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게에는 오랜만에 개인글 쓰네요.
MRI 검사 받고 나서 뇌종양 의심 판정을 받았거든요.
말 들어보니 아무것도 아닐 수 있다는 가능성부터 최악의 경우 악성까지.
(여기서 잠깐 뇌종양에 대해 집고 넘어가자면요. 뇌종양의 경우 두가지가 있답니다.
뇌종양 양성 = 그냥 흉터 개념, 생존률 99%급이고 큰 문제 없음.
뇌종양 악성 = 소위 뇌암, 등급에 따라 다르지만 생존률 급 내려감, 최악은 5년 이내 생존률 8%까지 있음)
금요일날 얘기 듣고 그냥 바로 제 삶은 지옥이 시작되더군요.
사람이 정말 눈물이 왈칵 쏟아질 수도 있는 상황이 오는구나, 저도 체감했습니다.
금요일날 지하철 타고 집에 오는데 그냥 울컥하는 걸 참기 힘들더군요.
회사 잘 끝내고 집에 갔지만 신경 외과 선생님께 최종으로 양성인지 악성인지 들어야하는 상황.
당연히 회사 연차내고 보라매 병원으로 같이 갔습니다.
저도 그렇고 어머니도 그렇고 다른 가족도 그렇고 3일간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힘들었어요.
그렇게 시간이 되고 신경 의사 선생님과 면담을 했는데요.
어머니께서 꺼내신 첫 한마디 "선생님... 저 이제 죽나요?"
얼마나 초조하셨으면 첫 마디에 그렇게 운을 떼셨는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검진 결과 제일 베스트 결과가 떴네요.
신경외과 의사선생님이 그냥 어머니의 MRi사진 보시더니 대놓고 양성이라고 못을 박아버리시더군요.
또 그러면서 상황보면 양성도 아니고 뇌종양 자체도 아닐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최고의 결과가 뜨자 어머니께서 믿을 수 없으신지 계속 물으셨고 선생님께서는 왜 악성이 아닌지 차근차근 설명해주시더군요.
이게 악성이면 이러이러한 곳에 무슨 부종? 같은 것이 보여야하는데 너무 깨끗하다.
그러면서 오히려 60대에 이런 뇌는 깨끗한 거라고 말씀까지 하셨습니다.
저도 의학은 잘 모르지만 제가 봐도 어머니 뇌종양 의심받는 쪽에는 부종? 인가 소위 위험해 보이는 게 없어보이더구요.
선생님도 요즘 기술이 발전해서 아무것도 아닌 뇌종양 많다고 하시더군요.
이게 드라마가 우리나라 사람들한테 뇌종양 인식을 좀 죽는 병이라고 심어둔 게 있는듯해요.
어쨌든 그래도 1년 후 다시 MRI 사진을 찍자고는 하시더군요.
병원에서 나오니까 어머니나 저나, 소식을 알린 가족들이나 그야말로 바로 축제였네요.
바로 어머니 모시고 근처 백화점에 맛있는 거 먹으러 갔네요ㅋㅋ
이번 헤프닝(?)으로 든 생각은요,
제가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렇게 무탈하게 일이 지나갔다고 해도 부모님 기대수명 생각해보면요.
저랑 같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시간이 몇십년이 안남았더라구요...
두분 다 60대 중반이 되시고 있는데요.
20년만 지나도 80대가 되신다는 거 생각하면... 아 이게 시간이 얼마 안남았구나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더라구요.
아직은 같이 살고 있지만 언젠가 결혼도 하면 나갈거고 그렇다면 시간도 금방 더 빠르게 지날 거구요.
어렸을 때만해도 부모님께서는 저랑 오래오래 세상에 존재할 것 같고 너무 막연했는데 말이죠.
부모님께 섭섭한 게 있어도 그냥 다 잊고 정말 최선을 다해서 잘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0.07.29 17:51
첫댓글 보라매 병원 가셨군요... 저희 어머니도 치매 경증떄문에 거기 신경과 과장한테 진료 받으시는데... 아무튼 다행입니다...
양성이라니 정말 다행입니다!
가족이 아프면 정말 모두가 힘들죠ㅜ
앞으로도 건강하실겁니다~
저는 부모님 두분 다 거의 같은 해에 잃을 뻔 하고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얼마 안 있다가 의외로 저한테도 죽을 뻔 하는 일이 생기더군요
그 뒤로는 내 삶에 최선을 다 해야 그게 효도고 모두를 위하는 길이 되겠구나 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타 대형 종합병원을 가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저희 장인어른이 길병원에서 간암1기라고 약물치료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해서 방심했는데 5달뒤 말기라고 하더군요... 애초에 진단 미스한거죠...
꼭 타 대형병원 가서 2차로 확정을 받으시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우리 모두 부모님께 최선을 다해 잘해드려야죠 ㅠ
정말 다행이십니다
저도 타병원가보시는걸 추천드려요 의사마다 소견이 달라서
정말, 정말 다행입니다. 저도 전화 한 통 드려야겠어요..
아이고 ㅠㅠ 제가 다 안심입니다 진짜 정말 천만다행입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저도 다른 대형병원 가보시는게 좋을거같아요 ㅠㅠ
저도 제 와이프 가슴에 석회 나와서 암인줄 알았는데 괜찮다더군요.
모두 건강합시다 ㅠ.ㅠ
다행입니다. 최종결과 나오기 전까지 지옥 같은 시간이었을 텐데 마음고생 많으셨겠네요. 앞으로도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절로 웃음이 나오네요. 다행입니다!
좋은 결과 나와서 다행입니다. 말씀대로 부모님과 보낼시간 이제 많지 않을수도 있어요. 남은 시간 잘 보내야되요.
다행이십니다!!! ㅎㅎ
다행이십니다 ㅠ 그래도 어른들은 건강검진 주기적으로 꼭 받으시라고 대리고라도 가서 해야되요
축하 드려요..
부모님 병원가서 검사받고 기다리는 시간이 참..지옥 같으셨죠..좋은 결과 너무 다행이세요..이제 효도 가즈아!
다행이에요 정말. 저도 부모님이랑 앞으로 같이 보낼 시간을 생각해보면 맘이 미어지는데 또 막상 앞에선 맨날 짜증만 부리네요
글 읽으면서도 참 ㄷ ㅏ행이다..안도의 마음이..남일 같지 않네요. 모든 사람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했으면 좋겠습니다...
다행이이요!!ㅠㅠ 저도 알면서도 효도를 잘 못하네요ㅠ
앞으로도 가족분들 다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정말 다행입니다!! 마음 고생 심하셨었겠어요 ㅜ
다행입니다 정말....
글 읽다가 울컥 했네요. 저도 '수욕정이풍부지, 자욕양이친부대'를 나날이 되새기며 살려고 합니다.
항상 가정에 평안이 있으시길
정말 다행입니다
스크롤 내리면서 얼마나 조마조마했던지..저희 부모님도 연배가 비슷하신데 조금 울컥하네요ㅠ
정말 다행이네요. 저도 요새 같은 생각을 많이 하네요.
저도 필순 칠순 훌쩍 넘은 아부지 어무니 걱정이 많이 돼요 요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