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30분 핸드폰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깬다
시간상으로는 4시간 이상을 잤지만 두번이나 깨었다가
자는 바람에 깊은 잠에 빠진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알 수가 없다
준비를 부지런히 하고 5시도 안되서 집에서 나간다
택시를 타고 사무실 앞으로 가니 벌써 회장님이 나와
계시고 차도 와 있는게 보인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여러가지 필요한 물건들을 나른다
차를 이동시킨다
6시가 되려면 30분이나 남은 시각에 SBS앞에 차를
세우니 아직 회원님들이 안보인다
기사님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려니
회원님들이 한분 두분 오셔서 차를 타신다
6시 정각에 차를 이동 시킨다
회원님들이 마지막으로 타시는 도시가스 앞에서 잠깐
경애언니를 기다렸다가 주왕산으로 출발을 한다
아주 먼 곳이라는 생각에 차에 타자마자 눈을 감고
꿈나라로 가 보려고 애를 써 본다
애를 쓸 뿐이고 그냥 눈만 감고 있다
8시 30분이 되니 문막 휴게소이다
잠깐 나가서 바람 좀 쏘이고 기사님 음료수와 커피를
사곤 버스에 들어와서 또 눈을 감고 있어본다
옆에 앉으신 함고문님이 심심하신지 자꾸 뭐라고 하신다
밖에 이렇게 좋은 경치가 많은데 왜 잠만 자냐고..
오늘은 그냥 눈을 감고 조용히 있고 싶다
얼마를 더 갔을까?
안동댐이라고 구경하라고 함고문님이 깨운다
댐이 바로 눈앞에 보인다
댐만 보이는게 아니고 바깥의 풍경들이 다 보인다
산도 보이고 물도 보이고 하늘도 보인다
이렇게 좋은 우리나라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것이 실감이
나는 것 같다
10시 20분 가랫제 휴게소이다
이름이 참 특이하다
정감이 있는 이름인 것 같다
주왕산에 도착하니 11시이다
산행 출발을 한다
주차장에서 올라가는 길엔 수달래꽃 축제준비를 하느라고
난리이다
제 17회 수달래꽃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크게 걸려져
있는게 보인다
왼쪽에서는 떡을 먹고 가라고 이야기 하는 아줌마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어디 단체에서들 나오셨는가 보다
떡을 한잎 먹고 가고 싶지만 빨리가서 매표소에서 인원을
점검하고 표값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만 이 곳에 두고
몸은 부지런히 매표소로 향한다
이 상돈 대장님이 인원을 벌써 몇명 올려 보냈나 보다
주왕산에서 몇년을 살았다는 이 상돈 대장님이 오늘 선두를
보신다고 한다
깊고 깊은 산중에서 몇년을 살았으면 정말 산사람이다
맑은 물과 맑은 공기 그리고 마음이 맑은 사람들과의 만남은
참으로 좋은 일이다
매표소에서 기다리니 회원님들이 무리 지어서 다들 빠른
걸음으로 올라 오신다
축제 기간이라 그런지 아님 평상시에도 그런지 몰라도 사람들이
많이 올라가고 많이들 내려 오시기도 한다
회원님들 다 올려 보내고 나는 맨 마지막으로 올라간다
총무일을 하다 보니 맨 마지막으로 올라가는 일이 많다
후미 보시는 회장님이 안올라 가시고 나를 기다리고 계신다
회장님과 둘이서 열심히 올라가 보지만 먼저 올라가신 회원님
들을 만나기는 참으로 어렵다
얼마를 걸었을까?
회원님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회장님은 어차피 후미를 봐야 하니 동그라미 먼저 올라간다
계곡길에서 함고문님이 바위의 이끼 때문에 물에 빠져 신발과
양말이 다 젖었다
메롱이다..
이번 주왕산 산행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거는 물에 빠져서
깜짝 놀라하는 사람을 보는 일이리라..
함고문님과 여자분 한분이 물에 빠졌다
함고문님은 회장님이 여벌로 가져오신 양말을 빌려주고
여자분은 동그라미가 여벌로 가지고 다니던 양말을 빌려
준다
고맙다고 한다.. 당연한 일인데..
