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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시청역으로 이동을 했다. 시청역은 환승역이라 지하철 타기는 좋다. 첨에는 갈아타는 곳이라 무지 복잡할꺼 같아서 무지 쫄았는데 방향만 잘 잡아서 타면 별거 아니다.
새공원과 가까운 곳은 분레이역이다. 이 동네 유원지(?)는 전철이 한번에 안 간다. 과천 서울랜드나 어린이 대공원은 진짜 편한거다. 분레이 역에서는 251번과 194번 버스가 가는데 분레이 역을 나오면 꼭 시골 버스터미널 같은게 떡하니 나와 자기가 탈 버스의 번호 앞에 서있으면 그 버스가 온다. 여기저기 안 물어봐도 되서 그건 편하다.
진짜 시골터미널의 느낌을 주는건 그 옆에 형성되어 있는 노점상과 시장 같은거다. 한쪽으로는 군것질 간식거리를 팔고 있고 그 안으로는 거저줘도 못입을 듯한 옷들을 팔고 있으며 한쪽으로는 과일리어카 노점 같은 사람들이 사람을 호객하는데 여기 또한 두리안을 팔고 있어서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점심을 못 먹은 우린 거기서 군것질이라도 할까 하다가 올스타 버드쇼 시간이 다 되어 몇 가지만 포장을 했다.
내가 산 것은 샤오마이라는 딤섬 꼬치, 후라이드치킨 꼬치(닭 날개를 튀여 꼬치에 꿰어놓은 것), 프라운 볼이라는 오뎅 꼬치와 바나나 한 무더기를 샀다. 각 $1 정도씩 총 $4들었다. 난 이미 251번 버스가 이층버스라는 말을 들어왔는 지라 무조건 251버스 정류장 앞으로 갔다. 그곳에는 이미 총각 하나가 서 있었는데 나중에 이놈이 버스 안에서 내가 지 헤어진 여자친구를 닮았네, 지가 맛사지를 잘하네 어쩌네 하며 수작을 걸어 머나먼 타국에서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
주롱새 공원은 앙모키오역에서 동물원 가는 버스와는 달리 종점이 아닌 중간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서 버스 내릴 곳을 미리 알아두어야 한다. 버스 기사에게 물어보든지 아님 맨 앞에서 이정표를 뚫어지게 보든지... 버스로는 얼마 안 간다.
오랜만에 이층버스 타고 기분 좀 내려고 했는데 이상한 놈 만나 기분만 망쳤다.
이번에도 스탑오버 무료입장 쿠폰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조심스레 쿠폰을 내미니...
음하하~~~무사통과다. 이럴 때일수록 당당하게 행동해야 된다.
올스타 버드쇼 시간(3시)이 거의 다 되어가는 관계로 트램표는 나중에 구입하고 원형쇼장으로 가야하는데 막 도착한 내가 어찌 이곳 지리를 알겠는가? 당황하고 있던 차에 멀리서 들리는 천상의 목소리...
“**투어 여러분! 새쇼 하는 곳은 이곳입니다. 끝나고 4시까지 모여주세요.”
아싸~~ 무조건 따라갔다. 도착해서 자리를 잡고 보니 한국사람 무지 많다. 다 어디서 짠하고 나타났지??
올스타 버드쇼는 볼만했다. 특히 관객들을 참여시키는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혹시 다시 갈 기회가 되면 무조건 손부터 들고 봐야겠다. 새가 콜라쿠폰도 가져다주고 훌라우프도 들고 있으면 통과도 하고 좋은 추억이 될 꺼 같다. 쇼는 40분정도 진행됐고 끝나고 나니 새가 사진 찍을 사람은 남으란다. 난 내 카메라로 찍을 수 있는 줄 알고 아래로 내려갔더니 내 팔에 새를 올려놓고 지들이 사진 찍어주고 $10받는 거란다. 그냥 가자하니 민재가 무조건 찍고 간단다. 그럼 너 혼자 하라고 들여보내니 민재는 너무 작아 못한다고 나더러도 들어오란다.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끼친다. 무서워 죽겠는데 안 무서운 척 하느라 입만 웃고 있어 $10주고 찍은 그 사진은 어색하기가 이를 데 없다. 사진은 한시간 후에 찾으러 오란다.
