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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九地)
전쟁터에서의 아홉 가지 지형(地形)으로 아홉 가지 지형에 대한 공격과 방어 전술을 말한다.
九 : 아홉 구(乙/1)
地 : 땅 지(土/3)
구지(九地)는 ①땅의 가장 낮은 곳 ②손자병법(孫子兵法) 상의 아홉 가지 땅 ③적에게 쉽사리 발견되지 않을 만한 곳을 이르는 말이다.
손자병법 구지편(九地篇)에 보면,
用兵之法, 有散地, 有輕地, 有爭地, 有交地, 有衢地, 有重地, 有圮地, 有圍地, 有死地.
용병의 원칙에는 산지(散地)가 있고, 경지(輕地)가 있으며, 쟁지(爭地)가 있고, 교지(交地)가 있으며, 구지(衢地)가 있고, 중지(重地)가 있으며, 비지(地)가 있고, 위지(圍地)가 있으며, 사지(死地)가 있다.
손자의 시각에서 좀 더 설명해 보면, 산지(散地)란 자신의 땅에서 적과 전쟁을 하므로 흩어져 도망가기 쉬운 곳이다.
경지(輕地)란 적의 땅에 들어갔으나 깊이 들어가지 않았으므로 쉽게 퇴각할 수 있는 땅이다.
쟁지(爭地)란 적이든 아군이든 어느 쪽이 점령해도 유리한 지역이며,
교지(交地)란 아군도 갈 수 있고 적군도 올 수 있는 땅이다.
구지(衢地)란 땅이 세 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땅으로 천하의 군대를 얻을 수 있는 곳이다.
중지(重地)란 적의 국경에 들어가는 정도가 깊고 성읍을 지나가는 곳이 많으니 군대의 보급과 관련된 땅이다.
비지(圮地)란 산림, 험준한 곳, 소택 등 행군하기 어려운 곳이고,
위지(圍地)란 진입하는 곳이 좁고 돌아 나올 수 있는 곳이 구불구불하여 열세한 적군의 병력으로 우세한 아군도 공격할 수 있는 땅이다.
사지(死地)란 빨리 싸우면 생존할 수 있으나 빨리 싸우지 못하면 멸망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기에 손자는 다시 이런 유형의 땅에서 전쟁하는 방식을 이렇게 말한다. "산지(散地)에서는 전쟁을 벌여서는 안 되고, 경지(輕地)에서는 멈추어서는 안 되며, 쟁지(爭地)에서는 공격하지 말며, 교지(交地)에서는 끊어져서는 안 되며, 구지(衢地)에서는 외교관계를 맺어야 하고, 중지(重地)에서는 약탈하며, 비지(圮地)에서는 통과하며, 위지(圍地)에서는 모책을 쓰며, 사지(死地)에서는 싸운다(散地則無戰, 輕地則無止, 爭地則無攻, 交地則無絶, 衢地則合交, 重地則掠, 圮地則行, 圍地則謀, 死地則戰)."
장수란 지형에 대한 단편적인 이해보다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싸울 것인지에 대한 날카로운 판단과 주위 사안을 두루 볼 수 있는 혜안이 중요한 법이다.
⏹ 孫子兵法 第十一篇 九地
제11편 구지(九地)
散地則無戰, 輕地則無止, 爭地則無攻, 交地則無絶, 衢地則合交, 重地則掠, 圮地則行, 圍地則謀, 死地則戰.
산지(散地)에서는 싸움을 하지 말며, 경지(輕地)에서는 머물지 말며, 쟁지(爭地)에서는 공격하지 말며, 교지(交地)에서는 연락이 끊어지게 하지 말며, 구지(衢地)에서는 외교 활동을 해야 하며, 중지(重地)에서는 노략해야 하며, 비지(圮地)에서는 빨리 지나가야 하고, 위지(圍地)에서는 계략을 써야 하며, 사지(死地)에서는 결사적으로 싸워야 한다.