물에 한번 빠질때는 재미 있었는데 두번째 빠지는 함고문님을
보면서는 더 재미있지롱..
"고문님~~ 한번만 물속에 빠지면 되지 뭘 두번씩이나 빠지고
그러셔요? 너무 재밌게?"
주왕산 산행은 우리 회원님들이 흩어지지 않고 많이씩 뭉쳐서
다닌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뭏튼 그렇다
동그라미도 후미팀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다닌다
그러다 보니 산행이 훨씬 재미가 있는 듯 싶다
선두로 열심히 날쌘돌이 처럼 올라가 버렸으면 물에 빠지는
재미있는 그런 구경도 하나도 못 했을 뻔 했는데..
이번 산행은 후미가 따로 없다
다들 이제는 산행에 속도가 붙어서 영숙언니를 포함한 희자
언니도 후미가 아니다
나무가 우거져 그늘을 만들어 주는 산길을 계곡 물소리
들으며 걷노라니 참으로 좋다
이렇게 좋은 세상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세상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한참을 굽이굽이 돌고 도니 오르막길이 나온다
다들 힘이 들어 하시는게 보인다
동그라미 역시 힘은 들지만 오늘은 올라갈 힘이 막 생겨서
앞사람을 뒤로 하고 혼자서 열심히 올라간다
밑을 내려다 보니 저 아래 회원님들이 올라 오시는게 보인다
화이팅~~
이렇게 외치니 올려다 회원님들이 올려다 본다
몇번을 화이팅을 외쳐 주고는 또 부지런히 올라가니 임고문님
내외분이 올라가고 계시는게 보인다
힘이 들기는 마찬가지 일게다
밑에서 올라오고 계신 분들이나 지금 위쪽에서 올라가고 있으신
분들이나..
올라가도 올라가도 오르막길만 있다고 임고문님이 그러시는게
들린다
임고문 오빠.. 화이팅~~
혼자서 땀을 흘리며 빠른 걸음으로 올라가니 회원님들이 쉬고
계신게 보인다
그런데 왜 이렇게 추운건가?
땀 좀 흘려서 살 좀 빼 보겠다고 열심히 열심히 기껏 올라
왔더니 피부로 느껴지는건 엄청남 추위 뿐일쎄..
땀을 흘릴때는 걸을 수 있는 최고속도로 걸어서 땀을 많이
흘려야 기분이 상쾌하다
오늘도 그런 기분을 만끽하고자 열심히 왔건만 이 곳은 너무
춥다
점심식사가 시작이 된다
후미로 오시는 회원님들을 기다리기도 하고 먼저 드시는 분들은
먼저 드시기도 하고 젤 좋은 시간인가 보다
철오빠(신종철 회원님을 줄여서 이렇게 씀)가 동그라미의
점심을 또 가지고 왔다고 한다
너무 고마운 오빠구먼..
바위에 둘러 앉아 맛있는 은행밥을 먹어 본다
언제나 그렇지만 찹쌀을 넣은 은행밥은 너무 맛있다
소화도 잘 되고 영양가도 있고..
오늘도 예전과 다름없이 조금만 점심을 드신 철오빠는 남은
은행밥을 다 동그라미 몫으로 돌린다
그래도 오늘은 여러회원님들이 나누어 드셔서 그런지 밥량이
그렇게 많지 않다 다행이다
은행밥이 많이 남으면 버리지도 못하고 동그라미 혼자서
처리를 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철오빠가 모시고 온 언니는 참으로 이쁘게 생겼다
산도 잘타고 성격도 참 좋은 것 같다
맛있는 점심 시간이 끝나고 이제 하산 시간이다
오후 2시 20분..
계속 계곡을 타고 내려간다
어디쯤 일까?
