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 클라인은 정신분석분야에서 비극적인 인물이다. 상실과 혼란으로 얼룩진 그녀의 삶은 상실의 애도로 점철되어 있다. 그녀의 삶은 자시느이 전문 분야, 즉 유아기의 초기 몇 개월과 그 시기와 관련된 정신병적 불안에 대해 그녀가 그리는 암울한 그림속에 반영되어 있다. 그녀는 평생을 아이들과 같이하며 헌신하였으나 불행히도 자신의 자녀와는 막내아들 에릭을 제외하고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였다. 특히 정신분석학자였던 큰 딸과의 불행한 관계는 사적으로 공적으로 모두 최악의 상태였으며, 그녀의 딸은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개요
클라인은 자신을 프로이드의 추종자로 여겼으며, 그의 이론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았다. 자신을 ‘ 프로이드 학파다. 하지만 안나프로이드 학파는 아니다 ’ 라고 공공연히 말하였으며, 후에 안나 프로이드와의 계속된 대립 속에서도 자신이 정신분석의 주류임을 내세웠다. 그녀는 자신이 이루어낸 변화의 중대성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것은 자신이 의학을 전공하지 않 았기에 자신의 주장을 자유롭게 펼치지 않고 프로이드의 이론에 입각하여 그 정당성을 주장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재적으로 그녀는 생물학적인 틀 안에서 작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고, 대신 환자들의 경험을 잘 듣기 위해 자신의 개념을 활용했다. 그녀는 상상력이 풍부하고 직관적이며 대담했기에 엄청난 비약을 했다. 그녀의 이론적 전제들을 과학적이라기보다 철학적이고 주관적이다. 클라인 이론에서 주관성은 매우 중요하다. 그녀는 ‘ 본능 ’ 이나 ‘ 자아 ’ 와 같은 용어를 프로이드의 용법과 다르게 사용하고 있다. 그녀는 인간을 관계와 갈등과 변화의 주관적인 세계 속에 있 는 주체적인 행위자로 본다. 외부세계는 이 주관적인 세계를 매개로 하여 경험되며 내면세계로 들어와 성격과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이 이론은 대상관계학파의 시작을 알리는 ‘ 주체관계 subject relations ’ 이론이다. 클라인 이론에서 ‘ 자아 ’ 는 개별적인 존재라는 의미를 갖는다. 프로이드는 신생아가 미분화의 원래 상태, 원초적인 자기애 상태로 태어나 자기감과 현실에 대한 인식이 서서히 발전한다고 주장하였으나 클라인은 이 것에 반대했으며, 원초아가 아니라 자아가 리비도와 죽음본능의 핵심이라고 하였다.
클라인의 본능적 충동 개념은 생리적인 욕동이 아니라 신체적 수준에서 경험되는 희망과 두려움과 소망이다. 모든 내면의 움직임은 그것이 욕망이든 파괴성이든 대상과 연결하고자 하는 욕구로 느껴진다. 아기는 자신의 충동을 신체적 물질을 주고 받는 것이나, 그것을 무기로 사용하는 것으로 느낀다.
