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피루스와 양피지
파피루스는 사초과의 다년초로 지중해 연안과 이집트 나일 강 유역 습지에서 많이 자생하는 식물로 줄기는 높이 1~2m이고 둔한 삼각형이며 짙은 녹색으로서 마디가 없다.
이집트의 파피루스라는 종이는 이 식물의 줄기를 어느 정도 건조시켜 세로로 얇게 잘라 종횡으로 배열하여 밀착시킨 만든 것으로 이집트 제5왕조(BC 2494~BC 2345)시대부터 쓰기 시작하여 996년경까지 약 3500년 이상이나 사용되었다.종이가 전파되기 전까지 양피지와 더불어 대표적인 종이 대용품이었다. 프톨레마이오스 왕조가 붕괴하기 전까지 이집트 이외의 지역으로 유출을 엄격히 통제하였기 때문에 유럽 전역에 널리 퍼지지는 못하고 주로 이집트 문명권과 그 영향력이 있는 지역에서 많이 사용되었다.
양피지는 소, 양, 새끼염소의 가죽으로 만든 서사재료(書寫材料)로서 고급제품은 벨럼(vellum)이라고도 한다. 만드는 방법은, 위에 든 짐승의 가죽을 말끔히 씻은 다음, 털을 뽑고 석회로 표백한 후에 표면을 경석(輕石)으로 갈아서 얇고 부드럽게 하고, 마지막에 초크로 마무른다.
양피지는 BC190년경, 페르가몬왕 에우메네스 2세에 의해 발명되었다. 이것은 당시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이집트가 페르가몬에 대하여 파피루스의 수출을 금지하였으므로, 이에 대항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런 이유에서 양피지는 일명 페르가메네(pergamene)라고도 불린다. 그 후 8세기 초엽에 이르러서는 유럽에서 양피지의 사용이 파피루스를 능가하였다.
양피지의 특징은 파피루스나 초기의 종이에 비해 견고하고 장기간 보존이 가능한 점이다. 또한 코덱스(codex)형식의 책으로 묶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제작이 까다롭고 값이 비싸고 부피가 크며 무거운 점이 결점이다. 따라서 초지법에 의한 종이의 제조가 시작되고부터 양피지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그 자취를 감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