피하지. 참자, 참어.
비 오는 날엔 잠잠했던 거리의 화가들이 오늘은 잔뜩잔뜩.
화가들마다 각자의 개성으로 여행자들의 얼굴을 색다르게 화폭 위에 그려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던 곳.
단,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그래도 예술가이신데 이런 분들이 호객행위의 끝을 달려주신다는 거.
느끼함의 수준을 넘어선 윙크를 찌인~하게 날리며 "아가씨, 일루와봐~"
"잘 그려줄게, 여기 앉아요~" 등등등, 구경만 하고 싶은데도 그것도 맘처럼 쉽지 않으니 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들을 줄 아는 센스를 요함.
몽마르트 언덕에서 무엇보다 가장 매료되었던 프레임.
조그만 광장에 줄줄이 늘어선 예술가들도, 야외 까페의 향긋한 커피와 안락한 테이블도,
크레페를 맛있게 구워내는 아저씨의 윙크도 모두 약간의 관심과 흥미를 끌었을진 모르나
끝내 나를 사로잡진 못했다는 사실.
나무에 가려서,, 대체 얘는 뭘 찍은거야,, 싶은 사진이 나와버렸지만 나름 멀티플렉스.
엊그제부터 갑작스레 슈렉3가 보고 싶어 오전부터 찾아다녔지만 영어 오리지널버전은 저녁부터.
우리나란 보이스는 영어, 내용자막은 한글로 해서 상영하는게 대부분인데,
여기 파리는 죄다 불어로 더빙해서 상영 중이고 저녁에만 한 두개 오리지널판을 상영하고 있었다.
불어더빙은 당연히 못알아들으니 저녁까지 대기! -_ -
확실히 체크까지 해뒀기에 분명 8시 20분이겠거니 해서 10분전까지 부랴부랴 도착했는데
영화는 8시 5분;;
대체 뭘 확인한거야, 미쓰 킴!! 하여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다, 여장부가 칼을 뽑았으면 칼이라도 갈아야지.
다음 편 영화를 보기로 한다.
초대형 아이스크림 레스토랑!! 하겐다즈 발견!
와우와우와우와우! 감탄은 절로 터져나오고 흥분은 멈출 수가 없는 거얼~
아흑ㅠ 내 오늘은 투스쿱 사먹는 걸로 만족하지만 나중엔 반드시 이런거 하나 꼭 차리리라!
아이스크림을 떠먹으며 시간도 떼울겸 샹젤리제거리를 활보하고 있을 즈음,
내 곁으로 지나가는 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먼저 미소를 보이는 상냥한 아저씨의 미소에 자연반사적으로 흘려버린 나의 미소.
주워담기엔 늦은거지,,
나를 지나쳐간 아저씨가 가던 길을 돌아와 내 옆에 달라붙어 나를 따라 걷기 시작.
-_ -;; 아저씨가 날린 유혹의 화살을 받아친게 되는건가;;;
오홋, 그런데 이 아저씨 영어가 술술~ 대화가 쪼옴 된다. 간만에 꽈악 닫혀있던 입이 터졌다!
목적지도 없이 콩코드광장 쪽으로 내려가며 연신 수다를 떨어댔다.
"앉아서 얘기나 할래?"
뭐,, 아저씨의 속셈은 뻔히 다 보였다만 나도 영화시간까지 놀거리도 필요했고,,
아저씨도 좋고 나도 좋읍시다! 상부상조정신으로 "네~ 좋죠~" -_ -;;
역시나 때와 기분에 따라 밥 먹듯 변하는 김양의 태도.
샹젤리제거리에 있는 옷가게에서 옷을 팔고 있는데 외국여행객들이 많이와서 영어를 안할 수가 없단다.
"아아~그렇구나, 어쩐지 여느 파리지앵 같지않게 영어를 잘하신다 했어요~"
결혼부터 시작해, 이혼, 한국과 프랑스의 혼인제도를 아우르는
상당한 수준과 포괄적인 이야기가 오고가고
이내 아저씨 왈, "한국에선 내 나이 사람과 네 나이 사람이 만나 결혼하는 거 어떻게 생각하니?"
나한테 결혼하자고 하려는 걸까..? -_ -;;
짐짓 당황, 하지만 김양아,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진 말자,고 애써 맘을 다스리고
그래~ 대답정돈 해줄 수 있지 무얼~
"뭐,,흠흠. 스무살정도 차이는 간혹 있기도 하지만 그리 흔하진 않은 것 같아요. 하핫^-^;;"으로 마무리.
나이스~ 잘 넘어갔다. 이혼남이라더니 으지간히 궁하긴 궁한가보다.