(解說)
아홉 가지 싸움터와 대처 방법
지형유통자 유괘자 유지자(地形有通者 有挂者 有支者)에서 말한 통형(通形), 괘형(挂形), 지형(支形), 애형(隘形), 험형(險形), 원형(遠形)은 땅의 형태에 따라 분류해 놓은 것이다. 반면에 지금 이야기하고자 하는 아홉 가지 지형은 땅이라는 개념을 넘어 전쟁을 할 때 처하는 싸움터의 종류이다.
사람과 그 당시 상황에 따라 같은 명칭으로 부를 수 있어도 지리적 형상은 다양하게 변화한다. 같은 사지(死地)라도 사지의 지형은 매번 다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아래에서 산지(散地), 경지(輕地), 쟁지(爭地), 교지(交地), 구지(衢地), 중지(重地), 비지(圮地), 위지(圍地), 사지(死地)라는 아홉 가지 지형의 의미와 함께 손무가 어떤 행동 강령을 제시하였는지 살펴보자.
먼저 산지(散地)는 자기 나라 영토 안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을 말한다. 가족과 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전쟁을 하러 가는 병사들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심란하고 서글프다. 싸워서 이기려는 의지가 약하고 사기가 가장 저조할 때이므로 손무는 산지에서 전쟁을 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경지(輕地)는 적국에 진입했으나 국경에서 깊게 들어가지 않은 지역을 말한다. 아직도 병사들은 반드시 살아서 돌아가겠다는 생각보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고향 땅으로 도망갈 수 있다는 생각이 더 강하다. 때문에 손무는 경지에서 오래 머물지 말라고 했다. 가능한 한 빨리 그곳을 지나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없게 해야 한다.
쟁지(爭地)는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는 땅이다. 그 이유는 아군이 점령하면 아군에게 유리하고, 적군이 점령하면 적에게 유리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손무가 쟁지에서 함부로 공격하지 말라고 한 것은, 일단 차지하기만 한다면 유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으므로 이에 적군 역시 필사적으로 덤빌 수 있기 때문이다.
교지(交地)는 사방으로 통하는 교통의 요충지를 가리킨다. 사방이 뚫려 있으니 아군이 진격할 수도 있지만 적이 공격해 올 수도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때문에 손무는 교지에서 상대의 공격에 대비하려면 전방과 후방 간에 서로 연락이 끊기지 않게 조심할 것을 권고한다.
구지(衢地)란 몇 개의 나라가 서로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이다.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구지에서는 전쟁을 함부로 시작하는 것이 위험하다. 때문에 손무는 먼저 구지에 도착하면 주위 제후들과 외교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주변국들과 우호 관계를 맺어 두면 위험에 처했을 때 다방면으로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지(重地)는 적진 깊숙이 들어간 지역이다. 이곳은 적지(敵地) 안으로 들어가 높은 성벽과 해자(垓字)를 마주하는 적국의 심장부로, 위험성이 가장 높다. 손무는 이곳에서 적의 식량을 노략하라고 했다. 적의 중심부에서는 쉽게 행동을 개시할 수 없는 상황이 많아 장기전까지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비지(圮地)는 행군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다. 예를 들어 산봉우리, 숲, 험준한 곳, 막힌 곳, 소택지, 늪, 호수와 같은 곳이 이에 속한다. 손무는 비지에 들었을 경우 가능한 한 빨리 지나가라고 했다. 이곳에서 오래 머물러 봤자 득이 될 것이 하나도 없고, 설령 우세한 위치에서 적과 싸운다고 해도 이로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위지(圍地)는 들어가는 입구는 좁은데 돌아 나오는 길은 구불구불하여 우회해야 하는 지역이다. 아군이 일단 위지에 들어가면 빠져나오기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소수의 적군이 다수의 아군을 공격해도 이 지역에서는 소수인 적군이 더 유리하다. 그래서 손무는 위지에 들어서면 모든 계략을 써서라도 빨리 그 지역을 벗어나라고 했다.
사지(死地)는 그야말로 죽음의 땅이다. 다행히 빨리 전투를 끝낸다면 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죽을 수도 있는 지역이다. 손무는 사지에서는 다른 방법이 없으므로 사력(死力)을 다해서 싸워야 한다고 말한다.
(解釋)
우리의 인생은 어떤 지리적 환경에 처해 있을까? 나와 내 동료들은 지금 이 환경에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 것일까?
