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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5시리즈는 동급 모델 중 가장 이상적인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520d 및 528i처럼 경제성을 우선시 하는 모델도 있지만 역시나 5시리즈의 중심은 3리터 모델이다. 535i는 300마력의 성능과 밸런스로 스포티한 달리기와 편안한 공간을 갖춘 고급 세단을 원하는 소비자층을 만족시킨 바 있다. 하지만 4계절이 뚜렷한 국내 여건상 후륜구동 차량에 대한 겨울철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에 아우디로 관심을 돌리는 소비자층 또한 있다. 하지만 BMW의 AWD 시스템인 xDrive(엑스드라이브)라면 이런 아쉬움 마저도 잠재울 수 있지 않을까?
5시리즈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그다지 할 말이 없다. 시장에 나온지 시간이 흐른만큼 너무나 익숙하기 때문이다. 기본형인 535i와 xDrive 버전을 비교해도 전혀 다르지 않다는 점에 다소 실망감이 나오기도 한다. 535d는 박진감 있는 디자인을 갖췄는데 그런 독특함을 xDrive 버전에 담았다면 좋지 않았을까? 하지만 현실은 현실이다. 사이드라인에 붙은 xDrive 로고만 제외한다면 535i와 535i xDrive를 구분해 낼 소비자는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시승차의 경우는 17인치 사양의 알로에 휠이 장착되어 있는데 이는 스노우 타이어 장착을 위해 임시적으로 달아놓은 것이다. 날씨가 정상화 되면 다시금 본래의 스포츠 타이어가 끼워지게 될 것이다. 따라서 이번 시승은 타이어의 성능을 배제한 후 진행할 것이다.
실내 분위기도 다른 5시리즈와 동일하다. 하지만 상급 모델의 구성에 맞춰 패들 시프트를 갖춘 스티어링 휠과 운전자의 체형에 맞춰 조절 가능한 (컴포트) 시트가 채용된다는 점이 일반 모델과의 차이점으로 부각된다. 참고로 이 시트를 부러워하는 520d, 528i의 소비자들도 많은데 이 시트는 인디비주얼 오더를 통해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일단 차가 출고된 후 장착하려면 천만원 가량이 소요되는 만큼 차량 계약때 미리 오더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535i에 적용된 서라운드 뷰 시스템이 그대로 적용되어 손쉬운 주차가 가능하다는 점과 사운드 시스템의 만족도가 높다는 점이 좋다. 기본형인 520d 및 528i의 사운드 시스템은 국산 준대형 세단 대비 월등히 떨어지는 사운드를 보여준다. (물론 이 내용도 인디비주얼 오더를 통해 변경 가능하다.) 기본적인 옵션에서는 아쉬움이 없다지만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 등이 빠진 점은 아쉽다.
뒷좌석 공간도 무난하다. 국산 세단인 제네시스에 비하자면 부족한 공간이지만 동급 모델과 비교한다면 충분한 공간임에 분명하다. 레그룸 및 헤드룸에 대한 배려도 충분하고 뒷좌석 전용 공조장치 컨트롤러도 갖췄다. 트렁크 공간도 경쟁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수준이다.
BMW 5시리즈에는 다양한 엔진이 장비되는데 최근 528i의 엔진이 3.0리터 자연흡기에서 2.0리터 터보로 변경되었다. 반면 535i 및 535i xDrive는 여전히 3.0 터보를 고수한다. 이 엔진의 최고 출력은 306마력, 최대토크는 40.8Kg.m다. 이미 엔진과 섀시에 대해 경험해 본 바 있어 이번 시승의 중심은 xDrive의 채용에 따른 주행 성능 변화에 두기로 했다.
시내 주행을 비롯한 일반적 상황서의 느낌은 후륜 구동인 535i와 다르지 않다. AWD 시스템이 채용되었지만 토크가 넉넉한 탓에 답답하다거나 한 느낌도 없다. 섀시 컨트롤 기능인 DDC를 컴포트에 놓고 주행하면 적당히 출렁거리면서 노면에 대한 정보 전달 능력이 낮아진다. 여성 운전자들이 좋아할 셋업이다. 반면 노멀 모드에서는 승차감과 성능 사이서 중립된 성향을 보여주는 만큼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해당 모드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변속기에 대한 쇼크도 느껴지지 않고 가벼운 페달 터치만으로도 차량 제어가 쉽다는 점 또한 시내 주행서의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 스티어링 휠의 답력도 적당하고 조타각도 크지 않다는 점 또한 장점이다.
