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 더 희미해지기 전 출간기념회 이야기를 올려요.
그날은 비도 촉촉하게 내렸어요.
돌아가면서 전정일 선생님의 출간을 축하드리는 이야기를 전했는데요,
그 이야기 함께 들어봐요.
1. 전국대안교육연대사무국장 이홍우
고양시에서부터 오면서 세 가지 열쇳말을 찾았다.
전정일/양지마을/맑은샘학교
이 책은 민주적이고 인권적이면서 진보적이다.
어릴 적 즐겨 보던 스머프 마을이 떠오른다.
파파스머프는 빨간 바지를 입고 이상적인 공동체를 꾸민다.
그 마을이 바로 공동체이고 파파스머프의 리더십이 아닌가.
'일과 놀이로 여는 국어수업'부터 해서
전정일 선생님의 리더십과 맑은샘학교 공동체를 생각할 때
스머프 마을이 많이 떠올랐다.
삶이 기초가 되고 삶과 하나 된 이 학교가 책에 담겨 있다.
우리 사회의 병폐들은 가가멜이다.
예를 들어 저출산, 기후위기, 환경문제 등...
그 안에서 대중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한다는 것은 참 의미 있는 일이고,
그 바쁜 일정 중에 어떻게 책을 또 쓰셨는지,
움직이는 사람의 시간은 천천히 간다는 말이 생각났다.
2. 경기지역대안교육협의회 맹달
대체 몸이 몇 개인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시면서 책의 내용을 이렇게 꽉꽉 채우실 수 있나.
진심으로 놀랍다.
'교육공동체 가족이 쓴 글'이라는 말에 뭉클했다.
담장을 넘어서면 정치하느냐 오해받으면서도
20년 기록을 꼼꼼하고 묵직하게 몸으로 겪어낸 이야기가
참 고맙다.
3. 마을주민
마을활동에 관심 있어 지나가다 들어왔다.
기록이 참 중요한 거 같다.
4. 마을 주민
요즘 학교는 마을과 많이 멀어지고 있다.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해 학교에 다니는데
맑은샘학교 어린이들은 적어도 시민으로 잘 자라고 있는 거 같다.
5. 마을 주민
21세, 19세 딸을 둔 아버지다. 7시에 텃밭일 하는 맑은샘의 소리를 들으면서
이게 마을이구나 했다.
누워서 들으니 힘들겠다 싶었고(졸업 전 겪어봐서 안다)
그것을 10년 넘게 해 오신 전 선생님께 존경을 표한다.
마을 자체를 모르는 분이 많다. 마을이 낯설고 무섭기도 하다.
그런 마을에 학교를 짓고 서로를 따뜻하게 품어준다.
서로를 가르치는 이웃이 바로 선생님 아닌가?
6. 남태령 사장님 부부
학교 교육과정을 잘 알고 있다.
어려운 시간 쪼개어 책을 출간하셨다.
손자도 보낼 수 있는 이론적 무기가 될 거 같다.
7. 전 푸른숲 발도르프 교사
갈현동에 살면서 마을에서 활동하고 싶은 마을이 컸다.
제목이 도전적인 선언, 상징으로 보인다. 부럽다.
마을과 학교를 연계하려 노력했지만 쉽지 않았다.
학교 자체도 살아남고자 하다 보면 폐쇄적이 되기 쉽다.
그런데 어떻게 했을까?
전정일 선생님의 끊이지 않는 열정이 있어서 가능한 부분이었지 싶다.
8. 청소년 지원센터
좋은 어른들이 아이들의 공간을 채우고
아이들은 짐 들어드리고 맛있는 음식 얻어먹고...
그런 게 없어지는 거 같다.
앞으로 거기에 기여하고 싶다.
9. 00 유치원 원장
교장 선생님과 호주 아이덱에서 만났는데
혼자서도 계속 뭔가 전하려고 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교사 처우 등 불만이 많았는데
전정일 선생님 말씀을 들으면서 내가 배부른 소리 하고 있구나 싶었다.
전정일 선생님께 공모 사업을 배웠고 열심히 하고 있다.
마을과 학교를 연결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다.
그냥 번듯한 공간이 있다고 되는 게 아니고
열정을 가진 교사가 본인을 내려놓고 구심점이 되어주어야 한다.