우린 다시 입구로 이동하여 트램 타는 곳으로 갔다. 트램은 꼭 모노레일같은 거였는데 안에 한국어 방송 버튼을 누르면 한국어로 설명해준다. 근데 여러명이 한꺼번에 타서 한국어를 용감하게 누르기란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트램은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인공 폭포를 중심으로 입구에서 한번 올라가는 것과 거기서 다시 내려오는 것, 이렇게 두번을 탑승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이걸 여러번 반복할 수는 없다. (트램표를 여러번 사면 가능하다.)
트램을 탈땐 왼쪽 편에 앉는 것이 새는 더 잘 보이는 거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폭포근처에서 내렸는데 우린 너무 피곤하여 그냥 그 트램타고 바로 내려왔다. 공짜로 들어가서 더 대충보고 나온거 같기는 하다.
트램 내리는 곳에 펭귄관이 있어 거기 한번 들어가보고 그 옆에 병아리 부화시키는 것 보여주는 데가 있어 그거 잠깐 보고 나오는데 입구에 있는 기념품점에서 싱가폴에어라인 승무원들이 입고 있는 바틱 투피스를 왕 세일한다고 써놓은 것에 속아 괜히 하나 샀다. $29에...
나중에 차이나 타운에서 $19까지 봤다. 흑흑흑...
버스정류장에 낑낑거리고 도착해보니-기억하는가 생수통 4개 들고 다니고 있는 사실을..-
아차! 새랑 찍은 사진을 안 찾아왔다. 하는수 없지 뭐.. 다시 가는 수 밖에...
다시 버스타거 전철타고 시티홀에 내려 마리나스퀘어를 지나 호텔에 도착하고 나니 밖에 나가 밥 사먹을 여력이 없다. 그냥 남은 햇반, 사발면, 김, 참치나 처치하자 싶어 저녁을 때웠다. 밥먹고 샤워하고 좀 쉬다보니 슬슬 또 나가고 싶어진다. 게다가 오늘은 비도 안오는데...
난 시청역에서 마리나 스퀘어를 지나 호텔로 오던길에 ‘우측으로 돌면 에스플러네이드’라고 써 있던 것이 생각나 내친 김에 공짜 리버보트나 타보자 싶어 다시 출동했다.
마리나 스퀘어를 통해 간 에스플러네이드의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에스플러네이드뿐 아니라 저 멀리 보이는 멀라이언과 플러톤 호텔의 야경은 환상 그 자체였다.
내가 본 싱가폴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 마리나 베이의 야경이라 하겠다.
에스플러네이드와 그 주변 거리는 식당들과 기념품점 들로 화려하게 조명을 반짝이고 있었고 시원한 강변을 따라 산책하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에이~ 햇반 괜히 먹었다.
이렇게 산책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리버보트를 타야한다.
리버보트 선착장을 찾아 가서 또 무료승선쿠폰을 들이미니 엄청 반긴다. 도 제대로 검사 안한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신분증까지 까라고 했을텐데...
하여튼 공짜로 타니 무지 좋다. 리버보트는 에스플러네이드를 출발하여 보트키, 클라크키까지 갔다가 다시 보트키로 와서 머라이언과 플러톤호텔로 해서 다시 에스플러네이드로 오는 코스인데 한 30분정도 걸리는 거 같았다. 야경이 홍콩만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아기자기하게 나름대로 볼만했다. 강바람이 시원하기도 하고....
오늘은 정말 공짜쿠폰 잘 이용하며 다닌 보람찬 날이다. 기쁘다...
2003년 12월 14일(일)
오늘은 동물원에 가는 날이다.
어제의 공짜쿠폰 무사통과로 한껏 고무되어 갈까 말까 하던 동물원에 가보기로 했다.
이미 동물원에 관한 안 좋은 추억이 있기는 하지만(정준하버전)-전에 한번 갔다가 비 때문에 되돌아온...-다시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이번에는 선택시티를 통해 전철역으로 이동했다. 왜냐하면 마리나 스퀘어는 10시가 넘어야 문을 열기 때문에... MRT역에 도착하여 전과 다름없이 이지링크 카드를 내미는데 이게 날 거부한다. 아니~~이것이?? 왜이러지???
