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3일 (토요일)
목멱산(木覓山)을 오르다.
조금 이른 점심밥 먹고, 느지막하게 더위를 피해볼 요량으로 남산 잠두봉으로,
남산은 북쪽의 북악산, 동쪽의 낙산(駱山), 서쪽의 인왕산(仁王山)과 함께 도성을 둘러싸고 있으며,
목멱산(木覓山), 종남산(終南山), 인경산(仁慶山), 열경산(列慶山), 마뫼 등으로 불렀으나 주로 목멱산이라고 불렀었는데, 궐에서 보면 남쪽에 있는 산이라 하여 남산으로 불렀단다.
애국가에 나오는 “남산위에 저 소나무~ ~”
그 남산이 서울의 남산인가? / 맞기는 맞는데, 엄밀히 따지면 아니다.
애국가의 남산은 전국에 산재한 모든 남산을 통틀어 일컫기 때문이다.
남산은 많은 남산중에서 서울에 있는 남산이다..
우리나라 웬만한 고을에는 대체로 남산이 있다,
경주의 남산처럼, 아니면 앞산이 있던가!
北岳山(白岳)을 주산으로 삼는다면, 좌청룡, 우백호인 駱山과 仁王山이 감싸고 있으니 명당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주인(Host)만 있고. 손님(客)이 없다면? 아무도 찾아주는 이가 없다면? 어찌되겠는가? 그래서 손님(客 = Guest)에 해당(맞이)하는 산이 있어야 함은 당연한 이치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가 한양(漢陽)을 도읍으로 정할 때, 남산은 風水地理說상으로도 안산(案山) 겸 주작(朱雀)에 해당되는 중요한 산으로 여겼을 것이다.
주작대로와 남산의 이야기는 다음에 정리해보기로 하고,
잠두봉은 봉우리의 모양새가 누에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란다.
客山은 그 모양새가 완만하거나 부드러운 봉우리 형태가 좋을 것 같은데, 인위적으로 세운 남산타워의 뾰족한 모양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NO SMOKING AREA / 금연공원
버스에서의 시원한 에어컨바람에 너무 호사를 한 것인가? 버스에서 내리자 뜨거운 열기에 온몸에 소름이 돋는 느낌이다.
도서관 건물 앞 자판기에서 커피한잔 뽑아서, 되돌아 횡단보도를 건너서 후암동 쪽으로 간다.
왜? 담배한대 피우고 올라가려고, 남산공원 경계를 벗어날 때까지 최소한 서너 시간은 담배를 피울 수 없으니 미리 한 대 피우고 올라가려고!
남산에는 “금연공원”, “금연구역 범칙금 10만원”, “no smoking area", "penalty 100,000won" “금연건물” 등등의 깃발이 곳곳에 걸려있다.
봉수대에 연기를 피워보면!
남산꼭대기 부근에 흡연구역 하나 설치하면 안 될까?
봉수대에 담배연기로 연기 한번 피워 올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재작년 친구들과 부부동반으로 중국 황산에 갔을 때, 그 곳에는 케이블카 타는 건물이나, 다른 건물 내에 흡연 구역이 있었다. 건물 밖은 당연이 금연구역이고, 담배피우는 사람들을 위한 아주 인간적인 배려라고 생각지 않나?
Where is Smoking area? / Nothing!
휴일이어서 인지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대체로 외국인이고 간간히 우리나라사람이 끼어있다고 보면 된다. 아시아계 특히, 중국, 몽고, 일본사람들은 우리나라사람과 구분이 매우 어렵다. 그들끼리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있으면 대충 구분이 된다. 아마도 외국인이 80%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계단이 가파르기는 해도 그리 먼 길이 아니니, 쉬엄쉬엄 가도 금방 오를 수 있다. 잠두봉 포토아일랜드(photo island)에서는 서울의 경관을 한눈에 감상 할 수 있는 곳이다. 여의도, 김포벌, 인왕산 북한산, 북악산, 멀리 도봉산, 수락산, 그리고 아차산까지,
이곳에 들러 숨도 고르고, 사진 안 찍는 사람 거의 없다. / 나만 빼고! 카메라와 삼각대는 갖고 갔지만, 옅은 안개가 방해를 하니, 그냥 구경만, 해질 무렵까지 기다리면 괜찮아질까? /
조금 더 올라가면 남산케이블카 타고 내리는 곳에 이른다. 케이블카 타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중년의 남자가 표를 흔들며 “케이블카 타실 분!”
