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경업 하는 김모(56)씨는 2009년 초 충남 공주시 반포면 계룡산국립공원 인근에 박물관을 차렸다. 도자기 등을 전시했지만 이 건물은 국립공원 내에서 불법으로 캐낸 소나무를 보관키 위한 것이다. 김씨 일당 13명은 이런 수법으로 국립공원 등에서 자생하는 소나무 30억원어치(경찰 추산)를 불법으로 반출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2005년 9월 포항 북구 기북면 용기리에 5공 실세 허화평의 문중 산에서 시가 12억원 상당의 소나무(사진)를 훔쳤다 적발 되기도 했다.
일당은 허씨 문산에 비싼 나무가 많다는 소문으로 1년 전부터 현장답사 범행을 모의했다. 이들은 해발 800m 소나무를 옮기려고 9개월 전부터 뿌리와 흙을 분리 '뿌리 밑 돌리기'를 한 뒤 주변 나무를 제거하고 계곡 주변에 길을 내 소나무를 옮겼다.
허씨 문산에서 훔친 소나무는 150년 조선송(朝鮮松) 중부 이남에서는 보기가 쉽지 않는 소나무로 수형(樹形)이 잘 갖춰져서 싯가 12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나무를 다시 심은 조경업자는 아주 희귀하고 껍질 문양이 좋아 최고의 관상용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김씨 등이 이 나무를 경매에 부치려 한다는 소문을 들은 문중 산 관리인이 경찰에 신고해 붙잡혔다. 경찰은 이 소나무를 허씨 문중에 돌려줬지만 허화평 동생이 "이미 도둑맞은 소나무라서 제자리에 다시 심는 것보다 일반인이 볼 수 있도록 기증하겠다"는 뜻을 전해 현재 포항시청 정원에 심겨 있다 한다.