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매치가 시작됐다. 그랜드 슬램 8강쯤 되면 이름만 들어도 경기 스타일을 알 수 있는 빅 스타들의 물러설 수 없는 승부가 시작된다. 2011년 호주오픈 남자단식에서도 46위의 알렉산더 돌고폴로프를 제외하고는 모두 시드를 배정받은 선수들이 8강에 올랐고 피할수 없는 한판승부는 이미 시작되었다. 페더러가 오전경기에서 일찌감치 4강행을 확정지었고, 8강의 빅매치로 주목을 받은 3번시드 노박 조코비치와 6번 토마스 베르디히의 경기 결과, 그랜드슬램 둘째 주, 화요일의 미소는 6-1 7-6 6-1의 승리로 조코비치에게 돌아갔다.
1세트 조코비치는 초반부터 여유롭게 시작했다. 발은 빠르게 움직였고 깔끔한 스트로크뿐만 아니라 4번의 네트 플레이 기회를 모두 성공시키며 순조로운 컨디션을 보여주었다. 2-1의 상황에서 조코비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베르디히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했고 이후 4-1상황에서 다시 한번 브레이크 하며 6-1로 가볍게 조코비치를 제압했다.
2세트에서는 베르디히에게 먼저 기회가 찾아왔다. 역시 2-1상황에서 0-40으로 여유로운 브레이크 찬스를 맞은 베르디히는 조코비치의 에이스로 한 번은 놓쳤지만 15-40에서 조코비치의 포핸드가 네트에 꼳히면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앞서나갔다.
그러나 곧 조코비치에게도 기회는 찾아왔다. 4-2에서 브레이크 찬스를 맞은 것. 조코비치는 네트에 있던 베르디히를 멋진 포핸드 패싱으로 따돌리고 빼앗겼던 서비스 게임을 되찾아 왔다. 이후 서로 팽팽하게, 그리고 힘겹게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키며 타이브레이크까지 갔다. 조코비치는 한 발 빨랐고, 베르디히의 스트로크는 깊었다. 누구하나 물러날 기색이 없었다. 타이브레이크에서도 서로의 서브를 잡았다 놓쳤다를 반복하다 5-5 상황에서 두 포인트를 먼저 따낸 조코비치는 2세트도 거머쥐었다.
2세트 타이브레이크의 여파였을까. 사기 충전한 조코비치는 3세트 2-1에서 다시 베르디히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해냈다. 거침없이 위너를 날렸고 수비하기 바빠진 베르디히는 가끔 공격의 기회가 와도 네트를 넘기지 못했다. 4-1에서 다시 베르디히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하는데 성공한 조코비치는 자신의 서비스 게임에서 6-1로 여유롭게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조코비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모든 포인트에서 그를 그가 커버할 수 있는 영역(comfort zone)밖으로 벗어나게 하려고 노력한 것이 주요했고, 2세트에서는 진짜 운이 좀 좋았던것 같다. 덕분에 3세트에서 여유를 가지고 자신있게 플레이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남성 중창단 수준의 우렁찬 목소리를 가진 베르디히의 응원단은 웃통을 벗고 각종 효과음과 노래를 불러가며 열렬히 베르디히를 응원해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고 베르디히는 패배 후 퇴장하면서 엄지손가락을 세워 감사를 표했다.
조코비치는 4강에서 로저 페더러와 결승전 진출을 놓고 한판승부를 벌인다.
글 = 강현규 인터넷 기자(멜버른)
사진 = 박준용 기자(멜버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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