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운문사 승가대학에서 발행하는 계간 <雲門> 봄호에 | ||||||||
승안 스님의 글이 실려 있어서 그 내용을 올립니다. | ||||||||
비록 글자로서 한 타씩 찍으며 친구 스님과 동행, 살짝 그 생활을 엿봅니다. | ||||||||
나와 다른 길을 걸어가는 것이 못내 안쓰럽긴 하지만 | ||||||||
열심히 부지런히 수행정진하는 것 같아 맘 한구석이 든든합니다.
스님, 성불하십시오!! . . . () . . . |
||||||||
가슴 깊이 당신을 불러봅니다 | ||||||||
승안 / 사교과 | ||||||||
부처님 계신 곳이 어디인가. 지금 그대가 서 있는 바로 그 자리가 아닌가? | ||||||||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 ||||||||
불자님들의 염불 소리가 새벽녘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들의 간절함이 나의 마음속 깊숙이 울려 퍼 | ||||||||
진다. | ||||||||
지난 겨울방학, 나는 법당 부전 소임을 계기로 염불의 중요성을 새삼스레 더욱 절감하게 되었다. 불 | ||||||||
보살님의 명호를 부르는 정근뿐만 아니라 49재나 천도재에 동참하게 되면 어느 사이 신심이 충만해지고 | ||||||||
때론 눈물까지 나며 숙연해지곤 했다. 그래서인지 지극하고 간절한 염불 소리를 들을 때면 '나도 저렇게 | ||||||||
염불을 잘하면 얼마나 좋을까?' 라는 생각에 부러운 마음이 더해지곤 한다. 그 어떠한 장황한 말보다도 | ||||||||
가슴 가득 메아리치는 환희심! 이 또한 중생제도가 아니겠는가! | ||||||||
내가 사는 곳은 대중이 모여 있는 선방인지라 염불할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다. 염불도 자꾸 해봐야 | ||||||||
느는 것인데 직접 해볼 기회가 없으니 '안 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천사불여일행(千思不如一行)" | ||||||||
이라. 생각으로 천만 번 하는 것이 한 번 행(行)하는 것만 같지 못하다고 했잖은가. 항상 듣기만 하는 염 | ||||||||
불보다는 직접 해보는 것이 좋겠다 싶어 아는 인연의 도움으로 가까운 절에 가서 기도하기로 마음 먹었 | ||||||||
다. 잘하지 못해서 걱정은 되었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으리란 생각으로 한번 부딪쳐보고자 설레는 | ||||||||
마음으로 길을 나섰다. | ||||||||
새벽이 되면 빌딩 숲 사이로 저 멀리 자동차 불빛이 지나가는 큰 길을 바라보며 도량석을 하고, 지극 | ||||||||
한 마음으로 지옥 중생을 위해 아침 쇳송을 했다. 예불을 모시고 관음 정근을 하면서 보잘것없는 나의 | ||||||||
염불 소리에 더욱 심혈을 기울인다. 나의 염불 또한 그 누군가의 마음 한구석에 말로는 다 할 수 없는 깊 | ||||||||
고 깊은 감동으로 새겨지기를 바라면서. | ||||||||
지극함이 사무치던 어느 날의 일이다. 법당 안엔 불자님들이 가득히 앉아있었다. 두근거리는 마음 | ||||||||
으로 천수경을 시작했다. 그 어떤 염불보다도 정성스런 염불이 최고라 생각하며, 떨리는 목소리에 간절 | ||||||||
함을 담아 허공에 띄워 보냈다. 이심전심 이었을까? 불자님들 또한 나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함께 하는 | ||||||||
동안 어느덧 염불 소리는 하나로 어우러져 그 웅장함이 온 우주에 전해지는 듯 했다. 걱정스러웠던 나의 | ||||||||
마음은 흔적을 잃었고, 그렇게 공존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너무나도 행복했다. | ||||||||
시간은 어느덧 흘러, 예불하고 기도드리던 날들이 보름쯤 지나갔을 때였다. 조심스럽기만 했던 나 | ||||||||
의 마음에 조금의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아쉽게도 그 여유는 나의 도량석이 돌림 노래가 되 | ||||||||
던 날에 참회가 되어 돌아왔다. 실수로 가득한 도량석을 마치고 보니 주지스님께서 조용히 앉아 계셨다. | ||||||||
순간 가슴이 철령 내려앉았다. 아무 말 없이 그저 묵묵히 지켜봐 주시는 스님의 모습이, 그 침묵이 나에 | ||||||||
게는 더 큰 경책으로 다가왔다. '초발심시변정각(初發心時便正覺)' 이라 했는데 그 며칠 사이 방심하다 | ||||||||
니! 너무 부끄러워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나태해진 내 마음은 잠깐 사이에 염불하는 정성마저 흩어 놓 | ||||||||
았던 것이다. 처음 정성스레 목탁을 들고 염불을 했던 지극하고 간절한 마음을 언제나 놓지 말아야겠다 | ||||||||
고 다짐했다. | ||||||||
그렇게 설렘과 걱정으로 시작했던 한 달간의 여정은 나에게 크고도 작은 감동을 안겨주었다. 진정 | ||||||||
누군가의 가슴에 사무치는 염불은 그 무엇보다도 정성스러운 마음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 소중한 시간이 | ||||||||
었다. 더불어 이번 염불수행을 계기로 언제나 한결같은 지극한 마음으로 우리 본사 석가모니불께 목숨 | ||||||||
바쳐 돌아가 의지하고 예배할 것을 다짐하며, 보잘것없는 육근의 음성이 아닌 진실한 마음의 염불로써 | ||||||||
두 손 모아 가슴 깊이 당신을 불러봅니다. | ||||||||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 ||||||||
첫댓글 승안 스님 불심에 감동받았습니다. 그리고 백련 보살님 좋은글 실어주었서 고맙습니다.
남보다 늦게 출가하시어 열심히 하는모습 장합니다. 옆에서 지켜보시는 분도 여기서 이 글을 보는 옛 도반들도 짠~ 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고맙습니다.
며칠전 초파일 방학때 건강하고 맑은 기운이 감도는 스님을 뵈었습니다.
덕분에 잠시 내 생활을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