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가 20년 전 그때 그 모습으로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고 합니다.
김혜성 기자가 전합니다.
귀에 착착 감겨드는 음악과 화려하고 관능적인 춤.
주인공 패트릭 스웨이지의 남성미 넘치는 춤 솜씨와 제니퍼 그레이의 풋풋한 모습은 장안의 화제였습니다.
● 지영하 (안무가) : "극장에서만 대여섯 번 이상 봤고 부분 부분 본 건 수십 번, 수백 번 될걸요."
● 양수임 : "굉장히 눈물이 나고 감성을 자극하고..소녀시대로 돌아간 것 같은 그런 느낌.."
지난 88년 1월 1일 개봉해 그 해 10월까지 무려 열 달 동안 상영될 만큼 큰 인기를 누렸던 영화 <더티 댄싱>.
서울 시내에 단 하나 남은 단관 극장이 내년 문을 닫게 될 때까지 이 영화를 장기 상영하기로 했습니다.
● 김은주 (<더티댄싱> 재개봉관 대표) : "관객들이 그때 추억 공감하면서 저희 극장에 대한 추억도 묻어서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단 생각에 선택.."
이제는 좀체 보기 힘든 손으로 그린 초대형 간판과 곳곳에 걸린 빛바랜 포스터까지 개봉 당시 분위기를 한껏 살렸습니다.
거칠던 화면은 깨끗하게 보정했지만, 관람료는 개봉 당시 가격 그대로 3500원입니다.
재개봉을 기념하며 영화 속 춤을 그대로 추는 행사도 열었습니다.
이제는 사라져가는 옛날식 극장에서 세월을 뛰어넘는 영화의 추억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혜성입니다.
(김혜성 기자 hyesung@mbc.co.kr)
에디터 > 나하나 포토 > 천윤기
# 현재 진행 중인 꿈 그리고 파운드 스토어
클럽을 운영하면서 댄서로서, 안무가로서 춤추고 싶다는 생각은 안 하셨어요?
하고 싶었죠. 목구멍이 포도청이 되다 보니까 정작 하고 싶은 일이 밀려 버렸죠. 지금도 하고 싶고, 해야 될 일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요. 항상 준비만 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 있으신 거예요?
이 나이에 내가 어디 가서 안무해준다고 하면 뭐라 그러겠어요? 구닥다리 저리 가라고 그러지. (웃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안무를 했다고 해봐요. 망하면 제작자들이 큰 타격을 받잖아요. 그래서 결론을 내린 게 내가 제작을 해서 내 생각을 곁들이는 거예요. 엔터테인먼트 회사 겸 아카데미를 만들어서 댄스 팀을 다시 한 번 부각시켜 보자. 실력 있는 댄스 팀을 배출해 보자. 근데 그게 쉽지가 않더라구요. 제작자로서 경력이 없으니까. YG, SM이 아닌 이상 힘든 거죠. 그래도 다행히 여러 친구들이 많이 도와주고 있어요. 록을 오래한 친구가 곡을 쓰고 있고, 뮤지션도 찾고 있어요.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는 그림이 있으세요?
실력 있는 가수와 그에 버금가는 댄스 팀이 있는 회사. 그걸 바탕으로 댄스 팀 에이전시를 만들고 싶어요. 그 친구들이 좀 더 편하게, 좀 더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거죠. 또 댄스 팀으로도 충분히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그 친구들도, 나도 실력을 갖춰야 돼요. 클럽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춤을 추진 않았지만 클럽에 매일 있었잖아요. 매일 음악을 들었고, 새로운 뮤직비디오를 가장 먼저 봤어요. 춤이나 음악에 대한 감각은 아직 괜찮아요. 떨어지지 않았죠. 그리고 댄서로서, 안무가로서 활동을 잠시 멈춘 동안 제3자 입장에서 내가 했던 안무들을 돌아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것들도 많아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 것도 많고. 지난 10년은 그 당시에는 몰랐던 것들에 대해서 디테일하게 살펴보면서 판단력을 키울 수 있는 시간들이었어요. 그 시간들이 앞으로의 행보에 좋은 발판이 되어 줄 거라고 생각해요.
‘춤 좀 추는’ 후배들을 꼽는다면 누가 있을까요?
일일이 꼽기는 어렵지만, 분야 별로 꽤 많이 있는 거 같아요. 요즘 교류를 많이 하지 않아서 누구라고 딱 짚어서 말하긴 그래요. (웃음) 가수들 중에 뽑으라고 한다면 비와 박재범. 정말 노력을 많이 하는 친구들 같아요. 비 같은 경우는 다른 애들에 비해 그래도 기본기가 갖춰져 있어서 본인도 모르게 그 기본기들을 잘 사용하는 거 같아요. 박재범 같은 경우는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만큼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요즘은 댄서들보다 가수들이 춤을 더 잘 춘다니까요. 비보다 춤 잘 추는 댄서가 별로 없는 거 같아요. 아쉽죠. 댄서들이 반성해야 돼요. 우리 같은 작은 회사들이 큰 회사들과 경쟁하려면 곡이 좋아야 돼요. 노래가 좋으면 춤이 살죠. 가수도 살고. 아이돌도 좋지만 한국의 마돈나를 키우고 싶어요. 우리나라에는 마돈나 같은 가수가 없잖아요.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만들어서 이런 멋있는 그림을 실현시키는 게 내 꿈인데 가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해요. ‘내가 뭐 잘났다고 이걸 하겠다고 그러나. 내가 그 정도 그릇이 되나.’ 근데 또 사람이 어떻게 그러고 살아요.