일행이 많다. 외국인 다섯 명에 한국인 두 명인데 왕복표 끊고 올라와서는,
내려갈 때는 걸어 갈 모양이다. “일곱 분 탈 수 있습니다. 그냥 드려요!”
한 아줌마가 “아이들 셋하고 모두 네 명인데 괜찮을까요?” / 표를 건네주며 “즐거운 시간되세요!”
“얘들아 선생님께 고맙다고 인사 드려야지!”
초등학교 1, 2학년 쯤 되 보이는 개구쟁이 세 명, 얘들 아주 신났다. 단체로 “선생님 고맙습니다.”
“세분 더 탈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키가 훤칠한 외국인 젊은이 남녀 한쌍
“저 두 사람이미다.”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이며, / 거참! 금발머리가 한국말도 잘하네! 그러니 무슨 말인지 알아 들었겠지. / “캄사하미다.”
남은 한 장은? 그냥 일행을 따라 걸어 내려간다.
여기서 몇 발작만 더 오르면 봉수대.
남산타워 앞 광장에는 중남미에서 온 악사들이 연주준비를 하고 있다,
올라오면서 물 한통 다 거의 다 마셨다. 급수대에서 물통 가득 채워 넣고,
거리화가협회 소속 화가들의 솜씨도 구경해 보자. ‘크로키 5분 완성 5,000원’
사람들은 크로키보다는 드로잉을 선호한다. 드로잉 10,000원, 정밀묘사 15,000원이란다.
물론 액자 값은 별도로 받지요! 대략 한 사람 그리는데 15분에서 20분 정도 걸린다.
이곳 화가들도 화풍이 서로 다르다. 선이 강조되는 분, 은은하게 그리는 분, 등등,
그러나 처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때 눈부터 먼저 그린다는 점이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팔각정에 올라보아도 빈자리는 없다. 그늘진 빈자리 찾아서 좀 쉬다가 중남미 악사의 연주 듣고 천천히 내려가면 되겠다.
팔각정 아래쪽 계단에 많은 사람들이 않아서 쉬거나 담소를 나누고 있다.
어디선가 구수한 담배 냄새가 코끝을 자극해 온다.
발걸음은 연기를 따라, 이 기회에 내가 갖고 다니는 휴대용 재떨이 자랑도 해보면 좋겠다.
금발의 할머니? 아니다 아줌마라는 표현이 낫겠다.
괜히 할머니라고 했다가 성내면 감당 못한다.
‘Hello, Here is no smoking area,'
재떨이를 들이대며, ‘Please put in,,'
'Oh, thank_you' / 'Good luck!' / ‘bye!'
뭐! 이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불행하게도 이 아줌마 대꾸를 한다.
'#$%#@&*%$,,,' 못 알아들었다.
‘What?"
'Where is Smoking area?'
'Nothing!'
주머니에서 재떨이를 꺼내려는데. 땀에 젖은 옷은 손이 쉽게 들어오는 것을 싫어하나보다, 뒤적뒤적 하다 보니, 이 아줌마 그냥 봉수대쪽으로 줄행랑,
이런 낭패가 있나? 따라갈 수도 없고!
내가 단속원으로 보였나? 범칙금도 만만찮으니,,,. ㅉㅉ ㅉㅉ ㅡㅂ,,,
☆ 이 사건으로 집에서 딸내미한테 바가지, 잔소리, 억수로 들었다.