우리는 사지에 처해 있으면서 결사적으로 싸우지 않는지도 모른다. 아니, 사지에 처한 줄 느끼지 못하고 있을지 모른다.
사지의 한가운데 서 있는지, 남에게 이미 넘어간 쟁지에서 쓸모없는 정면공격에 힘을 빼고 있지 않는지, 빠져나오기 힘든 비지에서 방향을 잃고 해매고 있는지 부터 알고 손무가 말한 행동 방침을 참고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지금 잠깐 하던 일을 멈추고, 내가 그리고 우리가 서 있는 곳을 잘 분석하여 우리가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하는지 곰곰이 따져 보자. 해답은 주어지는 게 아니라 살피고 분석하여 얻어야 하는 것이다.
⏹ 孫子兵法 九地篇 第十一
孫子曰 :
손자가 말했다.
用兵之法, 有散地, 有輕地, 有爭地, 有交地, 有衢地, 有重地, 有圮地, 有圍地, 有死地.
용병의 방법중에서 전쟁을 하게될 지형을 분류하면 산지, 경지, 쟁지, 교지, 구지, 중지, 비지, 위지, 사지가 있다.
諸侯自戰其地, 爲散地, 入人之地不深者. 爲輕地, 我得則利, 彼得亦利者, 爲爭地.
제후가 자국의 땅에서 싸울 경우, 이를 산지라 한다. 적의 영토를 공격하지만 깊이 들어가 있지 않은 경우, 이를 경지라 한다. 아군이 점령하면 아군에게 이득이 있고 적군이 점령하면 역으로 적군에게 이득이 있는 지형을 쟁지라 한다.
我可以往, 彼可以來者. 爲交地, 諸侯之地三屬, 先至而得天下衆者, 爲衢地.
아군의 왕래가 가능하고, 적군의 왕래도 가능하여 피아간의 교전이 예상되는 곳이 교지다. 제후의 땅으로써 여러 나라가 부속되어 있어 누구든 선점하면 이득이 있는, 천하의 백성들을 모으게 될 지역을 구지라 한다.
入人之地深, 背城邑多者. 爲重地, 山林險阻沮澤, 凡難行之道者, 爲圮地.
적국의 땅에 깊숙이 쳐들어가, 점령한 적의 성읍이 등뒤에 많이 있는 지역을 중지라 한다. 산림이 험하고 늪이 많은 택지로써 행군하기 곤란한 지역을 비지라 한다.
所從由入者隘, 所從歸者迂, 彼寡可以擊我之衆者, 爲圍地.
추종하여 군대가 유입되는 길이 협애하고 추종하여 되돌아 나오는 길이 우회할 수 밖에 없어, 적군이 소규모에 불과한 병력으로 아군을 공격할 수 있는곳을 위지라 한다.
疾戰則存, 不疾戰則亡者. 爲死地, 是故散地則無戰,
질풍처럼 빨리 싸우면 생존할 수 있고, 오랫동안 싸우게 되면 멸망하는 지역을 사지라 한다. 고로, 산지에서는 전투를 하지 않는다.
輕地則無止, 爭地則無攻, 衢地則合交, 重地則掠, 圮地則行, 圍地則謀, 死地則戰.
경지에서는 즉 아군이 정지하여서는 안된다. 쟁지에서는 즉 아군이 적을 공격하여서는 안 된다. 구지에서는 즉 외교로써 연합하는것이 중요하다. 중지에서는 즉 침략하여 군수물자를 현지에서 조달한다. 비지에서는 즉시 행군하여 탈출하고, 위지에서는 즉 책모를 이용하여 벗어난다. 사지에서는, 오로지 싸울 뿐이다.
所謂古之善用兵者, 能使敵人, 前後不相及, 衆寡不相恃, 貴賤不相救.
소위, 고대로부터 전쟁을 잘하는 자는, 적군으로 하여금, 전후방의 부대가 서로 급히 연합하여 도울 수 없게 하고, 귀중한 전투 부대와 이를 지원하는 보급부대가 서로를 구원할 수 없게 한다.
