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회 신라문화제 전국한글백일장>
초등저학년 산문부문
<최우수상>
심부름
김소영 : 용황초등 2-7
나는 심부름을 좋아한다.
나에게 심부름은 용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오빠랑 서로 심부름을 할려고 다투기도 한다.
엄마는 심부름을 시킬때 규칙이 있다.
두부나 콩나물을 시킬땐 500원, 거리가 좀 먼 경우에는 700원을 주신다.
나는 솔직히 거리가 좀 멀더라도 엄마가 돈을 조금 더 주는 심부름이 좋다. 오빠와 나는 따로 용돈을 받지 않아서 필요할 때 마다 돈을 타서 쓰는데 심부름으로 얻는 돈은 100점 받는 것 보다 더 기쁘다.
그런데 나에게는 이것보다 더 좋은 일이 있다.
우리 엄마는 이웃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걸 좋아해서 김치전을 할 때도 옆집, 1층, 5층, 외숙모집에 주어야 하고, 친구네 집에서 고추를 따오면 또 똑같이 나누어 갖다 주는 심부름을 시킨다. 그러면 이웃 사람들은 나에게 우리가 주었던 것보다 더 좋은 걸 주실 때도 있고 잘 먹겠다며 내 머리를 쓰담아 주시면 내 어깨는 으쓱으쓱 기분이 좋아 춤을 추게 된다.
엄마는 심부름은 어른이 시켜서, 또는 돈을 받아서 하는게 아니라 누구를 도울 수 있고 받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어 행복한 것이라고 하셨다.
나도 이제부터 용돈을 받아서 하는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는 일이라 생각하며 해야 겠다고 다짐했다.
<우수상>
심부름
남소원 : 양동초등 2-1
우리집에서 심부름 제일 잘하는 사람은 바로 나 소원이다.
언니들이 두 명 있지만 언니는 자기들이 어릴때 많이 심부름 했다면서 안할려고 한다.
처음에 심부름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억지로 하여서 기분이 좋지 않았었다.
기분 나쁜 얼굴로 콩나물을 사오면 어머니가 만드신 콩나물 반찬이 맛이 없었다.
참 이상했다.
잘 생각해보니까 내가 기분 나쁜 얼룰로 물건을 사오면 내 얼굴을 본 어머니 기분도 안 좋아져서 반찬을 만들면 맛이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분좋게 심부름을 하였더니 내 얼굴이 더 예뻐지고 심부름을 잘했다고 칭찬을 들으니 기분이 더 좋아졌다.
내가 사온 두부는 맛있는 된장찌개가 되고 내가 사온 콩나물은 고소한 콩나물 비빔밥이 되었다. 심부름을 하고 난 뒤 거스름돈은 내 용돈이 되어서 내 돼지 저금통에서 꿀꿀꿀 살찌고 있다.
내가 하는 심부름은 바쁜 어머니를 도와주는 좋은 일이고 기분좋게 심부름을 하는 착한 막내딸이 된다.
그래도 한 가지 싫은게 있다.
밤에 심부름을 시키면 귀신이 나올 것 같아 무서워서 겁난다.
밤에는 보름달이 둥둥 떠서 밝게 빛나면 좋겠다.
<우수상>
심부름
전지민 : 용황초등 1-6
나는 심부름이 제일 싫어.
재미있는 인형놀이를 할 때 두부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킨단 말이야.
그럴때 나는 싫어요 가기 싫어요 라고 대답을 한다.
어머니께서는 그러면 난 밥을 안 할꺼야. 오늘 저녁 우리가족은 모두 굶자.
나는 어쩔수 없이 심부름을 가게 된다.
그런데 어제부터 어머니께서는 벽에 이상한 표 하나를 붙여 놓으셨다.
가까이 가보니 심부름 잘하기 라고 쓰여져 있었다.
내가 심부름 한 번을 할 때마다 곰돌이 스티커가 붙여진다.
20개를 붙이면 내가 원하는 소원 한 개씩을 들어주는 보물상자 어머니가 된다고 하셨다.
나는 호기심이 생겼다.
오늘부터 하루에 심부름을 2개씩 해야지.
몇밤을 자고 며칠이 지나서 드디어 20개의 스티커가 붙여졌다.
나는 얼른 보물상자 어머니께 달려갔다.
마음속으로 나의 소원을 말하였다.
나의 소원은 바로 반짝반짝 빛나는 요술목걸이를 갖는 것이다.
어!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네.
어머니는 거짓말쟁이.
어머니께 화를 냈다.
소원을 빌었는데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어머니께서는 나를 보시고 크게 한바탕 웃으셨다.
잠시 후 어머니께서는 눈을 감고 손을 앞으로 내밀며 다시 소원을 빌어라고 하셨다.
나는 다시 소원을 빌며 천천히 눈을 떴다.
-우와- 반짝반짝 빛나는 요술목걸이와 함께 편지가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심부름을 잘 하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는 보물상자 어머니 말씀.
나는 네 하고 크게 말하며 마음속으로 결심했다.
심부름은 내 친구니깐 앞으로는 심부름을 귀찮아 하지 말자고...
<우수상>
심부름
이정훈 : 유림초등 2-1
나는 저금통입니다.
훈이방 책상 위가 내 집이에요.
훈이가 가끔씩 밥을 주지만 늘 배가 고파요.
훈이네 엄마는 심부름을 할 때마다 조금씩 용돈을 주지만 말썽꾸러기 훈이는 요즘은 통 심부름을 안하나 봐요.
그런데 어느날부턴가 훈이가 달라졌어요.
아침, 점심, 저녁밥을 꼭 챙겨 주더니 배가 부른데도 계속 밥을 주네요.
"엄마, 심부름 더 많이 시켜주세요."
"어머, 우리 훈이 웬일일까? 착해졌네."
나는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어요.
내 속이 꽉 차면 나를 부수고 게임기라도 사려는 걸까? 불안해졌어요.
갑자기 훈이가 미워졌어요.
어느 날, 드디어 훈이가 나를 들고 어디론가 가고 있어요.
마음이 콩닥콩닥, 과연 나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런데 여기는 훈이네 교실이네요.
내 머리 위에 '사랑의 저금통'이라는 이름표가 붙었어요.
"여러분이 낸 저금통은 다른 가난한 나라에 사는 배고픈 아이들에게 보내어질 겁니다. 여러분의 작은 정성이 그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아하, 그래서 훈이가 이것 저것 심부름을 많이 하고 나를 살찌웠구나.'
이제는 내가 훈이의 심부름을 해야 할 차례입니다.
훈이의 작지만 귀한 사랑을 가난한 친구들에게 전해주어야겠지요?
"훈아, 걱정 마. 내가 네 마음을 잘 전해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