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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10 - 파스칼의 삼각형
S#1. 인터넷 게임방 외경
요란하게 들리는 게임 소리..
S#2. 게임방 내부
시선이 내부를 주욱 훑다가 앉아있는 채영에게로 간다. 채영, 정태가 나란히 앉아서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채영 : 정태야 하이템플러 좀 지원해줘.
정태 : 지금 게이트 웨이로 가는 중이야. 좀만 버텨봐.
채영 : (얼른 뒤를 돌아본다)
저 뒤에는 다른 대학생 두명이 역시 나란히 앉아서 게임에 열중하고 있다. 현재 그 둘과 채영, 정태가 편을 먹고 게임 중이다.
채영 : (마우스를 재빨리 움직여가며) 으으 이 쪽 뚫렸어. 야야 가디언 부대가 그쪽으루 가고 있어.
정태 : 이 친구들 굉장한데..
채영 : 오오케이. 이판사판이다. 내가 뒤를 맡을게.....이게 뭐야.. 에라 너 죽고 나 살자.
그런 채영의 모습을 이쪽에서 보고 있는 시선. 카메라 시선이다.
채영이 공격에 성공하고 예쓰.. 주먹을 흔드는 모습을 본다.
S#3. 게임방 입구
정태가 주인에게 게임비를 내고 있다. 그 앞에 학생1,2와 정태 채영이 모여 서있다.
정태 : 야아 정말 실력들이 대단하신데요. 꼼짝없이 당했습니다.
학생1 : 아닙니다. 카이스트 학생들이 게임에 도사라더니 정말 겨우 이겼습니다.
학생2 : 여기 여자분도 카이스틉니까?
채영 : 네 전산과에요.
학생1 : 우리 언제 미팅할까요? 다른 여학생들 있지요?
채영 : 조오치요. 말 난김에 날 잡을까요? 이번 주말 어때요?
정태 : 조심하십쇼. 이 친구는 카이스트 최고의 머리거든요. 잘못 건드리면 아주 골치 아파집니다.
그들 웃으며 입구를 나선다. 그 때 그들을 스치며 먼저 나서는 준호. 채영을 툭 치고 나간다.
채영, 비틀해서 보지만 준호는 등만 보이며 저만치 가고 있다. 채영을 잡아줬던 정태가 괜찮아? 하고 보고...
S#4. 세미나실
민재가 팅팅 부어서 보며.
민재 : 잘한다. 스터디 정리도 안하고.. 로봇 프로그램도 안 짜고 게임방에 갔다 왔다고? 그것도 게임비까지 날리고 왔어?
채영 : 고만 좀 해. 원래는 햇살이 너무 좋아서 산책이나 할까.. 그러고 나갔던거야.
정태 : 그런데 학교 담 밖에도 햇살이 내리고 있을까.. 해서 걷다보니까.
채영 : 게임방이 눈 앞에 나타나더라 이거지.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가냐. 마징거가 지구의 적들을 앞에 놔두고 그냥 지나가?
정태 : 근데 채영아. 아까 게임비 내가 다 낸 거 알지? 반씩 내기로 했던 거 기억나?
채영 : 치사하군. 치사해. 그런 건 좀 잊어먹고 살어라. 그래야 오래 산다 너. (주머니를 뒤지는)
민재 : 지원인 왜 안오는 거야. (시계 보며) 뭐야 벌써 15분 지났잖아.
채영 : 이상해. 나 지갑이 없어.
정태 : 너 아까 갖고 나갔던 거 맞아?
채영 : 어. 게임방에 들어가기 전에 내가 커피 샀잖아. 그때도 지갑 있었는데.
민재 : 그걸 보고 천벌을 받았다고 그러는거다. 천. 벌.
정태 : 게임방에 흘린 거 아냐?
채영 : 나 좀 나갔다 올게..
막 나가려는데 들어서는 지원.
지원 : 채영이 너 지갑 잃어버렸니?
채영 : (다시 들어온다) 니가 어떻게 알어?
지원 : 아라 비비에스에 글 올라와 있어.
채영 : 뭐?
자막 [아라 : ARA - 1991년부터 카이스트 내에서 학생들이 자치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전자 통신 게시판]
지원 : 방금 들어가봤거든. 제목이 뭐냐하면... 박채영님 지갑 잃어버리셨죠?
S#5. 동아리방
모니터에 뜬 많은 제목들 중에 하나가 보인다. 제목은 '박채영님 지갑 잃어버리셨죠?' 아이디는 '다크맨.'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채영. 클릭을 해서 안으로 들어가본다. 뒤에서 들여다보는 민재와 정태.
민재 : 뭐라고 써있는거야?
채영 : (읽는) 잃어버린 지갑을 찾고 싶으면 오늘 밤 10시에 저하고 일 대 일 대화를 하실래요?
정태 : 그게 뭐야.
채영 : 이게 다야.
민재 : 아이디가 뭐야.
채영 : 다크맨. 히히.. 어둠의 사나이래.
민재 : (정태를 본다) 어떻게 생각해?
정태 : 이거 간단히 말하면 차 한잔 하실까요...이런 거 아냐?
민재 : 그렇지? 어떤 얼빵한 놈이 지딴에는 굉장히 머리를 써서 데이트 하재는 거 같지?
정태 : 그래. 그럼 우린 이쯤에서 빠져줘야 되는 거 아니냐.
민재 : 내 말이 그말이다. 그럼 박채영님. 계속 해보세요. (나간다) 공장동 가서 로봇 바퀴나 깍아야겠다.
정태 : 채영아.
채영 : 왜.
정태 : 이번 기회에 남자와 여자에 대해서 좀 배우도록 해. 알았지?
채영 : 뭔 소리야?
정태 : 건투를 빈다. (나간다)
채영 혼자 멀거니 있다가 타자를 치기 시작한다.
채영소리 : 다크맨님 오늘 밤 10시 기다리겠습니다. (잠시 생각하다가) 근데 내 지갑은 어디서 주우셨나요?
엔터키를 쳐서 올린다.
S#6. 밤 농구장 외경
농구를 하는 소리가 외부에까지 들리고.
S#7. 농구장
내부 팀을 이루어 농구 경기를 하고 있는 아이들..
한쪽편에는 민재와 정태, 채영이가 끼어있다. 저쪽편에도 여학생이 한명쯤 있고.
경기가 격렬하게 어느만큼 진행되고 있는 상황.
민재가 가드를 피해 슛을 하고 골인이 된다. 좋아하는 민재 편. 다시 방어에 들어가는 민재네.
채영, 중간쯤을 파고 들다가 패스되는 공을 재빨리 가로챈다.
함성이 올라가고 채영, 드리볼해가는데 두명이나 앞을 가로막는다. 채영 몸을 돌리며 정태에게 패스.
순간, 채영은 상대 선수와 부딪혀 넘어지고. 넘어지면서 공의 방향을 본다.
패스 받은 정태가 드리볼해가면서 다시 민재에게 넘기고 민재가 던지고.. 골대를 맞고 튀어나온 공을 다시 잡아내는 이쪽 편.
채영, 일어서며 예쓰.. 주먹을 흔들다가 발목이 시큰해서 주춤 선다.
(경과)
이만치 관중석의 구석에서 보는 시선. 그 시선으로 채영이 정태의 부축을 받으며 밖으로 나오는 모습이 보인다.
경기는 계속되고.. 민재가 뛰어 지나가며 돌아보는 모습도 보이고.
정태는 채영의 앞에 한 무릎을 꿇고 앉아서 발목을 보아주고 있다.