클라인은 신생아가 어머니라는 존재, 젖가슴과 남근, 질이라고 불리는 기본적인 신체부위나 기능에 대해 지식을 갖고 태어난다고 믿었으며 이는 아기가 삶을 신체적 수준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이런 원초적이고 무의식적인 경험을 ‘ 환상 ’ 이라 부른다. 수잔 이삭은 환상에 대한 명쾌한 설명을 제공하였는데, ‘ 환상 ’ 은 본능적 충동의 정신적인 측면이고, 감각은 상징화되기 이전상태의 행동으로 해석된다고 하였다. ( 예: 젖을 빨기 이전에 젖을 빠는 환상을 갖고 있고 생득적으로 젖을 빤다)
클라인은 프로이드와 마찬가지로 삶을 사랑하고자 하는 충동(생명본능)과 파괴하고자 하는 충동(죽음본능) 사이의 갈등을 조절하는 것으로 보았다. 본능의 강도는 선천적으로 결정된다고 가정하였다. 그녀는 죽음본능 에 대해 태어났다는 사실을 원상태로 돌리고, 갈등과 좌절이 없다고 가정되는 출생 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려는 생의 초기의 필사적인 노력이라며 다소 실존적인 용어로 묘사 하였다. 프로이드는 클라인의 이러한 해석을 정신분석을 보편적인 자연의 법칙과 연결시켜 물리학적 근간을 흔드는 비과학적인 견해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
자기의 발달
클라인은 모든 경험 을 내 적 현실과 외부 현실간의 상호작용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 감정과 이미지를 타인에게 투사하는 것과 외부 현실을 자신의 내면세계로 내사하는 것 에 대해 기술하였다. 이 두 세계 사이의 환류작용 은 지각과 감정간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으로 각각 다른 세계에 비추어 경험된다. 투사적 환류와 내사적 환류는 타인과 관계하고 연결되고 싶은 욕구인 죽음 본능의 존재에서 나온다. 아기는 삶을 파괴하고자 하는 죽음본능으로 인해 두려움을 느낀다. 이런 소멸충동을 자기에게서 거리를 두 기 위해 외부라고 지각되는 것으로 돌 려 야 할 필요성 느끼고 외부세상으로 투사한다. 외부세계는 자신이 투사한 나쁜 것으로 인해 나쁜 세상이 된다. 또한 아기는 생명본능에서 비롯된 선함과 사랑을 투사하여 세상을 온화하게 만들고자 하는 보상적인 욕구도 갖는다. 이것이 클라인 이론의 기본적이고 불가피한한 내적 갈등과 지각의 주관적 특성을 설명한다. 모든 사람은 외부세계는 부분적으로는 그 자신의 내면세계를 반영하고 동시에 그 사람의 내면세계로 들어가 그것을 변화시킨다.
심리적 건강은 1)우리자신이 투사한 것을 넘어서 볼 수 있는 능력, 2)우리가 세상에 투여하기를 바라는 나쁜 것과 실제로 존재하는 것 사이에는 차이가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는 능력에 달려있다. 그러기에 심리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상태는 1)내면의 나쁜 대상관계에서 비롯되는 부정적인 예상이 확인되는 것을 보고 2)이런 확인을 유도하는 정도에 따라 발생한다.
클라인은 신체를 정신적 삶의 매개체이자 원초적 경험의 원료로 여겼다. 환상은 신체적 관점에서 정의된 언어로 상징적 언어가 아니며 기본적인 구체성을 띤다 . 환상 안에서 신체부위와 생성물질은 선물이나 혹은 무기를 나타낸다 .
클라인의 발달 도식은 프로이드의 리비도 발달단계와 다르다. 프로이드의 구강기에 해당하는 생애 첫해에 초점을 둔다. 이 시기를 ‘ 편집-분열성 자리 ’ 와 ‘ 우울적 자리 ’ 중 어느 한 쪽이 다른 쪽보다 상대적으로 우세해지는 움직임으로 보았으며 이후의 모든 정신병리를 이 자리에 고유한 불안을 다루려는 아기의 초기 시도와 연관시켰다. 또한 이것을 초기 발달의 어떤 특정한 시점에 부각되는 불안과 방어의 양상을 묘사하는 방식으로도 사용한다.
클라인의 이론에서 는 전반적으로 삶의 기쁨보다는 고통이 강조된다 . 초기 발달을 본 관점은 이렇듯 성욕이 경험되는 방식이 아니라 불안이 어떻게 경험되고 다뤄지는가였다.
편집-분열성 자리
아기의 생후 첫 3개월에 우세한데, 클라인이 출생과 출생 후 초기 삶의 가혹한 특성이라고 가정했던 혼란과 박탈, 불안을 다스리려고 아기가 시도하는 방식이다.