알고 보니 충전한 돈을 다 써서란다. 내가 이렇게 뽈뽈거리고 다녔나? 남들은 남은 돈도 돌려받느다고 하더구만.. 어찌됐든 $10을 다시 충전하고 벌써 세 번째 방문이 앙모키오 역으로 향했다. 여기서 다시 버스로 동물원으로 이동하였더니 벌써 코끼리쇼를 할 시간이 다가온다.
슬픈 소식 한 가지는 여기선 공짜쿠폰의 유효기간에 무지 집착하는 매표소 아줌마의 예리한 눈에 걸려 공짜입장은 하지 못했다. 진짜 이 동물원하고는 궁합이 안 맞는다. 그냥 갈까 하다가 여기까지 온 게 아까워 입장을 했다.
일요일이라 사람들이 많았다. 코끼리쇼장이 좀 멀어 우선 트램을 타고 이동하며 동물들을 대충보고 코끼리를 보러 가기로 했다. 만약 동물원 정도는 여력이 된다면 트램 없이 걸어서 구경해도 좋을 듯 싶다. 워낙 철책이 없고 가까이 동물들이 있어서 관람하기도 좋고 사진찍기도 잘 되어있어서, 게다가 언덕도 아니고... 트램(트램이라기 보다는 서울랜드의 코끼리 열차 같은거)보다 도보로 움직이는게 훨씬 나을꺼 같다.
트램은 4번의 승차를 할 수 있도록 티켓이 되어있는데 4개의 정류장에서 한번씩 승차가 가능하다. 만약 자기가 2~3번 구간을 걷는다 할지라도 돌려주지는 않는다. 난 아까워서 다 탔다. 우선 2번 정류장에 내려서 코끼리쇼를 봤다. 2번 정류장 부근에는 동물(코끼리, 뱀 등)들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고 코끼리를 한번 타 볼 수 있는 곳도 있었는데 오후에 비가 오는 바람에 아무것도 못했다.
2번 정류장에서 3번 정류장 방향으로 좀 걷다보면 코끼리쇼장이 나오는데 꼭 내가 태국의 어느 시골에 온듯했다. 관람석은 짚으로 만든 원두막 같은 것이 6개가 있었는데 난 좀 비껴보이는 곳에 앉았다가 민재에게 잘 안 보인다고 엄청 구박 받았다. ㅠ.ㅠ
무조건 정면으로 보이는 곳에 앉아야 잘 보이기도 하고 나중에 코끼리한테 밥도 한번 줘볼수 있다. 한 30분 정도 진행되는 쇼를 보았는데 잘 안보여서 난 좀 재미없었다. 그냥 코끼리가 통나무 한번 끌고 사람 한번 앉히고 베개 베고 한번 누워보고 그러더니 끝났다.
허탈~~... 여기도 여전히 짠~~하고 나타나 한국관광객 천지!!!
나와서 그냥 3번 정류장으로 갈까 하다가 트램표를 그냥 버릴 수는 없다는 생각에 다시 2번 정류장으로 갔다. 2번 정류장에 도착하니.... 애개~~~애가 또 잔다.
어쩌랴 조금이라도 재워야지...여행중에는 체력이 젤 중요한데 괜히 아프기라도 하면 나만 손해다.
2번 정류장앞에는 포레스프 페어라는 식당이 하나있고 그 옆에 인도음식과 패스트푸드, 타이음식을 파는 푸드코트가 있다. 난 여기에 유모차를 세워서 애를 좀 재우고 난 식사를 했다.
인도 음식을 맛보고 싶어 인도음식 주는 줄에 서기는 했는데 도대체 어찌 시켜야할지 난감하여 옆 사람 주문하는 거 보고 분위기 파악하느라 좀 힘들었다.
남들처럼 카레 하나 시키고 ‘난’이라는 인도식 빵 하나와 음료수를 시켜 난을 카레에 찍어먹었는데 빵이 고소해서 그런대로 별미였다.
밥을 먹다보니 또 소나기라 퍼붓는다. 그나마 식당 안에 있었던 것이 다행이랄까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뛰어 들어온다. 식당 안은 벌써 만원이다.
한 15분을 퍼붓더니 잠시 비가 그친다. 난 한시간쯤 잔 민재를 깨워 얼른 마저 둘러보고 가기위해 다시 트램을 타고 입구로 돌아왔다. 트램타고 돌면 나이트 사파리든 동물원이든 새공원이든 1시간 안에 끝낼 수 있다. 진짜 시간 없으신 분들...
