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2일 목요일 저녁 6시경 경향신문에서 연락이 왔다.
내일자 2면 두리반 성명서 광고를 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최대 광고주인 GS건설의 요청으로 부득이
광고를 뺄 수밖에 없다는 죽어가는 목소리였다.
"경향신문은 앞으로 정치권력은 물론 대기업과 관련된 기사에서 보다 더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겠습니다. 옳은 것을 옳다고 하는데 인색하지 않되, 그른 것을 그르다고 비판하는 것에도 결코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경향신문이 저널리즘의 원칙을 끝까지 지켜나갈 수 있도록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전남대 김상봉 교수의 삼성비판 칼럼을 게재하지 못한 점에 대한 2월 24일 경향신문 사과문)
경향신문은 불과 6개월 만에 자신들의 결의를 접었다.
윤성일 위원장이 카페에 올린 573명의 명단을 읽어 내려가면서 눈물이 났다.
‘400인 선언’을 준비하는 동안 내내 불안했었는데,
‘573인 선언’으로 일떠세워주신 분들, 그 마음이 읽혀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진정으로 분하다.
광고를 낼 수 없다는 경향신문에 분한 것이 아니라,
자본의 힘을 난삽하게 휘둘러 언론까지 휘하에 두려는
GS건설에 분하다.
철거농성 8개월을 맞는 동안 도대체 그냥 넘어가는 게 하나도 없다.
마포구청이 건설자본의 부스러기를 어떻게 받아먹는가부터
비대한 건설자본이 유령회사를 만들어 어떻게 개발사업을 막후 조종하는가,
한국전력은 건설자본을 돕기 위해 어떤 식의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가,
국가인권위의 무기력증의 깊이는 어느 정도인가,
급기야 천박한 자본이 언론을 어떻게 길들이고 있는가까지
두리반으로선 벅찰 정도로 다양한 경험을 고스란히 하고 있다.
한편으론 수많은 철거싸움 현장 중 두리반만이 경험하고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두리반과 함께하는 벗들을 향해
더욱이 고개 숙일 일이다.
두리반과 함께하는 벗들, 얼굴을 들 수 없을 만큼 고맙다.
400인 선언도 벅찰 거라고 예상했는데,
573인 선언으로 도와주셨다.
이분들의 뜨거운 손길을 내일 당장 경향신문에서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은
지울 수 없는 아픔이다.
그 아픔이 어둠 속에서 더더욱 견딜 수 없다.
죄송합니다, 벗들!
두리반 대책회의를 통해 성명서 광고를 게재할 방법을 찾고,
더 나은 방법으로 싸워나갈 길을 찾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유채림 고백
첫댓글 선생님.죄송합니다.그리고고맙습니다.
선생님, 힘내세요.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기 죄송합니다.
몸 안상하고 맘 안상하시면... 좋겠다는 말밖에는...
기운내세요.
더럽고 분해서라도 꼭!!! 이겨야겠습니다.
아참.. 그리고 573인이 아니고 574인 입니다.
학교다닐때도 같은 저랑 같은 이름이 참 많았었는데 여기도 있었네요.
같은 이름으로 두명이니 +1
오, 이런! 잠들기 전에 잠깐 들여다 보려고 했는데, 쉬 잠이 올 것 같지 않네요. 참 더럽고 치사한 세상에서 살고 있다는 게 이리도 가슴 아프게 다가오다니요!!!
힘내세요!! 항상 응원하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건강헤칠까 걱정되네요.. 기운잃지 마시고 승리하는 그날까지 응원하겠습니다..
다시 연주하기 시작한 후로 꺾지 않던 열손가락 스무마디를 단박에 우드득! 꺾어버렸습니다.
고맙습니다. 경향신문!
덕분에 배후 GS건설의 실체를 정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신 '권력과 대기업에의 엄정한 잣대' 따위의 말은 혀끝에라도 담지 마십시오.
당신들의 '무능력함'을 새삼 깨닫게 해주셔서 감사하긴 합니다.
마음이 아픈이유는 많은 이들의 마음이 아파할까봐 걱정하는 우리의 마음입니다. gs건설이 이렇게 모습을 드러냈고, 오늘 광고를 막아나섰지만, 두세배의 후과를 치룰 것입니다. 두리반의 힘이 이만큼 크다는 거라 확인한것입니다. 힘잃지 마시구요. 지금이야말로 힘내야할때인것 같습니다.
더위에 잠 못 이루실 때엔 쪼스바 열심히 찾아 쪼스바로라도 위로를 드립니다.
쪼스바 맛있게 드셔주세요.
대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