"며칠 더 일찍 만났더라면 아저씨 차 타고 여기저기 좋은데도 같이 갔을텐데, 아쉬운데 이거~?"부터
시작해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갖은 칭찬을 퍼부어주시는 아저씨 덕에 몸둘 바를 모를 정도. @.@
아차! 영화를 잊고 있었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넋 놓고 수다를 떨어대고 있었으니,, 시계는 벌써 10시 10분전.
으악! 20분 남았돠!!
완전 호들갑을 떨어대며 분주히 갈 준비를 했더니 분위기 파악 못한 이 아저씨,
자신의 작업이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착각아닌 착각을 아주 제대로 해주셨는지,,
"영화는 됐고, 우리 집에나 가자~ 맛있는 것도 해먹고, 응?" 아주 오버를 해주십니다그려.
아저씨, 그대는 나의 waiting time 노리개였을 뿐이여요, 자아~ 이제 그만~
몇 번의 "가자, 안간다, 가자, 안간다"가 오간 후 아저씨가 포기, 미쓰 킴 압승!
그럼 인사라도 제대로 하자고 프렌치식 인사를 해주시겠다고 일어선 아저씨.
에엥?? 하는 사이 양볼에 아저씨의 입술이 오고갔다. 하핫-_ -;;
ㅋㅋ 어떻게 묘사를 해야할까나..?? 웃음 밖에 안나오는 나름 귀여운 아저씨.
이름이 질, 성이 질루라니깐, 질 질루가 되주시겠다. 큭큭.
밤 10시 10분, "슈렉3" 10.50유로, 오늘 밤 나를 위한 투자!
나의 러블리 씨네마 프렌드, 프링글스도 없고, 머리를 기댈 컴패니도 없지만
파리에서 영화를 본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걸~♪
20분간의 지루한 불어광고도, 끊임없이 주변에서 들려오는 불어수다도
가뜩이나 혼자 온 나를 철저히 이방인으로 만들어 주었지만 이 모든 걸 슈렉3가 갚아주었다는거.
혼자서 키득키득대고 배꼽 잡으며 보느라 너무 빨리 막을 내린 듯한 아쉬움이 있었지만
인생이란게 다 그런거지, 뭐든지 짧고 굵게!
하지만 오늘 하루,,는 파리떼처럼 몰려드는 무개념 막무가내 파리지앵들로
너무나도 기나긴 하루였다,,라는 거.
아이고야, 이 꺼지지않는 한숨이여. 수고했어, 미쓰 킴! 토닥토닥"
휴우~ 새벽 1시, 이제야 두 발 뻗고 맘 편히 자겠고나.
첫댓글 정말 파리떼같은 사람들이네요~~ ㅋㅋ 그나저나 앤님, 영어 잘하시나봐요~ 연금술사를 영어로 보다니;;ㄷㄷ
한국어판을 먼저 읽고 봐서 그런지 내용이해가 어렵진 않아요,, ^-^;; 잘하지도 못하는데 다들 너무;;; 그냥 좋아해서 그런가보다,고 생각해주세요;;ㅋ
밤에 혼자 영화 보신걸로 봐서 보통 담력은 아니신거 같아요. 전 밤거리 무서워 오페라 한편 못봤거든요. 대단하세요.
하긴 영화 끝나고 자정이 다되서 들어갈 땐 좀 그렇긴 했지만 글쎄,, 그냥 하고 싶은 건 해야 즐겁잖아요~^-^
저도 재밌게 주우욱~ 내리고 있었는데........그 맨날 읽으시던 연금술사 책이 영어인거 보고,, 기함했어요;;;;;; 세상에나,,,ㅋㅋ
허어어억;; 세상에나;; 그게 그렇게 놀라운 일인가요ㅠ 그 사진에서 관심을 떼어주셔요ㅠ
와우! 밤 10시에 혼자 돌아다니면 겁나지 않나요? ㅋ
워낙에 야행성인지라;; 오히려 밤에 다니면 밤만의 매력에 또 빠져볼 수도 있고 좋던데요?!
님 여행기 보면. 정말이지...너무너무 여행의 충동이 일어나네요~~~ 님처럼 준비 잘 해서 여행 한번 더 하고 싶어요...
그럼 하시면 됩니다, 고고고!
역시 여름의 에펠탑엔 사람이 많군요~ 겨울엔 그나마 없더라고요~~ 10분도 안기다린듯~~~ 근데 에펠탑 꼭대기엔 우리나라사람들 많아서 좋았어요
못올라본 걸 다음 파리를 다시 찾기위한 계기로 삼아야겠어요-ㅁ-
재미있게 읽었어요. 그나저나 말거는 사람들이 많은가 봐요~ ㅎㅎ
연금술사가 영문판... 더헉ㅋㅋㅋ 앤님 인기쵝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