오늘은 일요일..클락키에서 선데이 마켓이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해놓고 있던 차이다.
동물원을 나와 앙모키오에서 도비곳으로 여기서 보라색선을 타고 클락키 역으로 이동했다.
여러분들이 주의를 준 대로 빠르긴 하지만 무지 힘들다는 마의 90계단을 피해 엘리베이터가 있는 클락키 뒤편으로 나왔다. 건물 하나를 돌아가야 하긴 했지만...
소나기가 내린 후의 클락키는 한산했다. 난 사람들이 무척 붐빌 것으로 생각했는데 오후나 되야 그리되나 보다. 난 리드 다리를 건너 중앙 광장쪽으로 펼쳐진 벼룩 시장을 구경했다.
난 이런게 재미있다. 진짜 싱가폴의 문화를 보는 거 같다. 자잘한 악세서리부터 가방, 한 10년은 입었던 거 같은 옷가지들까지 다 들고 나왔다. 그 와중에 민재는 어떤 어린아이가 아빠와 들고 나온 몬스터 주식회사에 나온 캐릭터들을 만들어 논 손바닥만한 인형을 발견하고 사달라고 했다. 얼마냐 물어보니 총 7개의 인형이 각각 $2씩 이란다. 도둑놈들~~
안 산다 했더니 다 합해서 $8에 주겠단다. 그것도 비싸 보였지만 민재의 간절한 눈빛을 내치지 못해 그냥 사주었다. 난 선물용으로 이쁘게 포장되어 있는 아로마 향과 초를 조금 샀다.
주변을 이리저리 들러보며 뉴 오타니 호텔이 있는 리앙코트까지 걸어왔더니 대충 다 본거 같다. 힘들어 택시타고 호텔로 귀환했다....
대충 씻고 눈에 가시처럼 걸리던 뜬금없이 사게 되었던 유모차나 환불받자 싶어 까르푸로 나섰다. 거사일은 일부러 복잡한 일요일로 잡았다.
입구에 있는 서비스 데스크로 가서 “환불받고 싶다” “한번도 안 썼다(진짜 까르푸에서 택시타러 가는 한 2M정도 그것도 실내에서 밖에 안 썼다.-이 말은 안했다)” 왜 환불하냐기에 “유모차 잃어버린줄 알았다가 다시 찾아서 진짜 한번도 안썼다.”라고 주저리 주저리 버벅대다 결구 돈 받아왔다. 우하하하~~~ $40벌었다. 돈도 돈이지만 짐이 줄어 기쁘다.
저녁시간이 되어 밀레니아 워크에 있던 깨끗한 푸드코트, 이름하야 “푸드 정션”으로 가서 ‘포피아’라는 안에 무우 데쳐 놓은 것과 다른 야채 몇 가지를 넣은 밀쌈 비슷한 것과 플랙페퍼친킨을 시켜먹고 ‘아이스까장’이라는 진짜 불량식품같이 생긴 색소 뿌린 빙수를 먹었다.
아이스크림이나 얼음은 무지 좋아하던 민재도 아이스까장의 색소맛은 이상한지 몇 번 먹다 말아서 거의 다 버리다시피 했다.
식사를 마치고 미리 점찍어놨던 마리나 스퀘어에서 하는 “balloon show'를 보러 갔다.
어느 회사의 스폰서로 하는 거 같았는데 중앙 로비에서 작은 무대를 만들어 놓고 풍선을 이용해 소품을 만들어가며 하는 아이들용 연극 공연이 7시에 있었다.
민재는 말은 못 알아듣지만 등장인물이나 풍선들이 재미있었는지 넋을 빼고 보았다.
풍선쇼가 끝나자마자 우린 또 선택시티의 지하로 이동하여 부의 분수(FOUNTAIN OF WEALTH)쇼를 보러 갔다. 분수로 스크린 같은걸 만들어 거기에 레이저를 쏘아서 글자나 그림을 보여주는데 그 레이저 쇼에 직접 자막을 입력할 수 있는 기계도 설치되어 있지만 워낙 사람이 많아 난 포기했다. 한 30분 정도 구경하다가 도통 끝날 생각을 안해서 나온 김에 장이나 보자 싶어 까르푸가서 카야잼과 칠리소스, 삼발 블라찬 소스 등 몇 개와 한국에는 볼 수 없었던 인스턴트 밀크티 1회용 포장이 보여 그걸 사서 호텔로 돌아오는데 분수쇼는 여전히 하고 있었다. 무지 오래하나보다.