채영은 주제에 자기 편이 공을 잡자 소리를 지르며 응원을 하고 있다. 그 위로 들리는 준호의 소리.
준호소리 : 오늘 농구하다 다친 발은 괜찮아요?
S#8. 밤 채영/지원의 방
채영, 놀란 얼굴로 모니터를 바라본다. 그러다 허어 웃고 타자를 친다. 이하 채영은 자신의 소리에 맞춰 타자를 치는..
채영소리 : 아까 낮에 농구장에 있었어요?
준호소리 : 난 맘만 먹으면 어디나 있을 수 있어요.
채영소리 : (모니터를 잠시 노려보다가 타자) 자아 이쯤에서 정체를 밝히시지. 너 정태지?
준호소리 : 아닙니다.
채영소리 : 재명이니? 민재? 설마 마이클?
준호소리 : 이 세상에 카이스트 남자들 밖에 없는 줄 알아요?
채영소리 : ... 누구세요? 카이스트 학생 아니에요?
준호소리 : 저는 카이스트 학생들보다는 좀 더 머리가 좋은 사람인데요.
채영소리 : (웃고 또 타자를 친다) 알았어요. 머리 좋은 거 알았으니까
첫째, 내 지갑 어딨는지 가르쳐 주고. 둘째, 댁이 누군지 가르쳐줘요.
준호소리 : 내 말을 안 믿는군요.
채영소리 : ...머리 좋은 게 그렇게 중요해요?
준호소리 : 이제 믿게 될거에요. 그럼 채영님 우리 게임을 시작해볼까요?
채영소리 : 게임..? 여보세요.
채영 다급해서 타자를 더 쳐대지만 상대는 이미 접속을 끊었다. 채영 안타까와 보다가 벌떡 일어난다.
S#9. 스팍스 동아리 내부
밖의 방에 주루루 늘어져 있는 컴퓨터들..학생들이 그 앞에 앉아 채팅들을 하고 있다.
그 각각의 화면들을 주욱 스케치 해서 보고.. 안의 방으로 들어가면..
S#10. 스팍스 사무실
역시 컴퓨터가 가득 있는 방. 채영과 회원 한명이 얘기중.
회원 : 아이디만 갖고는 누군지 알 수가 없어요.
채영 : 왜 몰라. 니가 여기 비비에스 관리자잖어.
회원 : 누나. 여긴 어디까지나 익명성을 존중하는 곳이라구요. 그러니까..
채영 : 너 내가 무지무지 정리 잘해놓은 노트 보고 싶지 않니?
회원 : (조용히 모니터를 향해 앉더니 치기 시작한다) 아이디가 뭐라고 했죠?
채영 : 다크맨.
회원 : (관리 목록을 찾아내 보고는) 다크맨 여기 있는데.. 음..
신청한 사람 이름은 무명씨구요. 주소는 파라다이스.. 이렇게 적었는데.
채영 :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이게 뭐야. 이런 식으로 신청해도 받아주는거야?
회원 : 잠깐만.. 다크맨이 방금 글을 올렸다고 나오는데.. (두들겨보고..) 제목이 채영님 보세요.. 누나 읽어볼래요?
채영 : (클릭해서 들어가본다. 읽어보는 얼굴이 점점 일그러지더니) 얘 미친거 아냐?
S#11. 캠퍼스
채영 자전거를 타고 달려오고 있다. 그 위로 들리는 준호의 소리.
준호소리 : 채영님의 지갑은 동측 기숙사 121호 책상 위에 놓아두었습니다. 그 대신 그 방에 있던 노트북을 가져왔습니다.
아주 좋은 노트북이던데요.
S#12. 기숙사 앞
민재와 정태가 남학생 한명과 기다리고 있다가 채영을 맞이한다.
채영 달려오면..남학생이 지갑을 건네준다. (다이어리 식으로 수첩과 함께 있는 지갑)
채영, 안을 뒤져서 없어진 게 없는지 살핀다. 그동안 남학생과 얘기를 나누는 민재, 정태. 그 위로 준호의 소리 계속.
준호소리 : 채영님 혼자서 나를 찾아내긴 어려울 겁니다. 주변에 머리 좋은 친구들 많지요? 그 친구들한테 도와달라고 해요.
그럼 오늘 밤 10시에 다시 만날까요. 일 대 일 대화 기다리겠습니다.
S#13. 석학의 집
민재 정태 지원 채영 모여있다.
민재 : 이건 장난이 좀 지나친 거 아냐?
지원 : 남의 노트북을 가져갔어. 이런 건 장난이 아니라 도둑질이라고 하는거야.
정태 : 근데 분명히 그렇게 말했어? 채영이 너 혼자는 무리다. 니들 모두 덤벼봐라.
채영 : 그 비슷한 얘기지.
정태 : 야아 이거 재밌다. 응?
채영 : 나 방법을 하나 생각했는데..
정태 : 말해봐.
채영 : 다크맨은 이따 10시에 아라에 접속할 거거든. 그럼 그때 유닉스의 핑거(finger)와 grep 명령을 때려보는거야.
민재 : 오오케이 그럼 어디서 접속을 하는지 알아낼 수 있겠군.
채영 : 이건 사람 수가 많아야 되는데.
정태 : 민재야. 애들 불러.
민재 : 너 너무 좋아하는 거 같다.
지원 : 결국 다크맨의 말대로 되는구나. 이쪽에선 떼거지로 덤비고. 그쪽은 혼자 게임을 하고. 니들 스터디는 언제 할거야?
민재 : 구지원 솔직히 말해봐.
지원 : 뭘?
민재 : 너두 스터디 하는 거 보다 이게 재밌지 그치? 응?
지원 : 느네 로봇 대회는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거야?
민재 : 하고 있지. 요즘은 잘려고 눈만 감으면 눈 앞에서 로봇이 발발대고 돌아다닌다. 발발발 발발발.
지원 흘기는데, 킬킬 웃는 민재. 지원도 할수없이 웃는다.
이만치에서 미순이 눈을 가늘게 뜨고 아이들이 웃고 있는 모습을 살펴보고 있다.
S#14. 채영 지원의 방
시계가 10시 10분전을 가르키고 있다. 채영은 모니터 앞에서 들여다 보고 있는 중.
채영 : 몇시니?
옥주 : 아직 10분 전이야.
채영 : 저쪽은 다 준비했대?
옥주 : 걱정마. 우리 동아리 회원들이 다 떴는데 그깐 다크맨 하나 못잡겠어? 와 언니 이 잡지 나 좀 봐도 돼?
(여유있게 잡지를 하나 집어드는)
S#15. 동아리방
지원이 컴 앞에 앉아서 타자를 치고 있다. 뒤에는 민재와 정태 재명이 보고 있다.
지원 : 일단 유닉스 기계로 접속하고.. 핑거를 때리는거야.
자막 [ 유닉스 : ......] [ finger : .......]
모니터에 지원이 타자를 치는. finger user@ara.kaist.ac.kr
엔터를 치면 현재 접속한 사람들의 명단과 어디서부터 들어왔는지에 대한 리스트가 주욱 뜬다.
재명 : 이게 뭐야?
정태 : 현재 아라에 접속한 사람들 명단하고 그 사람들이 어디서부터 들어왔는지 리스트를 뽑아내는거야.
민재 : 그리고 여기다가 grep을 치는거지.
지원 : 그래. (타자를 치며) grep darkman (엔터를 치는)
자막 [ grep : .............]
재명 : 그건 또 뭔데.
정태 : 이 녀석은 맨날 수영만 하더니. 완전 깡통 다 됐구나.
