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3.8km)
이제 수영을 하면서의 설레임이나 두려움은 없으나,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는 시간입니다.
팔로만 한다고 하지만, 무리한 팔 사용으로 인하여
초반 바이크에서 힘을 쓸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이번대회에서는 첫 번째 바퀴에는 팔로만 수영을 하고,
두 번째 바퀴에는 다리를 살짝 가미해가며 글라이드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하지만 두 번째 바퀴에서 오른팔이 돌아가질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최장거리가 2.7km 수영 경험밖에 없어서인지
한계가 드러남을 느꼈습니다.
또한 현장이 바쁘다는 핑계로 수영장을 간다고 하여도 20여분의 훈련밖에 하지 못했으며
웨이트 또한 준비하지 못해서인지, 그야말로 죽겠더군요.
그래도 여차저차해서... 시계도 바라보면서
쓰라린 겨드랑이와 슈트에 쓸린 목에 굴러댕기는 물을 뿌려가며
바꿈터로 이동했습니다.
적어도 20분 정도는 시간을 벌어놓으려고 하였으나
예상과 달리 컷오프 직전에 올라왔네요,,,
그래도 헐떡거리며 올라오지는 않구요 ㅋㅋ
바이크 (180km)
이번대회중 가장 걱정을 많이 한 종목입니다.
평속이 20정도 유지할 수 있는터라 8시간 컷오프 기준 160km 밖에 전진을 못하는데.
후반에 체력까지 떨어질 경우 밀고 나갈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속도계는 띠어서 버린지 오래고... 손목시계와 보급소에 들를때마다..
기록을 체크해가며 천천히 달렸습니다.
오른쪽 어깨에 통증이 있어서 유바잡을 생각은 하지도 못하고...
아예 허리를 세우고 두 손을 허공에서 흔들면서 느긋하게 전진했습니다.
올림픽 코스 할때에는 수영이후 속이 뒤집어져서...
아무것도 먹을 수가 없었는데, 꾸역꾸역 잘도 들어가더군요.
성운형님이 신신당부하신 찰밥을 무식하게 입속에 우겨넣고...
꼭꼭 오물오물 거렸지요,...
가스가 찰까봐 맹물에 싸구려 스포츠 젤 하나를 혼합한 맹물을 마셔가며..
조금씩 전진했습니다.
주머니속에 스포츠 젤은 입으로 들어가버린지 오래고...
남들이 추월해도 신경쓰지 않고서...
경치구경하며 신나게 느그적 거리며 달렸습니다.
보급소에 들를때마다... 아주 상전 취급을 받았습니다.
동네 주민에게 자전거를 던져주고,.. 아주머니께는 물병에 포카리 채워달라 부탁하고...
아가씨에게는 콜라 한잔 받아먹고... 옆에 계시던 할아버님은,.
시원한 물을 바가지로 퍼부어 주시고...
늦게 쫓아가다보니... 요런거 좋더군요.. ^^~!
꾹 참고... 시간당 20키로로 가면서... 오른쪽 어깨가 풀려감을 느꼈습니다.
65키로 지점?? 동네 슈퍼에 들러 외상으로 포카리와 콜라 한캔 받아마시고,,, 나서...
성운 형님 만나로 갔습니다.
역시나 성운 형님.. 아스팔트 바닥에다가... 전북 철인 클럽이라고 낙서를 큼직하게
해놓으시고.. 비상대기 하고 계시더군요.. ^^~!
일단 싸이클화를 벗어서 깔창을 뒤집고 난뒤에... 박스를 뜯어서 발바닥을 말렸습니다.
성운 형님이 준비해주신... 닭죽을 후루룩 먹고 난 다음...
썬그라스를 깔끔하게 닦고 난후...
느슨하게 타고왔던 .. 싸이클화를 바짝 조이고 난후,... 신나게 달렸습니다.
속도 무시... 차량통제 무시...
코스답사를 끝마친 상태라... 자신 있었거든요,...
이때부터는 보급소는 들리지 않았으며.. 신나게 비비고 왔습니다.
경기장까지만.. 가면 설마 컷오프야 시키겠어.. 하며...
신나게 비볐습니다.
하하하하하 드디어 트랙에 들렀습니다..
일단 첫바퀴는 맛배기로... 두 손을 궁둥이에 붙이고... 살살 열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두 번째 바퀴부터는
허벅지는 쌩쌩했으며... 세벨로, 캐논데일, 쿠오타.. 참 샐 수 없이 많은 사람을 재꼈습니다.
한사람에게도 추월당하지 않았으며..
자신있게... 바이크를 마쳤습니다.
