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선, 신하균 주연의 멜로 <화성으로 간 사나이>가 강원도 촬영현장을 공개했다. 대관령 양떼목장에 마련된 이 영화의 야외 촬영장에는 영화의 주인공인 승재(신하균)와 소희(김희선)의 어린시절 추억이 담긴 작은 오두막 세트가 마련돼 있었다. 이날 공개된 촬영분은 자전거를 타다 다리를 다친 소희가 승재와 함께 오두막에서 눈을 피하며 옛 기억을 되새기는 장면. 해발 900미터 높이인데다 겨우내 내린 폭설로 사방은 온통 눈으로 뒤덮여 있는 현장이었다. 기온은 영하 3도이지만 체감온도는 무려 영하 20도에 달하는 추운 날씨였다.
<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댐 건설로 수몰 위기에 처한 어느 마을을 배경으로 어린 시절부터 서로 좋아하던 두 아이가 성인이 된 뒤 나누게 되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죽은 아버지가 화성으로 갔다고 믿고 편지를 쓰는 소희를 위해 답장을 써주던 승재가 어른이 되어서도 소희에 대한 순수한 사랑을 지킨다는 내용. 소희는 고모를 따라 서울로 가서 성공을 위해 매진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뒤 시골 우체부가 된 승재를 다시 만나게 된다.
제작진은 오후 늦게 횡계 시내의 모 기업 연수원에서 제작발표회를 겸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정권 감독을 비롯해 김희선과 신하균이 참석했다. 2000년 데뷔작 <동감>으로 전국 120만 관객을 동원했던 김정권 감독은 "시골의 아름다운 풍경들이 댐 건설로 물에 휩쓸리는 상황이지만, 그 안에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들과 사랑하는 가족, 친구들의 자취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영화로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연출 동기를 밝혔다. <와니와 준하> 이후 오랜만에 영화에 출연해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김희선은 "<화성으로 간 사나이>의 시나리오와 김정권 감독이 보내온 수몰 지역에 대한 다큐멘터리 자료들을 보다 보니 무척 마음이 아팠으며, 순수한 사랑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다"며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신하균은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구성의 탄탄함과 적절히 배치된 코미디가 매력적이었으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토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화성으로 간 사나이>는 김정권 감독이 원안을, 장진 감독이 시나리오를 썼다. 청어람과 필름있수다가 공동 제공하며, 이석현 촬영감독(<선물> <남자 태어나다>)이 카메라를 책임진다. 현재 70퍼센트 가량 촬영을 완료했으며, 개봉은 5월 예정이다.
2003.02.28 / 한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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