학교 같은 교육기관이 있어야 하는데
그걸 모두 이루어 내고 계신 것이 대단하다.
손주를 보내고 맑은샘과 더 깊은 인연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다.
10. 전 과천시의회 의원
한 영역에서 중심을 갖고 모범을 보이며 살고 계신 것이 든든하고 자랑스럽다.
누구나 간 길을 뒤 따라가는 것은 쉽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혼자 개척해 가는 것은 대단하다.
용기 있게 함께 살아간 맑은샘 식구들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을 것이다.
교육의 가치를 일깨우는 자극과 영감이 되는 학교가 되기를 축복한다.
11. 과천시 정보과학도서관에서 사람책 000님
"마을이 학교다"
이 말이 참 좋다.
사람책 활동을 하고 있다.
도서관에서 미술 강사로 일한다.
사람을 잘 모아서 사람 텃밭을 잘 만드시는 거 같다.
12. 김진웅 과천시의회 의원(전 과천시의회 의장)
지난 2년 동안 맑은샘학교를 보았는데 학생들이 알아봐 줄 때 감격스러웠다.
페이스북에 일과 놀이에 대해 올리시는데
이걸 하나로 정리하면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그걸 이렇게 책으로 내실 줄은 몰랐다.
대안학교가 미래 교육이 될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현실은 달라서 어렵다. 과천시만이라도 대안교육 활성화를 위해 애쓰겠다.
13. 맑은샘 학부모
자연속학교에서 전정일 선생님 배 위에 누워서 자는 내 아이를 보았다.
이렇게나 큰일을 하고 계시면서도 언제나 낮은 모습으로 주변을 섬기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맑은샘 부모인 것이 자랑스럽다.
14. 배움터길 학부모 000
이런 책은 마을에서 함께 읽고 이야기를 하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저자 교장선생님 말씀
맑은샘학교의 생존방법은
우리의 실천이 얼마나 뜻이 있는지 의미를 부여하며 우리 스스로가 자부심을 쌓고
둘레 분들과 잘 연결되는 것,
그게 중요하다 생각했다.
그래서 책이 나온 김에 출판기념회 같은 행사를 만들게 되었다.
오신 분들이 다 같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더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마을로 유명한 학교들이 있다.
27주년 학교도 등장했다. 90년대 후반 대안교육기관이 등장한 초기 이미지는 마을이 있었다.
우리 맑은샘학교도 그런 대안교육운동의 처음 정신을 지키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가?
우리 일상은 반복되기에 책을 읽다 보면 반복되는 게 많다.
따라서 이번 <마을이 학교다> 책은 부족한 실천의 고백이기도 하다.
책에는 맑은샘학교 교육과정 가운데 자연속학교 교육과정이 들어있다.
자연속학교는 일주일을 기준으로 하는 초등과정의 여행기숙학교인데 자연환경이 아름다운 곳에서 일과 놀이로 상상력을 우고, 자율과 자치의 힘을 기른다.
그런데 일반학교 여행과 달리 맑은샘학교 자연속학교는 24시간 돌봄과 교육이 일어나는 교육과정이다.
과거에는 지식을 전달하는 게 중요한 교사 노릇이었다.
지금은 아니다.
디지털 인공지능 AI시대에 살지만 교육에서 농사교육, 생태교육이 더없이 중요한 때다.
그러나 한국사회의 교육은 여전히 입시와 경쟁 위주 체제다.
혁신학교와 학교 밖 마을학교가 등장했지만 입시 위주 경쟁교육은 변하지 않았다.
이런 부분을 함께 고민하고, 교육에서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뜻으로 맑은샘학교 교육실천을 책에 담았다.
디지털 시대 농사교육은 어떤 뜻을 지닐까? 식물의 한 살이를 식물이 자랄 땅을 일구는 것부터 심고 길러 거두는 과정을 온몸으로 해내는 어린이 농부들의 이야기는 자연 속에서 일과 놀이로 자라는 자연속학교와 함께 중요한 생태전환교육이다. 자기 앞가림과 함께 살기처럼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위대한 교육사상가들이 교육에서 중요하다는 게 있다. 노작교육이 그것이다. 땀, 사람, 생산, 자연, 다양성이 모두 들어있는 노작교육을 맑은샘에서는 일놀이교육이라 부른다. 그런데 현재 교육체제는 자본주의에서 필요한 효율만 찾는다.