민재 : 지금 다크맨이 접속해 있는지 뽑아 보는거야.
화면에는 아무것도 뜨지 않는다.
지원 : 지금 접속 안하고 있어.
정태 : (시계를 보며) 아직 열시 안됐어.
민재 : 쉘 프로그램을 넣어보자구.
지원 : 알았어. (타자를 치기 시작하는)
자막 [ Shell Program : ....................]
재명 : 이게 뭐냐고 물어보면 또 구박할거지.
민재 : 이제부터 이 프로그램이 5초 간격으로 돌면서 다크맨이 접속 했는지 모니터링을 할거야.
다크맨이 접속을 하게 되면 알려 줄거니까 이제 우린 기다리면 돼.
쉘 프로그램이 돌기 시작하는 화면이 보여진다.
S#16. 채영/ 지원의 방
채영, 컴퓨터 앞에서 기지개를 켜며 하품을 한다.
채영 : 아으 지금 몇시야.
옥주 : (잡지를 뒤적이며) 열시 17분.
채영 : 오늘 안 들어오는 거 아냐?
옥주 : 와아 언니 이거 좀 봐. 이 자동차 디자인 죽인다.
채영 : 무슨 자동차? (일어서려다가 얼핏 모니터를 본다) 어 왔다.
모니터에 다크맨이 일대일 대화를 요청한다는 메시지가 떠있다. 채영 재빨리 타자를 친다.
채영 : 안녕하세요. 다크맨? 야야 옥주야 빨랑 전화해.
옥주 : (들여다보며) 전화 안되지. 이거 전화선 하나잖어.
채영 : 으으...
S#17. 동아리방
민재와 정태가 팔씨름을 하고 있는 중이다. 재명이 가운데서 둘의 손을 잡고 있다가..
재명 : 자아 준비하시고. 하나 둘 셋!
재명이 손을 떼고 정태와 민재가 힘을 쓰기 시작한다. 그 때 화면을 보면.
=====================D E T E C T E D================ 라는 줄이 한줄 한줄 올라가기 시작한다.
아이들 아무도 보지 못하고 있다. 지원이 종이커피 한잔을 들고 들어온다.
지원 : 아이구 힘이 남아도는구나.. (하다가 화면을 본다) 어 다크맨이다. 잡혔어.
뭐야? 아이들 분분이 화면 앞으로 달려든다. 화면에는 이미 디텍티드 줄이 반 이상 가득 차 있다.
지원 재빨리 컴퓨터 앞에 앉는다.
S#18. 채영/지원 방
채영 타자를 치며 대화중. 채영의 대화는 타자 치는 것과 동시에 채영이 말로 하고 준호의 소리는 소리로.
준호소리 : 지갑은 잘 받았어요?
채영 : 잘 받았어요. 그런데 노트북은 어떻게 했어요?
준호소리 : 어떻게 할까요?
채영 : 그거 도둑질이라는 거 알아요?
준호소리 : 아니지요. 이건 게임이라고 처음에 말했잖아요.
채영 : (옥주를 돌아본다)
옥주 : 무조건 길게 끌어. 그래야 오빠들이 잡는댔잖아. 길게 끌어 언니.
채영 : (다시 타자) 장난이 너무 지나친 거 아니에요.
준호소리 : 좋아요. 장난이라고 해요. 이 장난에 거기 지금 몇 명이 붙었어요?
채영 : (옥주를 돌아본다) 몇 명이지 우리?
옥주 : (손으로 세어보고) 여섯명.
채영 : (타자) 나까지 여섯명이요.
준호소리 : 하하 영광입니다. 일대 육이군요.
채영 : (슬슬 약이 오르기 시작한다) 정말로 게임을 하고 싶으면 이름을 밝혀요. 그리고 노트북은 돌려주고요.
준호소리 : 이제 점점 재미있어지는데요. 안그래요 채영님?
S#19. 동아리방
지원이 컴 앞에 앉아있고. 민재가 전화를 하고 있다.
민재 : 여보세요. 거기 통신정보과지요?
정태 : (화면을 들여다보며) lib2라는 기계야. 거기서 접속하고 있어.
민재 : lib2라는 기계가 어디 있는거죠? 서버인가요? (기다리는) 중앙도서관이요? (아이들에게) 중앙도서관 1층에있는 일반 pc래.
정태 : (재명을 끌고 나가며) 갔다 올게.
S#20. 캠퍼스 밤
재명의 오토바이가 달리고 있다. 그 뒤에 타고 있는 정태.
S#21. 채영/지원의 방
계속하고 있는 채영과 준호의 채팅.
채영 : 이 게임을 어디까지 계속할건지 물어봐도 되요?
준호소리 : 재미없어질 때까지요.
채영 : 이러다 중간에 잡히면 절도범이 되는 거 알아요?
준호소리 : 나를 잡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채영 : 우리 정정당당하게 만나서 얘기합시다. 농구시합이나 팔씨름으로 해보는게 어때요?
준호소리 : 오늘은 이만 바이바이를 해야겠네요. 그럼 내일 또 봐요. 안녕.
채영 : (급하게 타자를 치며) 여보세요. 잠깐만.. (보다가 손 놓고) 끊었어.
옥주 : 오빠들이 잡았을까.
S#22. 도서관 내부 밤
정태와 재명이 컴퓨터들을 살피며 빠르게 걸어오고 있다. 그들을 마주치며 급할 것 없이 천천이 스쳐지나가는 준호.
정태와 재명은 컴퓨터의 화면만 살피고 있다.
재명 : (화면 하나 가르키며) 어 형 저거 봐.
정태 그 화면을 본다. 화면에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떠있다. [달려오느라 수고했수!]
정태 : 달려오느라 수고했수? 이 자식이.. (급히 주위를 살펴보지만 의심스러운 사람은 없다)
재명 : 이거 또라이 아냐. (엔터를 친다) 어! 이게 뭐야.
정태도 들여다본다. 엔터를 치자 바뀐 화면에 뜨는 메시지. [1331호에 가보세요]
정태 : 1331호?
S#23. 기숙사 복도 밤
1331호의 팻말이 붙어있는 방 앞. 민재와 정태가 서있다. 방주인인 듯한 학생과 뭔가 얘기를 나누고 있다.
그 학생이 뭐라고 설명을 하고 있고. 민재는 답답한 듯 머리를 긁어댄다. 그 위로 들리는 만수의 소리.
만수소리 : 일명 다크맨 대 미스터의 대결. 미지의 도전자 다크맨. 그리고 우리의 로봇 동아리 미스터.
맨 처음 도전을 받은 건 우리의 박채영양. 과연 이 운명의 대결은 어떻게 끝이 날 것인가.
S#24. 이교수 연구실 낮
만수가 신이 나서 이교수에게 설명중이다.
이교수 : 정신없게 굴지 말고 차근차근 본론만 얘기해. 뭐가 어떻게 됐다고?
만수 : 그러니까요. 맨처음 다크맨이 우리 채영이의 지갑을 훔쳐간거에요.
이교수 : 그런데.
만수 : 그런데 그 다크맨이 아라비비에스에 도전장을 낸거죠. 나를 찾아봐아라. 너 혼자 힘으로 안될걸?
니 친구들 다 불러서 날 잡아봐아라.
이교수 : 그래서 지갑을 아직 못 찾은거야?
만수 : 어이참 지금 지갑이 문제가 아니라니까요.
S#25. 박교수 연구실
남희가 박교수에게 설명을 해주고 있다.
남희 : 글세 그 지갑을 기숙사 어느 방에 책상 위에 올려놨드래요. 그리고 그 방주인의 노트북을 들고 가구요.
