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도 10월부터 계획했으나 기상관계로 몇 차례의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마침내 떠나는 울릉도 독도여행.
4월29일 서울잠실에서 새벽4시 관광버스 출발.
관광버스는 횡성고속도로 휴게소 잠시 들렀다가 묵호에 도착한 시간이 아침7시.
준비된 아침식사. 식당이 이홍배부부와 만나기로 한 묵호항 부두가 아니라서 이홍배부부는 결국 아침식사를 못 먹고 말았다.
이홍배는 부인이 허리가 아파 버스를 장시간 타는 게 불편하여 자기승용차를 가지고 묵호항까지 가야했단다.
8시 정각에 출항하는 여객선은 출발부터 심상치 않다.
그 큰배가 몹시 흔들린다.
우리일행 중 나와 조종락 그리고 6명의 여자들은 배멀미로 몹시 괴로워하면서 2시간 반 동안의 항해를 참아야했다.
나는 결국 토하는 수모를 겪고 말았다.
도동항에 내린 우리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모두가 여행의 즐거운 여행 분위기에 빠져들고 만다.
우리의 숙소는 도동에서 4km쯤 떨어진 저동의 낙원모텔.
우리의 여행 중 5번의 제공 식사는 불친절하기 짝이없는 도동의 신광모텔에서 먹어야한다.
첫날 점심 바로 뒤에 울릉도 순환도로 여행이 시작된다.
첫 번째로 들린 곳이 A코스. 바다와 저동항이 내려다보이는 내수전 일출전망대다.
뚱뚱하고 땅딸막한 입담 좋은 40대 초반의 김 아무개 미니버스기사는 곡예를 하듯이 좁은 비탈길을 달린다.
다시 봉래폭포로 핸들을 돌린 김기사는 우리를 울릉도호박 막걸리 집으로 유도한다.
막걸리 맛이 달콤하면서 시원하여 좋다. 감자전도 맛이있다. 내가 술값을 치르려는데 노재민이 벌서 계산을 해버렸다. 고맙기도해라.
둘째 날.
비가 오고 천둥이 치니 배가 뜰 수가 없다.
독도관광 꿈도 못 꿀 일이 되어버렸다.
우리는 모든 관광일정을 포기한 채 숙소근처 부둣가 포장마차에서 멍게와 해삼을 안주로 소주를 마셨다.
밖에는 천둥이치고 비가 쏟아지지만 포장마차 안은 웃음꽃이 활짝핀다..
분위기 메이커 윤정희여사가 여자들을' 아우들 아우들' 하면서 좌지 우지한다.
남자들도 울릉도에서의 우중 술한잔이 관광이상의 즐거움을 준다.
오후에는 비가 그쳤다.
울릉도 서쪽해안 도로를 끼고 도는 B코스 관광이 시작된다.
신호등도없고 중앙선도 없는 꾸블꾸블한 좁은 해안도로를 우리의 김기사는 걸쭉한 입담만큼이나 잘도 달린다.
도로에는 터널이 참 많다.
그만큼 산체가 험악하다는 증거다.
왕년의 가수 이장희가 산다는 평리를 지나고 수력발전소를 지나고 우리의 버스는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 나리분지에 다 달았다.
나리분지에는 전에는 200세대 이상이 살던곳이었는데 지금은 고작12세대가 나리분지를 지키고 있다고한다.
우리는 막걸리를 한잔씩했다.
나는 평소 술을 못하는 놈으로 우리동창들 중에 낙인이 찍혀있는데 울릉도의 막걸리는 잘도 넘어간다.
저녁식사는 자유식이므로 어디서 무엇을 먹을까 의견이 분분하다.
울릉도에는 약소가 유명하다고하나 경비문제를 고민하는 나의 눈치를 채고는 새바다 식당의 해물탕을 먹기로 결정을 한다.
울릉도는 상가마다 상인들이 불친절하다.
심지어 신광모텔식당은 반찬이나 참기름을 더 달라고 해도 안준다.
새바다 식당은 조금은 친절한편이나 음식이 좀 짠편이다.
해물탕도 맛이 별로다.
셋째날.
오늘도 비는 안 오지만 풍랑이 세게 일어 대기해야 할판이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기로했다.
우리부부와 장성호부부가 먼저 케이블카를 타고 주변의 독도 박물관을 둘러본 후 가까이에있는 장로교회에서 예배를 드렸다.
마침 어린이날도 가까왔고 해서 어린이들과 남자집사님들이 나와 어설픈 춤과 노래로 간단한 이벤트도 있었다.
박가네 칼국수집에 따게비칼국수로 점심을 먹으러 들어갔더니 주방일손을 도와주지 않으면 점심을 얻어먹을수 없을정도로 젊은 주인마님이 바빠 어쩔줄을 모른다.
하는수 없이 윤정희여사가 팔을 걷어부치고 설거지 일을 거든다.
겨우 식사를 마친 우리일행중 노재민부부 우리부부 윤정희여사 이선우여사 강석만여사등 7명은 도동과 저동을 잇는 둘레길을 걷기로하고 나머지는 택시로 숙소에 가기로한다.
산길 길가에 깨끗하게 자라고 있는 쑥이 보이니 여자들은 쑥을 뜯는다.
오징어꼬챙이로 많이 쓰인다는 가느다란 대나무가 지천이다.
산길을 꾸블꾸블 걷다가 철제 사다리를 오르려니 다리가 아프다.
안내표지를 따라 한참을 걸으니 절벽이 나온다.
