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출族'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 늘어
기름값도 아끼고…건강도 지키고…
구미시 형곡동에 살면서 구미국가산업단지내 대기업에 근무하는 김모씨(44)는 최근 디젤 승용차를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두는 대신 자전거로 출퇴근을 시작했다.
김씨가 차를 몰고 회사로 출근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20분 정도지만 자전거로 출근해도 시간은 비슷하다. 자전거가 승용차에 비해 속도는 느리지만 지·정체 정도가 덜하기 때문이다.
김씨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일명 '자출족'에 가입한 이후 도로에서의 짜증나는 교통체증 스트레스도 말끔히 날려버렸다. 시원한 공기를 마시면서 건강도 지키고 기름값도 아낄 수 있는 출퇴근길은 이제 빼앗길 수 없는 그만의 행복한 시간이 됐다. 하루에 휘발유 5ℓ정도를 아껴 에너지 절약에 앞장선다는 자부심도 생겨났다.
이처럼 유류값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자 구미지역에서는 차량유지비 절약을 위한 '자출족'과 회사 통근버스 이용객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단거리 위주로 이뤄지던 '자출족' 풍토는 고유가 파동과 함께 10∼20㎞의 장거리 '자출족'으로 대체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구미공단 근로자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주차장은 출근 시간 이후에도 휴일처럼 차량이 꽉 찬 경우가 많다.
구미공단에서 가장 많은 근로자들이 소속된 LG디스플레이 통근버스는 지난달 시작된 고유가 파동 이후 대부분 만원 상태로 운행하고 있다. 70여대의 통근버스를 보유한 이 회사는 지난해 이용자가 적은 일부 노선을 폐지할 것을 고심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증차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던 사원들이 통근버스로 몰리면서, 사원들을 모두 태울 수 없는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대우일렉 구미공장의 6개 자전거 보관소의 자전거도 큰 폭으로 늘었다. 연초까지 하루 50여대가 맡겨지던 자전거가 최근에는 100대 이상으로 증가했다. 칠곡·김천·대구 등 타지에서 구미로 출퇴근하는 근로자들의 카풀은 벌써부터 일반화됐다. 3~4명이 한 조를 이루는 카풀로 한 달에 30만원 이상 절약이 가능하다.
구미시는 올해 사원들의 자전거 이용률이 높은 10개 기업을 선정해 자전거보관대 설치비와 자전거 구입비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자출족' 증가와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이용 확대에 대비해 '자전거 명품도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24억원을 들여 구미공단 제1단지 구미대교∼낙동강변도로∼비산동∼지산동을 잇는 도로(10.2㎞) 구간 중 구미대교~비산나루터 구간에 폭 3∼5m, 길이 1.1㎞의 자전거도로 개설공사를 시작해 내년 말 완공한다.
시는 대규모 신도시로 조성된 봉곡동의 진입로 0.6㎞에 자전거도로를 설치한다. 3억원을 들여 송정·원평동 일원에 7개 자전거 무료 대여소를 설치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주는 'Free Bike' 제도도 도입한다. 구미버스종합터미널에 자전거 전용 주차장, 형곡·중앙·수출로 등에 자전거보관대 100개를 설치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더불어族'
'더워도…불편해도…어두워도 좋아!'
대구시교육청 이색 에너지절약운동
교육공무원들이 고유가 극복을 위한 에너지 절약 운동에 적극 나선다.
대구시교육청은 에너지 절약의 일환으로 '더불어 좋아'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우선 '더워도 좋아 2-4-8 운동'으로, 실내온도 28℃ 이상일 때만 사무실에 냉방을 가동하고, 사무실마다 창문을 4개 이상 열어 두기로 했다. 고위 간부 등 8명만 양복을 입는 대신, 나머지 직원은 넥타이 없는 반소매 상의를 착용토록 했다.
또 '불편해도 좋아 2-3-4 운동'으로 월 2회 대중교통 이용하기, 3층 이하 계단 걷기, 자가용 출·퇴근율 40%로 낮추기를 실시한다.
이와 함께 '어두워도 좋아 3-6-9 운동'으로 사무실 전등 30% 끄기, 복도 전등 60% 소등, 9시 이전 퇴근하기를 적극 실시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시교육청은 '더불어 좋아' 운동으로 연간 4억3천여만원의 각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길호진 시교육청 총무담당(5급)은 "야간 근무는 원칙적으로 밤 9시 이전에 마무리하고, 매주 금요일엔 가정의 날로 오후 7시 이전에 퇴근을 유도할 방침"이라며 "지역 교육청과 학교는 물론 시민 모두 이 운동에 동참해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클스族'
20∼30대 젊은층의 '클래식스쿠터 마니아'
효율적 연비·가격…근거리 이동엔 최적
클래식스쿠터가 주목받고 있다. 고유가 파고를 넘을 수 있는 경제성과 편리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대구지역 오토바이 업소들이 밀집해 있는 인교동 오토바이골목를 찾았다. 이 곳 52개 업체를 찾는 고객들은 지난해에 비해 10% 정도 늘어났다고 한다. 방문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레 판매도 조금씩 늘고 있다는 것.
업태 특성상 이동이 잦은 커피·중국집 등에서 많이 구입하고 있으며, 지난해부터 유가인상이 거듭되자 경제성을 추구하는 젊은이들 사이에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김형재 대구 인교동 오토바이골목 상가번영회장은 "20~30대 소비자들 사이에서 근거리 이동수단으로 클래식스쿠터가 입소문을 타면서 각광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스쿠터의 인기요인은 단연 효율적인 연비와 가격이다. 연비가 ℓ당 30~40㎞로 웬만한 자동차보다 경제적인 것은 물론, 판매가 역시 130만원 내외로 저렴하다. 배기량이 50㏄ 미만이어서 원동기면허만 있으면 사용신고를 하지 않아도 탈 수 있는 점도 인기몰이에 한 몫하고 있다.
오토바이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은 16만대 안팎. 이 중 스쿠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이르고 있으며, 앞으로 시장 규모는 확장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국모터사이클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은 IMF 외환위기 이후 정체 혹은 약간의 감소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스쿠터 시장은 상대적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래식스쿠터=2006년부터 시중에 나오기 시작한 소형 오토바이의 일종. 아담한 크기와 파스텔계통의 소형 모터를 단 복고퐁 스타일이 대표적인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