그리고는 몇호실 방을 찾아봐라. 이렇게 메시지까지 남겼대요.
박교수 : 왜?
남희 : 모르죠. 자기는 게임이라고 한 대요.
박교수 : 그래서.
남희 : 그래서 애들이 그 다크맨이 비비에스에 접속하는 거 기다렸다가 그거 접속하는 기계를 찾아서 덮쳤대요.
도서관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었다는군요.
박교수 : 잘했군. 그런데?
남희 : 그런데 애들이 도착했을 땐 벌써 그 컴퓨터에 메시지만 남겨놓고 없어졌드래요. 찾아올 걸 기다렸다는 듯이요.
박교수 : 무슨 메시지?
남희 : 달려오느라 수고했다. 몇호실 방에 가봐라.
박교수 : 그리고 또 뭔가를 들고갔겠구만.
남희 : 맞아요. 이번에는 그 방 주인의 하드를 가져갔대요.
박교수 : 하드를 가져가다니.
남희 : 말 그대루요. 컴퓨터 뚜껑을 열고 그 안에 있던 하드 드라이브를 달랑 들고 갔대요.
그 안에 논문 쓰던 게 다 들어있는데 말에요.
박교수 : 오우.. 지저스.. 남희양.
남희 : 네?
박교수 : 지금 범인은 일종의 지능 게임을 하자는 거야. 그렇지?
남희 : 네 그런데..
박교수 : 그럼 그 수준에 맞춰서 생각을 해줘야지. 어떻게 생각해.
남희 : 제 생각엔..
박교수 : 말해봐.
남희 : 교수님께선 지금 당장 강의실로 가서야 한다구 생각합니다. 강의시간 다 됐거든요.
S#26. 처장실
처장앞에 앉아있는 아놀드. 대단히 굳어있다.
처장 :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해서 그 다크맨이라는 사람이 우리 기숙사에 아무렇게나 드나들고 있다는 얘기 아닙니까.
아놀드 : 예. 그렇습니다.
처장 : 학교 안에 있는 사람인지 외부 사람인지 아직 모르지요?
아놀드 : 현재 파악 중입니다.
처장 : 기숙사는 현관에서 카드키로 열고 들어가게 되있잖아요.
아놀드 : 물론입니다.
처장 : 그런데 외부 사람이 그렇게 맘대로 드나들 수가 있는 거에요?
아놀드 : 그것 역시 현재 파악중입니다.
처장 : 파악만 하고 있음 어떻게 합니까? 도둑이 아무때나 들어와서 아이들의 컴퓨터 들고 가고.. 노트북 들고가고.. 그러는데요.
아놀드 : 현재 대책을 고민 중에 있습니다.
처장 : 허어..
S#27. 박교수 강의실
민재와 채영이 자리를 잡아 앉는데 옆자리의 학생1, 2가 반기며.
학생1 : 이민재. 다크맨과의 대결은 잘 되가는거야?
민재 : (내키지 않지만) 어 뭐.. 그냥..
학생2 : 일회전은 완전히 케이오로 졌다면서?
민재 : 누가 그래?
학생1 : 다크맨이 박채영을 짝사랑한다는 얘기는 어떻게 된거야?
채영 : 그건 또 뭔 소리야?
학생2 : 비비에스에 중계방송되고 있잖아.
민재 : 중계방송?
S#28. 이교수 랩
만수가 비비에스를 열어놓고 열심히 타자를 치고 있다. 타자를 치는데 따라 읽어가는..
만수 : 현재 다크맨은 네 번째 범행장소를 노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우 여러분께서는 방문을 잘 잠그고 다니시기 바랍니다.
과연 다크맨이 노리는 것은 무엇인가. 이것은 다크맨이 유일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박채영양이 알아낼 수 밖에 없습니다.
다크맨과 박채영양과의 대화내용이 입수 되는대로 다음 편을 바로 중계해 올리겠습니다. 기대해주십시오.
지금까지 현장에서 정만수 통신원이었습니다. (타자를 멈추고 흐믓해서 자신이 쓴 글을 본다)
S#29. 박교수 강의실
박교수 교단 앞에 서서 오락가락하며 고무줄을 만지작거리며..
박교수 : 두 번째 시간이었나요. 여러분이 퀴즈 본게 있었을거에요. 이 고무줄로 할 수 있는 스무가지를 써라.. 그런거였죠?
그때 정말 창의적이고 기발난 아이디어들이 나왔어요. 예를 들자면..힙합바지를 입고 있다가 비가 오면 묶는다.
이거 누가 써낸 답이었지요?
학생 하나가 할수없이 손을 든다. 아이들 웃고..
박교수 : 좋았어요. 그리고 자는 사람 깨울 때, 다리의 털을 뽑을 때. 으으.. 이건 좀 비명 소리가 나겠군요.
또 고무가 없는 나라에 가서 이게 고무다..라고 설명해줄 때. 기타 등등..
(아이들을 둘러보더니) 여기서 뭐 느끼는 거 없어요?
학생들 서로 쳐다보며 아무 말이 없다. 채영은 물끄러미 박교수만 쳐다보고 있다.
박교수 : 여러분 머리는 정말 대단해요. 마구 살아서 움직이고 있어요. 그런데.. 이 팔팔 뛰는 머리를 딱딱한 틀 속에다가
마구.. 마구 구겨박아서 꼼짝도 못하게 만들고 있어요. 강의? 열심히 들어. 왜? 시험 문제 맞출려고! 실험? 열심히 해.
왜? 점수 잘 받을려고! (의자 하나를 들더니) 여기 의자가 있어요. 이걸로 뭘하지요?
학생들 : (조용...)
박교수 : 의자.. 앉는 거. 그걸로 땡이에요? 왜 이 의자를 부숴서 잘 다듬어서 이쑤시개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지 않지요?
지원 : (박교수 옆에 있다가) 이쑤시개요?
박교수 : 그렇지. 이쑤시개.. (생각해보더니) 그건 너무 비경제적인가?
S#30. 강의실 밖 복도
강의가 끝나고 학생들이 우루루 몰려 나가고 있다.
S#31. 강의실 내부
학생들이 거의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 민재 정태 채영 지원이 남아있다.
학생1,2가 나가며 민재 옆에 멈추더니.
학생1 : 어이 대결하는 것도 좋은데 말야. 내 방에 물건까지 손대진 말라고 해. 알았지?
학생2 : 그 얘긴 채영이한테 해야지.
학생1 : 하여간 로봇 축구 동아리! 잘들 해봐.
둘 웃으며 나간다.
정태 : (책상 위에 걸터앉으며) 이렇게 되면 이젠 자존심 싸움인가.
민재 : (혼자 열심히 생각 중)
지원 : 그냥 모른척 하는 게 어때. 그런 애들은 뭔가 반응이 있으니까 자꾸 계속하는거라고. 무슨 짓을 하든 모른 척 해봐.
그럼 지혼자 심심해서 관두지 않겠니?
정태 : 그러기엔 너무 늦었어. 학교 안에 우리 동아리하고 다크맨의 대결이라고 소문이 좌악 났는데. 이대로 그만두란 말이야?
지원 : 어쨌든 나하고는 상관이 없지. 난 그 동아리도 아니고..
민재 : 아니 지원이 너하고도 상관이 있어.
지원 : 뭐가?
민재 : 지금부터 음.. 뭔가 만들려고 하는데 지원이 니 도움도 필요해.
정태 : 흠.. 이민재 너 나하고 비슷한 생각을 한 거 같은데.