上下不相收, 卒離而不集, 兵合而不齊, 合於利而動, 不合於利而止.
상급자와 하급자가 서로 도울 수 없게하고, 병졸들을 집합시키지 못하게 하여 분리시킨다. 적의 병사들이 집합하더라도 이를 통제할 수 없게 하고, 이익에 부합되면 움직이고, 이득이 없으면 공격을 중지한다.
敢問, 敵衆整而將來, 待之若何? 曰, 先奪其所愛, 則聽矣.
감히 문답하건대, 만약 적병이 장래에 대열을 정비하고 공격하려 한다면, 어떻게 대적 하겠는가? 대답하기를 적이 가장 소중하게 애용하는 것을 탈취하면 아군의 의도대로 할 수 있다.
兵之情主速, 乘人之不及, 由不虞之道, 攻其所不戒也.
전쟁의 정리는 신속함이 주요하니 적국이 급히 출진하지 못할 때를 노리고, 적이 우려하지 못한 길로 출격하며, 적이 경계하지 아니한곳을 공격한다.
凡爲客之道, 深入則專, 主人不克. 掠於饒野, 三軍足食.
적국에 진입하였을 때의 전법은, 깊이 침입하면 싸움에 전념하므로 적군을 극복하여 이기지 못한다. 풍요로운 야전에서 적의 식량을 약탈하면, 전부대가 먹을 식량이 충족된다.
謹養而勿勞, 倂氣積力, 運兵計謀, 爲不可測 投之無所往, 死且不北.
잘 휴양시켜 피로하지 않게 하고, 사기를 높이며 그 힘을 축적한다. 병사들을 운용하여 계략을 세우고, 적이 예측하지 못하게 해서 왕래할 장소가 없는 데로 몰아세우면, 죽기를 각오하고 패배하지 않으려고 한다.
死焉不得, 士人盡力, 兵士甚陷則不懼, 無所往則固, 深入則拘, 不得已則鬪,
죽게될 상황에 처해 있다면 병사들이 진력을 다하여 싸우게 될것이고, 병사들이 심한 함정에 빠지게 되면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왕래할 장소가 없으면 견고하게 단결하고, 적지에 깊이 들어가서는 거리낄 것 없이, 부득이 하게 싸울 수 밖에 없다.
是故其兵不修而戒, 不求而得, 不約而親, 不令而信, 禁祥去疑, 至死無所之.
고로 병사들은 스스로를 경계하고, 요구하지 않아도 이득을 얻게 되고, 약속하지 않아도 서로 친근해지며, 명령하지 않아도 신뢰가 생긴다. 미신을 금지하고 의심을 없애면 죽음에 이르러도 동요하지 않는다.
吾士無余財, 非惡貨也, 無余命, 非惡壽也.
아군의 병사들이 재물에 욕심이 없는것은 재화를 증오하기 때문이 아니고, 생명에 집착하지 않는것은 장수하기를 증오해서가 아니다.
令發之日, 士卒坐者涕沾襟, 偃臥者淚交, 投之無所往者, 諸귀之勇也.
명령이 발현되면, 좌정한 자는 눈물로 옷깃을 적시고, 쓰러져 누운자도 눈물을 흘릴 것이다. 병사들을 왕래할 곳이 없는 사지로 투입시키면 용기가 나오는 법이다.
故善用兵者, 譬如率然, 率然者, 常山之蛇也. 擊其首則尾至, 擊其尾則首至, 擊其中則首尾俱至.
고로 전투를 잘 하는 자를 비유하면 솔연과 같다. 솔연이란 상산에 사는 뱀을 말하는데, 머리를 공격하면 즉시 꼬리가 덤비고, 꼬리를 공격하면 즉시 머리가 덤벼든다, 가운데 허리를 공격하면 즉시 머리와 꼬리로 덤벼든다.
敢問,
감히 문답을 하면,
兵可使如率然乎? 曰, 可, 夫吳人與越人相惡也, 當其同舟而濟, 而遇風, 其相救也, 如左右手.