어린이들은 땀 흘리는 사람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된다.
보고 자란다는 말을 교육 현장에서 날마다 확인하고 있다.
책에 담긴 고물상과 어린이장터, 쓰레기 처리교육들이 앞날을 위한 미래교육이자 생태전환교육이라면 에듀테크 산업 관계자들은 어이없어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교육의 정체성을 늘 고민하는 사람들이다.
교육의 본질은 무엇인가?
마을 속 작은 학교의 일상과 교육활동에 교육의 본질이 들어있다.
그래서 우리 교육의 기록은 중요하다.
대안교육 밖 세상을 보면 1퍼센트도 안 되는 학생들이 다니는 대안교육기관학교에 대해 99퍼센트가 어떤 곳인지 모른다.
나가서 볼수록 대안교육의 존재를 모르는 분들을 많이 만난다.
가만히 있으면서 찾아오기를 기다릴 수 없다.
소수자의 삶은 줄곧 그런 것이다.
마을 모든 주민이 기자가 되는 세상을 꿈꾼다.
어린이기자들은 마을을 다니며 동네 사람을 만나고 취재해서 글로 써보고 글 교정을 하고 완성된 신문을 배달하며 그렇게 마을을 알게 된다.
내가 사는, 또는 우리 학교가 있는 마을을 아는 것은 우리나라를 알게 되는 사회교과의 기본이다.
교육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신문에 담아 마을과 나누는 뜻도 있다.
그 근거지인 맑은샘학교란 마을 속 작은 학교가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마을에서 교육공동체 식구들이 다양하게 마을교육공동체를 가꾸는 활동을 해왔다. 마을 속 교육과정과 마을 속 작은 학교를 위해 교육 속에 마을을 담고, 마을 속에 삶을 가꾸는 교육을 담는 활동이었다. 마을 장터, 마을 밥상, 마을 신문, 마을 자율방범대, 마을 잔치, 마을여행계모임, 마을음악회, 마을잔치, 마을 꽃 심기, 마을 청소, 마을 세배, 다양한 마을 실천이 책에 담겨있는데, 그 가운데 꾸준한 것도 있고 코로나를 거치며 어쩔 수 없이 또는 자연스럽게 잠시 휴지기에 들어간 것도 있다. 다시 부활되는 장터처럼 지난해부터 어린이 방범대 활동 빼고는 휴지기에 들어간 마을 자율방범대도 다시 시작할 때가 되었다.
양지마을에 맑은샘학교가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떠들썩한 아이들 소리가 나는 마을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이미 한국 사회에서는 아이들 없는 세상이 왔다.
시골에서는 아이들 없는 세상이 학교통폐합이나 폐교로 이어지고 있다.
맑은샘학교에서 자연속학교로 가는 시골 마을에는 어른들이 아이들 소리를 정말 좋아한다.
잠시나마 시골 마을에 아이들이 돌아온 거다.
그런데 도시에서는 아직도 시끄럽게 떠들고 왁자지껄한 아이들 소리가 환영받지 못할 때도 있다. 마을에는 그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아이들을 품어주는 분들도 있지만 아이들 소리가 불편한 분들도 있다. 다양한 마을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마을을 위해 일하고 마을 속에서 뜻있는 마을공동체를 가꾸려는 실천이 중요하다.
맑은샘학교 처지에서도 필요하고 개인화되는 도시의 마을을 위해서도 뜻있는 활동이다. 맑은샘 이름을 걸고 나서서 해야 할 활동과 일이 있고, 다양한 마을 주민들의 목소리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태도로 겸손하게 도와야 할 때도 있다. 마을 주민 간 갈등이 있을 때는 경계에 서서 마을과 학교를 품는 눈길을 키워가는 것이 마을공동체를 가꾸려는 분들이 지녀야 할 태도일지 모른다.
고백했지만 마을 속 작은 학교의 다양한 교육실천이 어떻게 마을로 이어지는지, 마을교육공동체를 가꿔온 부족한 실천을 책에 담아 펴내게 된 까닭이기도 하다.
앞으로 여러 책모임에서 더 상상하고 모색하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
첫댓글 참석하지 못해 너무 아쉽고 죄송했는데
기록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