혼돈을 이해하려는 충동 때 문에 아기는 자신의 경험을 ‘ 좋은 경험 ’ 과 ‘ 나쁜 경험 ’ 으로 분열시키거나 양분하게 된다. 이 두 범주는 서로에게 아주 분리되고 멀리 떨어진 채로 유지된다. 이것은 나쁜 마녀와 좋은 요정처럼 아기에게서 지각되고 분리된 엄마의 좋은 측면과 나쁜 측면으로 이 단계에서는 현실에 대한 정확한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어떤 질서를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 중립지대는 존재하지 않으며 부재나 후회, 상실의 경험이 없다.
분열 splitting 은 신뢰하기와 사랑하기를 시작할 수 있게 한다. 나쁜 것을 좋은 것에서 분리시킴으로써 아기는 전적으로 좋은 것을 경험할 기회를 갖고, 이것을 자기감의 기반으로 받아들일(내사)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한 대가로 아기는 때대로 전적인 악에 사로잡힘을 느낀다. 편집-분열성 자리에서 느끼는 주된 공포는 사악한 외부의 힘에 의해 파멸될 것이라는 두려움 이다. 클라인은 이것을 ‘ 박해 불안 persecutory anxiety ’ 이라 불렀고 이것이 편집-분열성 자리의 가장 주된 특징이다. 클라인은 이 두려운 경험이 타인에게 투사하는 죽음 본능이 되돌아 오는 데서 가장 강력하게 일어난다고 생각하였다. 이것이 악몽의 본질이다. 두려움을 극복하려고 심한 분열에 의존할 수도 있고 파괴적인 죽음 본능으로 고통 받고 있는 부분을 공격할 수도 있다. 이것은 파편화와 일관성의 결여를 초래하고 인간은 심리적으로 가까스로 생존만 하게 된다.
부분 대상 part-object 이라는 용어는 자기나 타인의 한 부분이나 한가지 측면을 뜻하는 것 이나, 이시기에는 아기가 지각하고 관계하는 모든 것일 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젖가슴은 부분대상이나 아기에게는 정신적 삶의 최초의 중심점으로 엄마를 뜻한다.
투사와 내사 는 분열과 동일한 능력에서 비롯된다. 투사 에서는 아기가 자기 내면에 담아 둘 수 없는 충동이 분열되어 타인에게 들어간다. 미움과 나쁜 것을 투사하는 것으로 나쁜 것을 자기에게서 없애주며, 또한 나쁜 것으로부터 좋은 것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좋은 것을 투사하기도 한다. 내사 는 경험을 좋은 것과 나쁜 것으로 구분하는 것을 강화하는 또 다른 방식이다. 내사에서 좋은 것은 지지로 받아들이고, 나쁜 것 또한 외부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자기 내면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포함된다. 이것이 과하거나 파괴적으로 사용되면 안정되고 응집된 자기에 대한 감각과 상당히 신뢰할 만한 타인에 대한 감각을 파괴한다.
투사적 동일시 projective identification 는 극단적인 형태의 투사로 다른 사람에게서 감정이나 경험을 전달받는 비언어적 소통으로 이루어진다. 불안이 특히 강렬한 경우 자기의 전반적인 측면을 타인에게 투 사할 수 있다. 이런 방어는 자신의 일부를 제거하는 것처럼 보임으로써 불안을 감소시키고 타인에 대한 통제권을 갖는다는 환상을 줄 수 있다. 이것은 심리치료 작업에서 대단히 중요한 가치가 있 다. 내담자가 감당할 수 없는 실제경험을 치료자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투사적 동일시는 역전이의 주요부분을 차지하며 후에 클라인학파 이론가들은 역전이 개념을 확장하여 환자와의 관계에서 치료자가 경험하는 모든 반응과 태도를 포함시켰다.
부인 denial 은 불안을 다루는 또 하나의 원초적 방법으로 하나의 사태를 다른 것으로 피상적으로 덮어 씌 우는 것이다. 좌절감을 주는 박해의 경험이 만족감을 주는 상상의 경험으로 덮일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상상한 것과 실재하는 것 사이에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것을 환각 이라 부른다.