아군의 군사를 솔연처럼 움직일 수 있는가? 대답하여 말하길, 가능하다. 오 나라와 월나라는 서로 증오하는 사이지만, 두 나라 사람이 같은 배를 탔다가 폭풍우를 만난다면, 좌우의 손처럼 단결하여 서로를 구하려고 할 것이다.
是故方馬埋輪, 未足恃也. 齊勇如一, 政之道也. 剛柔皆得, 地之理也.
고로 타고 되돌아갈 말을 사방에 묶어놓고, 싣고 돌아갈 수레바퀴를 땅에 매장하여, 강압적으로 죽기를 각오하는 것은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 수 없다. 전군을 통제하여 용감하게 하나로 일치시키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지도자가 필요하다. 강한자나 나약한자의 개괄적인 모든힘을 얻기위해서는 지형의 이치를 얻어야 한다.
故善用兵者, 휴手若使一人, 不得已也.
고로 용병을 잘 하는 자는 마치 한명의 병사를 수족처럼 부리듯이 군대를 운용한다. 부득이하게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將軍之事, 靜以幽, 正以治, 能愚士卒之耳目, 使之無知, 易其事, 革其謀, 使人無識.
장군이 하는 일은, 심산유곡처럼 냉정하고, 엄정하게 통치해야 한다. 병졸들의 이목을 우매하게 만들어 중요한 군사계획을 알지 못하도록 하며, 용병술을 역으로 바꾸어 그 책모를 개혁하고, 병사들을 무식하게 만들어 고급정보를 알지 못하게 해야한다.
易其居, 迂其途, 使人不得慮, 帥與之期, 如登高而去其梯.
그 거처를 역으로 바꿔 그 길을 멀리 우회하게 하고, 병사들이 고려하여 알 수 없게 한다.
帥與之期, 如登高而去其梯, 帥與之深入諸侯之地, 而發其機, 焚舟破釜, 若驅群羊.
장수가 병사들과 기약하고 나면, 고지대에 등정하게 하고 그 사다리를 치워 퇴로를 없애 전투에만 전념하게 만들듯이 하고, 장수가 병사들을 이끌어 제후의 영토에 깊숙이 침입하였을 때는 화살을 발사하듯이 빠르게 움직이고, 배를 불사르고 가마를 파괴하듯이, 마치 군집한 양떼를 몰아 갈라지듯이 하여
驅而往, 驅而來, 莫知所之, 聚三軍之衆, 投之於險, 此將軍之事也.
적군의 지형에 몰려가서 왕래하게 하여 아군의 행방을 알지 못하게 하는 것이고, 삼군의 병사를 취득하여, 위험한 곳에 투입하는것이 장군의 전략이다.
九地之變, 屈伸之利, 人情之理, 不可不察也.
아홉가지 지형의 변화에 따라 굴복하여 후퇴하는 것과 진형을 펼쳐서 공격하는 것에 따른 이득을 알고, 상황에 따른 병사의 심리적 변화를 세심히 관찰해야 한다.
凡爲客之道, 深則專, 淺則散, 去國越境而師者, 絶地也,
적지에 침입했을때의 전법은, 아군이 깊이 침략하면 전투에 전념하지만, 깊이 쳐 들어가지 않았을 경우에는 분산되어 흐트러진다. 국가를 떠나 국경을 초월하여 싸우는 것이 절지다.
四達者, 衢地也, 入深者, 重地也, 入淺者, 輕地也.
사방으로 통해 교통이 편리한 곳이 구지이고, 깊이 진입한 곳이 중지이며, 얕게 침입한 곳이 경지다.
背固前隘者, 圍地也. 無所往者, 死地也.
등뒤가 견고히 막히고, 전방이 좁아 협애한곳이 위지이고, 왕래할 수 없는 곳이 사지이다.
是故散地, 吾將一其志.
고로 산지에서는, 아군의 의지를 하나로 만들고,
輕地, 吾將使之屬, 爭地, 吾將趨其後, 交地, 吾將謹其守, 衢地, 吾將固其結,
경지에서는 아군을 한장소에 배속시켜 밀접하게 하고, 쟁지에서는 배후에서 적을 공격하고, 교지에서는 수비를 근엄하게 신중히 하고, 구지에서는 외교적인 결합을 견고히 하고,
重地, 吾將繼其食, 圮地, 吾將進其途, 圍地, 吾將塞其闕, 死地, 吾將示之以不活.
