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재난지원금이 나와 지난해보다는 마음 편하게 장을 볼 수 있어서 좋아요. 물가가 올라 걱정이긴 하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행복합니다."
15일 오후 1시 인천시 계양산 전통시장(옛 병방시장)은 평소보다 많은 손님들로 붐볐다. 제수용 과일을 구입하기 위해 나왔다는 A(52)씨는 상인이 포장하는 과일 상자를 바라보며 넉넉한 웃음을 지었다.
코로나19로 장기간 침체가 이어져 추석 대목 분위기를 느낄 수 없을 것 같았던 지역 내 전통시장이 명절을 앞두고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수도권 내 백신 접종자 포함 최대 6인 사적 모임이 가능해진 백신 인센티브와 함께 백화점·대형 마트에서 사용이 제한되는 재난지원금 효과까지 더해져 오랜만에 성황을 누리는 것이다. 정육점과 과일가게에는 제수용품으로 사용될 고기와 과일을 사려는 인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고, 물건을 담고 계산하는 상인들의 손놀림은 쉴 새가 없었다.
가게 앞에서 발열 체크를 요청하는 상인의 목소리에는 기운이 넘쳤다. 코로나19 시국 속에 맞이하는 두 번째 추석 명절의 분위기는 지난해와는 새삼 다른 풍경이다.
이곳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평소에는 손님들이 백화점이나 대형 마트를 주로 가시는데, 재난지원금으로 추석을 보내기 위해 시장을 많이 찾으시는 듯하다"며 "지난해보다는 손님이 30∼40%는 증가해 예년처럼은 아니더라도 명절 대목다운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달걀, 소고기 등 일부 품목의 가격이 크게 올라 장바구니 물가를 걱정하는 손님들도 찾아볼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정육 및 사료의 수입 제한과 최근 유행한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가격이 치솟은 것이다.
달걀 한 판(30구 기준)의 가격은 6천 원에서 많게는 8천 원에 달했다. 4천 원에서 최대 6천 원에 구매가 가능했던 지난해 추석 명절과 비교하면 상당 금액이 오른 셈이다.
제수용품으로 많이 쓰이는 한우 양지(100g 기준) 가격은 지난해 추석 평균 6천700원에서 올해 8천500원대로 상승했다.
계양구에 거주하는 B(60·여)씨는 "재난지원금을 가지고 시장에 나왔는데 얼마 사지도 않고 10만 원이 훌쩍 넘었다"며 "재난지원금 때문에 돈을 아낄 수 있긴 하지만 물가가 높아 풍족하게 구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