사실 경제적인 부분을 생각하면 시작하지 않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는데. (웃음)
이수만, 양현석, 박진영 정말 음악만을 위해 노력한 사람들이잖아요. 내가 그들을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단지 그들과 다른, 내가 생각해왔던 어떤 걸 해 보고 싶은 거죠. 그리고 그 생각이 맞을 거라는 막연한 착각을 하고 있는 거예요. 착각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결과가 어찌됐든 한 번은 부딪혀봐야 하지 않겠어요?
파운드 스토어도 마찬가지에요. 경제적인 부분만을 생각한다면 하지 못할 일이에요.
파운드 스토어도 평상시 염두에 둔 막연한 생각을 실천한 것 중 하나에요. 춤과 음악을 좋아하고, 클럽에 관여를 하다보니까 자연스럽게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된 거죠. 개인적인 관심 때문에 시작한 일이기도 하지만 멀리 보면 홍대 지역 발전을 위해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에도 스트리트 문화를 기반으로 한 언더 디자이너들이 굉장히 많아요. 근데 스트리트 패션을 오프라인에서 만나기가 참 어려워요. 그리고 파운드 스토어 이전에 우리나라 디자이너들이 만든 국내 스트리트 브랜드만 만나볼 수 있는 매장이 단 한 군데도 없었어요. 보통은 해외 브랜드들도 함께 팔죠. 이 씬에 있는 형으로서 해야 되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종의 의무감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려나. 하이패션은 나라에서 지원을 받아요. 명품 좋아하고, 명품을 사면 ‘된장녀’로 몰아가면서 명품을 만들라고 나라 자체가 지원을 하고 있는 거죠. 아이러니한 상황이에요. 거기에 언더 디자이너들의 자리는 없어요. 정작 도움 받아야 하는 재능 있는 디자이너들이 외면 받고 있는 거죠. 그렇다고 대기업이 나서냐. 그것도 아니에요. 대기업에서 갭을 팔고 유니클로를 팔고 있잖아요. 결국 이 씬에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알아서 커야 된다는 얘기에요. 그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어보자는 생각으로 파운드 스토어를 시작했어요. 파운드 스토어에 입점한 브랜드들이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게 발판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지금은 작아 보이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죠. 추후에 외국으로 진출할 수도 있는 거고, 한류의 중심이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나 혼자 좋자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앞으로 해야 될 일들이 많아요. 여기서 한 가지 얘기하고 싶은 건 혼자라면 절대 하지 못했을 일이라는 거예요. 좋은 친구들을 만났기 때문에 의기투합할 수 있었어요.
# 영원한 댄서
살아가는데 있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있으신가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되, 남한테 피해는 주지 말자. 의도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본의 아닌 피해도 만들지 말자. 모두가 다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좋겠어요.
요즘 젊은 친구들한테 인생 선배로서 조언 좀 해주세요.
해줄 말이 너무너무 많지만 내가 후배들을 가르치면서 느낀 건데 본인들이 깨닫기 전까지 들리는 말은 다 잔소리일 뿐이에요. 와 닿지 않는 거죠. 나 역시도 그랬으니까.
잔소리될까봐 얘기 안 해주시는 거예요? (웃음)
딱 하나만 얘기하자면 불평불판만 너무 많아요. 실력을 갖추지도 않고 사람들이 대접해주고 대우해주길 원해요. 좋아서 일을 하는 게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거 같아요. 사회적으로 문제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뭔지도 모르고 대학을 가고, 일을 하잖아요. 부모님이 대학 가라니까 가고, 일을 해야 되니까 하고. 너무 안타까워요. 중요한 건 자기가 뭘 해야 될지, 좋아하는 게 뭔지를 아는 건데 말이죠. 일이 힘들고 고달프다고 느껴지면 하면 안 돼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 아니니까 힘들고 고달픈 거예요. 화가가 그림 그리는 게 지겨우면 어떻게 해. 사진작가가 사진 찍는 일이 지겹다고 느껴지면 사진을 찍으면 안 되는 거예요. 그럴 바엔 차라리 몸만 쓰는 일을 하는 게 낫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뭔지 잘 생각해보고 그 일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뭔가에 홀리듯 빠져들어 봤으면 좋겠어요. 그게 얼마나 값진 일인지 경험하지 않고서는 모르거든요.
앞으로 더 하고 싶은 일이 있으세요?
앞에서 얘기했던 대로 엔터테인먼트 회사 겸 아카데미를 만드는 거 외에는 없는 거 같은데. 음… 계속 춤을 출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 나이에 춤을 춰도 괜찮다, 아니 나쁘지 않다 정도만 되도 사실 충분해요. 가끔 미국 방송을 보면 나이든 할아버지들이 나와서 춤을 춰요. 얼마나 멋있어요. 나 역시도 그랬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