2003년 12월 15일(월)
싱가폴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호텔에서 마지막 식사를 하고 카운터에 가서 late check out을 부탁했다.
뭐 ‘원래는 안되지만 제가 특별히 해드리지요.’라며 생색을 내는 직원에게 ”탱큐“를 연발해 주며 방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아껴두었던 홉-온버스를 타고 차이나타운, 아랍스트릿, 리틀 인디아를 돌기로 했다.
선택시티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스탑오버카드를 조심스럽게 내미니 흔쾌히 올라타란다.
무사통과다. 원래 스탑오버하는 사람 말고 싱가폴 에어라인을 그냥 이용하는 사람은 $3을 내야한다. 기껏해야 $3이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다.
아침인데도 꽤 많은 사람들이 탄다. 주로 서양인들이다. 우린 차이나타운에 내렸다. 바로 스리암만 사원 입구였는데 들어가려 했더니 신발, 양말 다 벗으라고 해서 그냥 나왔다. 거기서 사우스브릿지 로드를 따라 맥스웰 로드까지 가는데 아침이라 그런지 문을 안 연 가게가 더 많은거 같다.
다충 그 주위를 둘러보다가 차이나 헤리티지센터 옆의 기념품 가게(무조건 3개에 $10인데 종류는 이근방에서 가장 다양한거 같다.)에서 냉장고 자석 몇 개 사고 또 좀 걷다가 정말 너무 더워서 그냥 택시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비가 안 오니까 너무너무 덥다. 비가 올때는 비가 와서 싫었는데 안 오니까 만약 계속 비가 안 왔으면 더위 먹었을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우린 수영장으로 향했다. 이 좋은 호텔에서 수영장 안 들어갔다 가면 얼마나 아까우랴 싶어 부랴부랴 수영장으로 갔다. 수영장을 무지 컸지만 중간이후부터는 높이가 2m가 넘어가서 근처에는 가볼 수도 없었다. 민재는 튜브를 타고 한껏 신이 났다. 완전히 물 만난 고기다. 나올 생각도 안한다.
난 좀 쉬다 수영하다를 반복하며 싱가폴에서의 기억들을 정리했다.
점심으로는 아침에 식당에서 (몰래) 가져온 쵸코머핀 하나와 요플레 하나로 대충 때우고 실컷 수영을 한 후 방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민재와 잠시 오수를 즐겼다.
체크아웃 미뤄놓으니 무지 좋군....
잠에서 깨니 2시 30분... 얼른 방이나 빼줘야겠다.
체크아웃을 마치고 짐까지 맡겨놓고 아까 못 가본 아랍스트릿이나 가봐야 겠다.
홉-온 버스를 타고 갈까 하다가 너무 돌아가는 거 같아서 전철로 부기스 역으로 이동했다.
부기스 역을 빠져나오는 동서남북이 엄청 헷갈린다. 내가 이상한건지 지도가 이상한건지...
한참 걷다보니 부기스 재래시장이 나오는데 여기가 야시장이 열린다는 그곳인가 보다.
두리안을 엄청 많이 팔고 있었는데 한쪽 테이블에 '세계로 간다 동남아편‘을 들고 두리안을맛있게 먹고 있던 대학생들이 보였다. 신기하다.
날은 덥고 그다지 눈에 들어오는 건 없고 한참을 걷다보니 술탄모스크가 보인다. 사진이나 하나 얼른 찍고 래플즈 병원 한번 보고 또 걷다보니 무슨 시외버스정류장 같은 것이 보이는데 이게 바로 조호바루 갈 때 버스타는 곳인가 보다. 진짜 후졌다.
리틀 인디아로 이동하려고 보니 이 더위에 거리가 만만치 않을 꺼 같다.
로커로드의 심림스퀘어 앞에서 오는 버스마다 리틀인디아 가냐고 물어 버스를 탔는데 한정거장 가서 내렸더니 이번에 다시 거꾸로 좀 올라가야 한다. 휴~~힘들다. 마지막날 이게 왜 고생이냐... 그냥 홉-온버스나 타고 시원하게 한바퀴 돌껄...
