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수성구 중학생 자살사건을 접하면서 안타깝고 슬픈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더욱이 저는 8년 전 초등학생이던 딸아이의 절친이 학교폭력과 따돌림으로 투신자살한 아픈 사건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자살한 아이의 일기장에서 그 아이를 괴롭힌 아이들의 이름까지 나왔었는데도 학교와 경찰은 우울증을 가진 아이가 같은 반 남학생을 짝사랑 하다 자살한 것으로 사건을 속히 종결 했었습니다. 학교와 경찰에 제가 진정을 했었지만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지난 7월 달에도 폭력 당하는 친구의 사연을 호소하다 묵살 당하자 투신한 여중생 사건이 대구에서 있었지요)
학부모로서 그리고 25년간 학교와 상담현장에서 경험을 한 상담자로서 저의 생각을 말해봅니다
1. 저의 경험으론 여러 유형의 상담 중 학교폭력 상담은 특히 어렵고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상담이라고 생각 합니다. 현 재 대구의 개업상담센터가 100여 곳을 넘게 생겨나고 대학에도 상담을 전공하는 교수가 수십여 명이 있지만 제대로 된 임상경험을 하고 문제해결능력이 있는 상담전문가는 극소수입니다. 그래서 교육당국에서 상담전문들과 체계적인 협조관계를 맺으려면 교수나 상담전문가 중 실제 상담경험이 풍부한 분들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저도 영남대와 대구대에서 상담교사 양성강의를 해왔었지만 (단기간에 급조해서 수료증을 줬다는 표현이 적절합니다. 한때 경험 없는 상담교사들을 경험 많은 전문가들이 지도감독하자는 시도가 있었지만 무산 되었습니다) 학원폭력상담의 난이도를 생각할 때 학교나 일선상담센터에서 전문적인 상담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난치성 암을 학교보건실에서 치료 하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현실적으론 학교나 일선상담센터 상담교사들이 체계적인 지도감독을 수퍼바이저에게 지속적으로 받도록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2. 유관기관 협력과 다양한 신고시스템도 적절히 실시된다면 좋은 결과가 예상 됩니다. 교육당국, 경찰, 전문가가 협력하며 신고시스템과 더불어 폭력에 대한 처벌의 수위도 높여야 합니다. 어떠한 형태의 폭력도 용납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 되어야 합니다. 제 경험으로는 폭력에 대한 처벌이 강력하고 확고할수록 학교폭력의 발생이 적었습니다.
예산이 어렵겠지만 가해자는 장기수용시설을 두어 피해자와 격리시켜 전문치료를 할 수 있는 종합상담센터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가해자와 피해자를 같은 학교 내에 두고 치료 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습니다. 당연히 종합상담센터는 다양한 상담경험을 가진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 되어야 합니다.
- 종합상담센터의 필요성 -
상담전문가들이 중심이 된 종합상담센터의 설립을 건의하는 바입니다.
대구 지역이 상담관련학교 대학과 졸업생은 아주 많은데 비해 실제 문제해결능력이 있는 상담자가 드문 것은 체계적인 상담수련교육이 없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상담전문가 양성체계에 문제가 있습니다. 상담대학원에 진학하면 전공관련과목은 불과 3,4과목을 수강한 후 졸업을 하게 되는데 이들 대부분이 체계적인 상담실무경험을 쌓지 않고 상담현장으로 나가게 됩니다. 이론적인 면도 부족하고 상담현장에서의 경험과 체계적인 지도를 받은 경험이 전무한 상담자들이 일선에서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개업상담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상담현장에 나간 후에라도 경험 많은 상담전문가에게 지속적인 지도를 받으며 상담자로서의 능력을 높여가야 하는데 이것이 소홀히 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상담인력을 늘리는 것보다 상담의 전문성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 합니다.
한꺼번에 상담인력도 늘리고 전문성도 높이는 것이 어려운줄 압니다. 그렇더라도 학교와 일선상담센터들의 상담능력을 보완 할 수 있는 중심으로서 종합상담센터는 필요 하다고 봅니다.
학교폭력상담은 상담전공자로 다양한 상담사례를 경험한 사람이, 특히 학교폭력과 관련된 사례들에 대한 지도감독을 오랜 시간 집중적인 지도를 받을 때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위암을 치료할 수 있는 전문가는 일반적인 의학교육을 받은 사람 중 특히 위암의 치료를 임상에서 집중적인 지도하에 오랜 시간 수련할 때 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종합 상담센터를 설립하면 학교 상담현장에서 근무하는 상담자의 전문성을 체계적으로 높일 수 있고 일선 학교에서는 한계가 있는 상담사례들을 체계적이고 효과적으로 다룰 수가 있을 것입니다.
학교폭력은 부모, 교사가 학생과의 관계를 상호적이고 긴밀하게 맺고 있어야 조기발견과 대처가 가능 합니다. 부모, 교사에게 폭력의 초기신호들을 알려 주는 교육과 (학생의 이상행동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를 알려 주는 것도 필요 하지만 부모와 교사가 학생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관심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필요 합니다. 아무리 단서들을 알려주고 교육을 해도 관심이 없다면 그러한 단서들은 간과될 것입니다) 더불어 부모, 교사, 학생이 서로 상호적이고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성교육도 강화해야 합니다.
이런 사건이 생길 때 한 번씩 상담의 필요성이 부각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흐려지는 지금까지의 대처와는 다른 좋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만들어 질수 있도록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