희자 언니가 발을 담그고 있다
우리도 담그고 가라고 한다
그러나 갈길도 멀고 하니 그냥 간다고 발길을 재촉한다
고문님이 앞에서 경애 언니와 동그라미를 기다리고 계신다
경애 언니가 뒤에 오시는 회원님들과 같이 가자고 발길을
멈춘다
그러자고 했더니 그러면 우리도 발 좀 담궜다가 가자고 한다
빨리 발만 씻고 가자고 이야기 하고는 동그라미가 발을
씻어본다
그런데 경애 언니는 발을 담구지 않더니 우리 뒤에 바로
따라오시는 회원님들과 함께 가 버리고 없다
함고문님은 아까 물에 빠졌던 그 이후로 아마도 발이
시려울게 뻔하다
다시 한번 메롱이다.. 메롱..
아이고 그럼 나만 시간도 없는데 발을 담구고 있구나..
그렇게 느끼고 있는 사이에 회장님이 저기서 오시는게 보인다
혼날게 뻔하다
그런데 왜 이렇게 마음은 급한데 양말이 이렇게 안들어 가지?
그리고 신발끈은 이렇게 잘 안묶어 지고?
회장님이 이 지점까지 오기전에 완전무장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
급한 마음에 잘 되지 않는다
경애언니는 바람만 잡아 놓고 먼저 가 버리고 빨리 내려가서
회원님들 챙겨야 하는 총무라는 사람이 계곡물에 발을 담구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다..
앞으로는 그러지 않아야 겠다고 속으로 굳은 다짐을 해 본다
함고문님이 장난을 친다
물가에 앉아서 동그라미를 지켜보시던 함고문님이 장난을 친다
바쁘게 양말을 신는 이유를 다 아시면서 일부러 물을 뿌린다
그래 두고보자.. 이렇게 생각하며 생수통에 계곡물을 담는다
회장님은 그 물을 먹을려고 담는 줄 알고 회장님 베낭에 물이
있다고 그 물 떠오지 마라고 한다 .. 속도 모르고..
물가에서 함고문님과 동그라미가 나온다
베낭을 회장님께 잠깐 맡기고 아까 떠 온 계곡물을 고문님
등에 조금 부은다
우와~~~ 너무 재밌다
언제 해 보고 안 해본 물놀이 인가?
고문님은 예상치 않은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있다가 당했다
고문님 1:1 입니다
다음에 연장전 있습니다 기대하십시요 잉?
물을 등에 많이 부을려고 생각하고 하나 가득 떠 왔는데 차마
그러지 못하고 나머지는 다 쏟아 버리고, 함고문님과 동그라미
그리고 회장님 이렇게 셋이서 길을 걷는다
뒤에서 안오시는 희자언니를 기다리면서 걸어 보지만 보이지
않는게 아마도 발목이 많이 좋지 않은가 보다
회장님은 희자언니를 비롯한 후미팀을 기다렸다 같이 오려고
기다리고 고문님과 동그라미는 또 걷는다
그러다가 회원님들 또 여러분 만나고... 이번 산행은 이상하게
선두로 다니시는 회원님들이 많이 후미로 같이들 간다
아마도 산이 그렇게 험하지 않고, 즐기면서 산행을 만끽하기
위함이 아닐까?
비가 며칠전 온 때문인지 계곡물 소리는 참으로 듣기 좋다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 사람에게 좋다고 하는데 이번 산행
하면서 계속 물 흐르는 소리를 들어본다
대피소에 다다르니 이상돈 대장님이 안으로 들어 오라고 한다
여러가지 음식을 팔기도 하는 곳인가 보다
우장 산악회 회원님들이 온다고 해서 차를 많이 끓여 놓았다고
종이컵에 한잔씩을 준다
산장지기님(?)과 이상돈 대장님은 오래도록 알고 지내는 사이
인가 보다
하긴 산에서 부터 알고 지내는 사이이면 얼마나 좋은 사이인가?