민재 : 그래 도난방지시스템.
정태 : 비젼으로 할거야 ?
민재 : 비전은 안돼. 카메라가 세대뿐이야.
정태 : 그럼...
채영 : 잠깐 스톱!
모두 돌아보면..
채영 : 에...그러니까.. 어떤 수를 써서든 그 다크맨을 잡게 되면.. 음.. 그 다음엔 어떻게 되지?
정태 : 어떻게 되긴. 경찰에 넘겨야지.
채영 : ...경찰?
민재 : 당연하지. 도둑이야. 도둑. 그리고 채영아. 다크맨인가. 그 녀석. 약간 정신이 이상한 놈일수도 있다구.
정태 : 우선 센서가 필요한데..
민재 : 흐흐흐 센서가 어딨는지 난 알지.
정태 : 회로판은 어떻게 할거야?
민재 : 우리의 귀여운 후배들 있잖아.
정태와 민재가 신났는데.. 지원이 돌아보면... 채영은 뭔가 혼자 심각하게 생각을 하고 있다.
S#32. 전자과 남자화장실 앞
팻말이 보이고. 그 아래에서 채영, 망을 보고 있다.
남학생 하나가 화장실로 들어가려한다. 채영, 그 앞을 막아서며.
채영 : 에..지금은 공사중입니다. 다른 층을 이용해주세요.
남학생, 의아해서 뒤돌아간다. 채영, 뒷발로 화장실 문을 탕탕 찬다. 빨리하라는 신호처럼.
S#33. 동 전자과 남자화장실 내부
민재와 정태가 의자 위에 올라선 채, 형광등 옆의 센서를 떼내고 있다. (센서 크기는 손톱 만함)
민재 : 고맙기두 하지. 화장실에 센서를 붙여놓은 학교는 우리밖에 없을거다.
정태 : 학교꺼 무단으로 사용해두 괜찮은거냐.
민재 : 범인 잡은 뒤에 다시 옮겨놓으면 되잖아.
정태 : 도둑잡다가 도둑 되는 거 아냐.
S#34. 이교수 랩
만수, 재명, 옥주, 마이클..회로판(펼친 노트 크기만함)을 조립하고 있다.
만수 : 빨리빨리해. 이교수님한테 들키면 난 사망이야 사망.
옥주 : 도대체 이거 몇 개나 만들어야 되요?
만수 : 몰라. 최소한 스무개는 만들어보라고 하든데. 하아참. 난 괜히 중계방송을 해갖고 약점을 잡혀갖고..
재명 : 스무개 갖고 어디에 설치할건데요?
마이클 : 기숙사 방은 몇백개도 넘어요. 그거 다 만들어야 되요?
S#35. 동아리방
지원이 화이트 보드에 숫자를 쓰고 있다. 121, 1331, 1464라고 쓰더니..
지원 : 방금 비비에스에 신고가 들어왔어. 1464호 방이 털렸대. 이번엔 시디 플레이어를 들고 갔나봐.
그 앞에서 보고 있는 정태 민재 채영.
정태 : 그래서.
지원 : 뭔가 수학적으로 체계가 있는 거 같지 않니? 순서로 봐서 처음에는 2층 그 다음은 3층 그리고 4층이야.
민재 : 그럼 그 다음은 5층이란 건가?
채영 : 남자 기숙사만 따져도 그게 몇동인데.. 거기에 5층에 있는 방 전부를 다 합하면.. 아이구.
정태 : 어차피 확률게임이야.
민재 : 이렇게 하자. 우선 각 방의 주인들한테 연락을 하고. 허락을 하는 방 위주로 설치를 하는거야.
채영 : 저어 우선 내가 그 다크맨하고 얘기를 좀 해보면 어떨까.
정태 : 미친 놈하고 무슨 얘기를 해. 채영이 넌 아놀드 아저씨한테 협조를 구해봐. 시스템 설명도 해드리고.
민재 : 회로판 만드는 애들은 뭐하고 있는거야.
채영 : (혼자 찝찝한 얼굴이다)
S#36. 석학의 집
아놀드가 미순에게 진지한 얼굴로 얘기 중이다.
아놀드 : 미순씨. 내 평생 이런 불명예는 처음이란 거 알어?
미순 : 글세 알어. 아니까 하는 말인데 이러구 커피만 디립다 퍼마시구 있을게 아니라 나가서 뭔가 해보는게 낫지 않어?
순찰을 한바퀴 더 돌든가..
아놀드 : 나 솔직히 이런 말은 안할려고 했는데 말야. 실은 나 스카웃 제의를 받았거든.
미순 : 스카웃? 댁이 무슨 야구 선수야?
아놀드 : 어허. 홍능에서 나더러 거기 경비책임자로 오라구 벌써부터 부탁을 하고 있단 말야.
진영 : 어머 그럼 아저씨 출세하는 거잖아요.
아놀드 : 야야 그런데 이 미꾸라지 한 마리가 이 아놀드 평생. 눈처럼 순결한 업적에 오점을 남기고 있잖냐.
미순 : 요즘 눈은 별로 순결하지도 않어. 오염이 되가지고..
채영이 뛰어들어온다.
채영 : 아이구 숨차라. 아저씨. 한참 찾았어요.
아놀드 : 오 아놀드. 현재 순찰 근무 중이다. 왜?
채영 : 아저씨 삐삐 있지요?
아놀드 : 삐삐?
채영 : 그 삐삐 번호 좀 주세요.
아놀드 : 뭐하게.
채영 : 도둑이 들어오면 그 삐삐로 연락이 오게 만들려구요.
아놀드 : ...뭐이?
S#37. 기숙사 방A
정태가 문지방 위에 서서 좌우 위치를 살핀다. 센서 부착 위치를 가늠하는 것.
채영소리 : 지금 우리가 범행 예상 지역에다가 도난방지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거든요.
민재는 그 방의 컴퓨터에 키보드르 두드리며 프로그램을 입력하는 중이고. 그 방의 주인인 듯한 학생은 옆에서 구경하고 있고.
민재의 옆에서는 마이클과 재명이 회로판을 컴퓨터의 하드에 연결하고 있다.
채영소리 : (계속) 문가에 센서를 붙여놓을건데요. 이 센서에서 이상한 사람이 감지되면 그게 그 방 컴퓨터에 신호를 보내게 되요.
그럼 컴퓨터는 입력된 삐삐에 호출을 하게 된다구요.
S#38. 석학의 집
아놀드 경탄하여 보고 있다가 자기 손의 호출기를 다시 내려다보고.
아놀드 : 그러니까 도둑이 들어오면 그 방 컴퓨터가 내 삐삐로 호출을 해준다는 거냐?
채영 : 맞아요. 아저씨 호출기에 그 방 번호가 찍힐거에요. 그럼 그 방으로 출동을 해주시면 되요.
아놀드 : (미순을 돌아본다) 미순씨.
미순 : 숨 쉬어. 그만 숨 쉬고.. 출동 준비나 해.
아놀드 : 나 뭔가 007 본드가 된 기분이야.
진영 : 제임스 본드에요. 007 본드가 아니구요.
S#39. 기숙사 방A
정태, 방문 옆 벽 왼쪽에 센서를 부착한다.
정태, 센서로부터 연결된 실선을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하기위해 벽을 따라 실선을 줄줄 늘어뜨리며 민재의 컴퓨터 쪽으로 간다.
그 실선을 받아 컴퓨터 옆의 회로판에 연결시키는 재명. 정태, 끝냈다는 오케이 싸인을 민재에게 보낸다.
