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신년사는 그 해 북한의 '성서'
북의 통치자들은 매년 1월 1일이 되면 그해 통치의 주요방침을 밝히는 신년사를 발표해 오고 있습니다.
전에는 중요 신문들의 공동사설 형태였는데 2013년부터는 김정은이 직접 육성으로 발표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신년사는 그 해 북한의 ‘성서’라고 해도 좋을만큼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연초에는 여기, 저기에서 또 직장 단위로 신년사 관철 궐기대회가 열리고, 「로동신문」의 각 면 머릿부분에는 신년사의 중요한 문구들이 큼직하게 자리잡게 됩니다.
작년에 남북교류의 확대나 남북, 북미 정상회담도 신년사가 단초가 된 것을 모두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남한의 통일선교 단체들 가운데는 연초에 신년사를 통일선교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모임을 갖는 단체들이 여럿 있습니다.
기독교통일포럼은 매년 1월 정기모임(올해는 12일)에서 신년사 분석 발제와 토의를 해오고 있으며, 기독교인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는 한반도평화연구원(KPI)도 다음 주 월요일(7일)에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조동준 교수를 강사로 하여 "2019 북한신년사 분석 및 한반도 전망“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올해 신년사의 주요 내용은 매스콤을 통해 이미 파악하셨을 것입니다.
오늘 “정세와 기도” 시간에는 ‘소감’을 같이 나누고 싶습니다.
"동포 형제 자매들!"
12,696자(A4용지 8쪽, 200자 원고지 69매 분량, 발표에 약 30분 소요)로 된 올해의 신년사는 “사랑하는 온 나라 인민들과 인민군 장병들! 동포 형제자매들! 동지들과 벗들!”이라는 말로 시작이 됩니다.
“형제자매들”은 교회에서도 많이 쓰는 말입니다.
“동포 형제․자매들”이라고 한 것은 남한과 해외의 동포들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를 뒷받침하듯 앞부분에“나는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번영의 새 력사를 써나가기 위하여 우리와 마음을 같이 한 남녘 겨레들과 해외 동포들에게 따뜻한 새해 인사를 보냅니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여러분, 어떤 느낌을 갖습니까?
신년사는 작년(2018년)이 매우 의미 있는 해였음을 거듭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동지들! 2018년은 우리 당의 자주로선과 전략적결단에 의하여 대내외정세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사회주의건설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 력사적인 해였습니다.” “동지들, 지난해는 70여 년의 민족분열 사상 일찍이 있어본 적이 없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 격동적인 해였습니다.” 등이었습니다.
2018년은 남북관계에 있어서 놀라운 변화가 있었던 해인 것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이 놀라운 변화를 통일선교에 잘 활용하였나?’ 돌이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작년에 통일선교도 많이 활성화된 것은 사실입니다.
「국민일보」는 “2018 한국교회 10대 뉴스”의 1번으로 “한반도 평화 위해 기도”를 선정했는데 이 항목의 설명에는 “한국교회의 북한․통일선교 사역도 활기를 띠었다”는 말이 들어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열매가 있었나?’ 하는 점을 한 번 검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한도 많이 변하고 있구나!'
신년사를 검토하면서 ‘북한도 많이 변하고 있구나!’하는 느낌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선 발표장소, 복장 등 발표하는 형식부터 변화가 있었습니다.
내용에는 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경제’를 38번, ‘자립경제’를 7번이나 반복해서 사용하며 경제발전의 의지를 강조하면서 북한의 큰 약점인 전력 문제 같은 것들에 대해서도 언급하였습니다.
“산림 복구 전투 2단계 과업을 적극 추진하며…환경오염을 철저히 막아야 합니다.” 하면서, 황폐해진 산림을 개선하는데 힘쓸 것도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변화가 진실성이 있는 변화, 근원적인 변화를 지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신년사가 발표되면 ‘혹시 종교문제(신앙자유)에 대한 언급이 있나?’ 찾아보게 되는데 현재로서는 ‘낭만’에 불과한 일이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그럴 것으로 보입니다.
신년사에 대한 소감은 이 외에도 많습니다.
「로동신문」에 삼지연군(량강도)에 대한 기사가 자주 보도되었는데 이번 신년사에는 “삼지연군을 표준, 사회주의 이상향으로” 만들 것이 들어 있는 것을 보고, ‘왜 삼지연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는 조미 두 나라 사이 불미스러운 과거사를 계속 고집하며 떠안고 갈 의사가 없으며…”하는 대목에서는 ‘정말 놀랍구나!’ 하는 느낌과 ‘이것이 북한의 언론매체들과 교과서에는 ’원쑤 미제‘에 대한 심한 욕설이 자주, 나오는데 신년사의 이 내용이 어떻게 반영되는지 지켜 보아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과 대중의 혼연일체를 파괴하고 사회주의제도를 침식하는 세도와 관료주의, 부정부패의 크고작은 행위들을 짓뭉개버리기 위한 투쟁의 열도를 높여야 하겠습니다.“하는 대목에서는 ‘아, 지금 북한에 이런 것들이 많이 퍼져 있구나!’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아마, 앞으로 더 심해질 것입니다.
김정은은 신년사의 끝부분에서 “동지들, 우리는 내 나라, 내 조국을 위해 후대들의 더 밝은 웃음을 위해 결사분투할 각오를 다시금 가다듬으며 새해 려정을 시작하게 됩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이렇게 패러디하고 싶습니다.
“쥬빌리안 여러분, 우리는 북녘의 복음화를 위해, 북녘동포들의 구원을 위해 최선을 다해 헌신할 각오를 다시금 가다듬으며 새해를 출발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