우여곡절끝에 도착한 리틀인디아 아케이드는 ‘나를 두 번 죽이는 일’이었다.
난 큰 쇼핑몰쯤 되는 줄 알았는데 동네 어귀 시장처럼 단층의 영세 가게들이 모여있는 곳이었다. 글쎄 리틀인디아나 아랍스트릿은 인도나 아랍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나 음식, 물건들에 큰 관심이 있지 않다면 무지 실망스러운 곳이 될 수도 있을 꺼 같다. 아님 내가 너무 여행의 말미에 이곳을 들러서 더 피곤했는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리틀인디아에서 전철을 타고 클락키로 가려던 나의 계획은 그냥 호텔쪽으로 돌아가자는 것으로 급히 변경되어 리틀인디아의 홉-온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선택시티로 이동했다. 어차피 호텔은 못 가니까 그냥 선택시티에서 땀이나 식히고 밥이나 먹자 하고 3층으로 갔더니 스카이 가든이라는 레스토랑들이 모여있는 곳이 있고 그 옆으로 문이 하나 있어 나가보니 자그마한 놀이터가 있어 민재를 좀 놀게 하고 난 좀 쉬었다.
첨엔 푸드코트를 갈까 하다가 더 이상 걷기도 싫어지고 해서 그냥 스카이 가든의 ‘툭툭’이라는 태국음식점에서 칠리 랍스터와 후라이드 라이스, 굴소스로 볶은 소고기를 먹고-무슨 최후의 만찬 같다.-짐을 찾기 위해 호텔로 다시 갔다.
호텔에서 짐을 찾아 긴팔 옷으로 갈아입고 지하철 타고 공항에 갈까하다가 갑자기 나타난 창이공항 간다는 36번 일반 버스를 보고 얼른 올라타 한 30분 정도 걸려 공항에 도착했다.
창이공항의 버스들은 지하에 차를 세우고 거기서 내려준다. 왜 그러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우린 바로 엘리베이터로 출국장으로 올라가 짐을 부치고 좌석을 받은 후 다시 MRT역으로 이동했다. 왜? 보증금 받으러...
출국장에서 역으로 이동하긴 무지 쉬웠는데 이정표 보구 가다가 에스컬레이터 나오면 무지무지 긴 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기만 하면 바로 개찰구가 나온다.
난 역 입구에 있는 사랍에게 내 카드를 주고 보증금 $3과 남은돈 $1.8을 찾아서 다시 출국장으로 올라와 보딩을 했다.
창이공항안의 면세점은 무지 넓었는데 때마침 장난감 파는 곳도 있어서 시간될 때까지 민재가 거기서 실컷 놀았다. 홀 중앙쪽에는 삼성에서 마련해놓은 무료 인터넷 부스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무지 많이 기다리고 있었다. 한글지원되나???
출발 30분전 41번 게이트로 가보니 또 짠하고 나타난 한국 관광객들이 있었다. 산신령들 같다. 비행기에 탑승하여 의자에 앉자마자 잠들어서 이제 내릴 준비하겠다고 방송할 때까지 자준 민재 덕분에 편안히 왔다.....
-에필로그-
완벽한 여행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싱가폴에 대해 많이 느끼고 온 여행이라고 생각해서 미흡하나마 후기를 올려봅니다.
이 싸이트에서 젤 많이 도움 받았고 정말 그냥(?) 이런 싸이트 운영하시는 토니님께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까해서 부리나케 썼읍니다. 가기전에 도움 주셨던 세실리아, 고종훈님도 감사하구요.
싱가폴에 또 간다면....
글쎄요 제가 세계 각국을 다 여행해 본 후라면 모르겠지만 이 정도면 만족스럽습니다.
만약 돈과 시간이 다시 허락되면 또 다른 나라도 가봐야죠?
하지만 만약 스탑오버 할일이 생긴다면 하루나 이틀정도 머물면서 이번엔 맛있는 음식위주로 지내보고 싶습니다. 이번엔 아이때문에 칠리~~로 시작하는 건 거의 못먹어봤거든요. 그리고 호커센터도 못 가보고...클락키나 보트키에서 못 건들거려보고, 제대로 된 호커센터 못가본게 가장 아쉽습니다.
나중에 가시는 많은 분들께 작지만 도움이 되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