중지에서는 식량이 계속 이어지게 하고, 비지에서는 가던 길을 계속 진격하게 하고, 위지에서는 도망갈 길을 막아 용감히 싸우게 하고, 사지에서는 활로가 없음을 주시하게 하여 필사적으로 싸워 이기게 한다.
故兵之情, 圍則御, 不得已則鬪, 過則從, 是故, 不知諸侯之謀者, 不能預交.
고로 병사들의 심정은 포위당하면 즉 방어하고, 상황이 부득이 하면 용감히 전투를 하게되며, 위험이 많게되면 즉 명령에 복종한다. 고로, 주변국의 책모를 알지 못하는 제후는 주변국가와 유리한 외교 관계를 수립할 수가 없고,
不知山林, 險阻, 沮澤之形者, 不能行軍, 不用鄕導, 不能得地利.
산림과 험난한 곳과 습지의 지형을 알지 못하면 행군하지 못하며, 그 향촌의 길 안내인을 이용하지 않으면 지형의 이로움을 취득하지 못한다.
四五者, 不知一, 非패王之兵也.
구지는 그 하나를 몰라도 패왕의 군병이라고 할 수 없다.
夫패王之兵, 伐大國, 則其衆不得聚, 威加於敵, 則其交不得合.
패왕의 군병은, 대국을 정벌할때는 적국이 병사들을 취득하여 병세를 만들수 없게 하고 적에게 위협을 가할때는 외교관계를 합하지 못하고 한다.
是故, 不爭天下之交, 不養天下之權, 信己之私, 威加於敵.
고로, 타국과 외교를 맺으려고 경쟁하지 않고, 천하의 권세를 부양하려 하지 않고 사사로움 없는 자기를 신뢰하여, 적에게 위압을 가한다.
故其城可拔, 其國可휴也. 施無法之賞, 懸無政之令, 犯三軍之衆, 若使一人.
고로 적의 성을 함락시킬 수가 있고, 적국을 멸망시킬 수도 있는 것이다. 법에도 없는 상을 베풀고, 정치에 없는 명령을 내리고, 군병을 범죄자 처럼 억눌러서 마치 한 사람을 통제하는 것처럼 한다.
犯之以事, 勿告以言, 犯之以利, 勿告以害.
군대의 일로써 움직이게 하고 언어로써 광고하지 않고, 이득으로써 움직이게 하고 해로움을 광고하지 않는다.
投之亡地然後存, 陷之死地然後生, 夫衆陷於害, 然後能爲勝敗.
멸망할 지형에 투입된 연후에야 존재할 수 있고, 사지의 함정에 빠진 연후에야 살아남게 된다. 병사들은 해로운 함정에 빠진 연후에 승리할 수가 있는 것이다.
故爲兵之事, 在於順祥敵之意, 幷敵一向, 千里殺將, 是謂巧能成事者也.
고로 전쟁이란, 적이 의도하는 바를 속속들이 장악하는 데 있고, 적을 한 방향으로 유인하여 천리 밖에 있는 적장을 살해한다. 이것이 교묘하게 승리하는 전쟁을 하는 것이다.
是故政擧之日, 夷關折符, 無通其使, 勵於廊廟之上, 以誅其事.
고로 전쟁이 시작 되면 국경의 관문을 막고 통행을 금지하며, 적의 사신을 통과 시키지 않고, 조정에서는 격려하므로써 이일을 다스린다.
敵人開闔, 必극入之, 先其所愛, 微與之期, 踐墨隨敵, 以決戰事,
적군이 성문을 개방할 때 필히 재빠르게 침입하여 우선 적의 소중한 것을 빼앗고, 적의 미세한 틈을 기다리고, 적군의 상황에 따라 전쟁의 승패를 결정 짖는다.
是故始如處女, 敵人開戶, 後如脫토, 敵不及拒.
고로 전쟁을 시작하면 처녀처럼 행동하여 적의 방심을 유도하고, 적이 성문을 개방한 연후에는 탈출하는 토끼처럼 급하게 움직여 적군이 항거할 수 없게 한다.
