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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해남 두륜산(頭輪山·703m)은 언제 찾아도 근사한 곳이다. 남쪽 지방의 산에서 한가위 보름달을 맞을 계획인 산꾼이라면 이곳 우선순위에 올려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밖에서 보는 멋도 뛰어난 산이지만 안에 들어 머물며 즐기는 멋 또한 탁월하기 때문이다.
두륜산은 외양은 두루뭉술하지만 산 곳곳에 기암절벽이 있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산이다. 이 산은 주봉인 가련봉(703m)을 비롯해, 능허대(노승봉·685m), 두륜봉(630m), 고계봉(638m), 도솔봉(672m), 혈망봉(379m), 향로봉(469m), 연화봉(병목안봉·613m) 등 8개의 봉우리가 U자형으로 서 있다. 그 능선 가운데 명찰인 대흥사가 자리잡고 있다.
대흥사(大興寺)는 그 자체만으로도 볼거리가 많고 주변 풍광이 아름답다. 게다가 국보 1점, 보물 3점 등 문화재도 많아 문화유적답사를 위해 이곳을 찾는 이들도 많다.
두륜산의 8개 봉우리 중에 특히 두드러지는 것이 암봉인 가련봉과 능허대, 두륜봉이다. 이 세 암봉을 두루 꿰는 종주 산행이 두륜산 최고의 코스라 할 만하다. 이들 암봉은 두륜산 달맞이 산행을 하려는 이들의 비박지로 이용할 수 있다. 산정에서 보는 남해와 보름달이 어우러진 조망은 과히 명품급이다. 안전제일주의라면 정상부는 피하고 오심재나 만일재 등 넓은 평지가 확보되는 장소를 선택한다.
당연한 일이지만 음주 후에 암봉을 오르는 일은 피하는 것이 좋다. 급사면의 계단이 위험스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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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륜산 명물인 구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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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재와 만일재가 안전한 비박처
두륜산에서 가장 권할 만한 코스는 여러 암자와 이곳의 명물 구름다리를 잇는 북미륵암~오심재~능허대~가련봉~두륜봉~진불암~일지암~대흥사 코스다.
대흥사로 드는 길은 숲이 아름답다. 장춘동 주차장에서 산행을 시작, 일주문을 지나면 두륜산과 대흥사의 역사를 상징하는 부도전에 다다른다. 부도전에는 서산대사와 초의선사 부도 등 모두 56기의 부도와 탑비 등이 서 있다.
부도전 구경 후 해탈문을 지나 대흥사 앞뜰로 들어서서 경내를 두루 돌아본 뒤 산행을 시작한다. 대흥사를 출발, 첫 번째 갈림목(북암 0.98km, 일지암 0.32km, 대웅전 0.38km)에서 왼쪽 길을 따라 30분쯤 오르면 북암이 나온다. 북암을 지나 허릿길을 가로지르면 오심재다. 왼쪽으로 고계봉이, 오른쪽으로는 노승봉 능허대가 빤히 바라보이는 널찍한 안부다. 인원이 많을 때는 이곳을 비박지로 잡는 것이 무난하다.
이 고갯마루에서 노승봉 절벽을 오른쪽에 끼고 돌다 구멍바위를 빠져나가, 쇠사슬과 쇠발판이 박혀 있는 바윗길을 오르면 가련봉과 남해바다가 아름답게 바라보이는 노승봉 능허대다. 경치가 뛰어난 곳이고 정상부가 평평하기는 하지만 주변이 급경사 절벽이므로 비박시 주의한다.
이어 암봉 두 개를 허릿길로 가로지른 다음 가련봉(703m) 정상에 올라선 다음 바윗길을 내려서면 만일재에 닿는다. 만일재도 양호한 비박지다. 주변을 가리는 나무가 적어 바다가 곧바로 내려다보이는 장소다. 이곳에서 오른쪽(서쪽) 길은 만일암터를 거쳐 대흥사로, 왼쪽 길은 북일면 흥촌리 삼성 마을로 이어진다. 일찍 하산할 팀이라면 이곳에서 달맞이를 한 뒤 만일암터를 거쳐 일지암으로 빠지도록 한다.
두륜산 명물인 구름다리를 보려면 계속 능선길을 따른다. 두륜봉을 마주보고 왼쪽 사면을 가로지르다 철계단을 오르면 구름다리가 나타난다.
두륜봉 정상에서 거친 바윗길과 너덜지대를 지나 하산한다. 잠시 뒤 숲이 우거지고 호젓한 내리막길이 이어지다 능선 사거리에서 직진해 일지암으로 내려선다. 일지암에서 대흥사까지는 약 20분 거리다.
두륜산 매표소 주차장을 기점으로 다시 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에는 6시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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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해남행 버스편은 서울 강남고속터미널 호남선(02-6282-0600), 동서울터미널(02-453-7710), 광주 종합터미널(062-360-8114), 목포 공용터미널(금호고속 061-276-0221·해남교통 533-8826), 부산 서부터미널(051-322-8301) 등지에서 운행한다. 해남 시외버스터미널(061-534-0881)에서 대흥사행 노선버스는 약 30분 간격(06:40~19:40)으로 다닌다.
숙박(지역번호 061)
구림구곡에 위치한 유선관(534-3692)은 사찰 객사로 이용되던 유서 깊은 숙소다. 숙박요금 2인실 3만원. 저녁 1만원, 아침 7,000원씩에 정식을 차려낸다. 숙박객만 식사가 가능하다.
집단시설지구에는 해남유스호스텔(533-0170). 남흥각(534-5222) 등의 숙박업소가 있다. 대흥사(534-5502) 템플스테이는 우리나라에서 으뜸이라는 평을 듣는다. 집단시설지구 내 전주식당(532-7696)은 표고전골로 이름나 있다. 해남읍내 국향정(532-8922)의 백반, 용궁해물탕(535-5161)은 해물탕 등이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