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해인 1993년 11월에 한국 출판사상 국내 최대의 국제 심포지엄이 세종문화대강당에서 열렸다. 이 심포지엄은 <멀티미디어 시대의 책의 진로와 전망>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다가오는 21세기 정보화 시대에 대비하는 세계출판의 현황 및 진로를 모색하였다.
서강대 유재천 교수는 컴퓨터와 정보 통신 기술의 발전에 대해 "그것이 독서 형태의 변화를 초래하지만 문화 매체로서의 책은 자신의 위상을 새롭게 정의하며 존재할 것"이라고 전제한 다음, 우리 출판계는 출판산업의 혁신과 독서인구 양성을 통해 그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멀티미디어 사회의 독서학>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유네스코 밀라그로스 델 코랄 국장은, 오늘날의 독서는 과거보다는 상황이 어려워졌지만 개인적인 풍요와 사회발전을 위해서는 더욱 필수적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독일 청소년의 독서습관에 관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독서를 많이 한 사람은 어린 시절 가정 내에서 독서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그리고 독서에 열심인 사람들은 어린 시절에 책 선물을 많이 받았거나 책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들었다.
멀티미디어 시대의 청소년 독서권장 방안으로는 무엇보다도 부모가 먼저 독서를 많이 즐길 것을 권했다. 또한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이야기 책을 읽어줄 것을 권했다.
게르하르트 쿠르체 회장(독일 서적상 및 출판협회)은 30여년 동안 진행되고 있는 출판협회의 연례 독서경연대회를 소개했는데, 학생들에게 요약문 읽기 낭독을 시킨다면서, 낭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즉 어린이들은 낭독을 통해 상상력과 창조성을 자극 받는다는 것이다.
문고판 책을 가지고 다닌다
문고판 책은 휴대하기 편하다. 독서를 생활화하려면 언제나 읽을거리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소책자와 중책자 크기의 읽을거리도 적지 않다. 기독교서점에서 소책자 코너를 살펴 보라. IVP, 네비게이토, CUP, 나침반, 예영 커뮤니케이션, 생명의 말씀사, 두란노 등의 출판사에서 나온 소책자와 중책자들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대한기독교서회의 <현대신서> 시리즈에서도 독자는 좋은 책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최규창의 <한국기독교 시인론>(현대신서 135)은 기독교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놓칠 수 없는 책이다.
1971년부터 발행되기 시작한 <삼성문화문고>를 잘 이용하는 것도 현명하다. 제1권 피히테의 <독일 국민에게 고함>, 제6권 네루의 <세계사 편력>, 제14권 슈바이쳐의 <나의 생애와 사상>, 제43,44권 도슨의 <역사의 원동력>, 제67권 아돌프 하르낙의 <기독교의 본질> 등을 읽을 수 있다.
배영사는 <교육신서>를 문고판으로 내놓았다. 이 시대의 스승 성래운 교수의 <선생님께>, <다시 선생님께>는 교사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어린이의 성장발달과 아동도서>(교육신서 84)와 장선철 교수의 <건전한 성격론>도 권장하고 싶다.
열화당에서도 훌륭한 문고판 책들을 내놓았다. 그 중에 <열화당 사진문고>는 사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꼭 살펴보아야 할 책이리라. 탐구당의 <탐구신서>도 문고판의 좋은 책들로 구성되어 있다. 교회사에 관심 있는 사람은 죠지 모스의 <종교개혁>을 일독함이 좋을 것이다.
지난 1월부터 나오고 있는 시공사의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는 그 편집과 내용이 탁월하다. 그 총서의 목록에는 <문자의 역사>, <고래의 삶과 죽음>, <그리스문명의 탄생> 등이 들어 있다. 한마디로 인류의 문화유산을 한 눈에 보여주고 있다. 헌 책방에 가면 좋은 문고판 도서들을 값싸게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고려원의 <소설문고> 시리즈도 휴대하기 편하다. 최인훈, 윤후명, 오정희,이문열, 서정인, 김원우, 문순태, 현길언, 전상국 씨 등의 작품을 접할 수 있다.
책을 읽기 위한 시간을 내는 법
리디아 로바츠가 쓴 <책을 읽기 위한 시간을 얻는 법>이란 책에 다음과 같은 도움말이 있다:
1) 말을 적게 하라
2) 가방에 책을 넣고 다녀라
3) 밤에 당신 베개 밑에 책을 넣어두고 잠이 안 오면 그것을 읽으라
4) 매일 아침 15분만 일찍 일어나서 책을 읽으라
5) 부엌에 있을 때나 혹은 전화를 걸 때 지니기 간편한 책을 지녀라
6)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과 시간 약속을 했을 경우에는 책을 가지고 가라
7) 치과병원이나 병원의사나 변호사를 만나러 갈 때는 당신의 책을 가지고 가라.
