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2월17일 눈이 햐얗게 내린 자운서원에 꼬마선비님들이 찾아왔어요
신안벧엘 어린이집 선비님들이었어요
손님맞이 준비를 하러 일찍 나갔던 자운서원의 주차장에는
어릴적 눈이 많이 내리고 꽁꽁 얼어붙은 겨울날,
썰매나, 비료푸대를 썰매삼아 미끄럼을 타던
추억을 잠깐 연상할 만큼 주차장은 하얀 빙판이었어요
어린 선비님들이 이 추위를 뚫고 올까 걱정이 되었답니다
류병기 원장님께선 더 일찍 나오셔서 강인당에 후끈후끈 난로와 온풍기를 켜놓고
문풍지를 바르고 계셨어요
이선민 장의와 저는 눈이 쌓여서 빙판길 같은 약수터를 엉금엉금 기었다고 할 정도로 조심스레
물을 받아와서 온수기에 물을 끓이고 어린 선비들을 맞을 준비를 했답니다
노오란 봉고차 2대에서 꼬마선비님들이 눈길을 달려 자운서원에 도착했어요
마중을 나가 고사리같은 손을 양손에 잡고 정문에서 강인당까지 살금살금 조심스레 올라왔답니다
신안벧엘 어린이집은 벌써 자운서원에 선비체험수업을 세번째나 받으러 왔는데
초롱초롱 눈망울들이며 대답하는 목소리가 달랐어요
오물오물 앙징스런 입으로 다식을 먹고
아주 작은 손으로 찻잔을 들고 차를 마셨어요
자운서원을 하얗게 수놓은 백설의 눈보다 더 하이얀 순백의 꼬마선비님들과 추운 겨울날을
함께하면서 꼬마선비들에게 동화되어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귀에 걸리게 되더군요.
배울준비가 되어있다면 세상의 모든 이가 스승이라 하듯
신안벧엘 어린이집 꼬마선비님들이 2014년 12월 17일은 제 스승이었어요
신안벧엘 어린이집의 꼬마 선비님들 그리고 원장님과 여러 선생님
미끄럼길을 조심스레 운전해오셨을 기사님 참 감사했습니다.
모든 준비를 다 해주신 류병기 자운서원 원장님
선비책상을 손수 닦아주신 총무장의님
구연동화로 꼬마선비들과 소통한 이선민 장의님
무거운 차의 도구들을 챙겨와서 수업해준 황해연 장의님
모두모두 함께여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다가오는 2015년에도 더불어 함께여서 기쁨이 배가 되는 한해가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