철제로 만든 소라계단을 타고 57M절벽을 내려간다.
해안산책로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무지개 다리도 몇개 연결되어 있다.
다리밑에는 투명한 쪽빛 바다물이 바위에 부딪쳐 하얀 포말을 만든다..
숙소에 다와서 뒤를 돌아보니 향남등대가 가까이 있는데 그냥 지나쳐 온것이 아쉽다.
다음날 새벽에 해맞이를 그등대에서 하자고 강여사가 제안해서 우리일행은 내일 아침5시에 다시 가기로 했다.
그날 저녁은 저동항 부둣가 문어 전문횟집에서 문어회와 매운탕으로 포식을 했다.
오늘부터는 잠자리도 돈을 별도 지불해야한다.
여행 오기전에 공동경비로 1인당 5만원씩 걷었고 남구 총무가 경비에 보태쓰라며 30만원을 주어 95만으로 4끼밥을 사먹고 나니 돈이 다 떨어져갔다.
당장 여관비도 없다.
해서 1인당 5만원씩 갹출을 했다.
'이돈이면 내일 점심까지는 해결될 것이고 운이 좋아 집에가는 배가 뜨면 지금 걷은 돈으로 어떻게 해결되겠지'
막연한 생각을 하면서 잠자리에 들고자 하는데 여행가이드 장과장한테 전화가 왔다 .
"내일 아침9시에 울릉도 일주 유람선이 운행을 한답니다.그리고 5시반에 묵호행 배도 뜬답니다"
반가운 소식이다.
내일아침은 자유식이므로 장과장에게 신광모텔에 아침식사를 예약해 달라고 부탁을했다.
4째날 .
새벽5시.
모텔옆 편의점앞에 경융호 부부박번행 노재민부부가 먼저 나와 있다.
하늘에는 구름이 엷게 끼어 있다.
해돋이 구경은 틀린것 같다.
그래도 향남등대를 향하여 부지런히 걷는데 소라타워계단쯤가서는 경융호 박번행 두사람은 더 가기를 포기한다.
등대에 도착, 인기척이없다.
등대지기 사택이 아담하고 깨긋하게 지어져있다.
새벽이라서 등대지기가 아직 잠을 깨지 않은것 같다.
관광객을 위해 독도와 몇개의 등대를 소개하는 전시관이 깨긋하고 간소하게 마련되어 있다.
관광객이 자유스럽게 관람할수 있게 문도 개방해 놓았다.
구름때문에 해돋이는 못 보았지만 상쾌한 아침 즐거운 산책이다.
도동으로 넘어와서 아침을 먹으려고 신광모텔을 들어가니 신광모텔은 예약을 받은 사실이 없단다.
장과장이 실수로 예약을 못했단다.
하는수 없이 다른식당에서 해결은 했다마는 하마트면 아침도 못먹고 유람선을 탈뻔했다.
유람선관광료는 옵션이라서 2만5천원식을 다시 걷었다.
점심과 저녁을 먹을 생각을 하니 또 돈이 모자라서 만원씩을 다시 걷었다.
여행한번하면서 돈을 4번씩이나 걷으려니 일행에게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든다.
유람선은 예정대로 9시에 떴다.
울릉도 서쪽 해안으로 한바퀴 돌아서 다시 도동항으로 돌아오는데 대략 2시간이 걸린단다.
기상이 좋은 탓으로 배가 조용히 움직인다.
뱃놀이가 마냥 즐겁다.
그것은 오늘 집에 갈수 있다고 해서 마음이 가벼워진 탓도 있다.
갈매기가 먹을것을 바라고 연신 배를 쫓아온다.
오징어포를 손에 들고 있으면 갈매기가 쏜살같이 달려와 먹이를 채간다.
울릉도 일주 유람선 관광이 끝나고 어제 들렀던 그 박가네 칼국수집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어제 먹었던 그 따게비 칼국수로 식사를 하고 나니 가이드 장과장한테 또반가운 소식이 왔다.
독도관광을 한다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독도관광은 커녕 집에 갈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엄청 재수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독도관광이라니 횡재를 한기분이다.
사실 독도관광은 공짜로 하기로 되어있었다.
그러니 독도관광을 못한다 하더라도 손해배상을 요구할 처지가 못되는 것이다.
독도관광을 못할경우 관광회사에 무슨얘기라도 한마디 하기는 해야 될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 생각이 떠 오르지 않아 고민을 하던참이었다.
독도관광중 멀미를 할것같아 약국에서 지은 약을 먹었다.
날씨가 맑고 파도가 없어 배가 전혀 출렁이지 않으니 우리는 오전의 유람선처럼 편안하게 독도에 도착했다.
독도선착장은 3-4백명이 일시에 내려 사진 촬영 정도할 수 있는 장소는 충분히 된다.
TV에서 많이 보아왔던 그 모습 그대로지만 직접 내발로 독도땅을 밟으니 감희가 새롭다.
독도를 지키는 40여명의 경찰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우리는 20분동안의 짧은 시간 사진몇장을 찍고 다시 배를 타고 도동항으로 돌아왔다.
도동항 대합실에서 조금 기다리고 있으니 우리를 태우러 또 다른 배가 들어오고 있다.
그 배를 타고 묵호항에 8시 반경 도착해서 서울가는 관광버스를 타니 잠이 스르르 온다.
횡성휴게소에 들러 저녁식사를 하고 서울 집에 도착하니 새벽1시가 되어가고 있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