暴雨 예보에다가 금요회 모임까지 겹친 날이라 4~5명이면 족하리라 마음먹고 있었는데 6명이나 참석했으니 그런대로 만족합니다. 칸트처럼 정확한 생강차 분배를 담당한 조거사가 오늘도 도착하는 친구마다 불러 따끈한 차를 따라주니 그 변함없는 우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한참 이재명을 열심히 씹고 있는데 옆에 모인 우리보다 두어살 아랫 세대에 속하는 한 친구가 공감한다는 뜻에서 우리 모임의 속성을 물어보며 감탄하는군요.
밖으로 나오니 예상과는 달리 약한 빗줄기가 그냥 걸을 만한 정도로 내리니 평소와는 다른 빗속의 낭만도 느껴봅니다. 그 많던 지붕 쉼터를 무료 입장 노인들의 일방적인 점유가 미워서인지 거의 철거해 이렇게 비내리는 날에는 빗물을 피해 간식할 장소를 찾기가 쉽지 않아 이리저리 헤메니 측은해 보일까 두렵군요.
눈여겨뒀던 호숫가 지붕 쉼터를 운좋게 찾아서 간식 파티를 열게 되니 시작부터 祥瑞로운 기운이 돋는 것 같아 기분이 좋군요. 제천 아씨 독감으로 보름만에 맛보는 깻잎煎과 고추煎에 생막걸리,그리고 단 참외 디저트로 추억을 재탕, 삼탕 反芻하는 대화의 광장으로 들어가는군요.
잠간! 제천댁이 아닌 “제천 아씨”라는 呼稱의 변화를 설명해야겠군요. 이두훈 기장이 이런 면에는 번뜩이는 촉감이 발달해 “宅”이라는 호칭은 좀 구닥다리 냄새가 나고 나이도 든 것 같다고 하며 “아씨”로 업그레이드 하자고 하니 모두들 대찬성! 아씨의 부군되는 최총무도 속으로 좋아하는 기색이 겉표정에서도 진하게 묻어나오는군요. 그런대 “아씨”의 짝이 되려면 “낭군”은 되어야 하니 오늘부터 최총무도 그 왕성한 체력에 걸맞는 젊은 호칭을 얻게되었으니 두 분에게 축하할 일이군요.
오늘 이곳까지 올 때 최총무의 걸음걸이가 좀 우둔해진 것 같아 알아보니 허리가 아파서 그렇다고 하는군요. 이 상황에서 우선 아픔 그 자체를 걱정해 주고 위로해주는 것이 친구로서의 마땅한 도리인 줄 뻔히 아는 친구들이 내뱉는 한 마디를 들어보소! “제천 아씨 독감이 나아지니 그동안 참아왔던 일과를 너무 무리하게 치루느라 허리를 많이 써서 그렇지! ”
다시 이재명 얘기가 나와 이번에 G7 회딤에서의 冷待받은 것을 지탄하고 요즈음 소위 보수 언론이라 부르던 신문들의 컬럼니스트들도 모두 납작 엎드려 울화가 터진다고들 푸념하는군요. 요즈음 양식있는 친구들 중 TV뉴스를 시청한다는 친구들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 같아요.
우리도 전번 주에 언급되었던 오장동 함흥 냉면좀 먹자는 얘기가 나오자 최총무가 도저히 믿기지 않는 한 순대국집을 강력히 추천하는군요. 동대문 운동장 옆 중앙시장에 위치한 음식점인데 국밥 한 그릇에 5천원하고 복분자 술 한 병도 4천원 받는다고 하니 누가 수긍하겠어요. 친구들이 아무도 인정하려들지 않자 오늘 당장 가보자고 하며 그 날 셋이서 탕 한그릇씩 시키고 복분자 한 병을 먹었는데 19500원 지불했다고 하니 안믿을 수도 없군요.
새 국무총리 김민석,안기부장 이종석이 대화에 올라오자 근본부터 붉은 좌파 핵심 인물이었다며 모두들 걱정하는군요. 이재명이가 청와대로 다시 들어간다고 하는데 그 이름을 靑瓦臺에서 赤瓦臺로 바꿔야 할 날도 오지 않을까 걱정되는군요.
연산댁이 끓여 보내준 커피를 찾는 걸 보니 점심 먹으러 갈 시간이 다가온 것 같네요. 한결같은 味親 맛을 자랑하는 커피로 입가심을 하고 나니 조남진 회장이, 오늘 누가 점심 낼 뜻을 보이지 않으니 내가 쏘갰다고 듣기 좋은 멘트를 날리니 모두 기뻐하며, 미안해서 사당 칼국수 집을 추천하자 우리 나이에는 건강식을 먹어야 한다며 코다리 명가로 결정하는군요. 오늘처럼 날씨도 기분도 우중충할 때 멋지게 분위기를 一新해주는 조남진 회장 고마워유!
미리 예약 전회를 하고 갔지만 빗줄기가 코다리와 궁합이 맞는지 거의 만석이 되어 방은 선약 손님들에게 뺏기고 홀에 자리를 잡게 되었답니다. 전주 룸에서 친절하게 서빙을 해 주던 이모가 달려와 주문을 받아가니 조회장이 어느틈에 봉사료를 찔러넣어주니 움직이는 몸놀림이 한층 더 활달해지는군요.
소맥으로 목을 축이며 오늘의 스폰서인 조회장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본격적인 식사 순서로 들어갔답니다. 모두들 코다리 한 마리씩을 접시에 옮겨놓고 이리저리 해부하며 열심히 맛있게 그리고 즐겁게 대회를 곁들여 식사를 하니 그야말로 “김갑순이가 부럽지 않구려!”
그런데 다른 친구들이 대부분 식사를 끝내고 수저를 놓고 있는데 한 사람 최총무만은 계속 머리 부분까지 산산조각내며 식사에 열중하는데 모두들 감탄의 눈으로 바라보며 “참 복스럽게도 먹는구나!, 제천 아씨도 인물도 참작했을 터이지만 저런 복들어오게 먹는 모습에 마음이 끌렸을 거야”라고 칭찬을 하는군요.
나이 먹으면 小食해야 한다고들 하는데 그 이유는 몸을 별로 쓰지 않는데 땔깜이 많이 들어가게 되면 그 여분이 지방 등의 노폐물로 변해 쌓이기 때문이라네요. 그런데 제천 아씨 부군인 최총무는 들어가는 땔깜을 완전히 燒盡할 정도로 밤낮으로 몸씨름을 하기 때문에 小食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아닌 분석을 할 수밖에 없군요.
아무튼 삶의 모든 면에서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는 우리 최총무님 오늘같은 건강한 모습을 오래오래 유지해 백수등산 모임을 끝까지 잘 이끌어가기 바랍니다. 오늘과 같은 Gloomy Rainy Day를 Sunny Day 기분으로 바꿔준 조남진 회장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내며 오늘 6명의 조촐하지만 너무나 즐거웠던 모임을 끝냈답니다.
*追伸 : 조남진 회장이 계산을 끝내고 나올 때 보니 筆者의 아픈 내자에게 전하라 하며 코다리 정식 2인분을 들려줬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 함께 즐긴 친구들] 조남진, 주재원, 이두훈, 조원중, 최기한, 한현일
[다음 모임 안내] 6월 27일(金) 11시 대공원역에서 만나요.(혹시 오장동 냉면 먹자는 의견이 나오면 모임 장소를 바꿉니다.그 뜻을 최총무에게 연락해주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