민재, 프로그램을 시험해 보는듯 키보드 두드리다가 역시 오케이라는 신호를 정태에게 띄운다.
정태 : 실험해보자.
정태, 민재, 마이클, 재명, 컴퓨터 켜진 상태로 두고 손털고 방을 나간다. 방주인은 재미있다는 듯 팔짱을 끼고 구경 중이다.
S#40. 동 기숙사 밖 문앞
방에서 정태, 민재, 재명, 마이클 나온다. 정태, 문 안쪽의 잠금 버튼을 누르고 문을 닫아버린다.
정태 : 재명이 너 이문 열어봐.
재명 : 잠궈버렸는데 어떻게 열어.
정태 : 도둑이라구 생각하구 열어봐.
재명, 손잡이를 돌려보다가 주머니에서 전화카드를 꺼내 열쇠와 문 틈 사이에 넣고 문을 열려고 애쓴다.
민재 : (시계를 본다) 방주인이라면 이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거라구. 그렇지?
정태 : (역시 시계를 보며) 24초..26초...이렇게 30초가 넘으면...
순간, 울리는 네개의 삐삐소리. (약간의 간격을 두고 울리기 시작함) 삐삐 확인하는 아이들.
마이클 : 오우 이 방 번호 있어요. 요기 나왔어요. 오우 그레이트.
정태 : 이제 잡힌거야.
정태와 민재 서로 하이파이브를 한다. 나머지 아이들 신기해서 자기 삐삐를 들여다본다.
S#41. 기숙사 외경 밤
S#42. 채영/지원의 방
지원 이불을 새로 깔고 있다가 돌아보면.. 채영이 컴퓨터 앞에 우두커니 앉아있다.
지원 : 오늘은 안 들어오니? 그 다크맨인지 뭔지.
채영 : 응. 메모까지 보냈는데.. 답장도 없어.
지원 : 아유 아무튼 빨리 잡아서 경찰에 넘겨버려야지. 도대체 요즘 니들 너무 정신없어. 스터디가 벌써 며칠째 밀린 거 알고 있어?
지원이 이불을 깔고 책을 들어 테이블에 앉는 동안 채영은 말없이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다가..문득 타자를 치기 시작한다.
채영소리 : 다크맨에게.. (좀 생각해보다가) 다크우먼이 아니고 다크맨이라는 거 보니까 남자인 모양인데 우리 남자 대 여자..
인간 대 인간으로 얘기해봅시다. 왜 이런 게임을 시작한거지요? 내가 뭔가 기분 나쁘게 한 적이 있습니까?
내가 댁더러.. 머리 나쁘다고 무시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 화가 났어요?
(시간경과)
지원 공부를 하다가 돌아본다. 채영이 윗도리를 걸치며 나가고 있다.
지원 : 어디 가. 이 밤중에.
채영 : 어.. 그냥.. 먼저 자.
S#43. 기숙사 외경 밤
채영이 나와서 자전거를 푼다. 그 위로 채영의 소리 계속.
채영소리 : 화가 났으면 나하고 직접 만나서 풀자구요. 서로 얼굴을 보고 소리를 지르든지.. 아니면 권투시합도 좋아요.
까짓거. 일대일로 풀어보자구요.
S#44. 캠퍼스 밤
채영이 자전거를 달리고 있다.
채영소리 : 이런 식의 게임, 계속하면 너무 위험해요. 학교에서는 벌써 경찰에 신고를 했어요. 경찰에 잡히면 범죄자가 되요.
게임하다가 범죄자가 되는 건 원하지 않지요?
S#45. 밤 노천극장
아무도 없는 노천극장.. 넓게 인적없이 보인다. 입구 쪽으로 채영이 자전거를 타고 와서 마악 선다.
채영소리 : 오늘 밤 11시. 노천극장에서 만나요. 나 혼자 나갈게요.
S#46. 채영/지원의 방
지원, 공부를 마친 책을 정리하다가 문득 채영의 책상 쪽을 본다. 컴퓨터가 아직 켜져있다.
지원, 채영의 컴 앞으로 다가선다.
S#47. 노천극장 밤
채영 혼자 주머니에 손을 찌르고는 왔다갔다 하고 있다.
문득 걸음을 멈추더니 정지했다가 휙 뒤를 돌아본다. 물론 아무것도 없다. 실은 대단히 겁이 나 있는 상태이다.
채영 : (혼잣말로) 에에 좀 무서운데. 아니지. 천하의 박채영..무서울게 없...지 않고.. 이 씨 왜 안오는거야.
슬그머니 사방을 둘러본다. 어둠속에 놓여진 계단.. 저 쪽의 나무.. 철근으로 되어있는 야외무대.. 모든 게 다 기괴하게 느껴진다.
채영 : (용기를 내려고 헛기침을 하고 큰소리로) 여보세요오오 다크매앤... 해앨로우..
메아리가 들리는 듯?.. 더 무서워졌다. 채영, 갑자기 유희와 더불어 마징거제트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무대 뒤쪽에서 보는 시선) 철근을 비켜서 저 앞에 노래를 부르는 채영을 보는 카메라 시선.
채영을 좀 더 잘 보려고 자리 이동을 하다가 뭔가에 부딪히며 소리가 난다. 카메라 시선 순간, 휘청이다 멈추고.
채영이 노래를 뚝 그치더니 이쪽을 본다.
카메라 시선 얼른, 기둥 뒤로 숨었다가 다시 살그머니 채영을 엿본다. 채영은 이쪽을 보며 한걸음씩 다가오기 시작한다.
채영 : 여보세요. 거기 누구 있어요? 다크맨?
꼼짝않고 보고 있는 카메라 시선. 채영 조금씩 더 다가오는데. 순간 채영의 얼굴을 비추는 플래쉬 불빛.
채영 놀라서 찡그리며 그쪽을 본다.
다시 채영쪽 일각. 채영이 보는 곳에 민재와 정태가 플레쉬를 비추며 오고 있다. 민재 잔뜩 화가 나서 채영에게 오며.
민재 : 박채영. 너 미쳤냐? 너 지금 지 정신이야?
채영 : 어 니들이 여긴 웬일이야.
민재 : 웬일? 이 밤중에! 여자 혼자! 미친 놈 만나겠다고 나와 있는 주제에 나보구 웬일이냐고!
정태 : 야야 우리 간 떨어져 죽을 뻔 했어. 지원이가 전화해줬다.
채영 : 어어 니들이 여기 나오면 안되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다크맨하고 내가 일대일로..
민재 : 일대일 같은 소리하구 있네. 너 정말 내가 진짜로 성질내는 거 볼래?
정태 : 자자 무사했으면 됐다. 가자 가.
민재 : (펄펄 끓어서) 하아 정말 너 아이큐 몇이야? 그렇게 머리가 안돌아가? 다크맨 그놈이 지 정신 가진 놈인거 같어?
채영 : 아 고만 좀 소리질러.
소리 : (정태의 호출기가 울리는)
정태 : 어. (호출기를 꺼내 플레쉬 불빛으로 확인해보는)
민재 : 뭐야. 센서가 작동한거야?
채영 : 다크맨이 잡힌거야?
정태 : 아냐. 지원이야. 걱정되서 쳤나봐.
민재 : 그래. 너 지금 몇 명 걱정시킨줄 알어?
무대 뒤의 시선..으로 세명이 아웅다웅하며 걸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S#48. 다음날 강의실 건물 전경 (낮)
이교수소리 : 퀴즈 시간은 20분이야. 자 다들 시작해봐.