왜 외국인한테 친절하지 못하느냐? 딸내미는 외국인 가르치며 돈 버는데!,
아빠는 목소리가 너무 커서 남들이 들으면 성낸 것 같다,
그 아줌마 얼마나 무서웠겠느냐 는 등 등 ....
요새는 마누라 바가지보다, 딸내미 바가지가 더 겁난다! / 딸내미 없는 친구들은 모를 꺼다./
그늘에 앉아서 땀도 식히고, 남미의 연주음악도 듣고, 해질 무렵까지,
사람들은 남산타워를 배경으로 사진을 무수히 찍어댄다. 화각이 당연이 안 나올 것인데도, 앉아서 위로보고 찍는 사람, 아예 엎드리거나 누워서 모델? 보고 자세를 구부리라는 둥 앞으로 뒤로 지시를 해가며,.
이곳에 터 잡고 있는 사진사는 초 광각렌즈로 무장하고, 프린트도 준비하여, 손님이 오면, 즉석에서 프린트하여 준다. 카메라 갖고 온 사람들이 포토 존을 물어오면 위치를 잡아 주기까지는 하는데, 배경이 다 안 나올 거라며, 은근이 자신을 홍보하기도 한다.
해질녘의 잠두봉 포토 아일랜드에는 전문 사진사가 전 벌리고 있다. 먼 곳의 안개는 낮보다 더 심해진 것 같은데, 또 다른 사진사는 일몰을 찍으려는지 서쪽으로 세팅을 하기에,
뭐가 보이나 싶어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삼각대 설치하고, 시험삼아 몇 컷,, 역시나!
삼각대 접어 넣고 나니, 남여 젊은이 두 쌍이 사진을 찍어 달란다.
장난기 발동하여 ‘하나, 두울, 찰칵하고 셋.’
‘No good, 한 번 더!’
한국말 해도 다 알아듣는다.
이번에는 ‘하나, 둘, 셋, 김치- , OK? '
다시 품새를 잡고 ‘하나, 두울, 셋, ~
다같이 “김치-” 하는데
나는 ‘~ 넷, 다섯, 찰칵, 여섯,’
하하하 웃음보 터지고, 카메라를 건네니 얘들이 한 번 더 찍어 달라고 한다. 야들은 넉살도 좋다.
세 번째는 ‘하나, 둘, 셋, 김치- 찰칵- 넷,’
‘Thank you" 라는 놈이 있는가 하면,
‘할아버지 캄사함미다.’ 요건 뭔! 소리래?
이놈들 이왕이면 ‘아저씨’라고하지, ㅉㅉㅉ
이러다 보니 사진 찍어 달라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
세 팀을 더 찍어주고 나서야 숨도 돌리고, 야경은 어떨까? 생각중인데
까무잡잡한 학생이 카메라를 건네는데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고, 뜻은 알아들었다.
이 친구는 몽고?, 베트남? 아님 중국?
어머니와 같이 母子간에 여행 왔나보다.
‘하나, 찰칵 둘 “ 셔터가 예민하다. 다시 한 번
‘하나, 둘 찰칵 셋,’
카메라 건네니, 사진 확인해본 학생의 어머니는 ‘아리카토오 고자이마스’ / 으응! 일본인이었구나!
오늘은 본의 아니게,
자원봉사활동!? 제대로 했는지 모르겠다. 어둠이 깔리고 나서야 내려왔었지.
도서관 앞에서 커피 한 잔 더 뽑아 마시고, 길 건너가서 담배도 한 대 피우고,
시원한 버스타고 집으로, , ,
다음에는 남산 순환로를 지그재그로 일주해볼까?
숭례문에서 성벽을 따라 광희문까지 답사를 해볼까?
- 담에 또 -
추신 : 그냥 일기 뒤적이다가 생각나서 올리니,
별로 재미없는 글이지만 심심풀이로 읽어 보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