런 (42.195km)
대충 시간을 체크해보니....
런 3키로 12키로 3회전 마지막 3키로...
시간당... 10키로만 따져도 4시간..넉넉히 5시간을... 고려해볼때...
넉넉히 15시간내에 들어올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런백을 챙기고... 먹을 거리를 등주머니에 챙기고... 바이크 보급소로 가서... 음료수 물통에서 새수도,,, 하고.. 겨드랑이도 좀 씻어내고...
물병 .. 박스를 뜯어서,... 발바닥을 깔끔히 떨어내고...
신발을 신었습니다..
이제 부터는 신발을 뽀송뽀송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천천히 걸었습니다.
구경나와있던 타 동호인 가족에게 들러 머리도 털고... 바세린도 챙겨서.. 겨드랑이에 발라주고..
슬슬 시동을 걸었습니다.
절대 욕심 부리지.. 말자... 천천히 가자...
한바퀴 돌고나서.. 생각해보자... 시간은 충분하다...
꿍쾅대는 맘을 진정시키고.. 가볍게 .. 한바퀴를 돌았습니다..
이제 두바퀴째에.. 살짝... 속도를 내고.. 마지막에는 신나게 내달리라..
자신이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이게 웬일 ??
보급소에서 콜라한모금 먹고 돌아서는데... 등짝이 싸늘해지면서..
머리가 멍해지며.. 쓰러질것 같더군요,
아차 싶더라구요....
정신을 가다듬으며... 엠블란스가,.. 그냥 왔다갔다한게.. 아니구나...
내 몸이 갑자기.. 왜 이러지..
서울대회때 저체온증에 걸린 수하형님이.. 떠올랐습니다.
어금니 꽉 깨물고.. 바닥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정신을 가다듬었습니다.
그렇게 두바퀴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바퀴만은 뛰어야 .. 하기에... 먹고 싶은 물도.. 초코파이도.. 바나나도,.. 그냥 지나치며..
등뒤에... 파워젤만을 만지작 거렸습니다.
조금만 참자... 조금만... 내 다리는 돌아올것이고.. 체온도 살살 올라 올 것이라고...
응원해주시는 총무님의 한마디...
12시전까지 들어와 !!!!!
시계를 계속해서 체크하고 있었음에도..
어느새.... 10시는 넘어선지 오래고...
아~~~~
이게 철인 3종 경기구나.. 싶더군요...
너무도 부족했던 준비기간...
만류하는 형님들의 걱정...
불어난 체중,...
이건 철인운동에 대한 기본이 안 돼있다는 회의감...
수영을 나오고 나서의 기쁨도...
바이크를 타며 스페샬 푸드 지점을 지나쳐... 달리면서.. 눈가에 맺혔던.. 감동의 이슬...
어금니를 꽉 깨물었습니다...
성운형님이 철수한터라... 젖은 옷을 갈아입을 수도 없었으며,..
너무나 고통스러웠지만... 살고 싶었습니다...
아직도.. 다리는 말짱했으니... 조금씩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언덕이 나오면... 걷고.. 평지와 내리막은 조심조심.. 달렸습니다.
^^~!
그리고 여유있게 골인했습니다.
반겨주는 형님들이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지만..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아가씨가 걸어주시는 타월에.. 매달을 목에 걸고.. 따땃한 .. 전복죽을 담아들고,..
피니쉬 근처 의자에 .. 앉아서... 기다렸습니다.
^^~!
역시나.. 부랴부랴.. 저를 찾아 해메시는 성운형님...
형님..~~~~~
첫댓글 부산 울트라를 참석하지 못한 아쉬움을 그나마..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선배님들 덕분에 잘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도 신세좀 부탁드립니다. ^^~!
난 화영씨가 사람이 아닌 것을 이제사 알았넴...참말로 앞으론 같이 놀자고 말도 못 붙이겠꾸먼...모래재 동반주해 줬음을 평생 가문의 영광과 보람으로 알고 살을께...이화영 이화영 싸 가오리다...
나중에 훈련 참가하게 돼면.. 같이 좀 뛰어주세요 ... ^^~! 저야말로 영광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가을이나 봄에 마라톤 대회 있으면 참가하겠습니다. 늘 배려해주심에 감사 드립니다. ^^~!
화영씨 대단한 도전을 하고 오셨네요... 저도 전부터 철인경기에 관심이 있었으나 수영에서 영...자신이 없어서 마음속으로만
항상 동경하고 있었는데 좋은 경험하고 오셨군요... ^^
저도 이제 수영 배웠는걸요... 닥치면 하더라구요,,, 컷오프 턱걸이 완주라 좀 쑥쓰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