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로 들어가라
열차가 출발하기 위해 문이 닫히는 순간
안에 있는 사람들은 듣기 싫어도 네가 하는 말을 듣게 된다
...
그렇게 시작된 22년의 세월.
하루하루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사십시오
삶이 고귀해집니다
지하철이라는 사역지에서
이러한 가치관으로 살아온
나로서는 새해라해서 별다를 것도 없었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오늘 죽을 것처럼
사는 것입니다. (...주님 주신 새 계명 중에서)
나에게는 오늘이 내게 주어진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도
새해이자 휴일이라 예약 잡힌 것은 없었지만
아침부터 매장에 나와 전도용 복장으로 갈아입고
주님께서 정해 주신 시간과 장소에 맞추어 사역을 시작했다
사람들은 정초(正初)부터 등장한
전도자의 모습과 외침에 황당해하면서도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전도지를 받으며 살아계신 주님을 증거 받았다
특히
새해부터 죽음에 관련한 이야기를 드려 죄송합니다
그러나 죽음을 항상 곁에 두고 사십시오
비관주의가 아닌 삶이 고귀해집니다
...
생각하고 있었던 말도 아닌데
완악한 칸에서는 이런 말이 내 입술에서 나오도록 하셨다
그러자 방금까지만 하더라도 전도지 한 장 받지 않았던 분위기에서
생각이 바뀌었는지 전도지를 달라고 손을 내미는 분들이 계셨다는 것이다
"그들이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물어 이르되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할꼬 하거늘"(행 2:37)
오늘 내가 그 시간 그 장소에서
전한 메시지를 듣고 이러한 마음이 들었다는 것만 해도 감사했다
어제 사랑이는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태국으로 전지훈련을 떠났다
... 2023년 12월 26일 일기 참조
비록 형편에 무리해서 가는 것이지만
그래도 아이가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훈련을
무사히 보내 줄 수 있었다는 것에 아내에게 감사했다
아내의 재정 운영을 보면 정말로 신기하다
내가 벌어다 주는 수입으로는 늘 빠듯할 만큼 뻔하다
그런데 어떻게 그 적은 돈에서도
우리가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게 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그는 베로 옷을 지어 팔며 띠를 만들어 상인들에게 맡기며
능력과 존귀로 옷을 삼고 후일을 웃으며
입을 열어 지혜를 베풀며 그의 혀로 인애의 법을 말하며
자기의 집안 일을 보살피고 게을리 얻은 양식을 먹지 아니하나니"(잠 31:24~27)
나는 이를 위해서라도
주님께서 내게 맡기신 사역을 쉴 수 없다
지하철 전도를 통해 영의 아내를 만날 수 있었고
그 아내를 통해 백발백중으로 아이들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아내가 고마워서라도
자기의 앞길을 잘 찾아가는 아이들이 고마워서라도
오늘의 사역을 이어간 것이고 전도를 마치자
목적지에 도착해 좋아하는 아이가 보낸 사진을 보면서
무리를 해서라도 보내 주길 참으로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손의 열매가 그에게로 돌아갈 것이요
그 행한 일로 말미암아 성문에서 칭찬을 받으리라"(잠 31:31)
이러한 삶을 올해도 이어가는 한 말씀이 삶으로 이루어질 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