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는데 좀 비싸면 어때”… 친환경 식품점·샐러드 뷔페 순항 중
[쿠키 경제] 잘 먹고 잘 사는 게 최고라는 웰빙 문화가 널리 퍼지면서 몸에 좋은 음식이 인기다. 결코 만만치 않은 가격인데도 건강을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 늘기 때문이다.
◇날로 인기 더해가는 친환경 제품
풀무원 계열의 ㈜올가홀푸드에서 운영하는 친환경 식품점 ‘올가(ORGA)’가 지난달 27일 서울 목동에 7호점을 열었다. 올가는 1997년 서울 반포점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압구정·분당 이매·대치·방배·일산 주엽 등 강남 지역과 새 도시를 중심으로 점포를 늘렸다. 2004년엔 이마트와 롯데백화점 식품코너에도 매장을 넣었다.
올가에선 친환경 인증을 받은 곡식 및 채소·과일 등과 토종 혈통의 한우, MSG·합성 착색료·합성 보존료 등을 넣지 않은 유기 가공식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팔고 있다. 친환경 곡물로만 빵을 만들어 파는 ‘올가 베이커리’도 운영한다. 3000여 가지의 다양한 친환경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올가’는 2003년에 1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2004년에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엔 240억원을 기록, 가파른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한겨레플러스에서 운영하는 친환경 식품점 ‘초록마을’도 200개를 넘는 매장으로 순항 중이다. 2002년 3개였던 매장은 2003년 57개, 2005년 200개로 크게 늘었다. 2002년 1억7000만원에 그쳤던 매출액도 2004년 380억원, 지난해 450억원을 기록했다. 초록마을은 올해 매출액을 6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마다 20∼30% 정도의 성장세다.
‘한살림’은 친환경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와 도시 소비자를 직접 잇는 직거래 유통망 형태로 운영된다. 1995년 1만 세대였던 회원 수가 현재엔 11만 세대로 크게 늘었다.
이밖에도 삼양사에서 운영하는 ‘쿠텐모르겐’, 네덜란드 유기농 브랜드 ‘허클베리팜스’, 한국동아제분이 인수해 새로 단장한 ‘해가온’, 유기농 녹색가게 ‘신시’ 등도 해마다 20∼30% 의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가 늘면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도 하나 둘 친환경 매장을 입점시키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친환경 식품매장 ‘푸름’, 롯데마트의 유기농코너 ‘자연애(愛)찬’, 신세계 이마트의 ‘자연주의’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는 친환경 제품 시장이 매년 20∼30% 정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집계한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8000억원 정도였고 올해엔 9100억원 정도 될 것으로 본다. 건강에 대한 지속적 관심 증가로 2010년에는 시장 규모가 1조9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신선한 채소 마음껏 먹는 샐러드 뷔페 ‘북적북적’
친환경 농산물을 직접 사는 식품점 뿐 아니라 신선한 채소나 해산물 등을 양껏 먹을 수 있는 샐러드 뷔페 레스토랑도 최근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CJ푸드빌에서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VIPS)’는 1997년 서울 등촌점을 연 이래 꾸준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2004년 6개, 지난해엔 12개 매장을 확장해 전국에서 6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빕스는 지난해 13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아웃백스테이크’에 이어 업계 2위를 차지했다. 올해 안에 70개로 매장을 늘려 지난해의 두 배에 가까운 25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빕스의 인기비결은 고객이 직접 골라먹을 수 있는 ‘샐러드 바’다. 빕스는 90여 가지의 풍성한 채소와 다양한 소스를 제공해 고객이 직접 샐러드를 만들어 먹을 수 있게 하고 있다. 또 디저트와 수프·타코·파스타 등도 내놓고 있어 한 끼 식사로도 손색 없다.
2001년 순수 국산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설립됐다가 삼양사에서 인수한 ‘세븐스프링스’도 해마다 10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역삼·여의도·홍대·포스코·광화문 등에 매장을 두고 있다. 지난달 7일엔 서울 명동에 6번째 매장을 열었다. 2009년까지 매장을 2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세븐스프링스 역시 30여가지의 신선한 채소와 10여 종류의 다양한 소스를 제공하는 샐러드 뷔페를 운영하고 있다. 세븐스프링스는 “고객의 건강을 위해 천연 재료로만 음식을 만들고 인공 조미료는 전혀 쓰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최근 샐러드 뷔페가 크게 인기를 얻자 한국미스터피자도 8월1일 서울 반포 센트럴시티에 이탈리아식 뷔페 레스토랑을 표방한 ‘제시카 키친(Jessica’s Kitchen)’을 열었다. 제시카 키친은 100여가지의 이탈리안 디저트와 샐러드, 각종 과일 등을 제공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결코 만만치 않은 가격… 그래도 “몸에 좋은 게 좋아요”
그러나 이런 친환경 식품을 사거나 샐러드 뷔페를 이용하려면 결코 만만치 않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친환경 제품은 일반 제품에 비해 2배에서 많게는 10배 정도 비싼 가격대에 판매된다. 특성상 대량생산을 할 수 없는데다 화학비료 대신 값비싼 유기질 비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변질이 쉬워 유통도 까다롭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지 않은 것도 높은 가격의 주요 원인이다. 최근들어 친환경 농산물 생산량이 급격히 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전체 생산량의 5%정도에 그친다. 그러나 친환경 농업에 뛰어드는 농가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조만간 가격대가 떨어질 거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에서도 친환경 제품의 판매량이 어느 정도 수준에 달하면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집 근처 친환경 식품점을 자주 찾는다는 주부 고모(49·여·서울 오륜동) 씨는 “가격이 너무 비싸 부담이 되긴 하지만 아무래도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 유기농 식품을 자주 사곤 한다”면서도 “좀 더 저렴한 가격에 친환경 식품을 사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샐러드 뷔페 레스토랑도 한 끼 식사로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빕스의 샐러드바는 1인당 1만8900원이고 평일 점심시간엔 1만4900원이다. 세븐스프링스도 평일 점심 땐 1만4500원, 저녁 땐 1만8500원을 받는다. 제시카 키친 역시 평일 점심엔 1만5500원, 저녁과 주말엔 1만9500원이다. 모두 10%부가세가 따로 붙는다.
대학생 김모(24·여·서울 목동)씨는 “솔직히 한 끼 식사로 2만원 정도 되는 돈을 쓰는 건 무척 부담스럽다”며 “그래서 생일 등 모임이 있을 때 일반 패밀리 레스토랑 대신 샐러드 뷔페를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면 기름진 음식만 잔뜩 먹은 것 같아 뒷맛이 개운하지 않지만 샐러드 뷔페에 가면 다양한 채소를 듬뿍 먹을 수 있어 왠지 건강해지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직장인 이모(26·여·서울 천호동)씨도 “가격은 좀 부담스러운 편이지만 집에서 먹기 힘든 색다른 채소나 해산물, 과일 등을 먹을 수 있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는다”며 “최근 웰빙이나 S자 몸매 열풍 등으로 건강과 몸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런 샐러드 뷔페가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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