S#49. 이교수 강의실
이교수 교단 앞에 앉아 책을 읽고있고. 학생들, 퀴즈시험을 보는 중이다.
그 아이들 중에 마이클, 재명, 옥주가 보인다. 누군가의 호출기 울린다.
이교수 : (고개들어 보면) 누구야!
재명, 얼른 삐삐 확인하고, 난감해진다. 이어 또 삐삐가 울린다. 이번엔 마이클이다.
이교수 : 또 누구야. 강의시간에 호출기 꺼놓는 건 기본인 거 모르니.
마이클 : (호출기 확인하고) 오 마이 갓!! (다급해서) 도둑이 나타났어요. 큰일났어요.
재명 : (할수 없이 용기를 내어) 교수님 출동을 해야할 거 같은데요?
이교수 : 수업시간에 무슨 소리야.
옥주 : 저기...도둑이 도난방지시스템에 걸려들었어요.
이교수 : 도둑?
학생들 : 다크맨이요.
S#50. 캠퍼스
아놀드, 초고속으로 오토바이 타고 달려오고 있다.
S#51. 기숙사 앞
자전거로 달려오는 민재, 정태. 자전거 내팽개치고 그대로 뛰어들어간다.
S#52. 기숙사 복도
민재, 정태, 뛰어오면, 아놀드가 저만치 서서 호출기를 보며 우와좌왕하고 있다.
그 동안 계속 세명의 호출기에서 연방 호출음이 울려대고 있다. 민재 정태도 각자 호출기를 확인하고 있다.
아놀드 : 이게 뭐야. 도대체 어느 방에 들었다는거야.
민재 : (호출기를 보며 어이없어서) 어 이게 왜 이러지.
정태 : 방마다 다 신호를 보내고 있는데?
아놀드 : 아무 방이나 들어가봐.
그러는 사이에도 울려대는 신호음.
S#53. 기숙사 방안
아놀드와 민재, 정태 들어온다. 텅빈 방안.
아놀드 : 아무도 없잖아.
민재 : 방이 왜 이렇게 뜨거워?
정태 : 난방이야. 난방 때문에 감지기가 울린거야.
아놀드 : 도둑이 아니고 난방땜에 울려?
민재 : 이거 열센서거든요. 열을 감지해서 울리는거라구요.
정태 : 보일러실 어디에요?
S#54. 보일러실
보일러 기기가 작동 상태로 되어있다. 아놀드, 보일러를 끈다.
아놀드 : 대체 어떤 놈이 보일러를 켜논거야?
민재, 정태, 흩어져서 보일러실을 둘러보는 중이다. 정태, 보일러기기 한쪽에 붙어있는 메모지를 본다.
정태 : 일루와 봐.
아놀드와 민재, 정태쪽으로 간다. 메모지를 보고 황당해지는 셋. 그 위로 들리는 만수의 중계소리.
만수소리 : 다크맨이 남겨놓은 메모에는 이렇게 씌어있었습니다.
(묘한 목소리로) 방이 틀렸어요. 아직도 내 공식을 풀지 못한 겁니까?
S#55. 이교수 랩
만수 즐거운 얼굴로 통신에 글을 올리고 있다.
만수 : 이렇게 해서 다크맨대 미스터의 대결은 다시 한번 미스터의 패배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럼 과연 다크맨이 말하는 공식이란 무엇일까요. 우리의 동아리 친구들은 과연 그 공식을 풀고 다크맨과의 대결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이상 정만수 통신원이 전해드렸습니다. (엔터를 탁 친다)
S#56. 교수식당
박교수가 식사중이다. 박교수는 왼손에 숫갈을 들고 오른손에는 볼펜을 들고는 내프킨에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는 중이다.
서교수가 식판을 들고 앞에 와 앉는다.
서교수 : 뭐하는거야. 연구는 연구실에서 해.
박교수 : 그렇지. 바로 이거였어.
서교수 : 뭐가.
박교수 : 다크맨.. 하하 이 녀석 아주 재미있는데. 계속 힌트를 주고 있었어.
서교수 : 그 도둑 얘기 하는거야? 기숙사 방을 하나씩 털고 있다는 도둑?
박교수 : 어 형. 이거 봐. 이대로라면 다음에 털릴 방은 여기야. 그치?
서교수 : (내프킨을 들여다보다가 웃는다) 음.. 애들한테 알려줘야지. 도둑 잡느라구 고생하고 있대매.
박교수 : 아이 아깝잖아. 나도 한참 생각한건데. 아니 그래도 알려줘야지 도둑인데. 아니 안돼. 내가 무슨권리로 애들 재미를 뺏어.
혼자 횡설수설하고 있는 박교수를 서교수가 어이없어 보고 있다.
S#57. 동아리방 내부
마이클이 들어온다.
마이클 : 하이..
하다가 보면 안에는 아무도 없다. 심심해져서 혼자 건들거리며 춤 스텝을 밟다가..
테이블에 놓인 과자 봉지에 남은 과자가 없는지 털어보다가 문득 화이트 보드를 본다.
그곳에는 지원이가 써넣은 121, 1331, 1464, 라는 글자가 씌어져있다.
과자를 씹으며 마이클 자세히 글자를 들여다본다. 고개를 옆으로 기웃해서 보기도 한다.
그때 민재와 정태가 들어온다. 둘 다 기분이 안좋다.
민재 : 마이클 왔냐.
정태 : 너 어제 센서 울렸을 때 뭐하고 있었어?
마이클 : (계속 칠판만 보는)
민재 : 수업중이었대잖아. 그리고 왔어도 별수 없었지 뭐.
마이클 : 어제 도둑 맞은 방은 몇호라고 했어요?
민재 : 어제? 몇호였지?
정태 : 1510호. 우리가 센서 설치한데는 그 옆방이었고.
마이클 : 오우 알았어요.
민재 : 뭘?
마이클 : (부지런히 칠판에 숫자를 쓰기 시작한다)
11 1 2 1 1 3 3 1 1 4 6 4 1 1 5 10 10 5 1
민재 : 이게 뭐야.
정태 : 이거 파스칼의 삼각형이잖아.
마이클이 121, 1331, 1464, 1510 숫자 밑에 줄을 긋는다.
마이클 : 이거가 도둑 들어온 방이에요.
민재 마이클의 펜을 뺏어서 숫자들 밑에 1 6 15 20 15 6 1 이라고 쓴다.
정태 : 그래애.. 파스칼의 삼각형은 좌우대칭. 왼쪽으로 읽으나 오른쪽으로 읽으나 같은 수가 나오지. 그럼 다음 방은..
정태, 민재 : (동시에) 천육백십오호야.
마이클 : 예에쓰! 아임 지니어스!
민재 1615 밑에 줄을 긋는다.
S#58. 1615호 방
1615호 팻말이 보여지고.
정태, 문아래 부분과 문지방 부분에 알리미늄 박을 부착하고 있다. (문이 닫힐 경우 알루미늄박 끼리 마찰을 할 수 있게)
민재, 컴퓨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다. (프로그램 입력중)
재명, 컴퓨터 옆에 pc용 소형 카메라를 설치하고 위장술로 잘 가린다.
정태와 방주인이 알루미늄박에 전선을 연결하고 그 전선을 벽을 타며 컴퓨터 쪽으로 가져간다.
알류미늄박으로 부터 연결해온 전선을 회로판에 연결하고, 그 회로판과 하드를 다시 연결한다.
민재, 로봇 위에 소형 카메라를 탑재한다.
S#59. 동아리방
세대의 컴퓨터가 주루루 놓여있다. 마우스로 조작하는 손. 세 컴퓨터 모니터에 차례로 보여지는 방안의 상황.
