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젊은 사람에게는 교육의 일부요, 나이 든 사람에게는 경험의 일부다. 지금 여행하려고 하는 나라의 말을 아직 모르고
있다면, 그는 학교에 가는 것이지 여행 떠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여행 길에 오를 젊은이에게 그 나라에 가본 적도 있고 그곳의
언어도 잘 알고 있는 가정교사나 믿을 만한 하인과 동행하여 보살핌을 받을 것을 권장한다. 그러면 그들이 찾아가는 나라의 볼
만한 것은 무엇이며, 누구를 만나보고. 어떤 경험과 수양을 쌓을 수 있는지를 젊은이에게 말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으면
젊은이들은 눈가리개를 하고 떠나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폭넓게 볼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볼 것이라고는 하늘과 바다밖에 없는 바다 여행를 할 때는 일기를 쓰면서도, 볼 것이 엄청나게 많은 육지 여행을 할 때는 대개의
경우 이를 게을리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다. 마음먹고 찾아온 구경거리보다 우연히 눈에 띄는 것이 훨씬 기록해둘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일기는 꼭 이용하는 것이 좋다.
구경하고 관찰할 만한 것으로는 제왕의 궁정, 특히 외국 사신을 접견할 때의 궁정, 소송이 진행되고 있을 때의 법정, 혹은 종교 법원,
교회와 수도원, 그리고 그 안에 보존되어 있는 기념물, 도시의 성벽과 성채, 항만, 유적과 폐허지, 도서관, 논문 발표나 강의가 있을
때의 대학, 배와 해군, 큰 도회지 부근의 호화로운 대저택과 정원, 병기창, 무기고, 국영 창고, 시장 , 거래소, 창고, 마술 검술 병졸의
훈련 등이 행해지는 곳, 상류층이 구경오는 연극, 보석과 의상을 진열하는 곳, 골동품과 그 진열장..... 등등 한마디로 말해서
찾아가는 곳에서 기억해둘 만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없다. 이 모든 것을 가정교사나 하인이 열심히 탐문해두어야 할 것이다.
개선 행진, 가면무도회, 축제, 결혼식, 장례식, 사형 집행 따위도 구경하리라고 벼를 것은 없으나 무시할 것은 아니다.
만약 짦은 기간을 여행하면서 나이 어린 사람으로 하여금 큰 수확을 얻게 하려면 이와 같이 해야 할 것이다. 우선 이미 이야기한
것처럼 그 젊은이는 출발에 앞서 그 나라 말을 얼마간 익혀두어야 한다. 그런 다음, 역시 이미 말한 것처럼 그 나라를 잘 아는
가정교사나 하인이 따라가게 하여야 한다. 또 여행하려는 나라에 대한 지도와 책을 가지고 가야 한다. 물론 일기를 쓰게 해야 한다.
한 도시에 오랫동안 머물게 해서는 안 된다. 장소에 따라 신축성이 있겠지만 한 곳에 너무 오래 머물면 좋지 않다. 한 도시에
머물더라도 이곳 저곳 숙소를 옮겨보는 곳이 좋다. 이것은 새로운 지기를 많이 만드는 방법이다. 자기 본국에서 온 사람을 피하고
여행하는 나라의 좋은 친구가 있는 곳에서 식사하게 함이 좋다.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길 때는 그곳에 사는 지체 높은 사람
앞으로 된 소개장을 얻어 두는 것이 좋다. 보고 싶고 알고 싶은 것에 있어 그의 호의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짧은 여행으로 큰 이득을 얻을 수가 있다.
여행 중의 교제로서 가장 유익한 것은 대사(大使)의 보좌관이나 개인 비서를 사귀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 나라를 여행하면서
많은 나라의 경험을 흡수할 수가 있다. 또한 널리 이름을 떨치고 있는 다방면의 저명한 인사를 만나고 방문하게 함이 좋다. 실제의
사람됨이 명성과 어느 정도 상부하는가 알게 해줄 것이다.
싸움은 조심스럽고 분별심있게 회피해야 한다. 싸움은 흔히 여자 문제, 축배를 들 때, 좌석 문제, 말의 꼬투리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므로 성 잘 내고 싸움 좋아하는 사람과 접촉할 땐 조심해야 한다. 그런 사람들은 저희끼리의 싸움에도 곧잘 남을 끌어들인다.
귀국한 후에도 여행했던 나라들을 뒤로 밀쳐두지 말고 그동안 사귄 사람 가운데 훌륭했던 사람과 편지 왕래를 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의 여행이 차림새나 몸짓으로 들어나는 것보다 이야기로 전달되는 편이 좋다. 이야기할 때에도 여행담을 쏟아놓기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묻는 말에 신중히 답할 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끝으로 그동안 자기 나라의 풍습을 잊고 외국물에 젖지
않았음을 보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외국에서 배운 약간의 정화(精華)를 자기 나라의 풍습 속에 심는 데 그친다는 태도쯤은
표명해도 상관없겠다.
즐거운 유럽여행! 함께 나누는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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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길잡이★유럽 배낭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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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행이란것이 전달해주는 의미는 참 많은듯합니다.. 현지에서 만난 좋은사람과 메일이라도 주고받을수 있다면 그야말로 큰 선물이죠. 멋진글 감사합니다.
오늘날엔 가정교사나 하인을 대동하는 대신 관광가이드와 함께 투어하지만 여행의 본질에 있어서는 16~7세기와 비교해서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저도 다음 여행 땐 현지인과 사귀어서 돌아온 다음에 펜팔하는 것을 목표로 .. ^^
여행의 의미를 다시금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