탐욕 greed 은 죽음본능의 표현으로 불안과 좌절에 의해 커진다고 설명한다. ‘ 좋은 것 ’( 환상 속에서는 젖가슴 )을 무자비하게 착취하는 것이다. 탐욕은 나쁜 젖가슴이 언제라도 불쑥 튀어나올 것이라는 불안에 의해 더 부추겨진다. 탐욕의 환상은 좋은 젖가슴 그 자체를 전체로 받아들여 전적인 통제권을 갖 고 끊임없이 수유될 수 있는 내적 원 천을 갖는 것이나 이런 절대적인 안전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기심 envy 은 삶의 원천인 좋은 젖가슴에 맞서, 생애 초기 몇 달 동안 나오는 강력하게 파괴적인 충동이다. 좋은 것이 자신의 외부에 존재하고 또 자신을 지지해 주기 때문에 그것을 망가뜨리고자 하는 충동 으로 젖가슴의 좋음 그 자체 는 출생으로 인한 분리와 상대적인 박탈을 끊임없이 상기시 킨다. 우리의 욕구는 젖가슴을 좋은 것으로 만드려고 한다. 파괴하기를 원하는 것은 출생 이후의 삶의 상징이며 죽음본능은 출생의 사실을 파괴하려고 밀어붙인다. 시기심이 파괴적인 이유는 그것이 나쁜 것을 파괴하려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파괴하려는 충동이라는 점 때문이다. 시기심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양분하는 분열을 위협한다. 시기하는 외적관계는 시기하는 내적관계로 이어져 좋은 대상과 나쁜 대상이 혼돈되고 공격받고 파편화됨에 따라 정체감과 자기 가치감에 큰 혼란을 초래한다.
박해불안과 함께 편집-분열성 자리는 성장하면서 그 영향력이 줄어들지만 그것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 박해불안에 사로잡히면 무엇이 진실인가에는 관심이 없고 개인적인 책임감도 갖지 않는다. 모든 나쁜 것은 다른 누군가의 잘못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클라인은 오이디푸스 갈등과정 이 대상관계가 시작하는 바로 그 시점부터 발달한다고 믿음으로써 프로이드의 이론에 반기를 들었다. 아버지는 아기와 엄마 관계에 침입하는 첫 번째 사람으로 남근은 구별하고 침투하는 남성성의 특성을 나타낸다. 아기는 남근을 양육하고 치유적인 것으로 경험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자기 자신과 엄마의 신체 일부를 베는 무기로 경험할 수도 있다.
클라인은 초기 오이디푸스적 환상을 거칠고 환상적인 용어로 표현하는 데, 이는 유아들이 사용하는, 상상하는 용어 그 자체로 설명하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신체감각이 신체부분과 작용에 대한 생래적인 개념과 만난다고 상상한다. 관계는 가슴과 입, 남근과 질, 젖, 소변, 대변과 태어나지 않은 아기와 같은 모든 가능한 조합으로 상상된다. 부모끼리 갖는 그들만의 독특한 관계에 대해 아기는 결합된 형상을 갖는데 그것의 이미지가 괴물로 형상화 되기도 한다. 아기는 불안의 영향력 아래에서 시기심과 격한 분노를 괴물의 형상에 투사한다. 아버지가 좀 더 분리된 인물로 지각될 때 결합된 부모상이 형상화 되고 아기는 자신의 증오를 투사한다. 결합된 부모상은 가학성으로 채색되어 있다.
부모를 구별하기 시작하면서 아이는 다양한 부분 대상을 구별하고 그에 대해 각기 다른 감정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여아의 환상은 엄마에 대한 시기심 어린 공격에 의해 주도되고 이러한 투사의 결과 두려움을 느끼며 자신의 내적 신체적 경험세계의 온전함과 생산성을 믿지 못하는 불안을 지속적으로 느끼게 된다. 남아의 공포는 환상 속에서 엄마 내부에서 아버지를 공격하는 데 따르는, 거세불안으로 나타난다.