(다양한 각도로 보여진다)
민재, 채영, 정태, 지원 모니터들을 보며...
민재 : 이젠 잡은거나 마찬가지야.
정태 : 잡을때까지 수업도 없고 스터디도 없는거야.
지원 : 언제 나타날 줄 알고.
정태 : 나타날때까지 기다리는거지.
지원 : 영영 안나타나면?
정태 : 기다리는 거지 영영...
민재 : 세시간씩 돌아가며 감시하자.
지원 : 난 빼줘. 아르바이트 하고 올게. (나간다)
민재 : 난 두번째. 샤워 좀 하구 오께. (나간다)
정태 : 채영인? 첫 번째 할래?
채영 : (정태를 물끄러미 보다가) 나? 아.. 난 좀 나중에 할게. 나도 잠깐만.. (나간다)
정태, 피식 웃고는 의자 길게 기대고 모니터 본다.
S#60. 남자기숙사 앞 낮
채영 슬그머니 지나가며 입구 쪽을 본다. 아놀드와 람보 아저씨가 기세등등해서 지켜 서있다.
채영 좀 더 걷다가 돌아보면.. 경찰차의 경광등이 번쩍이고 있다.
S#61. 채영/지원의 방
채영 혼자 들어선다. 잠시 우두커니 서있다.
S#62. 동아리방
[시간경과]
민재와 정태가 바톤 터치한다. 민재가 모니터 앞에 앉고, 정태 소파로 가서 벌렁 눕는다.
모니터에는 빈 방의 모습만 비춰지고 있다.
S#63. 채영/지원의 방
채영 책상 앞에서 오락가락하고 있다. 그러다 모니터를 본다.
준호소리 : 채영님? 나를 찾았어요?
채영소리 : (후다닥 앉으며 타자를 치는) 지금 어딨어요?
준호소리 : 하하 그건 알려드릴 수가 없지요.
채영소리 : (잠시 모니터를 노려보다가) 우린 공식을 풀었어요. 그러니까 이제 장난은 그만둬요.
준호소리 : 와우 정말로 풀었어요?
채영소리 : 파스칼의 삼각형.
준호소리 : 야아 이제야 풀었구나. 너무 늦은 거 아니에요?
채영소리 : 가져간 물건들 돌려주고 우리 만나서 술이나 합시다. 술, 내가 살게.
준호소리 : 하하 역시 채영이 누나는 멋져요.
채영소리 : (의심쩍어서 모니터를 보다가 타자 친다) 누나? 너 나보다 아래야?
S#64. 기숙사 앞 낮
아놀드가 람보와 뭔가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준호가 가방을 메고 유유히 걸어온다.
안에서 마침 나오는 어떤 학생, 그 문이 닫기기 전에 준호는 슬쩍 안으로 들어간다.
아놀드는 너무나 여유있는 준호를 눈여겨 보지 않는다. 그 위로 준호와 채영의 채팅 소리가 계속된다.
준호소리 : 나 누나에 대해서 잘 알아요. 게임도 잘하고 당구도 잘치는 거. 데이트 신청을 해볼려고 그랬는데.
언제나 옆에 남자친구들이 있더라구. 누나는 지금 잘 모를거야. 그 친구들보다 내가 더 낫다는 거.
S#65. 기숙사 복도 낮
유유히 걸어오는 준호.
채영소리 : 야야 그럼 데이트 신청을 해보지이. 그럼 혹시 아냐. 내가 아주 좋아했을지.
준호소리 : 난 고등학교도 중퇴했거든. 학교에서 배울게 없드라구.
채영소리 : 아이구 잘났군. 그래서 지금 뭐하고 있어?
S#66. 1615호 방 앞
준호 방홋수를 슬쩍 보고 지나친다. 저만치 가서 운동화 끈을 매는 척 하고 주위를 살핀다.
방앞으로 가서 문을 노크한다. 아무 대답이 없다. 그 위로 계속되는 대화..
준호소리 : 여러 가지 세상을 배우고 있어요. 게임방에서 기계도 고쳐주고. 주유소에서 기름도 넣어주고.
채영소리 : 그런데 너 지금 나하고 좀 만나자. 응? 얼굴 좀 보자고!
준호소리 : 아직은 아니야. 누나.
채영소리 : (버럭) 너 지금 어딨어!
준호 주머니에서 전화카드를 꺼내어 방문 앞으로 다가선다.
S#67. 동아리방
민재, 모니터 앞에 앉아서 책을 보고 있다. 무심코 고개를 들다가.
민재 : 정태야!
소파에 누워있던 정태 벌떡 일어난다.
민재 : (일어서며) 떴다 걸렸어!
민재 전화기를 거칠게 들고 버튼을 누른다.
정태 달려와 보면.. 모니터 속에 잡히는 방안의 모습.. 세 개의 모니터에 각각의 각도로 잡히고 있다.
문이 열리며 들어서는 남자의 모습. 아직 얼굴은 보이지 않는 상태.
민재 : 저장해. 동영상으로 잡으라고. 증거 확보해야돼. 여보세요! 아놀드 아저씨.
S#68. 기숙사 앞
아놀드가 핸드폰을 받는다. 옆에서 람보 아저씨가 보고 있다.
아놀드 : 뭐? 몇호라고?
S#69. 기숙사 계단
달려오는 아놀드와 람보..
S#70. 동아리방
모니터를 보고 있는 민재와 정태.
민재 : (어이가 없어서) 뭐야 이 자식.
모니터에 각각의 각도로 비춰지는 모습. 느닷없이 카메라 렌즈에 얼굴을 들이미는 준호.
그러나 얼굴에는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쓰고 있다. 완전히 렌즈를 향해 놀리는 폼을 지어보인다.
정태 : 이 놈 이거 다 알고 있잖아.
S#71. 기숙사 복도
달려오는 아놀드와 람보. 지나가던 학생들 몇이 그들을 구경한다.
S#72. 1615호 방 안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람보와 아놀드. 방안에는 아무도 없다.
아놀드 : 어딨어? 도둑이 어딨냐고?
람보 아놀드를 툭툭 쳐서 한곳을 가르켜보인다. 방 가운데 노트북과 하드 칩과 시디플레이어들이 가득 놓여있다.
그리고 그 위에 커다란 종이가 한 장 놓여있다. 아놀드 들여다본다.
아놀드 : 이게 뭐야.
람보 : 그것두 못 읽어? 게임오버라고 하잖어.
종이에는 GAME OVER 라고 쓰여있다.
S#73. 남자 기숙사 앞
기숙사 입구에 학생들 몇이 모여서 웅성거리며 안을 들여다 보고 있다. 이만치에 채영이 기웃거리며 안을 들여다본다.
준호 기숙사 안에서 걸어나와 채영의 앞으로 간다. 채영은 준호 너머 안만 들여다본다.
준호는 채영의 옆을 유유하게 지나쳐간다.
준호소리 : 누나 일년만 기다려볼래요? 내년에 어쩌면 날 여기서 보게될지 모르니까. 그때가 되면 그 한심한 남자친구들하고
날 제대로 비교할 수 있게 될거에요. 아 그럴려면 누나도 대학원에 붙어야 될걸. 공부 열심히 해요.
걸어가는 준호의 앞으로 민재와 정태가 뛰어오고 있다. 그들도 준호의 옆을 스쳐서 달려온다.
준호 슬쩍 뒤를 돌아 달려가는 그들을 본다. 그 얼굴에 스윽 미소가 떠오른다.
첫댓글 준호 - 이주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