어러가지 약재를 넣어서 끓였다는 차를 한잔씩 마시고는
빠른 걸음으로 회원님들이 하산해 계시는 주차장으로 발길을
재촉해 본다
걷다 보니 회장님과 하대장님 이준일 대장님 이렇게 넷이서
걸어가고 있다
걸어가노라니 아무래도 더 빨리 걸어야 할 것 같아 구보를
하자고 동그라미가 제안을 해 본다
달리기 시작한다
이준일 대장님이 앞서고 그다음은 회장님 그리고 동그라미이다
달리다가 뒤를 돌아보니 하대장님은 보이지도 않는다
우와~~ 이준일 대장님은 걷기만 잘 하시는게 아니고 달리기도
정말 잘 하신다
잘 모르는 어떤 학생들도 우리랑 같이 뛴다
얼마나 뛰었을까?
회장님이 힘이 드시는지 달리기를 멈춘다
동그라미도 멈추고 다시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그러면서 하대장님은 뒤에서 보이지도 않는다고 이야기를 하며
뒤를 돌아보니 바로 뒤에서 하대장님이 따라 오고 계신다
아이구~~ 미안~~
이제 주차장에 거의 다다랐다
임원을 맡고 있는 우리는 빠른 걸음으로 내려오지만 회원님들은
사진도 찍고 자연을 더 감상하시며 천천히 걸어 오시느라
아직 안 내려오고 계신다
먼저 하산하신 여러 회원님들이 보인다
몇시에 오셨냐고 맨 먼저 하산을 하신것 같은 선근오빠에게
물어보니 4시에 도착을 했다고 한다
5시 정각에 서울로 출발을 하기로 하고 회원님들에게 차에
타시라고 말씀드리고는 회원님들이 차 옆에서 소주를 드셨던
자리를 혼자서 치워본다
이것 저것 바쁜 마음에 정리를 하고 있으니 언제나 처럼
김 필웅회원님이 같이 도와 주신다
쓰레기를 김 필웅 회원님이 가져다 버린다
덕분에 우리 회원님들이 술을 한잔씩 했던 자리가 깨끗해진다
어떤 때는 이런 저런 일을 하다 보면 화장실 가는
것도 잊을 때가 있다
차에 탄 다음에 화장실을 가지 않은 것이 생각이 날 때도 있다
회원님들을 차에 다 타시라고 하고는 회장님께 화장실 빨리
다녀 온다고 이야기 하고 달려서 화장실로 간다
그런데 이게 누군가요?
반가운 얼굴을 화장실에서 만난다
회장님이다.. 호호호
회장님도 아직 산에서 내려오지 않은 회원님들이 기다리다가
동그라미가 화장실 간다고 하니 본인도 화장실을 안가신 것이
생각이 났는지 달려 오셨는가 보다
언제나 이렇게 바쁘지 않게 여유롭게 산행을 할 수 있을까?
남자와 여자 그림이 있는 서로의 갈 길로 가서 일을 보고 나오니
이제 5시가 다 되어간다
서울로 서울로 차가 출발을 한다
인원파악을 3번 정도는 한다
그래야 마음이 놓인다
혹시라도 한사람이라도 차에 태우지 않고 그냥 가 버리면
큰일이 나니까..
아침에 올때는 김이사님이 멀미가 난다고 동그라미의 자리를
내주었는데 지금은 조금 괜찮아 지셨는지 뒷 자리로 가셔서
언제나 처럼 맨 앞자리에 희자언니와 나란히 앉았다
희자언니가 감자도 쪄오고 참외도 가져와서 맛있게 먹고
우리 옆자리에 앉으신 여자 회원님들도 굉장히 많이 가지고
오셔서 많이 나누어 먹는 하루인가 보다
과일과 빵과 기타 여러가지를 준비를 많이 해 오신다
오실때 마다 그렇게 준비를 해 와서 나누어 먹으니 동그라미는
고마울 따름이다
언제나 그 고마움을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언니들~~ 고마워요 맛있게 잘 먹었어요~~
올라오는 길은 언제나 처럼 막힌다
그래도 즐거운 산행 덕분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늘 산행을 위해 고생하신 회장님과 우리 대장님들
그리고 오늘 참여해 주신 우리 회원님들 수고 많으셨구요
다음 무박산행 천관산에서 뵈요..
2002년 5월 7일 밤에
동그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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