우울적 자리
1935년 클라인은 자신의 논문에서, 생후 첫해의 4분기 중 두번째 분기 동안에 아이의 통합적 인식능력이 자라면서 아이는 어머니를 하나의 전체적인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한다고 기술햇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우울적 자리의 시작으로 보았다. 이는 어머니를 부분대상에서 하나의 전체대상 으로 인식하며 전체적인 인격체로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는 사랑받는 어머니가 존재함으로 박해적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내사된 어머니가 내부와 외부의 박해로부터 자신을 지켜줄 것을 기대한다. 어머니는 박해적대상과 이상적 대상으로 분리되지 않는 전체대상으로 아이의 만족감의 근원일 뿐만 아니라 좌절과 고통의 원천으로도 느껴지는 것이다. 따라서 어머니에 대한 아이의 사랑은 양면성을 지 닌다. 어머니는 필요한 대상, 사랑의 대상인 동시에 증오와 가학에 의해서 언제나 파괴될 수 있는 존재인 것이다. 후자의 어머니가 계속 내사될 때 유아의 내적세계는 황폐하고 혼돈스럽게 되고,
반대로 사람받는 어머니와 자신을 동일시한다면 아이는 그녀의 상실에 대해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끼게 되며 사랑하는 대상을 상실하는 상황이 발생된다.
우울적 자리는 초기 단계의 환상 속에 존재하는 박해자들의 작용으로 인해 발생하는 편집적 불안과 죄책감, 상실감 및 그리움 등의 우울한 감정들이 혼합된 복합 체 이다.
우울적 자리에서 자아는 박해불안 과 우울불안 사이를 끊임없이 오고 간다. 대상에 대한 증오가 강할 때 박해불안을, 사랑이 우세할 때는 우울 불안을 느낀다.
그녀는 편집증의 고착점을 우울적 자리보다 앞에 두었고, 우울증의 고착점을 초기 우울적 자리에 두었다. 우울증 환자는 우울적 자리의 문턱에 있으면서 좋은 내적 대상을 안정적으로 확립시키지 못한 상태에 처해 있 다는 것이다. 우울증 환자는 가혹한 초자아를 가지고 있으며 이 초자아는 박해감이나 죽은 대상들을 이상적으로 회복시키라고 요구하고 질책 하는데서 비롯된다고 하였다.
유아의 중심적 과제는 충분히 좋고 안정적이며, 전체적인 내적 대상을 자아의 핵심에 확립하는 일이다. 그렇지 않을 때 정신질환에 걸리게 된다. 그러므로 우울적 자리는 정신병의 고착점과 신경증의 고착점 사이에 존재한다.
우울적 자리의 발달 과정에서 조적(躁적) 성격을 지닌 새로운 방어기제들이 발달하는데, 조적 방어기제 들은 우울적 고통과 같은 심리적 실재를 경험하지 않기 위한 것이며 그것의 주요 특징은 심리적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다. 대상에 대한 의존성과 양가감정을 부인하게 하며, 상실된 대상이 고통이나 죄책감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전능적으로 조종하고, 경멸적인 태도로 대하며 승리감을 갖게 한다. 또한 파괴와 상실에 대한 감정을 모두 부정함으로서 이상화된 내적 대상 안으로 도피할 수도 있다.
클라인은 우울적 자리의 개념을 확립하면서 보상충동이 심리 발달에 있어서 근본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좋은 대상에 대한 죄책감을 수반하는 우울적 고통은 회복의 소원들과 좋은 내적 대상을 회복시키는 환상들을 외적 및 내적으로 활성화 시킨다. 이 과정에서 어머니의 돌봄은 필수적이다. 어머니는 아이에게 능력과 탄력성을 확신시켜주고 아이의 적대감이 갖는 전능성을 줄여주고 사랑과 회복의 능력에 대한 믿음을 증가 시킨다. 어머니가 자주 보이지 않거나 어머니의 사랑이 부족할 때 아이는 우울적 박해불안의 지배를 받게 된다.