그 곳에 비치된 낡은 잡지를 왜 읽는가?
8) 교통이 혼잡할 때나 차수리를 하는 동안 기다리는 시간을 위해서 당신 차에 아직 읽지 않은 책을 넣어 두라
9) 여행 다닐 때 꼭 책을 소지하고 가라. 옆에 앉은 사람과 잡담하지 않을 것이다.
10) 당신의 손 안에 있는 책 한 권은 서점에 꽂힌 두 권의 책보다 값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장서정리를 한다
책의 간수는 이렇게 하라
책도 일종의 소모품이므로 사용하면 상하기 마련이다. 책을 읽으면서 일일이 이런 것에 신경을 쓰다가는 읽을 수가 없으나, 약간의 주의를 기울이면 책의 수명은 훨씬 길어진다.
먼저 주의해야 할 것은 표지를 펼 때 난폭하게 펴지 말아야 한다. 무리하게 펴다가는 본문과의 접촉부분이 상하게 된다. 조금 두꺼운 책은 갑자기 한가운데서부터 펴면 책의 등부분이 갈라지고 만다. 그러므로 우선 책을 책상 위에 놓고 양측의 페이지에서 10페이지 만큼씩 펴서 중심까지 가볍게 누르며 책장을 넘기는 것을 되풀이하므로써 등부분의 접착부분은 오래 간다. 만약 난폭하게 펴다가 갈라져 버렸다면 책을 펴서 책등 부분의 흠이 난 틈에 엽서 두께의 얇은 종이를 끼워 풀로 붙인다. 이러면 책등은 간단히 보강할 수 있다.
사전 등 많이 들춰보게 되는 책은 표지도 상하지만 페이지의 귀퉁이가 말려들어가 접히기도 한다. 이럴 때 한장씩 약한 열의 다리미로 살짝 눌러 펴주는게 좋다. 찢어진 부분은 파라핀 종이를 좁게 잘라 붙인다. 셀로판 테이프는 접착제가 변색하기도 하니 피하는 것이 좋다.
요즈음의 책들은 일시적인 소모품이라는 성격이 강해져서 귀중한 책을 수리해서까지 사용한다는 등의 경향은 희미해졌다. 그러나 책을 아끼는 마음가짐 없이는 진실하고 참된 영속성 있는 독서생활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독서인에게는 책을 깔끔히 간수하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도서를 보존하는 데 꼭 알아두어야 할 사항 중 하나는 책이 천연적인 각종 재해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물질이라는 것이다. 간혹 이러한 사실은 책을 아끼는 애장가들도 미처 생각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선 도서는 자연광선에 대하여 이루 말할 수 없이 약하다. 태양광선만큼 책을 해치는 것도 드물다. 그것은 종이의 질을 변질시키고 색에 변화를 주며 표지를 손상시킨다.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광선이 완전히 닿지 않는 곳에 서가를 둠이 무엇보다도 바람직하다. 큰 도서관일 경우 대부분이 광선을 차단하고 인공 조명식 서고를 설치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습기와 열기는 도서의 큰 적이다. 그러나 적당한 온도와 습도는 도서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조건이 되기도 한다. 보통 온도는 섭씨 18-20도(화씨 70도 내외)가 적당하며 습도는 40-50%로 유지되어야 한다. 특히 습도는 도서를 부식시키는 것을 방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인 만큼 습도계를 달아 조절하는 것이 도서 보관에 긴요한 일이다. 방습제를 서가 양편에 두면 어느 정도 습기는 방지할 수 있다.
