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집에서 가까운 숲으로 운동을 나섰다.
숲길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누며 열심히 빠른 걸음으로 숲길을 돌고 있었다.
매일 이 숲속을 찾는 아저씨도 어김없이 숲속에 있는 기구를 타고 있었다.
몇 바퀴를 돌았을까 아저씨가 타고 있는 기구 앞을 지나는데 갑자기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라며 나에게 하소연이라도 하는 듯 말을 건넨다.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아저씨 이야기를 들어본다.
운전면허를 3년 만에 갱신하는데 나이 먹었다고 보건소에서 신체검사랑 치매 검사도 받아야하고, 두시간 운전자 교육도 다시 받아서 그 증명을 경찰서에 제출하면 또 2주 후에 면허증이 발급된다고 한다.
밀양서 창원까지 교육 받으러 온 어느 아저씨는 차비 이야기며, 운전면허 재발급에 드는 비용, 보건소, 병원을 찾아가서 신체검사에 치매검사를 받아야 하는 번거러움까지 속에 두고 있는 말들을 술술 뱉어 내신다.
나이 먹는 것도 서러운데 운전면허 갱신하는데도 이렇게 차별하냐며 서러움을 토해내신 것이다.
가만히 듣고 보니 아저씨 심정이 이해가 된다.
운전도 거의 하지 않고 필요할 것 같아 운전면허 갱신을 하기는 하나, 나이 먹었다고 복잡하고 번거럽게 해야 하니 야속하고 서러운 심정이야 오죽 하겠는가?
나라에서 비용에 대한 지원도 없다하니 비용이라도 지원해 주면 서운함이 좀 풀어질라나...
이야기를 다 들어주고 또 열심히 운동을 하는데 운동을 마친 아저씨가 벤치에 앉아 쉬고 있더니, 그 앞을 지나는 나에게 나이 먹지 마소! 하고 불쑥 한마디 던진다.
그 말에 나는 그냥 웃었고, 아저씨도 같이 웃고 말았지만, 여든 가까운 어르신의 복잡한 속내를 어찌 다 이해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