그녀는 성인의 애도과정에 관한 연구에서 성인의 삶에서 사랑하는 대상이 사라지는 것은 애도하는 사람 안에 잇는 우울적 자리의 갈등 을 일깨운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애도하는 사람은 실제의 외적 대상을 잃은 데 대한 고통뿐 아니라, 우울적 자리에서 유아가 느꼈던 것 처럼, 좋은 내적 대상을 잃어버리는 위험에 처해 있다고 느낀다. 애도작업은 내적 대상의 회복이 이루어질 때가지 편집적 감정들로 퇴행하는 것과 상실에 대한 조적 방어들을 극복하는 것을 포함한다. 우울적 자리의 불안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정신질환이 야기될 것이다.
우울적 자리는 창조적인 측면을 지닌다. 클라인은 우울불안이 절정에 도달한 상태에서 유아는 자시느이 사람과 좋은 내적 상태를 재창조하는 능력과 기술을 활성화 시키며 전능감을 포기하면서 외적대상들을 복구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자아는 좋은 내적 대상들로 풍성해지며, 이 풍성한 자아는 승화와 창조적 노력을 위한 주요 원천이 된다고 보았다.
우울적 자리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사이의 상호 관계에 대해, 그녀는 어머니의 젖가숨과의 관계가 구체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초기의 견해를 견지했고, 어린 남자아이와 여자아이 모두 또 다른 대상으로서 아빠의 남근에 관심을 갖는다는 견해를 유지하였다. 그녀는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의 시작을 우울적 자리의 일부분으로 보게 되었 다. 어머니가 하나의 전체대상으로서 아이에게 인식될 때 어머니와 아버지의 관계가 그의 환상 안에 등장한다. 어머니의 젖가슴에 대한 오이디푸스적 질투는 젖가슴에 대한 원래의 양가감정에 덧붙여져서 좋은 내적 대상으로서의 젖가슴과의 관계를 더욱 위혐한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부모는 개별적으로 그리고 부부로서 아이의 좋은 전체대상이며, 또한 아이의 환상 안에서 공격받는 대상이 된다. 공격들이 야기시키는 두려움에 대해 초기 논문에서 묘사하였다.
그러나 우울적 자리의 중요성을 발견하면서 클라인은 오이디푸스 소원을 포기하 도록 만드는 것은 거세불안뿐만 아니라 부모에 대한 사랑과 그들을 해치지 않으려는 바램 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울불안에 따른 보상 욕구는 부모를 회복시키며, 그들의 성교를 파괴적인 행위로 만들고 싶어했던 소원을 극복하고 그들의 성적행동을 사랑과 상호 창조적인 행동으로 회복시키게 한다. 소년은 아빠와 자신을 동일시 하고자 하고, 어린 소녀의 만족스런 성교에의 소망은 내적 어머니의 회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클라인의 우울적 자리에 관한 개념은 아브라함이 말하는 일차적 우울증 이라는 개념을 확장하여 발전시킨 것이다. 구강기와 항문기를 주로 자기애적 시기로 간주해던 아브라함의 이론에서 그녀는 훨씬 그 이전부터 대상과의 관계가 시작된다고 보았 고 부분대상과 전 체 대상의 관계를 구별하는 아브라함의 견해를 따르면서도 전체대상이 되는 것을 양가감 정의 경험과 우울불안이 등장하는 것에 연관시킴으로 전적으로 새로운 중요성을 부가하였다. 또한 우울적 자리가 보편적이라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그 현상을 정신병리적인 측면에서뿐아니라 정상적 발달과정 안으로 편재하였다.
우울적 자리의 발달과정에서 아이가 성취해야할 과제는 자아의 핵심에 좋은 젖가슴,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부모의 부부관계를 안정적으로 확립하는 것이다. 이러한 내사들을 확립하는 일은 우울적 자리의 극복에 따르는 큰 고통을 수반하다. 이러한 고통과 위험상황은 방어들을 형성하며, 그 방어들은 우울적 자리에 대한 방어로서, 우울적 자리가 발달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우울적 자리의 개념은 정선병적 병리와 신경증적 병리 사이를 보다 명료하게 구분할 수 있게 했으며 애도와 보상, 그리고 정상적인 창조과정의 연구를 위한 길을 열어 주었다.