도서를 해치는 해충들도 있다. 첫째는 넙적나무 좀(학명:Lyetus brunneus)으로 이 해충은 책에 구멍을 만들어 그 안에서 서식하고 산란하는 벌레이다. 둘째는 좀인데 이것은 습기를 매우 좋아하며 풀과 아교도 좋아한다. 셋째로는 일어로 게부가지밤나무(Nicobium Castaneum)라고 불리는 것으로 크기가 5mm정도의 아주 작은 벌레이다. 이들 해충들은 위에서 지적한 자연조건들을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였을 때 생겨나게 되는데 ,특히 습기와 무더울 정도의 온도는 해충에게 쾌적한 상태가 되기 때문에 해충의 방지로서는 우선 적당한 온도와 습도에 있으므로 적당한 자연조건을 갖추어 주고 방충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방충제로는 나프탈렌이 많이 쓰이는데 이보다 조금 고급인 것으로 파라치클린 벤졸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다만,이 약은 휘발성이 강해 보존 시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책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책을 갖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지만,누구에게나 적용되는 만족스런 해결방안은 없다. 우리는 어차피 타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책을 나열하고 정리함에 있어서 몇 가지 지침을 알아두는 것도 무익하지 않을 것이다. <문학과 사회>의 저자 H.E.노사크의 말처럼,"책이란 것은 우표처럼 처음부터 정해진 자리에 갖다 끼우거나 혹은 나비처럼 어떤 분류법에 따라 정리할 수 있는 그러한 단순한 모집의 대상은 아니다." 책은 개성을 가진 존재이다. 책은 항상 우리의 배려와 관심을 요구한다.
첫째, 책에 대한 개인적 평가는 자기 자신의 성장과 함께 바뀐다. 어떤 저자의 중요성을 알게 된 후에,독자는 그 저자의 허름한 책을 구석에서 찾아내어 손 가까이에 꽂아 놓는다. 어떤 책은 십대 시절에 '복음' 같은 내용으로 다가왔지만,사십대가 되어서 그 책은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둘째, 책들은 가까운 혹은 먼 친구와 같다. 친구에 대해서도 그 특색에 따라 특정 짓거나 분류할 수 있다. 책에 관해서도 같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셋째, 장서는 그의 정신적 성장과정을 보여 주는 기록이다. 어린 시절부터 그와 함께 자라온 장서는 그의 삶의 한 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가 책들과 함께 보내었던 행복한 시간들을 돈으로 살 수는 없다. 그 책들을 읽으며 밤을 지새운 추억은 이미 그의 일부가 되어 있다.
넷째, 서가를 보면,소유자가 어떠한 원칙에 따라 책을 배열했는지를 알 수 있다. 어떤 사람은 저자명(가나다 순)으로 책을 분류하여 꽂아 놓는다. 그러나 대부분의 장서가는 전문 분야별로 책을 분류하여 배열한다. 이 방법은 아마 가장 자연스럽고 손쉬우며 또한 논리적인 방식이다. 물론, 특히 자기 마음에 드는 책을 특별한 자리에 둘 때도 있다.
다섯째, 장서 속에 꽂아 놓고 싶지 않은 책에 대해서, 노사크는 '아는 헌 책방으로 가져가' 거기에서 필요한 책과 바꾸라고 충고한다.
독서습관을 점검하자
1) 좋은 책은 두 번 이상 읽는다
2) 위인들이 읽고 감동받았던 책을 구하여 읽는다
3) 독서를 통하여 인격의 성숙을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4) 선물을 할 때 자주 책을 준다
5) 어디를 가든지 책을 가지고 다닌다
6) 책을 읽을 때 저자의 생각을 파악하고 분석한다
7) 문제가 생겼을 때 책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8) 책에서 발견한 정보를 잘 관리한다
9) 좋은 첵을 발견하면 반드시 구입한다
10) 한달에 한번 이상 지역도서관을 간다
11) 한달에 한번 이상 서점의 신간코너를 살펴본다
12) 직장 선배나 학교 친구의 책소개를 받는다
13)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책을 소개한다
14) 가족과의 대화에서 종종 책을 소재로 이야기한다
15) 한달의 휴가기간이 주어진다면 독서를 위해 투자하겠다
16) 책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다
17) 독서지도를 위한 교육을 받고 싶다
18) 매월 4권 이상의 책을 읽는다
19) 편독을 하지 않고 다방면의 책을 읽는다
20) 독서기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1) 헌책방을 세 곳 이상 알고 있다
22) 도서정보지를 구독하고 있다
23) 책을 읽고 나서 독후감이나 독서일기를 쓴다
24) 독서감상문을 써서 상을 받은 적이 있다
25) 지도자는 독서가라고 생각한다
(평가 방법: 각 항목에 O X 표시를 하고 애매한 항목에는 삼각형 표시를 한다. 삼각형 표시 두 개는 O표 하나로 계산한다)
20개 이상 독서습관이 매우 뛰어나다. 독서지도자가 될 수 있는 사람이다.
15-19개 독서습관이 양호하다. 자기성장에 관심이 많다. 지도자의 자질을 계속 개발할 수 있다.
10-14 독서습관이 보통 수준이다. 좀더 노력해야 한다. 독서계획을 세우고 시간관리를 해야 한다.
9개 이하 독서습관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도움을 얻기 위해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