▶️ 九(아홉 구, 모을 규)는 ❶지사문자로 玖(구)와 동자(同字)이다. 다섯 손가락을 위로 펴고 나머지 손의 네 손가락을 옆으로 편 모양을 나타내어 아홉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九자는 숫자 '아홉'을 뜻하는 글자이다. 九자는 乙(새 을)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새'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九자의 갑골문을 보면 사람의 손과 팔뚝이 함께 그려져 있었다. 고대에는 又(또 우)자처럼 사람의 손을 3개의 획으로만 표기했었지만 九자는 여기에서 더 나아가 구부러진 팔뚝까지 그린 것이다. 九자는 구부린 사람의 팔뚝을 그린 것이기 때문에 본래의 의미도 '팔꿈치'였다. 그러나 후에 숫자 '아홉'으로 가차(假借)되면서 본래의 의미는 더는 쓰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후에 肘(팔꿈치 주)자가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九(구, 규)는 ①아홉 ②아홉 번 ③많은 수 ④남방(南方), 남쪽 ⑤양효(陽爻), 주역(周易)의 양수(陽數) ⑥오래된 것 ⑦많다 ⑧늙다 그리고 모을 규의 경우는 ⓐ모으다, 모이다(규) ⓑ합하다, 합치다(규)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아홉 겹으로 구중궁궐의 준말을 구중(九重), 많은 영토를 구유(九有), 아흔의 한자어를 구십(九十), 한 해 가운데 아홉째 달을 구월(九月), 나라의 영토를 구주(九州), 넓은 하늘을 구건(九乾), 아홉 마리의 소를 구우(九牛), 땅의 가장 낮은 곳을 구지(九地), 사방으로 곧게 십자로를 이루고 옆으로 여러 갈래로 된 도시의 큰 길을 구규(九逵), 맑게 갠 가을 하늘을 구민(九旻), 꼬리가 아홉 달린 여우를 구미호(九尾狐), 아홉 층으로 된 탑을 구층탑(九層塔), 아득히 먼 거리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구만리(九萬里), 구멍이 아홉 뚫린 탄을 구공탄(九孔炭), 국화과의 여러해살이 풀을 구절초(九節草), 아홉 마리의 봉황을 수놓은 베개를 구봉침(九鳳枕), 여러 가지 꽃무늬를 놓은 아름다운 장막을 구화장(九華帳), 아홉 마리 소에 털 한가닥이 빠진 정도라는 뜻으로 아주 큰 물건 속에 있는 아주 작은 물건을 이르는 말을 구우일모(九牛一毛), 아홉 번 구부러진 간과 창자라는 뜻으로 굽이 굽이 사무친 마음속 또는 깊은 마음속을 이르는 말을 구곡간장(九曲肝腸), 아홉 번 꺾어진 양의 창자라는 뜻으로 세상이 복잡하여 살아가기 어렵다는 말을 구절양장(九折羊腸), 아홉번 죽을 뻔하다 한 번 살아난다는 뜻으로 여러 차례 죽을 고비를 겪고 간신히 목숨을 건짐을 이르는 말을 구사일생(九死一生) 등에 쓰인다.
