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레미야 4:11~22
◈ 새번역 ◈
11 그 때가 오면, 이 백성과 예루살렘이 이런 말을 들을 것이다. "소용돌이치는 열풍이 사막에서 불어온다! 나의 딸 나의 백성이 사는 곳으로 불어온다. 이 바람은 곡식을 키질하라고 부는 바람도 아니고, 알곡을 가려내라고 부는 바람도 아니다.
12 그것보다 훨씬 더 거센 바람이 나 주의 명을 따라 불어 닥칠 것이다." 백성에게 심판을 선언하시는 분은 바로 주님이시다.
13 "적군이 먹구름이 몰려오듯 몰려오고, 그 병거들은 회오리바람처럼 밀려오며, 그 군마들은 독수리보다도 더 빨리 달려온다." "이제 우리는 화를 당하게 되었다. 우리는 망하였다."
14 예루살렘아, 네가 구원을 받으려면, 너의 마음에서 악을 씻어 버려라. 네가 언제까지 흉악한 생각을 너의 속에 품고 있을 작정이냐?
15 "이미 단이 소리 친다. 에브라임 산이 재앙의 소식을 전하여 이르기를
16 '이 소식을 여러 나라에 알리고, 예루살렘에 전하여라. 적군이 먼 땅에서 몰려와서 에워싸고, 유다의 성읍들 쪽으로 전쟁의 함성을 지른다.
17 적군이 논밭지기들처럼, 사방으로 예루살렘을 둘러싼다. 그 도성이 주님께 반역하였기 때문이다' 한다. 나 주의 말이다."
18 "너의 모든 길과 행실이 너에게 이러한 재앙을 불러왔다. 바로 너의 죄악이 너에게 아픔을 주었고, 그 아픔이 너의 마음 속에까지 파고들었다."
19 아이고, 배야. 창자가 뒤틀려서 견딜 수 없구나. 아이고, 가슴이야. 심장이 몹시 뛰어서, 잠자코 있을 수가 없구나. 나팔 소리가 들려 오고, 전쟁의 함성이 들려 온다.
20 재난에 재난이 꼬리를 물고 일어난다. 온 나라가 황무지가 된다. 홀연히 나의 천막집도 무너지고, 순식간에 나의 장막집도 찢긴다.
21 저 전쟁 깃발을 언제까지 더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가? 저 나팔 소리를 언제까지 더 듣고 있어야만 하는가?
22 "나의 백성은 참으로 어리석구나. 그들은 나를 알지 못한다. 그들은 모두 어리석은 자식들이요, 전혀 깨달을 줄 모르는 자식들이다. 악한 일을 하는 데에는 슬기로우면서도, 좋은 일을 할 줄 모른다."
◈ 묵상 Point ◈
(출처 : 묵상과 설교 / 성서유니온)
▪지각이 없고 미련한 백성들
패망과 파멸과 탈취의 날이 다가오는 것을 경고하는 선지자의 마음은 무너진다. 슬프고 답답하고 잠시도 가만있을 수 없다. 거짓 평강의 소리에 미동도 하지 않는 백성들을 보면서 마음이 무너진다. 점진적인 멸망이 아니라 갑작스런 파멸이 될 것이니 더욱 심각하다. 하지만 이 백성은 하나님을 모르고 심각성을 깨닫는 지각도 없는 미련한 자들일 뿐이다. 악을 행하는 데는 민첩하고 영리하지만 선을 행하는 데는 무지하다. 텅 빈 인생이다.
◈ 설교 / 하나님의 마음에 공감하는 자 ◈
(출처 : 생명의 삶 플러스 / 두란노)
유다 백성을 향한 심판의 경고는 계속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점점 멸망을 향해 나아가는 그들을 바라보는 예레미야의 마음은 슬프고 아플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은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유다 백성을 향해 경고하셨으나, 이미 영적으로 무뎌지고 죄악으로 인해 완악해진 백성의 삶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눈물로 외치는 하나님의 경고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합니다.
광야에 있는 헐벗은 산에서 하나님의 백성에게 뜨거운 바람이 불어옵니다(11~12절). 이 표현은 머지않아 바벨론이 유다를 침략해 그 땅을 황폐하게 만들고 백성을 괴롭힐 것을 뜻합니다. 실제로 팔레스타인 지역에는 아라비아 사막으로부터 동풍이 불어오는데, 그 바람은 열기가 대단해서 초목을 모두 말려 버립니다. 하나님은 그의 백성이 일상에서 경험했던 자연현상을 예로 들어 더욱 분명하게 깨닫게 하셨던 것입니다. 당신의 백성을 사랑하셨기에 그들이 깨닫고 돌이키기를 바라셨습니다.
하나님이 부르신 바벨론 군대는 구름같이 올라올 것입니다. 그들의 병거는 회오리바람 같고, 말들은 독수리보다 빨랐습니다(13절). 하나님을 떠나 나라의 구석구석이 무너진 상태에 있던 유다는 바벨론의 완벽한 전력 앞에서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입니다. 하나님의 심판 앞에서 살아남을 자들은 없습니다. 그것을 속히 깨달아 하나님의 마음을 돌이키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입니다.
심판을 앞둔 유다가 구원받을 수 있는 방도는 오직 그들의 마음에서 악을 씻어 버리는 것이었습니다(14절). 외적으로 드러난 우상숭배와 도덕적 퇴폐보다 더 급하고 심각한 것이 마음속에 자리 잡은 악함인 것을 하나님은 아셨습니다. 마음속의 악함을 씻어 내는 방법은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과 긴밀하게 교제하는 것입니다.
먼 땅에서부터 와서 이스라엘을 함락하려는 바벨론 군사들은 밭을 지키는 자같이 예루살렘을 에워쌀 것이고 소리를 지를 것입니다. 유다 백성이 아무리 철저하게 막아도 그들의 기세를 꺾을 수 없는 이유는 이 전쟁이 하나님을 거역함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입니다(16~17절). 그러므로 막으려고 애쓰기보다 하나님을 거역했던 자신들의 행실을 돌아보아 회개해야 합니다. 그래야 문제가 해결됩니다. 우리도 피해갈 수 없는 환난이나 곤경에 처하면, 하나님과의 관계를 우선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이 보여 주심으로 이미 유다의 멸망을 알고 있던 예레미야는 '슬프고 아프다'라며 탄식합니다(19절). 마치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낄 만큼 그는 자기 민족을 사랑했습니다. 아무런 애정이 없었다면 그저 하나님이 선포하라고 하신 대로 외치고 말았겠지만, 그는 백성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에 동조했습니다. 믿는자들은 죄악이 만연한 세대 가운데서 슬퍼하고 아파하며 하나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예레미야는 백성을 가리켜 "악을 행하기에는 지각이 있으나 선을 행하기에는 무지하도다"라고 말합니다(22절). 유다 백성은 영적 무지에 빠져 있었기에 선지자는 계속 전쟁의 경보를 들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적 무지란 하나님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므로, 영적으로 지혜로운 자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속에 있는 죄의 뿌리를 뽑아버리고 날마다 하나님을 알아가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럴 때 죄로 인해 슬퍼하셨던 하나님이 기쁨을 얻으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