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 마음 열기
그리스도인들은 때때로 아무 말 없이 성호를 긋는다. 예를 들면, 나는 오래된 비행기를 타거나 붐비는 교차로에서 길을 건널 때, 말을 하지 않고 성호를 긋는다. 그 성호가 위험을 막아줄 것이라는 초대교회의 믿음을 가지고. 그러나 몸에 성호를 그을 때 우리는 보통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이라고 한다. 특히 기도의 시작과 끝에 이런 식으로 주님을 부른다. 이것은 그리스도 공동체가 교회의 가장 완전한 기도인 미사 의식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또한 미사가 끝날 때에도 사제는 항상 십자성호를 그으며 성호경을 외움으로써 신자들을 축복한다.
기도문을 외우며 십자성호를 긋는 것은 여러 가지의 영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한편으로 그것은 믿음을 확고히 하기 위해 자주 사용할 수 있는 작은 신셩으로서의 역할을 하며, 또 한편으로는 하느님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고 삼위일체의 현존 속으로 우리를 인도해 준다. 또한 십자성호는 우리의 기도를 고양시켜 단순한 인간의 힘이 아닌 하느님의 권능으로 기도하게 해준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하자. 이 사실들을 숙고함으로써 십자성호를 긋는 태도가 바뀔 것이며 따라서 하느님에 대한 체험도 깊어질 것이다. 작은 노력으로 이렇게 큰 은혜를 얻는 영적 훈련은 그리 흔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