▶️ 地(땅 지)는 ❶회의문자로 埅(지), 埊(지), 墬(지), 嶳(지)가 고자(古字)이다. 온누리(也; 큰 뱀의 형상)에 잇달아 흙(土)이 깔려 있다는 뜻을 합(合)한 글자로 땅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地자는 '땅'이나 '대지', '장소'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地자는 土(흙 토)자와 也(어조사 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也자는 주전자를 그린 것이다. 地자는 이렇게 물을 담는 주전자를 그린 也자에 土자를 결합한 것으로 흙과 물이 있는 '땅'을 표현하고 있다. 地자는 잡초가 무성한 곳에서는 뱀을 흔히 볼 수 있다는 의미에서 '대지(土)와 뱀(也)'을 함께 그린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래서 地(지)는 (1)일부 명사(名詞) 뒤에 붙어 그 명사가 뜻하는 그곳임을 나타내는 말 (2)일부 명사 뒤에 붙어 그 명사가 뜻하는 그 옷의 감을 나타냄 (3)사대종(四大種)의 하나 견고를 성(性)으로 하고, 능지(能持)를 용(用)으로 함 등의 뜻으로 ①땅, 대지(大地) ②곳, 장소(場所) ③노정(路程: 목적지까지의 거리) ④논밭 ⑤뭍, 육지(陸地) ⑥영토(領土), 국토(國土) ⑦토지(土地)의 신(神) ⑧처지(處地), 처해 있는 형편 ⑨바탕, 본래(本來)의 성질(性質) ⑩신분(身分), 자리, 문벌(門閥), 지위(地位) ⑪분별(分別), 구별(區別) ⑫다만, 뿐 ⑬살다, 거주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흙 토(土), 땅 곤(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하늘 건(乾), 하늘 천(天)이다. 용례로는 일정한 땅의 구역을 지역(地域), 어느 방면의 땅이나 서울 이외의 지역을 지방(地方), 사람이 살고 있는 땅 덩어리를 지구(地球), 땅의 경계 또는 어떠한 처지나 형편을 지경(地境), 개인이 차지하는 사회적 위치를 지위(地位), 마을이나 산천이나 지역 따위의 이름을 지명(地名), 땅이 흔들리고 갈라지는 지각 변동 현상을 지진(地震), 땅의 위나 이 세상을 지상(地上), 땅의 표면을 지반(地盤), 집터로 집을 지을 땅을 택지(宅地), 건축물이나 도로에 쓰이는 땅을 부지(敷地), 자기가 처해 있는 경우 또는 환경을 처지(處地), 남은 땅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나 희망을 여지(餘地), 토지를 조각조각 나누어서 매겨 놓은 땅의 번호를 번지(番地), 하늘과 땅을 천지(天地), 주택이나 공장 등이 집단을 이루고 있는 일정 구역을 단지(團地), 어떤 일이 벌어진 바로 그 곳을 현지(現地), 바닥이 평평한 땅을 평지(平地), 자기 집을 멀리 떠나 있는 곳을 객지(客地), 땅의 끝과 하늘의 끝을 아울러 이르는 말 또는 서로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지각천애(地角天涯), 토지의 크기나 덕이 서로 비슷하다는 뜻으로 서로 조건이 비슷함을 이르는 말을 지추덕제(地醜德齊), 간과 뇌장을 땅에 쏟아낸다는 뜻으로 나라를 위하여 목숨을 돌보지 않고 힘을 다함을 이르는 말을 간뇌도지(肝腦塗地),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이르는 말을 역지사지(易地思之), 땅에 엎드려 움직이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몸을 사림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복지부동(伏地不動),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움직이게 한다는 뜻으로 몹시 세상을 놀라게 함을 이르는 말을 경천동지(驚天動地), 하늘 방향이 어디이고 땅의 방향이 어디인지 모른다는 뜻으로 못난 사람이 주책없이 덤벙이는 일 또는 너무 급하여 방향을 잡지 못하고 함부로 날뛰는 일을 이르는 말을 천방지방(天方地方), 하늘과 땅이 오래도록 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사물이 오래오래 계속됨을 이르는 말을 천장지구(天長地久), 지진이나 홍수나 태풍 따위와 같이 자연 현상에 의해 빚어지는 재앙을 일컫는 말을 천재지변(天災地變), 육지에서 배를 저으려 한다는 뜻으로 곧 되지 않을 일을 억지로 하고자 함의 비유를 이르는 말을 육지행선(陸地行船), 싸움에 한 번 패하여 땅에 떨어진다는 뜻으로 한 번 싸우다가 여지없이 패하여 다시 일어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일패도지(一敗塗地), 사람은 있는 곳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니 그 환경을 서로 바꾸면 누구나 다 똑같아진다는 말을 역지개연(易地皆然), 발이 실제로 땅에 붙었다는 뜻으로 일 처리 솜씨가 착실함을 말함 또는 행실이 바르고 태도가 성실함을 일컫는 말을 각답실지(脚踏實地), 감격스런 마음을 이루 헤아릴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감격무지(感激無地)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