클라인의 아동 정신분석 접근
클라인의 정신분석적 놀이 기법은 그녀가 해낸 가장 중요한 혁신 가운데 하나이며, 이후 모든 아동치료에 영향을 미쳐왔다.
클라인은 약 2세6개월(약간의 언어적 의사소통이 가능한 정도의 나이) 이면 치료를 시작했다. 아동의 자유놀이는 성인 정신분석의 자유연상이 차지하는 자리를 대신한다. 아동이 상상의 놀이를 할 수 있도록 작은 인형 (대,소) 자동차, 배, 기차, 동물, 울타리, 벽돌, 물, 모래, 점토, 종이, 가위, 풀 을 준비한다. 아이가 언어적, 비언어적으로 표현하는 모든 것을 관찰하여 분석가는 가능한 한 그 아이의 언어적 표현을 사용하여 말로 표현한다.
놀이라는 매개체는 의식적이고 무의식적인 수준에서의 단순하고 명확한 의사소통 수단이라는 것이 입증됐다. 그녀의 목적은 아이가 자기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자신의 불안과 감정 및 생각을 놀이뿐만 아니라 말로 표현하고 해소할 수 있는 능력을 발달 시키도록 하는 것이었다. 아이의 불안을 언어화하면 아이는 이해와 지지를 받는다고 느끼게 되고, 그 결과 그의 두려움이 덜 위협적이 될 것이라고 클라인은 믿었다.
클라인학파 접근 방식의 중요한 특징은 환자와 치료자 두사람 모두의 심리적 경험의 세세한 부분에 세밀하고 사려 깊은 관심을 두는 것이다. 심리치료훈련에서 실시되는 유아에 대한 관찰은 정확하고 공감즉인 관찰 능력 증진에 기여하는 것이다. 클라인 학파는 우상적인 추론보다는 가능한 한 직접적으로 임상경험에서 이론을 도출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안나 프로이드
클라인
치료시기
6~7세 이후 (초자아 형성 이후)
가능한한 빨리 (초자아는 이미 형성)
전이
불가능
가능 * 참조 1 – 복사본
관계
분석에 대한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아이와 관계를 형성하여 분석가가 친근하고 마음이 놓이는 대상이어야 한다
분석가를 좋아하게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은 역효과 – 문제를 위장할 뿐 스스로 동기를 갖게됨
치료환경
치료실에서의 행동에 대한 규칙은 외부 세계의 기대와 비슷해야 함
불가피하게 어려움이 수반되는 것을 당연시
치료 과제
미약한 초자아를 강화되도록 돕는 일 무의식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을 경계
성인과 똑 같은 접근 방식 – 무의식적 과정에 대한 개방성을 갖음 불안을 직면하도록 돕는 일
클라인의 접근방식은 능력을 가진 한 인간으로서의 아이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그녀의 반대자들은 그녀의 접근방식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무분별한 방법이라고 여려했다. 그러나 그의 분석을 받고 중년이 된 그녀의 환자들은 애정을 갖고 그녀를 기억한다. 그녀는 깊은 고통에 빠져있는 아이에게 위안을 주고 희망을 불어넣고, 강하게 억제되거나 자신을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관계를 맺지 못하는 아이와 놀이를 하였다. 그녀의 신념과 인간성은 아이와의 작업에서 가장 선명하게 빛을 발했다.
논평
l 클라인 학파의 이론은 생물학에서 심리학으로 도약한다.
l 마음의 작용을 신체의 일부로 보는 대신, 의미와 관계 및 주관적 경험이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기준이 된다. – 물리적 속성을 정신적 편향성으로 대체하며 초점이동
l 프로이드는 성인 안에 있는 아이로 들어갔다면 클라인은 아이(또는 성인) 안에 있는 유아에게로 다가갔다.
l 클라인의 놀이치료법은 아동심리치료 작업의 의사 소통 수단이 되었다.
l 아동내면의 원초적 과정에 대한 명료한 설명은 정신병적 상태와 경계선적 상태에 대한 이해를 구조화하고 심화시켰다.