고속화 도로에 오르며 DDC를 Sport 모드에 맞춘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자 빠른 변속기의 반응과 더불어 가속이 전개되기 시작한다. 듣기 좋은 엔진 사운드와 더불어 빠른 가속이 차체를 견인하는 만큼 즐거운 드라이빙 환경이 연출된다. 200km/h를 넘어서도 꾸준한 가속력이 나온다. 반면 메이커가 발표한 최고속도에 오르려면 너무 많은 시간과 거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스트레스 없는 속도 영역은 230km/h 미만으로 보는 것이 좋겠다. 무엇보다 AWD 특유의 안정감이 살아나기 때문에 콰트로를 장비한 아우디 A6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엿보이지 않는다. 물론 잘 다듬어진 하체 셋업과 차체의 견고함 또한 성능 지원에 한 몫을 해낸다. 고속서의 레인체인지(차선변경)에서도 허둥거리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다. 테스트카에 장착된 겨울철 타이어의 영향으로 본격적인 성능을 끌어내기는 어려웠지만 225mm급 스노우 타이어를 장착하고도 이정도의 성능을 보여준다면 본래의 스포츠 타이어 장착 환경 내에서 더 완벽한 성능을 뽑아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차량의 기본기가 중시되는 와인딩 로드에 535i xDrive를 올린다. 섀시 콘트롤 기능인 DDC를 '스포츠+' 모드로 돌리자 DSC의 일부 기능이 제한된다는 메시지가 뜬다. BMW의 주행 안전장치인 DSC는 제어 범위를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스포츠+' 모드에서는 슬라이드가 많아질 때만 시스템이 차체를 제어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일반적인 스포츠 주행이라면 해당 모드로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테스트를 위해 잠시 DSC를 Off 시킨다.
변속 레버를 좌측으로 당겨 Sport 모드에 놓고 다시금 가속 페달을 밟는다. 두둑한 토크의 참 맛이 느껴지며 다시금 가속이 전개되기 시작한다. 우리팀이 테스트한 결과 535i xDrive는 0~100km/h까지 5.7초 만에 도달하는 성능을 보여줬다. 0~60km/h까지는 2.6초만이 소요되었다. 다른 4륜구동 승용차도 그렇지만 고출력 모델로 갈수록 초기 발진 가속 때의 소요시간이 적다는 점이 좋다. 참고로 후륜구동 방식의 535i는 0~100km/h까지 6.6초 만에 도달하는 성능을 보여줬는데 이는 535i xDrive 대비 약 1초 가량 늦은 수치다. 이유를 꼽는다면 역시 초기 발진 가속 때의 성능 차이 때문이다. 또한 535i 테스트 당시 기온이 높았던 것도 추가적인 이유가 된다. 터보차져 장착 모델의 경우 온도에 따라 성능 차이가 커지는 경향이 있다.
코너를 바라보며 속도제어에 들어간다. 변속 레버를 당겨 기어를 낮춘다. 취향에 따라 스티어링 휠에 부착된 패들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기자는 아직 레버 쪽이 편하다. 인상적인 것은 쉬프트 다운 때의 변속기 반응이다. 몇차례 언급한 적이 있지만 듀얼 클러치 시스템이 부럽지 않은 빠른 반응이 돋보인다. 최근 ZF社의 8단 자동변속기를 채용하는 모델이 늘고 있는데 이 변속기를 장착한 모든 차의 공통점을 꼽는다면 빠른 반응을 확보해낸다는 것이다.
제동 시스템도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가혹한 테스트가 지속되어도 지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고속 주행서도 신뢰감을 주었지만 급제동 등 다양한 환경서 확실한 성능이 뒷받침 되는 만큼 운전에 자신을 갖도록 해준다. 참고할 점이 있다면 브레이크 페달 조작시 미세한 반발력이 느껴진다는 것인데 이는 이피션트 다이내믹스(Efficient Dynamics) 기능 적용 때문이다.
코너에 들어가며 스티어링 휠을 돌려나간다. 노면 정보 전달 능력이나 답력 등 다양한 부분서 경쟁력이 부각된다. BMW가 부각하려하는 '달리는 맛'을 느끼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서스펜션과 차체 밸런스의 이상적인 연출 또한 코너링 성능을 좌우하는 중요 포인트다. 단, 타이어의 영향으로 코너링 속도 자체가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반 노면에서 성능이 크게 저하되는 스노우 타이어가 채용되었고 사이즈 또한 225mm로 대폭 축소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상 셋업 내에서 막강한 성능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후륜구동 모델과 달리 코너에서 제어가 쉽다는 점도 부가적인 장점으로 떠올랐다. xDrive의 영향 때문인데 후륜구동 처럼 예민한 감각을 살려내면서도 트랙션 확보를 잘해주고 있어 빠른 속도에서 차를 컨트롤 함에도 부담을 느끼지 않게 한다. 과거 BMW의 xDrive 모델들은 AWD의 성능 자체에서 아쉬움을 크게 보여주곤 했는데 현재는 AWD 시스템인 '콰트로(Quattro)로 유명한 아우디를 능가하는 수준에 와있다.
사실상 차체를 비롯한 각 섀시, 파워트레인 등 종합적인 면에서 아쉬움이 나타나지 않았다. 순수 성능과 밸류만으로 본다면 만점짜리 자동차라 볼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움이 있다면 가격이다. 후륜구동 모델 535i와 비교할 경우 경쟁력이 있지만 지난해 출시된 아우디 A6 3.0TFSi Quattro 대비 월등히 높은 가격을 가졌기 때문이다. 옵션 구성 등에서도 차이가 크지 않다. 결국 좋은 성능을 가졌음에 분명하지만 유사한 성능과 옵션을 가진 아우디 A6 대비 높은 가격을 가진 만큼 535i xDrive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게 된다.
535i xDrive 자체의 경쟁력은 분명하다지만 시장서 중시되는 가격 경쟁력의 약화가 걸림돌이 되는 만큼 BMW코리아의 현명한 가격 정책이 이 차의 향후 판매량을 결정짓지 않을까 싶다.
오토뷰 | 김기태PD kitaepd@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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