l 엄마와 아이의 관계, 독자적인 여아의 발달에 초점을 둔 과정은 프로이드 이론의 남성중심성의 불균형을 바로 잡았다.
l 정신분석이 보편성을 가정하고 있기에 특정 계층이나 다른 문화군에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클라인은 이에 대해 언급하였다.
l 종교는 환상이라는 프로이드의 관점에 동조하였기에 분석과정에서 철학적 충돌을 초래했을 수 있다.
l 클라인은 환경적 요인을 등한시한 부분에 대해 비판 받았다. 아기의 고통을 유발하는 것은 아기자신의 본성이고, 죽음본능에서 비롯되는 증오는 정신분석판 원죄인 셈이다.실제로는 환경의 중요성을 부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이드의 이론을 고수하려는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
l 클라인 이론에서 정신적 현상이기보다 실제 대상처럼 들리는 내면화된 남근, 젖가슴, 질, 대소변, 등은 아이들의 언어를 그대로 상징화한 것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현상을 설병하고 있기보다는 현상을 묘사하는 쪽에 가갑다.
l 부분대상은 환상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라기 보다는 관계하는 하나의 야식으로 간주된다.
l 클라인은 자아를 당연한 것으로 여겼고, 리비도적욕동과 죽음의 욕동이 사랑하고 미워하는 자율적인 능력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았다.
l 클라인은 미경험의 어린아이에게 불가능할 정도로 정교하고 복잡한 과정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종종 여겨져 왔다. 예를 들어 아기가 자신의 대소변에서 비롯된다고 가정했던 익사와 중독, 범람, 불, 폭발 같은 것 들에 대해 비판적인 학자들은 클라인의 환상이라고 치부하였다. 그러나 환상은 무의식적인 것으로 언어 이전의 것으로 어어로 구체화 될 수 없는 것이다. 클라인의 이론에서 사용된 언어는 구체성을 띤것이라기 보다는 어떤 것을 환기 시키는 것이다.
l 클라인은 환상의 필수조건으로 대상과 그것의 기능 중 일부에 대한 생래적인 지식이 존재한다고 가정한다.
l 클라인의 이론에서 아이는 좋은 내면화된 대상을 중심으로 해서 자기에 대한 전반적인 감각을 만들어가며, 이것은 출생으로 인해 야기된 분리를 되골리기 위한 파괴적이지 않은 건강한 시도로 보았다.
l 클라인은 통제 밖에 있는 어떤 것을 지각하고 원할 때 , 이미 그것이 무 엇일 수 있는지, 혹은 적어도 그것이 어떤 느낌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내적인 감각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 개념과 현실화의 이런 과정이 투사적 환류 내사적 환류이다. 관계는 내면에 있는 것과 외부에 있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같다는 것을 경험함으로써 일어난다. 다시 말해 동일시를 통해 일어난다.
l 자기가 좋은 대상을 중심으로 만들어진다는 개념 은 관계가 갖는 중요성을 으뜸으로 하는 클라인의 입장을 대변한다. 자기의 핵은 다른 사람과의 합류에 있고, 이것은 불가피하게 사회적일 수 밖에 없는 본성임을 강조한다.
l 클라인의 이론에서 인간의 삶을 지배한다는 무자비한 공포와 고통, 성취의 절정이 우울과 양가감정을 견딜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 등은 우리에게 정서적으로 큰 부담을 준다. 물론 그녀 자신의 비극적인 상실과 함께 어렵고 모순되고 자기중심적인 성격에서 비롯된 외로움이 이론에 강력한 영향을 미쳣을 것 은 분명 하다. 그러나 그녀는 적나라한 명료함을 남겨주었다. 그녀의 괴벽스러운 용기는 윤리와 가치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고통과 파괴성을 직면하며 우울적 자리의 핵심적 특징을 보게 해주었다.
l 클라인의 이론으로 우린 다른 사람의 미움, 파편화, 절망의 극단을 직면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클라인의 이론은 우리가 인간 존재의 가장 두려운 부분을 견디도록 도와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